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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 교육과 자유주의 교육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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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 행태를 비판하면 ‘수구-적인 행태’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조차 형성되어 있 다. 특히 북한이 핵 위기를 조장하여 우리의 안전과 미래를 근본적으로 위협하 는 현실 앞에서도 북한에 대한 비판은 금기시되고 있다.

지금 이 시대야말로 세계화의 기조 위에서 자유주의를 전면적으로 성숙할 수 있게 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또한 과거 권위주의 시절에 소외되었던 계층과 부문에 대한 사회적 보장체제가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 그리고 북한의 개방 과 개혁을 통해 항구적인 평화와 안전을 추구해야 한다. 이것이 민주주의와 자 유주의 그리고 세계주의를 동시에 추구하는 새로운 시민사회가 추구해야 하는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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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는 자유주의 교육이 자취를 찾기조차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교육에서 활 기가 사라진 것은 오래되었다. 오늘날 경험하는 공교육의 붕괴와 학교교육의 위기는 근본적으로 자유와 자율의 상실에서 비롯되었다. 오늘의 교육제도 속 에서는 학교도, 교장도, 교사도, 학생도, 학부모도, 그 어느 누구도 자신의 자율 적 의지와 판단에 의해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이러한 풍토 속에서는 창 의도 효율도 기대하기 어렵다.

반면에 국가가 모든 교육활동을 독점하고 강화하려 한다. 학교를 짓는 것도, 교육과정을 만드는 것도, 교과서를 만드는 것도, 방송을 통해 수업을 하는 것 도, 수능시험을 치르는 것도, 학교를 배정하는 것도…. 영재교육도 하고, 특 기․적성교육도 하고, 부진아 지도도 하고 국가가 모두 개입하고자 한다. 모두 국가가 중심이 되어 하고 있다. 모든 교육은 국가에 의해 통제되고 배급되고 있다.

이러한 교육의 국가독점과 배급에 의해 모든 교육주체의 자율과 창의와 책 임의식이 질식되고 마비되어 버렸다. 자유주의 교육이 자취를 감춰버렸다. 교 육에서 낭만도 활기도 모두 사라져 버렸다. 이것이 오늘날 교육위기의 근본원 인이다.

오늘날 우리는 두 번째의 시대적 전환기를 직접 겪고 있다. 산업사회에서 글 로벌 지식기반사회로 급격하게 변화해 가고 있다. 전환기야말로 미래에 대한 비전이 필요하다. 비전이 뚜렷이 서지 못할 때 공동체의 구성원들은 목표도 방 법적 원칙도 상실하고 방황하고 만다. 이제 새로운 시대의 비전을 뚜렷이 할 때이다.

19세기 말에 맞은 첫 번째의 시대적 변화에 우리 민족은 대응을 잘못하여 망국의 슬픔과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 그리하여 반세기를 잃어버리고 20세기 후반기에야 산업화를 추진할 수 있었다. 그 성과는 ‘한강의 기적’이라고 할 정 도로 참으로 놀라운 것이었으며, 그 기초를 1950년대에 자유주의 교육을 통해 훌륭히 닦았다. 즉 첫 번째 전환기를 우리는 자유주의를 바탕으로 성공시킬 수 있었다.

그런데 1950년대의 자유주의 교육은 성숙한 것은 아니었다. 국가체제가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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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로 정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가의 활동이 미약한 가운데 일어난 것이었다.

또 6․25 전쟁이라는 시대 상황이 자유라는 이데올로기를 무조건 옹호하던 시 대적 배경 속에서 전개된 것이었다. 그리하여 책무가 뒤따르지 않는 경우도 많 았고, 자유로 인한 소외 계층이나 분야에 대한 배려도 없었다.

그 결과 대중들은 자유주의를 저버리고 국가의 통제를 쉽게 받아들였다. 급 기야는 유신체제도 성립될 수 있었다. 자유주의는 힘없이 무너지고, 자신의 자 리를 관료주의나 통제주의에 넘겨주고 말았다. 한동안 통제 체제가 강화되어 갔다. 이때 ‘민주화 세력’이 양산되었다. ‘민주화 세력’ 속에는 자유주의자도 있 었고 수적으로는 더 많았을지 모른다. 그러나 포스트 민주화시대의 지향점을 세우지도 또 구심점을 형성하지도 못하여 시대적 요청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말았다.

자유주의는 그냥 주어지지 않는다. 우선 자유주의를 위협하는 외부 세력으 로부터 자신을 지키지 않으면 안 된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자유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 일어나고 있다. 자유주의를 이 땅에 실현하기 위해서는 그리하 여 21세기 글로벌 지식기반사회의 토대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위협세력 으로부터 자유주의를 지켜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제 자유주의자들이 뭉쳐 시대적 전환기를 주도해 가야 할 때가 되었다. 현 재 자유주의자는 70~80년대 개발시대를 주도하였던 보수 세력 속에도, 말없 는 다수 국민 속에도, 그리고 ‘민주화 세력’이라 자처하는 현 집권세력 속에도 흩어져 소극적인 존재로 있다. 이제 자신에게 주어진 자유주의적 책무를 기꺼 이 수용하려는 용기를 갖고 분연히 일어나야 한다. 그리고 자유주의의 실현을 위한 자발적 참여와 운동 그리고 실천이 필요하다.

