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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와 쓰기의 관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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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읽기와 쓰기의 통합 교육

1. 읽기와 쓰기의 관련성

가. 읽기/쓰기와 사고력

언어 사용자는 음성언어인 말하기와 듣기. 그리고 문자언어인 읽기와 쓰 기를 통해 고도로 복잡한 사고를 표현하고 이해한다. 원활한 의사 소통 행위를 가능하게 하는 언어사용 능력을 신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한국 어 교육에서도 고차적인 사고 작용이 언어를 매개로 하여 진행되는 과정이 라는 점에 기초하고 있다. 표현 능력과 이해 능력을 근간으로 하는 언어 사용 행위는 구체적으로 음성언어와 문자언어 즉, 말하기·듣기·읽기·쓰 기를 통해 발현이 된다.

본 연구의 대상인 읽기와 쓰기의 통합적 교육15)은 기본적으로 문자언어 를 매개로 하는 활동이면서, 비슷한 과정을 거쳐 의미를 재구성하는 복합 적인 사고 과정이라는 면에서 관련성을 가지고 있다. 이들의 관련성을 구 체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읽기와 쓰기가 공유하는 ‘문자언어’의 특성을 ‘음 성언어’의 특성과 대비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음성언어와 문자언어는 그 사용 측면에서 각각 분명히 구별되는 독자적 인 체계를 지니고 있다.

15) 실제 언어 생활에서 쓰이는 언어가 분리되어 쓰이지 않는 점을 감안하여 듣 기, 말하기, 읽기, 쓰기의 언어 학습을 통합하여 학습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효 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읽기와 쓰기는 서로 보완적이기 때 문에 서로 관련지어 생각하는 것을 읽기와 쓰기의 통합적 교육이라고 본다.

B-H. Suzanne(1984)는 읽기와 쓰기를 통합 지도하기 전의 출발점으로 문자언어와 음성언어의 특성 비교를 제안하면서, 학생들이 토의하여 보고 자 자료를 예로 들었다.(표3)

표에서 볼 수 있듯이 음성언어와 문자언어 사이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음 성 언어 행위를 하는 화자와 청자가 직접적이고 공유된 맥락을 가질 수 있 는 반면에, 문자언어는 독자와 필자 사이의 상호작용이 직접 이루어질 수 없고 시간적·공간적 맥락을 공유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음성언어의 경우, 표현의 과정에서 몸짓이나 얼굴 표정, 그리고 방향과 장소를 지칭하 기 위한 구체적 대상물의 사용 등을 통하여 세부적인 묘사를 생략한 채 개 략적인 언급만으로도 의사 소통이 가능한 반면에, 문자언어의 경우에는 비 교적 고정되고 엄격한 방식의 언어 형태만을 사용하여, 상상으로만 독자 (필자)를 고려해야 한다.

<표3> 음성언어와 문자언어의 특징

음성언어 문자언어

특 성 자연 행동 학습 행동

학습시기 발달 초기 발달 후기

청 중 현재 존재하는 대상 현재 존·부재 하는 대상 상 황 얼굴표정, 몸짓, 질문 등 보조

수단 사용 가능 독자적 수행

시간/목적 일시적 지속적

이처럼, 문자언어 사용 과정에서 나타나는 인지적 및 언어적 측면에서의 여러 가지의 제약들로 인하여 읽기와 쓰기는 말하기와 듣기에 비해 보다 복잡한 지적 활동을 수행해야 한다. 즉, 글 내용뿐만 아니라 읽기와

쓰기가 이루어지는 상황, 필자와 독자의 사전 지식, 태도, 목적, 기능 등의 많은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 고도의 사고력을 읽기와 쓰기는 필요로 한다.

결국 음성언어의 차별성을 갖는다는 측면에서 살펴 본 문자언어, 읽기와 쓰기는 사고력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읽기는 활자화된 글에서 의미를 구성하는 과정을 통해, 쓰기는 시간적·공간적 제 약 속에서 필자의 생각이나 정보를 의미화 시켜 글을 생산하는 과정을 통 해서 사고력과 관련을 맺는다.

Goodman & Goodman(1983)은 읽기와 쓰기의 관련성을 검토하면서, “읽 기에서 텍스트를 예견하는 모든 스키마는 쓰기 도중 텍스트를 구성하는데 사용하는 것과 동일하다.” 라고 주장하였고, Wittrock(1983)도 “훌륭한 읽 기 그리고 쓰기는 텍스트와 학습자가 알고, 믿고, 경험하는 것

사이의 관련성을 기반으로 의미를 창조하는 생산적인 인지 과정이다”라고 제안하였다.

Squire(1983)는 사고의 기본 수단인 언어를 통해 대상과 경험의 이름을 학습하고, 분류하고, 개념을 구성하고, 기존 스키마와 새 정보를 연결시켰 다(Tierney & Shanahan, 1991에서 재인용).

이런 연구 결과로 알 수 있는 것은, 독자가 그의 언어 지식, 글의 내용과 관련된 사전 경험과 사전 지식, 글 형식에 대한 지식 등을 활성화시키고,

동시에 그것들을 바탕으로 하여 필자가 표현한 글의 내용과 형식을 이해해 나가는 읽기 과정 전반이 바로 적극적인 사고과정이라는 것이다. 그러는 동안에 독자는 그 글에 대해 예견하고 기대하면서 필자가 구성해 놓은 의 미를 나름대로 재창출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작문할 내용을 발견하고, 발견한 내용을 조직하거나, 조직한 내용을 적절한 언어 형식으로 표현하는 일, 자신이 쓰고 있는 글 또는 이 미 쓴 글을 평가하고 고쳐 쓰는 과정으로 이어지는 제반 쓰기 행위에 가장 필요한 것 역시 고도의 정보 처리 능력으로서의 ‘고등 사고 기능’이라(원진 숙, 1995 : 37)할 수 있다. 물론 여기서의 사고 기능은 기억해야 할 지식 이나 글 내용이 아니라 사고하는 방법과 과정을 다루는 문제 해결 능력으 로서의 사고 능력을 말한다.

