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대북 농업투자 모델
여기에서는 우리의 북한농업에 대한 투자협력의 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
본 장의 1절에서는 점진적 개혁·개방 시 북한의 농업투자 유치 전략을 살 펴보았다. 대북 농업투자협력의 효과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앞서 논의 한 바와 같이 북한의 투자수요와 정책에 맞는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북한의 농업투자 유치 주요 전략으로 해외시장 수출을 위한 투자유치, 비 용절감 가공농식품 생산을 위한 투자유치, 특구지역 투자유치, 공적개발원 조와 민간 재원을 결합한 투자유치, 인프라 개발 투자유치, 국제사회와의 접근성 및 교류 강화를 통한 투자유치, 국제기준의 농업여건 구축을 통한 투자유치, 농업개혁을 통한 투자 유치 등이 앞서 제시되었다. 여기서는 이 러한 전략에 부합하는 투자협력모델을 모색한다.
4.1.1. 대북 농업투자 모델의 특징
앞서 설명한 것처럼 협력방식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제시되는 모델 을 ‘대북 농업투자 민관협력 모델’이라 부르고자 하며, 이 모델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 ‘대북 농업투자 민관협력 모델’은 여러 사업으로 구성된 종합 농업 투자협력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에 포함된 주요 사업으로는 농업가치사슬 구축사업, 농업생산인프라 구축사업, 농촌생활환경 개선사업, 농업기술 개 발 및 교류사업, 농기자재 지원사업, 소액금융 지원사업, 인도적 지원사업 등이다. 이와 같이 상호 관련된 사업을 하나로 묶어 제공함으로써 투자협 력의 여러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는 데 효과성을 제고할 수 있다.
둘째, 본 모델은 일회성 사업이 아닌 중장기 프로그램이다. 북한 대상지 역에 맞는 가치사슬 구축, 인프라 구축, 종자 개발 등은 단기적으로 완성이
불가능하다. 또한 북한의 점진적인 개혁·개방에 따라 프로그램이 단계적으 로 진화해야 투자협력에까지 이를 수 있다. 개혁·개방 초기(전환단계)에는 남북 상호 간 화해 분위기와 신뢰 구축을 위한 인도적 지원사업과 개발지 원사업에 집중되어야 한다. 이후 개혁·개방이 점차 진전됨에 따라 즉, 이행 단계에 도달했다고 판단됐을 때 여기서 제시하는 모든 사업들이 추진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본 모델은 한 가지 장점이 있는데, 이는 소규 모 시범사업으로 시작하여 시행착오와 성과를 바탕으로 규모와 대상지역 을 확대하여 효율성과 효과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자료: 필자 작성.
<그림 6-2> 개혁·개방 진전에 따른 남북농업교류협력
셋째, 프로그램에는 남북 양측의 공공부문과 민간파트너가 동시에 참여 하게 되어 있다. 이에 서로 간의 의사소통과 협력이 성공의 핵심이며, 투자 협력 강화를 통해 남과 북이 경제공동체 더 나아가 생활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4.1.2. 대북 농업투자 모델의 적용품목 예시
이 투자협력모델은 어떠한 특정 품목을 고려하여 구상된 프로그램이 아 니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는 현재까지 우리가 가지고 있는 북한 의 농업현황에 대한 정보의 부족으로 인하여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 만 제한된 정보하에 이 모델에 적용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품목의 예시를 다음의 두 가지로 제시한다.
첫 번째로 김치, 생수와 같은 가공농식품이 ‘대북 농업투자 민관협력 모 델’에 적용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식품가공산업에 대한 북한의 개발수요, 풍부한 노동력을 활용한 생산비용 절감 목적의 투자유치 전략, 깨끗한 환 경에서 생산한 원료(고랭지 배추, 샘물)의 원활한 수급, 한국과 북한의 수 요 등을 종합해 볼 때 이 품목들은 투자 대상으로 선정되기에 가능성이 상 당히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두 번째로 고추, 옥수수와 같은 품목 재배도 고려해 볼 수 있다. 한국의 고추와 옥수수 자급률은 2015년 기준 각각 57.0%, 0.8%(사료용 포함)55로 소비수요가 생산량에 비해 매우 크다. 이들 품목의 생산은 소비시장 확보 가 원활하여 충분한 수익성을 산출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우리 민간기 업들의 관심을 끌 수 있어 보인다.
4.1.3. 대북 농업투자 모델의 추진체계
‘대북 농업투자 민관협력 모델’의 구체적인 추진체계는 <그림 6-3>과 같 다. 프로그램의 참여자는 남북 각각의 공공부문과 민간파트너로 구성되며, 양국 각 기관 및 주체는 자신의 전문분야를 담당한다. 여기에는 빠져 있지만 프로그램의 자문·평가, 예산 지원 등에 국제사회의 협력을 요청할 수 있다.