현 집권세력은 교육이 국가에 의해 독점되고 배급되며 이용되는 체제를 오 히려 강화하려 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경제의 운영이나 사회의 운영에서도 갖 은 명목을 붙여 국가의 통제를 강화하려 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과 방향으로는 결코 글로벌 지식기반사회를 위한 토대를 구축할 수 없다. 오늘날 우리들이 한 국 사회나 한국 교육에 대해 느끼는 위기의식과 좌절감은 바로 이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가 맞고 있는 글로벌 지식기반사회는 크게 다음의 두 가지를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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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한다. 하나는 글로벌사회에서 보편적으로 요구하는 가치와 원칙을 각 삶의 주체가 내면화하는 것이다. 글로벌 사회가 보편적으로 요구하는 가치와 원칙 은 의회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그리고 자유주의다. 다른 하나는 각 삶의 주체가 자신의 정체성을 살려 새로운 지식과 문화를 창조해 내는 능력이다. 이것이 곧 글로벌 시대의 경쟁력이다.

글로벌 지식기반사회가 요구하는 이러한 것들은 기본적으로 자유주의에 기 초해 있다. 의회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물론이고 개인의 정체성과 창의성도 자유주의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자유주의는 각 개인이 자신의 창의력과 잠재능력을 최대 발휘하여 산출물을 만들고 이를 시장에 내놓음으로써 시장의 평가를 통해 자신의 이익을 실현하는 삶의 양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의 자 유와 창의성을 가장 크게 살릴 수 있음과 동시에 이러한 개인의 노력이 시장 의 평가를 통해 사회 전체의 이익에 봉사하는 체제이다.

(2) 자유주의 교육은 ‘하게 하라 움직이게 하라’ 교육이다

자유주의는 개인을 비롯한 모든 행위 주체의 자유를 옹호한다. 즉 모든 개인 및 단체의 자유와 욕망 그리고 이익을 최대한 옹호하고 보장하고자 한다. 동시 에 모든 행위 주체에게 자신의 욕망과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귀중 한 산출물을 시장에 내어놓을 것을 요구한다. 즉 교환에 의해 욕망을 실현할 것을 요구한다. 이 교환을 통해 자유를 확대하면서 평화와 안녕을 도모한다.

따라서 자유주의는 기본적으로 이타주의이며 평화주의이다. 또한 타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기본전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자유주의의 원칙이 살아 숨쉬는 교육이 자유주의 교육이다. 지금까 지의 교육은 통제와 훈련이 기본 원칙이었다면, 자유주의 교육은 학습자의 자 유로운 실천과 교육자의 무한한 지원을 기본원칙으로 한다. 지금까지의 교육 이 학습자의 인내를 미덕으로 삼았다면, 자유주의 교육은 학습자의 몰입과 심 취가 미덕이 된다. 지금까지의 교육이 학습자에게 수용과 이해를 요구하였다 면, 자유주의 교육은 제안과 실행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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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 교육은 교사와 학생 그리고 학부모 및 지역사회주민, 나아가 교육 기업 등 누구나가 자신의 창의성과 잠재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여 자유롭게 교 육활동에 참여하고 실천하기를 요구한다. 특히 학생들이 자신의 성장과 발전 을 위해 무엇이든지 다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자유주의 교육의 핵심이다. 자 신에게 해가 되고 타인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는 무엇이든 다 자 유롭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보장하는 것이 기본 방향이다.

이러한 자유주의 교육을 가장 간명하게 표현하면 복거일 선생이 자주 인용 하는 ‘하게 하라! 움직이게 하라!’(Laissez faire, laissez passer)라는 프랑스 경제학 자 구르네이의 주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곧, 자유주의 교육은 ‘하게 하라! 움 직이게 하라!’ 교육이다.

자유주의 교육이 꽃피기 위해서는 누구나 교육활동에 자유롭게 참여하여 창 의와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잠 재능력을 최대한 발휘한 노력의 성과를 시장, 즉 수요자에게 내어놓고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여기서 평가는 기본적으로 누구에게 책임을 물으려 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잠재능력을 최대한 동원하여 행한 그간의 노력에 대하 여 적절한 보상을 지급하기 위한 것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교육에서도 이렇게 평가를 통하여 교육적 노력에 대한 적절한 보상 시스템 이 갖추어질 때 자유주의 교육은 온전해지며, 교육의 질이 발전할 수 있으며, 최고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즉 교육을 직접 행하는 교사도 자신의 모든 잠 재력과 창의를 살려 가르칠 수 있도록 하고, 그 성과에 따라 보상받고 책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학생도 자신의 모든 성장잠재력을 최대한 끄집어내어 스 스로 학습하고 궁리하도록 하고, 그 성취에 따라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 학교도 교육행정 당국도 마찬가지이다. 이렇게 할 때 교육은 발전하고 그 질도 제고될 수 있다.

이러한 자유주의 교육이 실현되면 모든 교육주체들의 잠재역량이 최대한 그 리고 효율적으로 교육현장에 투입되어 교육현장에 활기가 흘러넘치게 될 것이 다. 모든 학습자의 개성이 존중되고 육성되어 정체성이 뚜렷해지고 창의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다. 교육계뿐만 아니라 산업계 및 문화계 등 모든 사회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