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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로서의 한국어 쓰기 교육

문서에서 2. 연구 내용과 방법 ···3 (페이지 32-56)

Ⅱ. 이론적 배경

2.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쓰기 교육

가. 쓰기의 본질

‘쓰기’는 체험, 상상, 사유한 바를 주제에 맞추어 논리적 문장으로 질서화 하는 행위이다(최현섭 외, 1994 :338). 그러나 이 때의 쓰기는 단어를 연결 하여 문장을 엮어나가는 단순한 행위가 아니다. 필자는 글을 써 나가는 과정에서 생각을 바꾸기도 하고, 정교하게 다듬기도 하며, 새로운 생각을 떠올리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필자는 글쓰기를 통하여 의미를 새롭게 깨 닫기도 하고 명확하게 정리하기도 한다. 말을 함으로써 새롭게 의미가 부 각되거나 확연해짐을 느끼는 경우와 같은 것이다. 그러나 말하기를 통하 여 얻는 것보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얻는 깨달음이 더 정교하다. 이를 생 각해 볼 때 쓰기가 생각과 느낌을 단순히 글로 나타내는 행위가 아니고 고 등정신 능력을 세련시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쓰기라는 용어의 사전적 의미는 말 그대로 ‘종이 위의 글자 표기’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 나 교육적인 차원에서 쓰기의 개념과 범주는 많은 학자들에 의해 여러 가

지로 논의된바 있다.

Kaplan(1983)(이종진, 1998:14)은 다음 <표1>의 내용으로 쓰기를 분류하 였다.

그러나 이후 Kaplan과 Grabe(1996)(이종진, 1998:14)은 쓰기를 <표1>의 내용으로

12) Omaggio, Teaching Language in Context, Heinle & Heinle Publishers. 1993.

290-291면에서 재인용.

<표2> Kaplan과 Grabe의 쓰기에 대한 재분류

위에 제시된 쓰기에 대한 두 가지 분류를 비교해 보면 공통적으로 Kaplan은 쓰기를 작문을 통한 쓰기<writing with composing>과 그렇지 않은 쓰기< writing without composing)로 구분함을 알 수 있다. <표1>

에서는 작문을 통한 쓰기를 정보적, 개인적, 상상적 측면의 세 가지

목적별로 분류하였고, <표2>에서는 작문을 통한 쓰기를 지식 전달하기 (knowledge telling)와 지식 변형하기(knowledge transforming)의 두 가지 로 분류하였다. 또한 <표1>에서 글을 읽는 대상을 분류기준에 명시하지

라, 이를 자기 자신과 상대방에게 알려진 사람, 상대방에게 알려지지 않은 사람, 알려진 소그룹, 알려지지 않은 소그룹, 그리고 대그룹 등 다섯 가지 로 분류하였다. 이렇게 글을 읽는 대상을 쓰기의 분류기준에 포함시킨 것 은 일방적 쓰기의 개념에 상호 작용 적 의사소통의 개념을 도입한 것임을 보여준다.(이종진, 1998:14-15)

Magnan(1985)은 낮은 단계의 학습자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히 전 사하는(write down) 정도이므로 쓰기는 단순히 말하기의 보조기능으로 설 명된다고 했다. 그러나 점차 교육을 통해 조직화의 인지적 과정, 정교하게 다듬기, 비교와 대조, 설명, 일반화 등을 학습하면서 학습자들은 유창한 쓰 기, 의사소통 기술로서의 쓰기를 할 수 있게 된다고 하였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Rivers(1975)13)는 언어를 기술 습득(skill-getting) 과 기술사용(skill-using)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그에 의하면 기술 습 득은 언어가 작용하는 방법에 의한 이해를 강조하고, 기술사용은 표현적 쓰기와 유목적적인 의사소통을 위한 코드의 사용을 강조한다. 각각의 특 징 및 활동은 다음과 같다.

먼저 기술 습득 단계에서의 쓰기 연습은 (1) 철자법, 구두법, 문법적 일 치 등의 측면에 집중하면서 배운 자료를 베끼거나 재생산하는 쓰기 (writing down), (2) 그들의 언어체계에 대한 지식을 강화하기 위해서 다양 한 문법연습을 하면서 그 언어로 쓰기(writing in Language)와 활동 범주 를 포함한다. 그런데 이 두 범주의 활동은 보조기능으로서의 쓰기에만 초

13) Omaggio(1993), 앞의 책. 292면에서 재인용.

