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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연구 필요성

한국 농업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고, 안팎으로 어려움이 가 중되고 있다. 농가소득이 정체되는 가운데 농업인의 삶은 계속 어려워지고 있고, 농 업이 매력적인 일자리로서 입지를 잃은 지는 오래된 듯하다. 농가 및 농촌 인구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 농촌 지역 고령화는 더욱 빠르게 심화되는 가운데 ‘면 단위에 서도 아이 울음소리를 듣기 어려운 것’이 현주소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자유무역 협정을 다수 체결한 가운데, 2020년 11월에는 역내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 (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RCEP)에 서명하는 등 시장 개방 의 파고는 여전히 높다. 비농업 부문을 위시한 사회 구성원도 식량의 안정적 공급 이외 다양한 역할과 기능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같이 농업·농촌을 둘러싼 여건이 빠르게 변하는 가운데, 농업·농촌·농업인·농업 정책의 현주소를 냉정히 분석·평가 하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전환을 꾀해야 하는지 판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다.

한 예로 박성재 외(2007: 2)는 “농업의 핵심적인 문제로 소득, 사람(경영 능력),

기술, 시스템(농업 주체와 관련 조직 간의 협조 게임), 정책 리더십의 부재를 꼽고 있다. (중략) 그동안 하드웨어적 기술 진보에 지나치게 의존하여 경영 능력을 키우 지 못했으며, 개별 경영의 한계를 극복하는 조직 경영, 시스템 경영을 뿌리내리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문제 의식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통용된다. 앞서 제 기된 문제 각각의 원인을 진단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과정 역시 중요하다. 그러나 이와 함께 한국 농업의 현주소를 조감(鳥瞰)하고 방향을 모색하는 작업을 병행해 야 보다 효과적으로 변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 농업구조가 어떠한 원인 때문에 어떠한 방식으로 변화해 왔고, 그 변화 양상이 거시(농업 부문 전체)와 미시(농업 경영체) 수준에서 어떠한 모습으 로 드러났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이와 함께 그동안 드러난 문제를 해결하고자 시도 한 다양한 정책이 어떠한 성과를 거두었고, 아직 안고 있는 과제는 무엇인지를 도출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총론과 각론 논의를 씨줄·날줄처럼 엮으면 앞으로 한국 농업 구조 전환 방향을 전망하고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1.2. 1년차 연구 주요 결과 1)

농업구조는 농업 경영체 수준에서는 ‘주요 생산요소인 노동력, 농지, 자본의 결 합 관계’를 뜻하고, 개별 농업 경영체는 가장 생산성이 높은 선택지를 고르려 한다.

이 결과 나타나는 개별 경영체 경영 형태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이루어진 생산요소 간 결합 관계의 총체(總體)를 농업구조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여건과 가용 자원이 달라 지는 가운데 농업 경영체도 의사결정을 바꾸기 때문에, 농업구조 역시 특정한 경로 를 따르기보다는 동태적으로 변화한다. 그럼에도 농업 경영체가 선택하는 경영 형 태는 규모화, 집약화, 고용 노동력 활용, 겸업화, 조직화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과거부터 최근까지의 농업구조 변화는 ‘농가 인구(농업 종사 자)와 농지 면적이 감소하는 가운데, 자본재 투입을 늘리는 방식’으로 생산 요소 결

1) 유찬희 외(2019)를 참고하여 작성하였다.

합 관계를 바꾸어 생산력을 유지’하는 식으로 변화해 왔다. 농업구조 정책을 전개하 면서 경영 형태 중 규모화와 (자본)집약화를 강하게 추동하였지만, 다수 농가는 가 족 노동력을 활용하거나 농외소득 활동을 늘리는 방식 등으로 살림살이를 계속 꾸 려왔다. 이 결과 경영 형태와 농업구조의 양상은 주요 품목류별로 다르게 변화하였 다. 논벼 부문 구조 변화는 ‘규모 양극화가 진전되는 가운데 대농층의 경작 면적 비 중이 증가하였지만, 소규모 농업 경영체가 병존’한다고 요약할 수 있다. 채소 부문 에서 두드러진 구조 변화는 ‘전체 생산량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부 농업 경영체가 규모화 또는 전문화를 도모’하는 것이었다. 축산 부문에서는 ‘사육 규모 의 상향 집중화와 전업화’가 구조 변화 특징이었다. 품목류별로 구조 변화 양태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농업 인력이 계속 감소하여 농업 경영체가 재생산을 할 수 있 는 여력이 줄어들고, 주요 농산물 소비량이 정체되거나 둔화가 전망되는 가운데 생 산 시스템이 이에 맞추어 변화하기 어려우며, 규모화 또는 전문화된 농업 경영체의 경영 위험도 증가하고 있다.

종합하면, 한국 농업구조는 지금까지 방점을 두어온 경쟁력 강화에서, 그리고 주 요 경영 형태는 규모화와 자본집약화에서 벗어나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 러한 변화 속에서 필요한 대응은 농업 경영체의 다양성을 받아들이고 이들이 겪는 제약 요인을 완화하는 것이다.

1.3. 연구 목적

2년차 연구에서는 1년차 연구 결과를 토대로 농업구조 변화 방향을 전망하고 대 응 과제를 제시한다. 제2장에서는 바람직한 농업구조 상(像)을 제시한다. 제3장에 서는 지금까지 추세가 이어질 때(business-as-usual) 경영 형태 비중이 어떻게 변화 할지 전망한다. 제2장과 제3장의 결과를 비교하여, 어떠한 측면에서 바람직한 농업 구조와 간극이 넓은지 분석한다. 제4장에서는 이러한 간극을 좁히는 역할을 하는 그리고 해야 하는 농업구조 관련 정책군(群)의 성과와 한계를 분석한다. 제5장에서

는 논의를 종합하고 향후 대응과제를 제안한다.

이 연구는 향후 지향할 농업구조 방향과 실제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는 모습을 비교하고, 이 격차를 해소하는 면에서 기존 농업구조 정책의 성과와 한계를 분석한 뒤, 새로운 대안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와 차별성을 지닌다.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