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는 남성, 여성, 아동, 노인 등 다양한 사람이 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키가 큰 사람과 작은 사람, 힘이 좋은 사람과 약한 사람, 오른손잡이와 왼손잡이, 무거운 짐 을 가진 사람과 유모차를 미는 사람 등 개인과 상황에 따라 다양한 특징을 가지고 있 다. 유니버설디자인은 다양한 사람들의 다원적 요구를 수용하고, 시간과 상황에 따라 변화 하는 욕구를 존중하는 환경 창조를 통하여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좋은 디자인 철 학이자 가치 체계이다.
유니버설디자인의 주창자인 미국의 로널드 메이스(Ronald Mace)는 유니버설디자인 을 ‘연령과 능력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 또는 가능한 많은 사람들에게 적합한 환경과 제품을 만들기 위한 총체적 접근’이라고 정의하였다. 또한 유니버설디자인은 연령과 성 별, 국적(언어), 장애의 유무 등에 관계없이 처음부터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사용하기에 편리한 제품, 건축ㆍ환경, 서비스 등의 구현을 위한 디자인 접근 방식을 의미한다. 즉,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을 실현할 수 있는 21세기의 창조적 패러다임이라고 할 수 있으 며, ‘인간을 위한다.’는 철학을 새롭게 부
흥시킨 디자인 개념이다.[그림 2-69]처럼 유니버설디자인은 다양한 사람들이 편 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제품, 건축, 공간 등의 물리적 환경뿐만 아니라 교육, 복지, 정보, 서비스 등 사회적 환경의 정비까지 포함한다. 사람이나 생활에 관련된 모든 분야에 걸쳐 유니버설디자인이 적용되며,
31) 경기도가이드라인(2011). 사단법인 생활환경디자인연구소, p14.
[그림 2-69] 유니버셜 디자인의 개념
나아가 사용자(주민)와 행정이 파트너쉽(partnership)을 형성하여 사용자 참여형의 시 스템 구축도 유니버설디자인에 포함된다. 유니버설디자인에 대한 개념 및 정의는 학자들 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으나, 기본적인 관점은 모든 사람에게 장애 없는 환경 조성이라는 공통된 관점을 취하고 있으며, 이를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표 2-5] 연구자에 따른 유니버설 디자인의 개념32)
유니버설 디자인의 등장배경은 20세기 고도의 산업화 과정에서 대량생산을 통한 경 제적 도약을 갈망했던 사회상에 기인한다. 생산된 물품과 건설 환경의 대상은 인간이 었으나 대량생산의 효율성을 위해 표준화된 대상만이 선정되었고, 여기에 속하지 않는 대상들은 인위적인 환경으로부터 차별을 받았으며 이에 대한 비판과 반성으로 나타난 것이 바로 유니버설 디자인이다. 따라서 유니버설 디자인이란 다양한 사용자의 요구를 만족시킴으로써 인간을 평등하게 포용하는 환경을 창조하기 위해 대상의 나이, 성별, 장애여부, 신체크기, 신체능력 뿐 아니라 경제적 계층, 인종 등 모든 범위를 포함하여 디자인을 통한 사회평등의 실현을 의미한다.33)
유니버설 디자인은 초창기에는 장애인을 위한 무장애 디자인(Barrier Free Design) 에서 출발하였으나 그것을 능가하는 개념으로, 인간의 미묘한 요구를 보다 잘 수용하 고 소외되고 차별된 느낌을 받지 않는, 보편적인 디자인으로 발전하였다.
32) Covington & Hannah, Access by Design, 1996.
33) 이연숙. 이 시대의 좋은 디자인, 유니버설디자인展,
연구자 유니버설디자인의 개념
J. Langmir
- 다수의 사용자들의 존엄성과 독립성을 증진시키는 디자인 - 미적으로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디자인
- 최적의 요구를 수행하는 디자인 - 소비자를 이해하는 디자인 - 지속적인 디자인
R. White house
- 모든 사람들을 위한 디자인 - 모두에게 반응하는 디자인
- 가능한 모든 자원들이 한 시점에서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접근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디자인
P. A. Moore - 모든 사람들과 그들의 요구를 평등하게 반영하는 디자인 B. Stumpf &
C. Malcolm
- 위치, 경험, 사물들의 차이를 깨뜨리지 않으면서 미를 창조하고 특단을 중개하는 디자인
J. Reuschel - 노인이나 신체적 한계가 있는 사람들이 환경이나 제품을 이용하는데 있어 장애를 느끼지 않도록 사물을 창조, 배열하는 것
유니버설 디자인은 North Carolina 주립대학 디자인학과 유니버설디자인 센터 소장 인 로널드 메이스(Ronald Mace)가 1970년 ‘Handi top 2 세미나’에서 처음으로 강연을 통해 발표한 용어이다.
