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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가 발표되었다 우리가. 2020년까지 줄여야 할 온실가스 배출량은 경제가 정상적으로 성장한다는 전제하에 추정되는 배출전망치(BAU; Business as usual) 대비 30%

에 달한다 이와 같은 국가 감축목표가 코펜하겐에서 열린 제. 차 유엔기후변화 협약

15 (UNFCCC) 당사국 총회(COP15)에서 우리 의 감축의무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향후 우리의 공식적인 감 축의무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BaU 배출전망치를 추정하 는데 많은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가 줄여야 할 온실 가스의 양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정부가 발표한 감축목표를 달성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온실가스 감축이 경제발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 하여 참여시기를 늦추거나 온실가스 감축목표량을 최대한 적게 하려는 그동안의 우리나라 협상전략을 생각한다면 실로 획기적 인 정책의 변화라 할 수 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자연재해를. 최소화하려는 범지구적 노력에 적극 동참하여 우리가 국제협상 을 주도하고 나아가 신기술 개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현 정부의 강한 정책의지가 국가 감축목표에 담겨 있다 우리. 가 온실가스 감축을 적극 주도함으로써 지구환경을 선도하는 국가 이미지 구축 환경과 연계된 각종 무역장벽 극복 녹색산, , 업의 선점효과 등 다양한 국가적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무엇보다. 2020년에 BaU 대비 30%에 달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는 정부의 자신감은 녹색성장 정책에 대한 강한 믿음에서 나오는 듯하다.

그러나 현 정부의 의지와 달리 저탄소 녹색성장을 달성한다 는 것은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니다 온실가스 감축 자체가 막대. 한 경제적 비용을 유발하고 신기술 및 대체에너지 또한 적은, 비용으로 개발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온실가스의. 대부분이 화석연료로부터 발생한다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해. 서는 생산 자체를 줄이거나 에너지 효율 향상 또는 새로운 에 너지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는 생산자 비용을 높이고 최종재. 화의 가격을 상승시켜 수출이 둔화되고 소비가 위축되는 요인 으로 작용한다 이에 따른 생산 감소를 극복하고 지속적인 성. 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신기술과 대체에너지 개발을 통해 누 릴 수 있는 편익이 온실가스 저감비용을 상쇄하고도 남아야 가 능한 것이다 그러나 신기술이나 대체에너지가 개발되고 시장. 에 보급되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신기술에 대한 투자가 더디게 이루어지고 있고 시장보급률도 매우 저조한 이유는 근본적으로 경제성이 없기 때문이다 온실. 가스 감축이 현실화된다는 것이 신기술이나 대체에너지에 대한 시장의 확대를 의미하므로 신기술이 경제성을 확보하는 데 어 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정부가. R&D투자 지원 등을 통해 경제성 확보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이러한 재원이 결국 국민의 세금으로부터 나온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정부 지원의

효율성이 크다고만은 할 수 없다.

더욱이 경제여건이 변하여 새로운 기술과 대체에너지가 경제 성을 확보하더라도 시장에 바로 보급되기에는 여러 장애요인이 존재하고 있다 우선 투자의 비가역성. (irreversible) 문제가 신기 술 개발이 지연되는 이유이다 신기술 및 대체에너지 개발은. 막대한 투자를 요구하는 산업에 속한다 게다가 신기술 및 대. 체에너지의 성공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한 번 결정된 투자 를 되돌릴 수 없다면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으로서는 투자에 신 중할 수밖에 없다 불확실성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도 유출효. 과로 인해 독점적 이윤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투자가 발생하지 않는다 더욱이 학습효과로 인해 현재 사용되고 있는 기술의. 효율이 새로운 기술의 효율보다 오히려 높은 상태가 유지되는 경우 신기술투자는 당연히 지연된다 이 때문에 신기술이나 대. 체에너지의 보급은 중장기적으로 시간을 두고 천천히 보급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온실가스 감축을 이행하는 시점에서 신기술이 나 대체에너지를 얼마만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느냐가 지 속성장의 관건이 될 것이다 신기술이나 대체에너지의 개발은. 더디게 이루어지고 온실가스 감축은 빠른 시일 내에 이행해야 한다면 온실가스 감축은 성장을 둔화시킬 것이 분명하다 또한. 신기술이나 대체에너지 개발은 막대한 투자를 요구하게 되고, 이는 경제적 비용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성장 둔화 효과는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클 가능성이 높다 세계 각국. 이 온실가스 감축목표량을 최대한 적게 할당받고 감축시기를

늦추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제 우리는 온실가스 감축에 따른 경제적 비용을 최소화하 려는 실용보다는 범지구적 환경재해를 막자는 명분과 신기술 개발을 통해 성장동력을 창출하려는 새로운 도전을 선택하였 다 새로운 도전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하지만 무엇보다 온실가스 감축의 주체가 되는 기업 소・ 비자 지역단체 등 국민들의 동참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 온실가스 감축이 현실로 다가오면 그 동안 온실가스 감축을 위 해 어떤 노력과 희생을 치러야 하는지를 명확히 이해하지 못했 던 경제주체들 간의 대립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다 그동안. 우리가 기후변화 협상에서 보았던 국제 간 치열한 논쟁을 지금 부터는 국내 산업 간 그리고 지역 간 협상에서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에너지 다소비업종이라는 이유로 국가 주력 산업이라. , 는 이유로 지역 간 균형발전이라는 이유로 가능한 감축의무를, 적게 받으려는 노력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이러한 과정. 에서 국가적 감축목표의 적정성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 므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대한 보다 합리적인 평가와 대 안 모색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