점을 맞추고 창의적이거나 표현적인 쓰기를 구성하지 못하기 때문에 다음 의 조작 이상의 기술사용의 단계를 제시하였다.

기술사용 단계의 활동들은 유연성과 창조적 언어사용을 발달시키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 (1) 학습자가 정해진 틀(변형연습, 문장 결합 연습, 확장, 꾸 미기, 아이디어 구성, 유사 활동들을 포함)안에서 쓰기를 시작하여 유연성 을 기르는 활동을 포함하고 (2) 쓰기를 통해 현실에서 나타나는 일반적 목 적(normal purpose)을 충족시키도록 유도된 작문과 자유 작문을 포함하는 표현적 쓰기를 포함한다. 여기서 일반적 목적이란 학습을 위한 노트적기, 편지 쓰기, 정보 수집 및 제공 등과 같은 실용적인 글쓰기 또는 오락이나 자기 표현을 위한 창조적 글쓰기를 모두 포함하는 것이다.

Omaggio(1993)14)는 Rivers와 비슷한 입장으로 쓰기의 개념을 제시하였 다. 그러면서 그는 쓰기 교육 자체가 담화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하였다. 그리고 숙달도 단계에 따라 초급, 중급 단계의 학생들에게는 글쓰기에 있어 형식적인 요소 파악에 기초한 보조 기능으로서의 쓰기 교육 을 하게 하였다. 이를 위해서 쓰기 연습과 함께 자유 표현에 이르기 전의 차이(gap)를 연결하기 위한 개방형 쓰기 연습의 활동이 모두 포함되는 혼 합형의 쓰기 교육을 제시하였다. 한편, 고급 단계의 학생에게는 표현적인 의사 소통을 위한 쓰기 교육을 강조하였다.

한편, 국내에서도 쓰기 개념에 대한 연구가 많은 학자들에 의해 이루어 졌다.

14) Omaggio, 앞의 책, 1993. 293면- 296면 참조.

정동화(엄훈, 1996:75)는 작문을 ‘체험, 상상, 사유한 바를 주제에 따라 논 리적인 문장으로 질서화 한 것’ 이라고 정의 내리고 있다.

염창권(염창권, 1996:75)은 쓰기란 필자가 생각과 느낌을 상황, 목적, 대 상을 고려하여 문자언어로 표현하는 행위로서, 그 개념은 쓰기(writing)또 는 작문(composing)과 동일하게 쓰인다고 하였다. 대체로 쓰기(writing)는 시작에서부터 끝날 때까지의 과정 즉, 행위적인 측면을 말하고 작문 (composing)은 표면에 나타날 때까지의 정신적 인지적 활동을 의미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그는 이들을 구별하기보다는 쓰기(writing)가 작문 (composing)을 포괄하는 것으로 보고 이들 모두가 쓰기라고 주장하였다.

손영애(엄훈, 1996:6)는 쓰기를 문자 언어를 통하여 자신의 의사를 표현 하고, 다른 사람들과 의사를 소통하며, 의미를 발견하고 창조하는 활동으로 보았다.

엄훈의 경우 결과적으로 비슷한 입장인데, 언어사용을 국어교육의 관점 에서 재조명한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국어 교육의 목표가 의 사 소통 능력의 신장과 언어적 사고 능력의 신장이라는 관점을 받아들이면 서 언어와 사고 사이의 관계에 비중을 두었다. 즉, 언어사용 능력이란 사 고를 언어로 표현하고, 언어를 통해 사고를 이해하는 능력으로 보았다. 그 리고 이러한 관점을 바탕으로 쓰기의 개념을 의사소통과 의미 창조활동으 로 규정지었다.

지금까지 여러 학자들의 연구를 통해서 쓰기의 개념을 살펴보았는데 대 체로 다음의 세 가지 정도로 제시되었다고 본다. 즉, (1) 단순한 전사로서

의 쓰기 (2) 언어 기능적 측면으로서의 쓰기 (3) 의미 창조로서의 쓰기로 개념지어졌다.

