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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로서의 한국어 읽기 교육

문서에서 2. 연구 내용과 방법 ···3 (페이지 9-32)

Ⅱ. 이론적 배경

1.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읽기 교육

. 읽기의 본질

한국어 학습자의 읽기 과정을 위해서는 읽기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선행 되어야 한다. 읽기를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읽기의 개념이 달라지며, 이것 은 곧바로 읽기의 교수·학습에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읽기를 연 구하는 초기에는 문자를 해독(decoding)하는 것을 읽기의 본질로 생각하였 으나, 점차 문자의 해독만으로는 의미를 획득하지 못하는 한계를 인식하게 되어 읽기에는 복잡한 정신능력이 작용한다고 보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 에 따라 읽기의 개념도 여러 가지로 달라지게 되었다.

행동주의 심리학의 영향을 받은 고전적 관점에서의 읽기는 기호를 해독 하는 과정으로 본다. 1920년대 이후 최근까지 읽기에 대한 연구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였는데, 해독중심의 읽기 관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르 면 읽기는 문자에 따라 단어의 발음을 재창조한 것으로 보며, 읽기 학습은 읽기 과정의 기본이 되는 과정으로서 문자를 음성으로 번역하는 과정을 중 시한다. 이러한 관점에 따르면 읽기는 해독과 이해로 양분되고, 각각의 처 리 과정에 따라 읽기 기능을 연구하게 된다.

반면에 인지심리학의 영향을 받아 1980년대 이후 등장한 최근의 읽기 관 에 따르면 읽기는 독자가 이미 가지고 있는 개념을 조작하여 새로운 의미 를 구성하는 것으로 본다. 이것은 텍스트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기반으로 하여 이해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독자의 지식구조를 중심으로 하여 여러 가지 단서를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이해가 이루어진다고 본다. 이것 은 글 자체가 독자적인 의미를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가 글에 접할 때 비로소 의미를 갖게 된다는 독자 중심적 사고의 결과물로 이해 (comprehension)중심의 읽기 관이라고 할 수 있다.

인지심리학에 기초하여 읽기의 본질을 독자중심으로 파악하고자 할 때의 위험은 읽기를 ‘이해하기’로 제한하면서 해독의 중요성을 간과하게 되는 것 이다. 읽기의 목적은 단순히 문자기호를 음성기호로 변환하는 것이 아니 라,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므로 읽기를 ‘이해하기’로 규정할 수 있으나, 이것 은 해독이라는 필수적인 과정을 거쳐야 가능하다. 따라서 읽기를 ‘이해하 기’로 규정하는 견해는 읽기에 대한 연구를 인간의 정신능력 중 고등사고 능력과 관련된 것에만 초점을 두게 된다. 이러한 연구는 읽기의 한 측면 을 설명하기에 매우 유용하기는 하지만, 읽기 그 자체의 본질적인 특성을

밝히지는 못한다.

나. 읽기 과정

읽기 연구는 읽기 본질에 대한 연구로서 글과 그 이해 과정이 주 연구대 상이지만, 읽기 지도에서는 읽기 교수 학습이 핵심적인 연구 대상이기 때 문에 글 이해 과정과 그에 따른 교수 학습 방법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연구된 글을 이해하는 과정에 대해서는 상향식 모형, 하향식 모형, 상호 작용식 모형을 들 수 있는데 이들 각 모형은 읽기 지도 방법과 대응된다. 상향식 모형은 기능중심 지도 방법과 관련되며, 하향식 모형은 활동중심 지도방법과 상호 작용식 모형은 책략 중심 지도방법과 관련된다.

(1) 상향식 모형

대표적인 모형으로 Gough(1972)의 모형과 Laberge & Samuels(19740가 제안한 자동 모형을 들 수 있는데 이는 문자로 기록된 언어 기호들을 처리 해야할 일종의 자료로 보는 자료 지향적 모형이라고 할 수 있다. 곧 기록 된 문자 기호를 독자가 눈으로 확인하고 지각하는 순간부터 그 의미를 구 성하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을 설명하려는 모형이다.

언어 기호의 表象化 과정은 글로부터의 시각적, 청각적 표상을 형성하고 이 청각적 표상과 단어의 의미가 결합되어 마지막 이해에까지 이른 정보의 흐름이라고 본다. 여기서는 인간의 기능을 하위 기능들로 세분화하고 하 위 기능들은 여러 기능으로 통합된다고 보고 읽기를 의미 구성 과정이 아 닌 글의 해독과정으로 보며, 읽기 과정을 세분화하고 位階的으로 有目化 하여 글 내용의 단순 수용을 강조하고 있다.(박수자, 1983:29)

다시 말해 읽기를 통해 구성하는 의미는 작은 단위의 언어인 음운의 지 각과 단어의 의미 이해가 완료되면, 그 다음에는 같은 방법으로 다음 단어 를 지각하고 이해한다. 그 다음은 점진적으로 보다 큰 단위인 구, 절을 만 들고 이와 같은 절차가 계속 이어져 문장으로 확대된 후 문단의 이해, 마 지막으로 글 전체의 의미 이해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상향식 독서 모형은 독서의 과정을 매우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실증적으 로 검토할 수 있는 과학적 분석 모형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리고 독서 능력을 기능으로 세분화하여 독서 지도의 과 학화를 도모하였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인 인정을 받고 있다.