그 후 무장애 디자인(Barrier Free Design), 접근 가능한 디자인(Accessible Design) 이라는 용어에서부터 출발하여, 수용 가능한 디자인(Adaptive Design), 생애주기 디자 인(Life span Design)과 같은 개념에서 유니버설 디자인은 발전하게 되었다.
나. 유니버설 디자인 역사
유니버설 디자인의 개념은 20세기에 인구학적, 경제적, 사회적인 변화 속에서 처음 생겨나게 되었다. 20세기 초에는 고령자나 장애를 가진 사람이 소수였으며, 이 개념이 미국에서 처음으로 제창된 이후 각 나라마다 그 원칙과 이념을 도입하고 있는 실정이 다. 이 개념을 가장 일찍 인식한 미국의 경우, 도시 시설물이나 건축물이 신체장애인의 생활을 위협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1950년대 후반부터 이를 사회적 문제로 다루기 시 작했고, 스웨덴이나 캐나다, 덴마크 등의 선진국들도 1960년대 중반이 이르러서야 장애 인을 고려한 디자인의 개념을 도입하기 시작하였다.34)
미국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등으로 부상당한 병사들이 귀국하 는 사례가 많아졌다. 그에 따라 미국정부는 그들에게 재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사회
34) 하미경, 제해성(1997). 유니버설 디자인 보급을 위한 기존 시설물 평가연구. 대한건축학 회논문집, 대한건축학회, p108.
[그림 2-70] 유니버설 디자인 개념의 변화
복귀를 위한 다양한 시책을 강구하였는데 그 대상이 건축을 시작으로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장애요인을 제거하는 것이다. 또한 1940년대 말부터 1950년대 초까지 소아마비 의 대유행과 그 외의 교통사고, 산업사회의 산물인 산업재해 등으로 인한 장애를 지닌 사람의 수가 증가함으로서 사회전반에 장애인을 위한 환경 및 시설, 교육과 취업에 대 한 요청이 높아졌다. 그러나 그들의 그러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사회는 물질적인 측면 에서의 장애에 대한 문제만을 크게 다루었다.
이러한 사회적 배경에서 장벽을 없애는 의미로 ‘배리어프리(barrier free)'라는 용어 가 거론 되었으며, 미국에서는 전쟁에서 부상당한 사람이나 소아마비에 걸린 사람들 대부분이 휠체어 사용자로서 그들이 생활하는 환경에서의 계단 때문에 휠체어를 이용 한 채 사회에 참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배리어프리는 휠체어 이동과 관련된 문제의 용어로만 받아들여졌다.
배리어프리가 주목받기 시작한 시기를 미국에서는 격동의 시대였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1950년대 후반 도시시설물이나 건축물이 신체장애인 생활에 위험요소가 미국의 유니버설디자인 관련 법제화
1950년 Barrier-free 운동
1961년 미국기준협회(ANSI : American National Standard Institute)
Access권 보호의 기준(신체 장애자에게 접근하기 쉬운 시설 설비에 관한 미국 기준 사양서)발표
1968년 「건축 Barrier 법」
1970년 무장애 디자인대한 보고서 Ergonomics Design Group 설립 신체장애자 모델 도시사업 1973년 「Rehabilitation 법」
1975년 장애를 가진 어린이에게 자유롭게 적절한 교육을 보장
(IDEA : Education for Handicapped Children Act Individuals with Disabilities Education Act)
1980년 Universal Design 용어의 사용 고령자 신체장애자케어시스템프로젝트
1988년 「적정주택 공급 법」(Fair Housing Amendments)
1990년 「ADA 법」(American with Disabilities Act)
Building construction needs of disabled people in buildings design guidelines NCSU 센터유니버설디자인센터
1996년 「Telecommunications Act」
2000년 지방자치단체에서관련조례제정
The Second International Conference on Universal Design [표 2-6] 미국의 유니버설디자인 관련 법제화
있음을 지적하고, 사회적 문제로 다루기 시작하였다. 그 후로 스웨덴, 캐나다 등 다른 선진국에서도 1960년 중반부터 장애인을 고려한 디자인 개념들을 받아들여 유니버설디 자인에 관환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는 베트남 전쟁의 암운 밑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중심으로 한 공민권 운 동이 힘을 얻어 1957년 인종차별을 금지한 공민권법(Civil Rights Act)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그 흐름과 같은 시기에 배리어프리를 실현하기 위한 설계규준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게 되었고, 그로 인해 1961년 미국표준협회(ANSI, American National Standard Institute)가 신체장애자에게 접근이 용이하고 유용한 건물과 시설을 만들기 위한 미국 표준사양이라고 할 수 있는 설계규준을 발표하였다. 이 설계규준은 일리노이대학의 티 모시 뉴젠트(Timothy Nugent)가 중심이 되어 만든 것으로, 거기에는 배리어프리를 대 신하여 ‘접근 가능하고 유용한(Accessible and Usable)’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35). 그리고 1981년 국제장애인의 해를 계기로 장애인을 둘러싼 도구와 환경 및 그들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재활, 자립할 수 있는 체제정립의 일환으로 시작하여 장애인은 물론, 그 외의 사람들에게도 유용하다는 인식을 계기로 발전하게 되었다. 이 용어와 개 념이 처음 제창된 계기는 1970년 미국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의 접근 가능한 주택 연 구소(Center for Accessible Housing, 1994년에 Center for Universal Design으로 개 명)소장이었던 로널드 메이스(Ronald Mace)가 중심이 되어 사회를 변화시키는 전략으 로서 생각해 낸 것이 유니버설디자인이었다.
