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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서론

1. 연구의 필요성

교육은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과 사회로부터 파생되는 불확실성에 대응하여 이 에 적합한 인력을 양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 교육을 시행하는 공식 기관인 학교 는 학생의 성장과 발달을 지원하고, 노동시장의 수요에 적합한 인력을 양성, 배 출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학교가 교육의 기능을 적절히 수행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교육의 경제적 영향력을 고려해 보았을 때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학교 교육의 책무성(accountability)을 확보하는 것을 중요한 정책적 화두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정동욱, 김영식, 이 호준, 2014; Hanushek, 1997; Rivkin, Hanushek & Kain, 2005). 학교 교육 의 책무성에 대한 관심은 예산, 자원과 같은 투입이 동일하게 이루어짐에도 불구 하고 학교나 학군에 따라 학생의 학업성취와 같은 산출에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 를 설명하기 위한 학교 효과성 연구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왔다(강상진, 1995;

김진하, 2006). 책무성이란 경쟁을 의미하는 것이고, 경쟁이란 질(quality)을 수 단으로 하며, 질이란 곧 평가를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Creemers, 1994).

특히 중등단계 직업교육에 대한 정책적,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 서 특성화고등학교의 효과성 분석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특성화고등학교는 소질과 적성 및 능력이 유사한 학생을 대상으로 특정 분야의 인재양성을 목적으 로 1998년 소규모로 개교된 이후 숙련된 기술을 가진 우수한 기능 인력의 공급 이 중요시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기능 인력의 양성 기관으로서 큰 주목을 받 아 왔다. 정부에서는 특성화 고등학교의 활성화를 위해 2016년부터 NCS 기반 교육과정 적용(교육부, 2016a), 2017년에는 매력적인 직업계고 육성 사업을 통 해 3년간 총 900억원을 투입하였다(교육부, 2017a). 특성화 고등학교와 관련한 사업들에 들어가는 재정지출 규모는 2013년 10.3조에서 2015년 12.3조로 늘었

으며, 이로 인해 특성화 고등학교 지출은 전체 교육재정 대비 18.3% 규모로 늘 어났다(교육통계서비스, 2017). 이러한 정책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특성화 고등학교의 진학률 및 취업률이 낮아지기 시작하면서 특성화 고등학교의 효과성 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김희삼, 2012; 이쌍철, 엄문영, 2014). 최근 고용 없는 성장이 지속되고 노동시장에서 괜찮은 일자리(decent job)를 구하기 어려워 진 상황에서(김강호, 2017; 박동열, 2011; 최동선, 이종범, 2013), 특성화 고등 학교의 질적 성장이 양적 성장만큼 이루어졌는지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특성화 고등학교에 대한 정책적 관심과 학교의 책무성에 대한 강조에도 불구하 고 그동안 특성화 고등학교의 효과성이 무엇이며, 어떤 맥락 하에서 특성화 고등 학교가 효과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지에 대해 이해하기 위한 체계적인 노력은 제 한적이었다. 이에 따라서 특성화 고등학교가 효과적인 학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 고 있는지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기존 연구들은 다음과 같은 한계를 갖는다.

첫째, 특성화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학교 효과성을 관련 변인들과의 관계 속에 서 통합적으로 연구한 연구결과는 부족한 상황이다. 그간 학교 효과성에 대한 연 구들은 대부분 인문계 고등학교나 대학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로, 이러한 연구들 은 주로 교육자원들이 학업성취도와 같은 교육성과에 미치는 효과를 실증적으로 분석한 후, 이에 기반한 정책적 시사점들을 제시하는데 초점을 맞추어 왔을 뿐 (김영식, 2014; 김영철, 한유경, 2004; 우명숙, 김지하, 2013; 유지은, 2016;

Hanushek, 1997; Rivkin, Hanushek & Kain, 2005), 특성화 고등학교를 대상 으로 학교 효과성을 관련 변인들과의 관계 속에서 통합적으로 연구한 연구결과는 부족한 상황이다. 게다가 특성화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주로 비용 -효과/수익 분석(강무섭, 정일섭, 박영숙, 1983), 교육 투자 수익률 분석(이광 호, 2003) 등 교육의 외적으로 드러나는 효율성이나, 경제성, 계량화된 수치에 집중하여 기능 인력 양성 뿐만 아니라 상급 학교 진학 및 취업 후 계속 교육을 지원하는 특성화 고등학교의 교육목표가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나승일, 장명희, 조용, 송달용, 2007).