그러나 독서과정을 작은 언어 단위에서 점차 큰 언어 단위로 단선적으로 模型化 함으로써 읽기 과정에 미치는 하향식의 영향을 고려하지 못하였고, 기능을 너무 세분화하여 지도함으로써 ‘독서’ 지도가 ‘기능’ 지도로 전락하 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5)

이 모형에서는 글의 의미는 문자 기호의 정확한 해독에 의해 자동적으로 형성된다고 보기 때문에 읽기 과정에서의 독자의 역할은 수동적일 수밖에 없다. 결국 이 모형은 유연하고 역동적인 읽기를 설명하기에는 매우 소극 적인 모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러한 상향식 모형에 대응되는 읽기 지도 방법으로는 읽기 기능 중심 지도를 들 수 있다.

읽기 기능 중심의 지도에서는 읽기를 기능으로 보고, 이 읽기 기능들을 5) S. J. Samuels & M. L. Kamil, Models of Process, 노명완, 독서 개념의 현대

적 조명, 독서교육 창간호, 한국독서학회,(1996:67)에서 재인용

세분화한 다음, 이 세분화된 기능들을 位階的으로 분류하여 이것을 읽기 지도의 내용으로 삼는다. 결국 문자의 지각에서 의미 이해까지의 읽기의 과정을 낮은 단계에서 높은 단계로의 단선적 정신 과정으로 보는 상향식 모형에 대응되는 읽기 지도로서 이 단계에 따라 읽기 기능 지도 내용을 구 성한다.

이러한 읽기 기능 지도 내용의 단계화 방식은 교육목표를 인지적 영역과 정의적 영역으로 나누어 位階的으로 분류한 Bloom의 분류와 Barrett의 읽 기 기능 분류가 대표적인데 Barrett의 분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가) 축어적 재인 및 회상 : 세부 내용에 대한 재인 및 회상, 중심 생각 의 재인 및 회상, 줄거리의 재인 및 회상, 비교의 재인 및 회상, 원인과 결과 관계의 재인 및 회상, 인물의 특성에 대한 재인 및 회상

(나) 재조직 : 분류, 개요, 요약, 종합

(다) 추론 : 뒷받침이 되는 세부 내용의 추론, 중심 생각의 추론, 줄거리 의 추론, 비교의 추론, 원인과 결과 관계의 추론, 인물의 특성 추론, 결과 예측, 비유적 언어의 해석

(라) 평가 : 현실과 환상의 판단, 사실과 의견의 판단, 정확성과 타당성의 판단, 적절성의 판단, 수용 가능성의 판단

(마) 감상 : 주제나 구성에 대한 정의적 반응, 인물이나 사건에 대한 공 감, 필자가 사용한 언어에 대한 반응, 심상6)

6) Barrett. T, Taxonomy of Reading Comprehension, In R. Smith and Barrett(Eds.) Teaching Reading in the Middle Grades,(MA Addison-Wesley, 1976), 최현섭 외, 국어교육학의 이론화 탐색, (서울 : 일지사, 1995:250)에서 재 인용.

이러한 Barrett의 분류는 교육적 과학화라는 점에서 커다란 공적을 남겼 다고 할 수 있다. 읽기 기능과 추상적인 정신 기능을 교육의 내용으로 삼 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그 기능을 구체적으로 세분화하고 교육적으로 位階 化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인지심리학이 등장하기 이전의 행동주의 심리학에서는 주로 행동이 어떻 게, 왜 한 상태로부터 다음 단계로 변하는가에 대한 규칙을 개발하고자 하 였다. 그 결과 이러한 이론은 교육 이론에 매우 유용한 기초를 제공하였 다. 60년대 사고에 대한 연구가 부활하여 인지 과학이 생성되기 이전까지 는 이 정교화된 행동주의적 관점은 교육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최근의 교육이론에서도 문제 해결 및 사고를 어떤 특정 영역의 지식과도 결합되지 않는 계열적으로 활성화된 기능들의 집합으로 보는 아이디어를 제시하였는 데, 문제 해결 및 사고를 많은 내용 영역 및 활동으로 일반화 될 수 있는 영역 배제 인지 활동으로 본다.(박수자, 1983:40)

따라서 수업 책략은 능숙한 문제 해결자가 취하는 단계들의 계열을 분리 하여서 학생들에게 기능들을 체계적이고도 계열적인 방식으로 수행하도록 가르치는 것이라고 본다. 이런 관점에서 읽기 기능의 체계를 그대로 읽기 의 지도 내용으로 사용하고 그 지도 방법은 행동주의적 방법을 취하고 있 다.

결국 이런 일련의 기능들을 구체적으로 지도하는 방법은 상향식 모형이 비판을 받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논의될 수 있다. 읽기 과정의 단계 적 세분화와 이에 따른 기능의 位階的 有目化는 읽기 연구나 읽기 지도 내

용 구성으로는 별 문제가 없을지 몰라도, 교육 장면의 실제 지도에서 자칫 낱낱의 기능 그 자체의 지도에 치중할 우려가 있으며 이에 따라 읽기라는 전체를 놓칠 가능성이 있다.

또 읽기 기능의 단계적 지도 방법은 낮은 단계의 기능을 획득한 이후에 는 더 높은 단계의 기능을 획득하는 순서로 이어지는데 이 때 이러한 읽기

또 읽기 기능의 단계적 지도 방법은 낮은 단계의 기능을 획득한 이후에 는 더 높은 단계의 기능을 획득하는 순서로 이어지는데 이 때 이러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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