이처럼 읽기와 쓰기가 사고력과 공통적으로 깊은 관계가 있다는 것은 읽 기와 쓰기를 통합 지도할 때 사고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제안을 가능하게 한다. 다음에서는 읽기와 쓰기 과정에서 독자/필자의 사고작용이 어떻게 발현되는가를 살펴보기로 한다.

나. 읽기 과정과 쓰기 과정

읽기와 쓰기를 고차적인 사고 작용이라고 인식하게 되면서, 그 동안 학 습자가 읽고 쓰는 과정은 관찰되거나 학습될 수 없다는 결과 중심의 교육 방법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그 결과, 읽기와 쓰기 교육은 의미를 구성하는 과정이나 의미를 글로 표현하고 이해하는 과정에 대한 지도를 하게 되었

다. 이처럼 읽기나 쓰기의 과정 자체를 중시하는 관점에서는 글 자체 보 다는 읽기/쓰기 행위자인 독자/필자에게 더 큰 관심을 갖는다.(원진숙, 1995 : 59)

전통적으로 읽기를 하는 독자는 의미를 구성하는 창조적인 언어처리자가 아니라 메시지의 수동적인 수용자로 간주되었다. 한편, 쓰기는 개념을 생 성하고, 의미를 조직하고 입력하는 능동적인 과정으로 인지되어 왔으나, 필 자가 사전쓰기, 쓰기, 다시쓰기 단계를 순차적으로 진행해 가는 선조적 (linear)과정으로 여겨져 왔다. 이러한 인식은 읽기와 쓰기의 결과를 중시 하고, 독자와 필자보다는 결과물인 글 자체가 가진 의미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일 뿐 아니라, 읽기와 쓰기를 각각의 하부 영역을 지닌 명백히 분리된 영역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이런 전통적 교육관에 의해서는 읽기와 쓰기의 고유한 특성인 의미 구성 과정을 설명할 수 없으며, 학습자의 동기나 욕구 등을 고려하지 못하여 학습자의 흥미를 배제시켜 버리는 교육이 되기가 쉽다.

독자와 필자의 입장을 존중하고, 표현과 이해의 과정을 탐구해 온 인지 심리학의 영향으로, 읽기와 쓰기의 과정 사이에는 분명히 많은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 밝혀지기에 이르렀다.

(1) 독자와 필자의 상호 작용 과정

읽기와 쓰기는 독자와 필자의 상호작용으로 간주되어야 한다. 텍스트는 단순히 단어와 문장이 연결이 아니라, 상황요소가 주어져서 의미가 생산되

고 이해되는 것이어서, 누가 말하고 왜 말하는가 라는 상황 요소에 따라 이해가 가능한 것이다. 필자의 입장에서 의미 구성을 고려해 보는 독자 사이의 협력적인 의사 소통 과정인 것이다. 읽기와 쓰기는 독자의 입장에 서 의미 구성을 고려해 보는 필자와, 필자의 입장에서 의미 구성을 고려해 보는 독자 사이의 협렵적인 의사소통 과정인 것이다.

문자언어의 특성을 음성언어와 비교하는 것을 통합 지도의 출발점이라고 제안했던 B-H. Suzanne는 독자와 필자에게 작용하는 상황 요소가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하였다. 즉, 읽기 행위를 하는 독자는 여러 가지 상황 제 약 속에서 필자의 입장을 고려하는데 즉, 필자는 누구인가? 언제/어디서/어 떤 환경에서 그가 생활했는가? 필자의 사회·정치적 견해는 어떠한가? 필 자가 목적으로 한 청중은 누구인가? 그 청중은 작품을 어떻게 수용할 것 인가? 그 작품은 청중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필자의 목적은 무엇 인가? 그 목적은 충족될 것인가? 등을 구체적으로 고려하게 된다. 또한 이 상황 요소는 텍스트를 구성하는 필자에게도 똑같이 중요하며, 청중은 누구인가? 청중은 주제에 대해 어떻게 재 반응할 것인가? 나의 목적은 무 엇인가? 필자로써의 내 입장은 어떤 것인가? 등의 요소를 고려하게 된다 고 하였다.

이렇듯, 독자는 글을 해석할 때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필자 의식 (sense)을 사용한다. 독자가 겪는 어려움은 그 글에서 필자의 의도를 파악 하지 못할 때 발생한다. 한편, 필자는 이미 전달을 할 때 독자의 의식을 고려하면서 글을 생산한다. 필자가 독자에 대하여 아는 것은 그들의 쓰기

에 상호작용적 영향을 준다. Easton, Lois Brown(1982)는 읽기와 쓰기 사 이의 관련성을 더욱 깊게 하는 이러한 독자/필자의 역할을 청중역할 (audience role)이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비코츠키는 청중이란 “텍스트에

에 상호작용적 영향을 준다. Easton, Lois Brown(1982)는 읽기와 쓰기 사 이의 관련성을 더욱 깊게 하는 이러한 독자/필자의 역할을 청중역할 (audience role)이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비코츠키는 청중이란 “텍스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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