둘째, 기존의 학교 효과성 연구들은 연구에 사용되는 자료가 위계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구조를 분석모형에 반영하지 못하였다. 이로 인해 집단수준에서의 상관이 개인수준에서의 상관보다 커지게 되는 집단화의 오 류(aggregation bias), 측정단위의 문제 등이 제기되었다(강상진, 1995, 1997;

Bryk & Raudenbush, 1992).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에는 다층모형 을 활용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왔다(강상진 외, 2005; 김양분 외, 2007; 김양분, 임현정, 신혜숙, 2009; 이미경 외, 2006; 임현정 외, 2008; Lee

& Smith, 1996; Bryk, Camburn, Louis, 1999; Jesson & Gray, 1991;

Muijs, Campbell, Kyriakides, & Robinson, 2005). 따라서 학교 효과성 분석 을 위해서는 교사 수준 변인, 학교 수준 변인 간의 구조적 관계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간 학교 효과성 연구에서 교사 수준 변인 의 경우 학교 수준 변인을 위해 평균한 변인으로 다루어져 왔을 뿐 구체적으로 탐색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이희숙, 정제영, 2011). 특히 교사는 성공적인 학 교 혁신을 이끌어내고 계획된 변화를 해석하고 실천하는 자로서(Hall & Hord, 2001), 교사의 행동과 생각은 학교 변화의 성공을 결정하는 것의 상당 부분은 교사에게 달려있다는 점에서(Spillane, Reiser & Reimer, 2002) 자료의 위계를 구분하여 분석될 필요가 있다.

셋째, 그간 학교 효과성 연구에서 학교 내에서 이루어지는 교육과정은 암흑상 자(black box)로 간주되어 오거나(Apple, 1999), 투입-산출의 단선적 결과만 이 강조되어 이루어져 왔다. 이로인해 학교 효과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투입 -과정-산출의 종합적인 인과관계를 구명하려는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강상진, 1995; 김양분, 2003; 김영식, 2014; 김영철, 한유경, 2004; 유지은, 2016; Hanushek, 1997; Lee & Smith, 1996). 선행연구들은 주로 표준화된 학업성취도검사 결과를 학교 효과성의 산출요인으로 설정하고 이에 가장 큰 부분 을 설명하는 투입요인을 찾는데 관심을 가져왔다. 이로 인해 학교 내부의 구성 요인간의 구조적 관계를 간과했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Zhao &

Frank, 2003).

이에 이 연구에서는 다층구조방정식모형을 적용하여 학교 효과성을 설명해주는 교사와 학교 수준 변인으로부터 학교 효과성 관련 변인간의 구조적 관계를 구명 하고자 하였다. 학교장 리더십(강상진 외, 2005; 강상진, 황정원, 2010;

Brookover, Beady, Flood, 1979; Scheerens & Creemers, 1989;

Scheerens, 2000, 2013a, 2013b), 학교풍토(강상진 외, 2005; 강영혜, 박소 영, 2008; 김양분 외, 2009; Brookover et al, 1979; Hoy & Miskel, 2008), 교사수업협력(Bidwell, 2001; Cochran-Smith, & Lytle, 1999; Cohen &

Michelli, 2006; Collinson & Cook, 2004), 교사성취기대(Brookover et al, 1979; Rubie-Davies, 2007; Rubie‐Davies, Flint & McDonald, 2012;

Kruger, van Rensburg & De Witt, 2016) 및 교사전문성(김양분 외, 2009;

노국향, 박정, 강상진, 2001; Coburn, 2001; Firestone et al, 2005;

Lieberman & Miller, 2001; Scribner, 1999)과 같은 변인들은 학교 교육의 내 적 특성을 강조한 효과적인 학교 연구(effective school research)들에서 제시 된 변인으로, 투입 여건은 유사하지만 그 학교가 갖는 구조적, 조직적, 집단적 특 성의 차이로 인해 학생들의 성취 결과를 높일 수 있는 특성을 것으로 상대적 중 요한 변인으로 간주되어 왔다(Levine & Lezotte, 1990; Reynolds et al, 1996; Sammons, Hillman & Mortimore, 1995).

따라서 특성화 고등학교 효과성에 영향을 미치는 학교장 리더십, 학교풍토, 교 사수업협력, 교사성취기대 및 교사전문성 변인들의 구조적 관계를 다층수준의 맥 락에서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연구는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특성화 고등학교 효과성의 문제 해결에 의미있는 논의와 시사점을 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이 와 같은 시사점들은 특성화 고등학교의 효과성 확보를 위한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측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