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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연구의 배경

오늘날 북한농업의 생산수준이나 주민들의 생활 및 식품소비 여건은 여전히 매우 열악하다. 이로 인해 아직도 많은 주민들이 영양실조와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의 식량안보가 불안하다는 것은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와 안정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주변국과의 관계 악화로 인한 식량지원 감소와 자연재해 등에 기인한 농업생산의 부진은 식량난을 악화시켜 중국이나 한국으로 주민들의 대량 이주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최소한으로는 북한주민의 인도적인 문제 해결을 통한 사회 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더 나아가 북한농업의 자생력 확보를 통한 민생경제 도약 의 발판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북한농업의 발전은 매우 중요하다.

김정은 정권은 2012년 출범 이후 체제 유지 차원에서 ‘인민생활 향상’을 거듭 강조하며 농업부문의 혁신을 주문하고 있다. 이는 농업이 북한사회 안정에 매우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농업은 전체 인구 가운데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농촌인구를 부양하고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먹거리를 책임지는 등 농촌사회를 안정시키는 데 큰 기여를 하기 때문에 북한 정권 입장에서는 농업·농촌 개발이 꼭 필요한 일이다(권 태진 2012: 90).

북한의 농업발전을 이루기 위한 기본 조건은 자본공급과 제도개혁이다(김 영훈 2006: 38). 즉, 농민들에게 적절한 동기와 자율성을 부여하는 등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고 그것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토대 위에 생산기반이 정비·확 충되고 생산요소가 충분하게 공급되어야 한다. 그러나 농업생산부문의 부분적 인 개혁적 조치들은 자본의 부족으로 인해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는 데 성공하 지 못하였으며, 농업개발을 위한 해외자본 유치 노력은 체제의 한계와 제도개 혁의 미진으로 인해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김영훈 외 2009: 161).

일반적으로 농업생산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토지, 노동, 자본, 기술, 경 영능력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현재 북한이 보유한 농지와 농업노동력을 최대한 활용하더라도 외부로부터 자본과 기술이 도입되지 않으면 농업생 산성의 획기적인 향상은 요원하다. 또한 기술과 경영능력 제고도 단기간에 해결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북한은 그들이 보유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되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부족한 농업부문의 자본과 기술 을 충족시킬 필요가 있다.

북한의 농업부문에 투자가 활성화되는 것은 남북 모두에게 이로운 점이 많다. 북한농업에 대한 투자 활성화는 북한지역 농업기반의 붕괴를 방지하 고 농촌사회 고용을 안정화시키며, 남북 간 농업생산성의 격차를 해소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는 추가적으로 북한이 시장경제체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북한 농민들이 시장경제에 대하여 학습할 수 있는 기회 를 제공하기 때문에 급격한 변화 속에서 오는 사회경제적 충격을 완화시킬 수 있다. 또한 북한농업의 투자 유치가 남북 간 농업구조를 상호 보완하는 방식으로 활용된다면 한반도 농업의 경쟁력을 제고시킬 수 있다.

현재 동북아 정세는 한반도를 둘러싼 이해당사국 간 갈등이 최고조로 치 닫고 있는 모양새이다. 이는 바꾸어 말하면 주변국 모두가 갈등 해소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따라서 우리는 한반도를 둘러싼 갈등이 정리되고 새로운 국면이 전개되는 시점이 도래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이러한 국면 전환에 대비하여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과거 추진되었던 대북 농업협력사업을 변화된 대내외적 환경에 맞추어 한 단계 더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1.2. 연구의 필요성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농업부문 대북 교류협력은 1995년 인도적 차원 의 단순 식량지원으로 시작하였다. 이후 점차적으로 효과성 제고를 위한 농 업개발지원의 초기 단계로 진화하는 중이었다. 그러나 핵·미사일능력 고도화 등 북한의 계속되는 군사적 행동으로 인하여 한반도 주변국과 북한의 관계가 경색됨에 따라 2008년 이후 국제사회의 대북 농업교류협력은 급격히 위축되 었다. 이러한 대북 농업교류협력 상황과 마찬가지로 지금까지 수행되었던 관 련 연구는 대부분 개발협력 추진방안을 모색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었다.

가장 바람직한 남북 농업교류협력의 형태는 남북 간 신뢰회복을 바탕으로 화해협력의 분위기가 조성된 가운데 상호보완적 상생의 경제협력을 추진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북한농업에 대한 투자 활성화를 통해 남북 공동의 이익을 실현하고 남북농업 전체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는 현재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1과 맞닿아 있다. 그러나 개발협력 단계를 넘어선 투자협력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연구와 정책이 구 체화되어 있지 못하다. 남북농업의 상호보완적 체제구축과 지속가능성 차 원에서 민간부문의 투자협력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민간부문의 상업적 투자협력에 대하여 보다 심화된 연구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더 나아가 북한농업에 대한 민간부문의 상업적 투자협력은 공공부문의 개발협력과 조화를 이루어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과거 농업부문의 대북 민간투자는 제도적 한계와 인프라 부족으로 활성화되지 못하였다. 또한 공 공부문의 개발협력은 정치적 제약과 재원 부족으로 인하여 큰 성과를 거두 지 못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해결방안에 대하여 창의 적이고 새롭게 접근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현재 한반도 주변 정세는 위기 상황이지만 불확실하고 가변적이어서 새 로운 국면이 전개될 가능성도 크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현 시점을 남북

1 이는 대내외적 환경이 조성되면 남북이 시장협력을 단계적으로 실행하여 생활 공동체를 형성한다는 비전을 담고 있다.

농업협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설정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즉 향후 남북관계의 진전을 염두에 두고 장기적 안목에서 과거에 추진되었 던 대북 농업투자 사례들을 되돌아보며 평가를 통해 성과와 한계를 진단해 보고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 볼 시점으로 이 국면이 활용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