한국 공공부문의 프로그램 추진 주체는 다양한 공공기관으로 구성되는
55 고추 자급률의 출처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내부자료이며, 옥수수 자급률의 출처는
2016 농림축산식품 주요 통계 p. 296을 참조하였음.
데, 현재 구축되어 있는 ‘남북농업협력추진단’을 기초로 하며 각 참여기관 은 자신의 본래 기능을 담당하게 된다. 이 프로그램은 남북교류협력의 일 환으로 추진되어야 하므로 통일부는 북한정부와의 협상, 정책개발, 각종 예산 및 행정 지원 등을 담당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업·농촌부문에 해 당하는 전반적인 프로그램을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따라서 프로그램 에 맞게 ‘남북농업협력추진단’을 구성하고 각 사업에 대한 심사, 모니터링, 평가 등을 수행하며 북한정부와의 협상에도 참여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북한 농업·농촌 조사 및 연구, 프로그램 및 산하 프로젝트 기획, 농업경제 관련 학술교류 등을 담당한다. 한국농어 촌공사는 농업생산기반, 농촌생활환경 등 인프라 구축사업을 담당한다. 한 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지원사업에 필요한 식량, 비료, 농기자재 등 을 조달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농촌진흥청과 지방자치단체 농업기술원은 종자, 기술교육 콘텐츠 등 농업기술 R&D, 북한 측과 농업기술교류 및 공 동연구 등을 담당한다. 특히 지방자치단체별로 북한의 지자체와 1:1로 자 매결연을 맺고 산하 농업기술원 간 농업기술교류협력을 추진하는 것을 검 토해 볼 수 있다.
한국의 민간파트너는 농식품 민간기업, 농협, 대학, 민간단체로 구성될 수 있다. 농식품 민간기업은 이 모델의 핵심 주체로서 농작물 또는 식품의 생산·가공·유통·판매 등 가치사슬 전반을 구축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농협 은 북한 협동농장 주민들에게 필요한 소액의 자본을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 한다. 대학은 북한 일반농민들과의 교류 및 교육을 통하여 생활여건 개선 에 기여하고 시장경제시스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등 인적 역량 강화를 추진한다. 민간단체는 과거 수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식량, 비료 등 인도 적 지원과 문화교류를 담당한다.
한편 북한의 공공부문은 중앙정부의 대남 교류협력 담당기관(민족화해 협의회 또는 민족경제협력연합회) 및 농업성, 농업성 산하의 농업과학원, 지방 농업연구소 등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대남 교류협력 담당기 관은 우리의 통일부와 마찬가지로 대남 협상과 프로그램 추진에 필요한 행 정 지원 등을 담당한다. 농업성은 농업선진화 정책을 수립하는 한편, 우리
의 농림축산식품부과 협력하여 프로그램 전반에 대한 관리를 공동으로 담 당한다. 나머지 농업성 산하의 농업과학원, 지방 농업연구소 등은 한국 실 무자들에게 지역 농업정보를 제공하고 관련 연구자 및 기술담당자를 파견 하여 농업기술 공동개발과 교류에 참여한다.
북한의 민간부문은 프로그램 대상지역 협동농장의 구성원이다. 이들은 인프라 구축사업, 가치사슬 구축사업, 농업기술 교육사업, 시장경제 교육사 업 등에 적극 참가한다.
주: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매우 중요한 사안으로, 남북 각 사업 담당자와 민간 측 대표로 구성되는 협의체를 운영함.
자료: 필자 작성.
<그림 6-3> 대북 농업투자 민관협력 모델
4.2. 대북 농업투자 활성화를 위한 우리의 정책적 협력방안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 제시한 우리의 대북 농업투자 민관협력 모델을 추진하기 위한 방안들은 다음과 같다.
먼저 북한이 점진적 개혁·개방을 추진한다는 가정하에, 본 프로그램을 추진할 대상지역은 경제특구 배후의 협동농장이 적절하다. 이들 지역은 과 거부터 북한당국 스스로가 개방을 원하고 있어 투자협력이 활성화될 수 있 을 것이다. 북한이 점진적으로 개방을 추구한다면, 한국 또는 중국 국경 근 처의 경제특구를 먼저 개방한 후 점차 내륙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본 모델은 경제적 성과의 창출을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에 시장수 요의 규모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개성, 금강산, 평양 인근, 나선, 신의주 등이 후보지가 될 수 있다.56
본 프로그램의 모든 사항은 북한 당국과 협의를 통해 결정될 것이다. 사 업의 규모, 행동 제약, 정보 공유 등에 대한 사전 협상뿐만 아니라 사업추 진과정에서 의사소통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가 반드시 갖추어져 야 할 것이다. 이는 루마니아 SAPARD나 한·베트남 농업투자협력 사례로 부터의 교훈이다.
한편 우리 구성원 내에서도 정부부처 간 또는 정부와 민간사업자 간 상 호작용이 원만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협력시스템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
한편 우리 구성원 내에서도 정부부처 간 또는 정부와 민간사업자 간 상 호작용이 원만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협력시스템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