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2013년 시작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 연구의 1년차 연구로 정보사회의 도래 가 촉발시킨 세대간 커뮤니케이션의 부재, 혹은 세대간에 서로 다른 문화적 코드의 문제, 나아가 88만원 세대 출간 이후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세대간 사다리 걷어차기 문제를 보다 실증적으로 다루어보고자 한다.
경제학적 의미에서 세대란 혹은 코호트란 같은 순간에 인생의 특정 단계를 함께 보낸 개인들의 집합을 의미한다. 사회학적 의미의 코호트로서의 세대는 개인적인 혹은 집단적 으로 같은 체험(이를테면 경제 위기나 전쟁, 사회격변)을 한 것이 중시된다. 이러한 특성은 다양한 방식으로 한 세대에 속한 구성원의 사회적 운명을 결정짓고 그들의 물질적 재생산 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공통의 맥락을 형성한다. 경제학적으로 코호트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은 어떤 해에 노동시장에 진입했는가 하는 것이다. 사회학적으로 코호트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은 정치사회적으로 중대한 격변을 함께 경험했는가이다.
요컨대 세대란 특정 시기에 태어난 인구집단으로 동일한 경험을 공유하며 그 때문에 의식 이나 행동에서 뚜렷하게 다른 시기 출생집단과 차이를 보이는 집단을 의미한다. 사람들은 시간적으로 자신이 사는 역사적 시기(period)와 자신의 연령(age), 그리고 출생집단(cohort)의 고유한 경험에 의해 영향을 받으며, 이 경험이 세대의 특성을 결정한다.
세대에 따라 의식과 행위의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세대집단간 갈등이 발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박재홍, 2005:49~50). 다만 세대차이가 세대갈등으로 발전하는 정도 는 사회변동의 속도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한국 사회처럼 사회변동이 짧은 기간 동안 광범위하게 진행된 곳에서는 세대 간 경험 차이의 폭과 깊이가 크기 때문에 이러한 차이 가 갈등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다른 사회에 비해 현저히 높다. 실제 한국 사회는 모든 영역 에서 세대 차이가 상당히 크게 나타나는 사회로 알려져 있다(잉글하트 ․ 웰젤, 2011).
한국에서 베이비붐 세대는 1955~63년 사이에 출생한 집단이며, 그 자녀세대는 1979~92 년 사이 출생한 집단으로 에코세대 또는 Y세대(post-386처럼 X-다음 세대 의미)로 불린다 (통계청, 2012).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에 의하면, 2010년 현재 베이비붐세대는 695만 명으 로 전체 인구의 14.5%이며 에코세대는 954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9.9%이며 두 세대를 합 하면 전체 인구의 34.4%이다(통계청, 2012).
베이비붐세대는 한국경제 성장의 주역이다. 이들은 최근 은퇴를 하거나 앞두고 있으며, 이러한 인구학적 변화는 한국사회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예측된다. 디지털에코세대 는 부모 세대의 전격적인 지원을 받아 풍요로운 환경에서 성장하였으며 소비지향적이고 정보문화에 매우 민감하다. 따라서 이들은 물질적 성공에 대한 욕망이 매우 강하다. 디지 털에코세대는 온라인에서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차이에 대해 보다 수용적인 태 도를 가지게 되고, 획일성보다 개성과 다양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디지털에코세대는 혼자만의 시간을 더 원하고 프라이버시에 집착하는 경향도 보인다. 디지털에코세대는 성 장기에 인터넷과 SNS를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ICT를 포함한 테크놀로지에 대해 긍정적 자 세를 지닌다.
위계적 문화가 여전히 존재하는 한국사회에서 지시하는 사람들과 실제 행동하는 사람들의 가치가 서로 다를 경우 세대 간 가치 충돌이 발생하기 쉽다. 세대 특성상 진정성(authenticity) 을 강조하는 현재의 베이비붐 세대의 경우 가치에 대한 절대주의 성향이 강하며, 반대로 민주주의와 불확실성의 경험이 강한 현재의 디지털에코세대의 경우 가치에 대한 다원주의 혹은 상대주의 성향이 강하다.
베이비붐 세대는 그들의 집단 기억 속에 여전히 외환위기의 충격이 남아 있다. IMF 외 환위기 이전에는 ‘희망의 문화’가 지배했지만, 이후 ‘불안사회’ 신드롬이 전반적으로 확산 되어 하루아침에 빈곤층으로 추락한 사람들은 지옥을, 추락을 비켜간 중산층은 ‘생존자 증 후군’을 경험했다. 가족관계의 약화는 이 세대를 마지막으로 부모를 부양할 의무를 진 세
대이자 더 이상 자식 세대에게 노후 부양을 기대할 수 없는 세대로 만들어버렸으며 결론 적으로 부모의 부양은 ‘자녀의 책임’에서 ‘사회’와 ‘노인 스스로의 문제’로 변화되기에 이르 렀다.
디지털에코세대 문화의 전형적 특징 중 하나는 소비문화에 대한 집착이다. 디지털에코세 대는 성장 과정에서 소비를 문화취향으로 받아들이도록 사회화되었으며, 매스미디어는 새 로운 것을 끊임없이 소비하도록 강요해왔다. 소셜미디어에 대한 노출과 이를 활용하는 것 의 일상화는 이러한 소비문화를 당연시 하게 만들어 왔다. 소비를 앞세운 화려한 에코세대 의 이면에는 ‘3포 세대’로 불리는 그림자가 존재한다. 즉 취업 포기, 결혼 포기, 출산 포기가 이 세대의 박탈감을 심화시키고 있다. 디지털에코세대들은 이전 세대에 비해 현실인식이 명확한 편이기 때문에 자신의 현실에 대한 진단과 그로 인한 체념에 의해 자신의 서열과 사회적 위치에 대한 수용성이 높은 반면, 그 만큼 상대적 박탈감을 더 많이 경험하는 경향 이 있다.
이 연구는 각 세대에게 주어지는 자원의 양과 질은 다르며 이러한 사회경제적 자원배분 의 세대 차이가 정부와 시민사회에 대한 인식에 있어서 차이를 만들어 낼 것이라는 가정 에서 출발하였다. 다시 말해, 세대 차이는 이 연구에서 주로 살펴볼 소통, 갈등 및 사회문 제, 한국사회에 대한 자긍심과 미래관, 가치관, 생활만족도 및 행복감에 있어서의 차이를 초래한다.
이에 본 연구는 베이비붐 세대와 디지털에코세대의 사회관계, 사회적 인식, 시민적 자질 에 있어서의 차이에 초점을 두고 세대 갈등의 현주소와 해소방안을 모색하였다. 특히 베 이비붐 세대와 에코세대를 가르는 결정적인 요인들 중 하나가 정보문화에 대한 노출 정도 와 방식의 차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사회인구학적 특성별 및 정보이용 방식 및 수준별 정 부와 시민사회에 대한 평가, 가치관, 가족관에 있어서의 차이에 대해 살펴보았다.
또한 이 연구는 가족에 대한 태도 및 라이프스타일에서의 세대 간 차이에 주목한다. 특 히 본 연구는 세대 사이에 나타나는 차이가 1) 사회경제적 배경 변수의 차이 때문에 생겨났 는지 그리고 2) 인터넷을 포함한 ICT 사용 방식의 차이 때문에 생겨났는지에 초점을 맞춘 다. 이러한 연구는 최근 들어 첨예하게 드러나는 세대간 갈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열쇠 구실을 할 것이라고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