(1) 노멀라이제이션(Normalization)의 생각
유니버설 디자인과 유사한 개념의 하나로 ‘노멀라이제이션’이라고 하는 유럽에서 비 롯한 개념에 주목해 보겠다. 이것은 비범한 특수 해를 평범한 일반해로 치환한다는 점 에서 유니버설 디자인과 비슷한 성격을 갖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 지 적 장애인 시설 담당이 된 덴마크의 미켈센(1920-1990)은 장애인 시설이 인적이 드문 곳에 위치하고, 자유로운 외출을 허락하지 않거나, 성인이 되면 강제로 피임 수술을 시 키는 등의 비인도적인 실태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는 예전에 자신이 구속되었던 나치 의 강제수용소를 기억했다. 그래서 '부모 모임'을 결성해서 1953년에 ‘노머리세링(노멀 라이제이션)’이라고 제목 붙인 보고서를 사회성에 제출했다. 이것을 근거로 1959년에 노멀라이제이션 이념을 받아들인 ‘1959년 법'이 제정되고, 스웨덴으로도 전파되었다.
노멀라이제이션이라는 것은 장애를 가진 사람이나 고령자 등 사회적인 불이익을 받
35) 川內美彦, 유니버설 디자인(2001). 京都學芸出版社, p10.
기 쉬운 사람들을 일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보통으로' 생활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사회가 해야 할 일이라는 이념적인 사고방식이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 는 항상 '나 자신이라면 어떻게 느낄지, 무엇을 하고 싶은 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야 한다고 미켈센은 말하고 있다. 정상적인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한 사 람의 마음속에 담겨있는 예민한 감성과 그것을 확실하게 사회에 반영시키는 행동력을 필요로 한다. 덴마크에는 ’고령 장애인 복지의 3원칙'이 있어서, ‘지속성',’잔존 능력',
‘자기 경정'이 존중된다. 가능한 자신에게 익숙하고 친숙한 환경이나 생활스타일을 이 어가고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해 자율적으로 삶을 지속할 수 있는 것이 바람 직하다는 가치관이 공유되고 있다. 예를 들면 고령자 시설에서는 모든 직원과 입주자 의 참여에 의해 가능한 보통의 가정과 같은 분위기를 만들고 각 사람들의 생활스타일 이 자연스러운 형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다.
(2) 배리어프리(Barrier Free)36)
유니버설 디자인의 두 번째 유관개념으로 ‘배리어프리’를 설명하면, 배리어프리는 1974년 ‘국제 장애인 전문가 회의’에서 ‘배리어프리 디자인 보고서’가 작성된 것을 계기 로 세계로 파급된 용어이다. 일본에서 현재까지는 유니버설 디자인 보다 배리어프리 쪽이 보다 친숙한 말일 것이다. 배리어프리는 장애를 가진 사람이 일상생활의 다양한 국면에서 지장이나 불편을 강요당하는 배리어(방벽)를 제거하고, 장벽이 없는 제품이나 건물로 만들고자 하는 생각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소위 배리어의 발견에서 시작되는 문제 해결형 프로그램이고 QC(품질 관리)활동 등에 익숙해진 일본의 사회 풍토에서 보다 친숙해지기 쉬운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급속하게 진전되는 고령화라는 사 회배경 아래에서 널리 보급되었다. 정부의 시책으로도 ‘하트 빌 법’(정식 명칭은‘고령자 신체장애인 등이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는 특정 건축물의 건축 촉진에 관한 법률’로 정비는 기본적으로는 노력 의무로 되어 있음)나 ‘교통 배리어프리법’(정식 명칭은 ‘고령 자, 신체장애인 등의 공중 교통기관을 이용한 이동 원활화의 촉진에 관한 법률’로 신설 이나 대보수를 행하는 여객시설이나 차량 등에는 정비가 의무로 정해져 있음)이 제정 되어 계단의 제거, 리프트나 엘리베이터 설치, 장애인용 화장실 설치, 저지상고 버스 도입 등 배리어프리 실천이 점차 진행되고 있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면서 많은 사람은 배리어 프리를 두고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에 게 계단 같은 장벽을 없애 주는 것이라고 협의로 생각해버리기 쉬울지도 모른다. 실제
36) 하스미 다카시. 따뜻한 사회 조성을 위한 유니버설디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