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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지역사회의 남북협력과제

문서에서 국제개발협력, (페이지 48-58)

지역발전의 패러다임 변화

2020년 우리 지역사회는 팬데믹(pandemic)이라는 거대한 도전 속에 인구감소와 저성장 의 고통까지 마주하고 있다.1) 공동화(空洞化)의 위기 속에 지역사회는 당장의 일자리 확 보가 절실한데, 저성장과 팬데믹의 뉴노멀 시대는 지역발전의 패러다임에 변화를 요구하 고 있다. 기존의 지역발전 패러다임은 외부로부터의 투자와 일자리를 유치하는 데 무게 중심을 두고 있었으나, 이제 한계에 이르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하다. 중앙정부만 바라볼 것 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외부에 진출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지역을 유지할 힘 도 버거운데 외부로 나갈 힘이 어디 있느냐는 반론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뉴노멀 시대 에 우리 지역사회는 외부와 연대하고 협력하여 저성장을 극복할 지역발전의 씨앗을 스스 로 만들어내야 한다. 혼자서 힘이 모자란다면 주변 지역들과 힘을 합쳐서라도 외부로 진 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역발전을 위한 동력에는 구심력과 원심력이 있는데, 지금까지 우리 지역사회는 구심 력 확보에 몰두해왔다. 이제는 원심력을 강화하여 지역발전을 도모해야 할 때다. 다만, 외부와의 연대 및 협력에 있어서도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당연히 선진 화된 지역과의 협력을 통해 투자를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었지만, 이제는 저개발된 지역 이상준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sjlee@krihs.re.kr)

남북이 함께 한반도를 새로운 협력의 장으로 변모시킨다면, 뉴노멀 시대에 한반도가 가진 자산은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한반도의 기회에 관심을 기울이고 준비하지 않는다면 우리 지역사회의 밝은 미래는 기대하기 힘들다. 향후 북한의 개방과정에서 본격적으로 진행될 대규모 개발에 참여할 기회를 지금부터 우리 지역사회가 준비할 필요가 있다.

1) 우리나라 GDP의 1인당 노동생산성을 부가가치 기준으로 보면, 2005년부터 2011년까지 연평균 3.2% 증가하였으나, 2012년 이후 2018년까지는 1.4%로 상승률이 절반 이하 수준으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음(최윤기 2020).

470호 2020 December

이라도 공동발전의 기회가 보인다면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북한 지역과의 경제협력은 우리 지역사회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지역의 기업, 단체, 대학들 은 북한의 지역개발 과정에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 향후 북한의 개방과정에서 본격적으로 진행될 대규모 개발에 참여할 기회 를 지금부터 우리 지역사회가 준비할 필요가 있다.

지역발전과 남북교류

국가의 정책목표는 국민의 삶이 나아지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지 못한 정책은 의미가 없 다. 남북협력과 관련한 정책 역시 마찬가지이다. 과거 우리 경제가 고도 성장기였을 때, 남북관계는 ‘코리안 리스크(Korean Risk)’를 높이지 않을 수준으로만 관리해도 성공이라 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저성장의 고통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 남북경제 협력은 우리의 생활과 지역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어야 한다.

남북교류는 크게 세 영역으로 나뉘는데, 인도적 교류와 사회문화교류 그리고 경제교류 이다. 우리 지역사회는 지금까지 인도적 교류와 사회문화교류 영역에서 일부 성과를 거 둔 바 있다. 경기도 접경 지역의 말라리아 공동방역 물자지원과 평양 협동농장 현대화 사 업지원, 평양 국제 유소년축구대회 참가 등이 그 사례 가운데 하나이다. 반면에 경제교류 영역에서는 별다른 성과가 없다. 이러한 측면에서 우리 지역사회는 경제협력에도 적극적 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팬데믹과 저성장의 뉴노멀하에서 남북경협은 단절된 기존 경협의 재개와 남북격차의 축 소를 도모(첫 번째 트랙)하는 동시에, 미래 신성장동력 중심의 경협 추진(두 번째 트랙)이 라는 투 트랙(two track)으로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2) 콘텐츠 측면에서는 생명, 식량, 의 료, 환경, 문화 등 삶의 질과 관련한 콘텐츠와, 사회 각 분야의 디지털 전환과 연계해서 스 마트시티, 자율주행 자동차, AI 등 신기술 관련 콘텐츠, 음악, 영상 등 한류문화 확산 관련 콘텐츠 등을 중점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요점은 우리 지역사회가 가진 잠재력들을 투 트랙의 남북경협에 어떻게 접목시킬 것인지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의 지역들은 삶의 질 개선과 지역의 경쟁력 강화라는 두 가지 목 표를 공통적으로 갖고 있다. 이러한 목표들을 투 트랙의 남북경협 추진과 적절히 연계 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첫 번째 트랙에서는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지역별로 남북이 가 진 상호 보완적 협력요소들을 결합한 경협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우리 지역 의 일자리 창출과 삶의 질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성과를 도출해야 한다. 지역사회의 중

2) 자세한 내용은 이상준 2020a 참조.

