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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절 연구의 배경 및 목적

인간은 수 천 년에 걸쳐 더 나은 삶을 찾아 이주를 해왔다. 이주를 결심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큰 이슈는 과연 이주를 통해 그 개인이 전보다 더 행복하고 더 발전된 삶을 살 수 있는가이다. 미시적으로는 이렇게 개인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이동이 시작되지만, 거시적으로 접근하면 이주라는 것이 완전히 개인의 문제만은 아니다. 개개인의 이주가 결국은 국가발전 및 경제발전과 밀접하게 영향을 주고받고 있기 때문이다(World migra-tion report, 2013). 특히, 20세기 후반부터 교통 및 정보통신의 발달로 국가 간 노동 및 자본의 교류가 용이해지는 등 세계화가 이루어지면서 인 력의 국제이동 및 국제결혼 등으로 인한 국가 간 인구이동이 활발해 지고 그 수가 증가하고 있다(Castles & Miller, 2009).

이러한 국제적 인구이동은 크게 네 가지로 분류된다. 필리핀에서 미국 으로의 이주와 같은 중·저개발국가에서 선진국으로의 이동(남-북 이동), 영국에서 캐나다로의 이동과 같은 선진국 간의 이동(북-북 이동), 포르투 갈에서 브라질로의 이동과 같은 선진국에서 중·저개발국가로의 이동(북-남 이동), 마지막으로 인도네시아에서 말레이시아로의 이동과 같은 중·저 개발국가 간의 이동(남-남 이동)이 있다(World migration report, 2013).

최근 아시아 내에서도 이 주요 네 가지 국제이동 흐름 중 한 가지 이동 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중국 및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 한국, 일본, 대

서 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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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싱가포르 등으로 외국인 노동자 이동 및 국제결혼으로 인한 아시아 내 남-북 이동이 일어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중국 및 동남아시아에서 싱 가포르로의 이주에는 외국인 노동자가 주류가 되고 있고, 한국, 일본, 대 만 (이하 ‘동아시아 3개 국가’)으로는 외국인 노동자 뿐 아니라 국제결혼 으로 인한 이동이 논의의 중심이 되어 진행되고 있다. 특히, 동아시아 3개 국가는 전통적으로 이민을 활발히 받아들였던 국가가 아니라는 공통점과 함께, 비슷한 패턴의 인구변화를 겪으며 국제결혼으로 인한 이주자들의 유입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비슷한 인구변화 패턴의 첫 번째는 출산율의 감소로 2013년의 합계출산율을 보면, 한국은 1.19(대한민국 통계청), 일 본은 1.43(일본후생노동성), 대만은 1.065(대만 통계청)로 합계출산율이 인구대체수준을 밑도는 초저출산 국가로 접어들었다. 또한 3개 국가 모 두 고령 사회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한국과 대만은 특히 성비불균형 현상까지 겪어오고 있다. 일본부터 시작해 한국과 대만까지 이어진 이러 한 특징적인 인구변화는 외국인, 특히 외국인 신부의 이주와 함께 일어났 다(Kim & Oh, 2011). 이러한 흐름 속에서 동아시아 3개 국가는 점점 다 문화사회로 변모하고 있다.

동아시아 3개국 중 우리나라가 가장 늦게 결혼이주자들이 유입되기 시 작했다. 철저한 준비와 함께 시작된 인구 유입이 아니었기 때문에, 새로 운 유입 인구에 대한 지원이나 법적 근거가 부족했다. 대응책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결혼이주자 및 다문화가족과 관련된 문제들이 발생 하자 중장기적이고 포괄적인 정책을 수립하는 대신, 급한 문제를 해결하 는 방식으로 산발적이고 단편적인 서비스 및 정책 사업들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졌다(최연실, 2009).

현재 결혼이주자와 그들이 형성한 가족, 즉 다문화가족이 별도의 정책 집단으로 상정되어 체계적으로 정책을 마련하려는 시도는 계속되고 있

다. 그러나 여러 부처들에 걸쳐 시행되다보니 비슷한 지원책이나 정책 등 에 대해서는 ‘중복적이다’라는 비판이 있어왔다. 또한, 정책적 관심 초기 에는 결혼이주여성들을 결혼중개업이나 가정폭력관련 문제와 관련된 피 해자 측면에서 정책적 접근을 한 결과, 구호적인 성향이 다문화가족 정책 에도 이어져 ‘시혜적이다’ 또는 과도하게 ‘온정적이다’ 라는 등의 비판이 이어져 오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한국에 정주목적으로 이주해 온 결혼이주자와 다문화 가족이 한국사회에서 안정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추구해 바람 직한 다문화사회로 발전할 수 있도록, 현재 시행하고 있는 다문화가족 정 책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다 면밀히 준비할 필요가 있다. 하지 만, 현재 다문화가족 정책과 관련된 기존 연구들을 살펴보면, 한국 다문 화정책이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 분석한 연구들이 많이 이루어져 왔 고, 정책의 분석을 통해 개선이 필요하다고는 말하고 있지만 한국 정책에 만 몰두하다보니 방향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또는, 한 국과는 달리 이민자들의 유입으로 국가가 형성된 미국, 호주, 유럽 국가 들과 같은 이민 선진 국가들의 경험과 사례를 연구하고 있어, 앞으로 우 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결부시키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각기 독특한 면을 가지고 있지만 한국과 비슷한 문화 적·사회적 특징을 일부 공유하고 있는 동시에, 결혼이주현상 및 다문화가 족의 등장으로 인한 다문화사회로의 발전을 한국보다 먼저 경험한 일본 과 대만의 다문화가족 현황과 정책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동아시아 3개 국가의 이민자를 대상으로 하는 정책들 중 특히 결혼이민자와 다문화가 족에 대한 관리·규제보다는 안정된 생활을 위한 지원위주 내용을 담고 있 는 핵심정책 기본·시행계획에 대해 소개하고, 특성 및 특징들은 무엇인지 를 살펴보면서, 그들 간에 어떠한 유사점과 차이점이 있는지를 비교하고

자 한다. 각국의 핵심정책의 기본·시행계획을 정착지원 정책, 자녀지원 및 건강증진관련 정책, 인식개선 및 사회참여관련 정책, 그리고 보호·안 전관련 및 기타 정책으로 나누어 정리하고 비교하면서, 우리나라의 결혼 이민자 및 다문화가족을 위한 정책의 발전방향을 모색하는데 목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