쓰기라는 언어 활동의 시작은 주어진 문제나 주제에 대한 파악 및 이것 의 해결 모색 또는 아이디어 생성일 것이다. 그러한 것들이 어떤 기준에 부합되어 체계적이고 맥락적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겠지만 일종의 브레인스 토밍처럼 체계성 없이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이 구사하는 모든 언어 활동이 그러하듯이 쓰기 역시 인간의 사고력을 바탕으로 하여 유 의미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담화 차원의 간단한 언어사용이 쓰기로 이 루어질 때도 역시 의미가 형성되기 때문이다.(정현경, 1996:15)

나. 쓰기 과정

1. 결과 중심 쓰기 연구의 쓰기 모형

쓰기 과정에 대한 연구는 연구방법과 쓰기 과정을 이해하는 방법 면에서 결과 중심의 쓰기 연구로 구분할 수 있다. 1960년대 중반 이전의 쓰기 연 구들은 교수방법의 상호비교를 주로 하였으며, 교수방법의 성공 및 실패는 학생작품의 평가결과를 바탕으로 결정하였다. 연구자들은 실험집단과 비 교집단을 구성하여 사전 사후 검사를 실시하여 쓰기의 질을 평가하였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쓰기 연구 방법으로는 로만(Rohman)과 웰렉 (Weleck: 1964)의 ‘쓰기 전 활동연습의 효과에 대한 조사연구’가 있다. 로 만과 웰렉은 사고와 쓰기는 별개의 활동이며 사고가 쓰기에 선행한다는 인 식 하에 교사들은 아동들의 사고활동을 강조해야 하며, 교사는 아동들이

쓰기를 하기 전에 아동들의 사고를 자극할 수 있는 일지 쓰기 등을 강조해 야 한다고 하였다. 로만과 웰렉의 쓰기 관은 ‘예비 쓰기(Prewriting)’, ‘쓰 기(Writing)’, ‘다시 쓰기(Rewriting)’의 삼 단계 쓰기 모형에 잘 드러난다.

일명 ‘단계적인 쓰기 모형’으로 불리 우는 이 모형은 작품 자체의 결과에만 초점을 두었던 전통적인 모형에 비해서 쓰기 과정 그 자체에 관심을 가졌 다는 면에서는 과거의 연구방법과 모형보다 진일보했다고 할 수 있다. 그 러나 선조적(linear)인 특성을 갖는다는 면에서는 결과중심의 쓰기 모형이 라고 할 수 있으며, 작품자체, 즉 결과를 중시하는 전통적인 결과중심의 쓰 기 교육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단계적인 쓰기 모형은 학생들이 쓴 작품 자체에 초점을 두기 때문에 작 품을 구성하는 객관적인 요소들을 강조한다. 따라서 작품자체를 분석의 대상으로 삼으며 지시와 규칙 준수행위가 주류를 이룬다. 단계적인 쓰기 모형은 작가의 정신적 과정 외부에 존재하는 작품자체에 초점을 두는 외재 적인 세계관을 반영한다. 외재적인 세계관에 의하면, 지식은 세상 속에 하 나의 객관적인 사실로 존재하기 때문에 그것을 탐구하는 학습자와는 분리 되어 존재한다. 지식이 세상 속에 객관적으로 존재한다는 외재적인 관점 을 수용한다면, 지식은 외부에서 발견되는 것이며, 지식을 수용하는 방법은 객관적으로 존재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입장을 받아들인 것이 교육의 전

단계적인 쓰기 모형은 학생들이 쓴 작품 자체에 초점을 두기 때문에 작 품을 구성하는 객관적인 요소들을 강조한다. 따라서 작품자체를 분석의 대상으로 삼으며 지시와 규칙 준수행위가 주류를 이룬다. 단계적인 쓰기 모형은 작가의 정신적 과정 외부에 존재하는 작품자체에 초점을 두는 외재 적인 세계관을 반영한다. 외재적인 세계관에 의하면, 지식은 세상 속에 하 나의 객관적인 사실로 존재하기 때문에 그것을 탐구하는 학습자와는 분리 되어 존재한다. 지식이 세상 속에 객관적으로 존재한다는 외재적인 관점 을 수용한다면, 지식은 외부에서 발견되는 것이며, 지식을 수용하는 방법은 객관적으로 존재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입장을 받아들인 것이 교육의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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