미래의 한반도 • 최종회

소기업들이 북한 지역과 활발하게 교류할 수 있다면 우리와 북한 모두 지역경제 활성화 에 도움이 될 것이다.3)

두 번째 트랙에서는 지역별로,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성장동력을 남북 공동으로 발굴하 고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경협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4) 이것은 우리 지역의 경쟁력 강 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의 국가계획 가운데에는 국토의 장기발전을 위한 국토종 합계획이 있는데, 이 계획은 전체적인 국토의 미래 비전과 더불어 각 지역의 발전구상도 포함하고 있다. 제5차 국토종합계획(이하 5차 계획)은 2040년까지의 국토발전에 대한 비 전과 전략을 담고 있는데 여기에 제시된 각 지역의 추진과제들5)을 살펴보면서 남북경협 의 기회를 지역발전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 살펴본다.

이 글에서는 북한과 접경하고 있는 경기도와 강원도 그리고 인천광역시를 중점적으로 살펴보았다. 이 지자체들은 지금까지 북측 지역과 다양한 교류협력을 수행해온 경험이 있고, 향후에도 남북협력을 선도해야 할 지자체들이다.

1. 경기도 및 인천광역시의 협력과제

1) 남북협력방향

경기도와 인천광역시는 북한의 개성 및 해주를 포함하고 있는 황해남북도와 인접하고 있 다. 향후 남북경제협력이 원만하게 진행될 경우 경기도는 인천시와 북측의 황해도 연안 지역을 연계해서 ‘범경기만 경제권’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이상준 외 2010). 범경기 만권은 북한의 평양-남포권과 연계 발전해가는 서해안축의 통합경제권을 형성하면서, 환황해 경제벨트 형성의 중심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이상준 2014). 경기연구원에서는 서해 경제공동특구를 토대로 경기 북부와 북한의 황해남북도, 평양과 남포를 아우르는 한반도 메가리전(mega-region)을 전망한 바도 있는데, 이러한 메가리전도 범경기만권 형성을 토대로 가능할 것이다.

경기도는 북한과 다각적인 남북교류를 진행해 온 경험이 있으며, 5차 계획에서 삶의 질 개선과 환경생태 보장, 편리하고 빠른 교통 인프라, 남북교류와 경제통합 준비를 목 표로 한 ‘한반도 평화 · 경제공동체의 거점 조성’이라는 전략을 설정하고 있다. 이를 위해

3) 중소기업의 남북경협 참여는 충남의 에너지 다소비 자본집약경제가 친환경 기술집약경제로 전환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음.

충남 지역과 북한 지역 간에 지속적인 물자, 정보, 인력, 금융 등의 흐름을 형성함으로써 북한의 지역이 충남기업들의 중간재, 자본재 등을 끌어들이고, 충남에는 북한 지역으로부터 가공품, 수익을 회수하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는 것이 필요함(홍원표, 강수현 2018).

4) 북한을 충남의 스마트농업 관점에서 보면 노동력과 토지비용이 저렴하고 청정이미지라는 강점이 있고, 제도적 융통성도 기대할 수 있음(홍원표, 강수현 2018).

5) 주요 내용은 국토교통부 2019a 참조.

470호 2020 December

DMZ 생태 · 역사문화 · 평화관광벨트 구축, 한반도-유라시아 연결의 교통 인프라 확충을 세부과제로 제시하고 있으며, 이것은 정부가 추진 중인 한반도 신경제구상의 접경지역 평화벨트 구축, 환동해 및 환황해 경제벨트 구축과도 맥을 함께 하는 과제들이다.

인천은 인천공항과 항만이 위치하여, 환황해 경제권의 국제적 해양관광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큰 도시이다. 인천시는 5차 계획에서 남북한 긴장 완화에 따른 수도권 서 해 평화협력 시대 대응을 주요 실천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2) 투 트랙의 남북 경제협력과제

남북경협의 첫 번째 트랙인 남북격차 축소 측면에서는 파주시, 김포시, 연천 지역을 대상 으로 한 평화(통일)특구의 조성을 우선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6) 이러한 특구들은 북

<그림 1> 한반도 메가리전의 중핵으로서 서해 경제공동특구 구상도

자료: 이정훈, 김동성, 김채만 2019.

6) 평화(통일)특구는 우리 측에 북한 노동력을 활용한 경제특구를 조성하는 사업으로써, 향후 대북제재 해제에 대비해 지금부터 준비할 필요가 있는 과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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