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세계 농업과 농정의 흐름

○ 우리나라가 최근 들어 농산물의 생산과잉이 나타나고 있으나, 선진국 에서는 이미 1980년대 중반부터 경험하고 있는 현상임. 주지하는 바 와 같이 1993년에 타결된 UR 농산물 협상은 증산정책의 산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님. 다시 말하면 20세기 중반에 이르기까지 각국의 농 업정책은 ‘더 많은 농산물 생산’에 맞추어져 있었고, 이를 위하여 최 소가격지지 등과 같은 가격정책이 강도 높게 실시됨.

○ 그러나 가격정책은 소득 문제를 해결하는데는 한계가 있으며, 더욱이 농업 생산의 비효율성 내지는 생산 구조의 왜곡을 초래한 것이 각국 의 경험적인 사실임. 따라서 농업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구조정책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1970년대 유럽경제공동체(EC)를 중심 으로 파급되기 시작함. 예를 들어 구서독에서는 1970년대 초부터 1980년대 초까지 강력한 구조정책을 추진함.

○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구조정책은 다음과 같은 공통적인 문제에 봉착하게 됨.

- 첫째, 기대한 만큼 대농경영이 육성되지 못하였고, 농지유동화를 통 한 규모 확대에도 한계가 나타나기 시작함.

- 둘째, 이농 장려로 인하여 농업 인구가 급속히 감소함에 따라 농촌 지역의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자연이나 경관의 보전을 중시하는 국토 관리의 측면에서도 구조정책에 대한 회의가 표출됨.

- 셋째, 농업 생산이 전문화와 단작화 및 대규모 영농을 통한 집약적 영농의 방향으로 발전하면서 생태계 순환 체계의 붕괴 및 환경 오 염 등의 문제가 점차 심각한 문제로 등장함.

- 넷째, 영세소농의 소득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못했으며, 따라 서 새로운 소득정책의 필요성이 제기됨.

표 1-3. 세계 농업과 농정의 흐름 - 친환경농업(sustainable agriculture)의 대두

◦ 농업의 다원적 기능 증진을 위한 직접지불제 확산

○ 1990년대 들어 세계 농정의 관심은 농업 그 자체보다는 오히려 국 토 보전이나 환경적인 측면에서 더욱 강조되는 추세임. 다시 말해서 농업이 가진 본래의 자원보전적 기능이 농산물의 생산 기능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것임. 이제까지의 농업은 식량 부족이라는 상황 아 래서 증산을 위한 집약화의 방향으로 발전되어 왔으나, 그 과정에서 토양 오염, 수질 오염, 토양 침식 등을 일으켜 농업의 환경보전적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는 비판적인 반성임.

○ 특히 지속적 농업(sustainable agriculture)은 최근에 당면하고 있는 다양한 농업 문제에 대한 대응 방안의 하나로 제시되고 있다는데 특 징이 있음. 그 몇 가지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음.

- 첫째는 과잉 생산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점임. 기존의 증산 농법이 생산량은 비약적으로 증가시켰으나, 한편으로는 구조적인 생산과잉 문제를 야기하게 됨.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두말할 것도 없이 소비를 늘리거나 생산을 줄이는 것임. 그런데 농산물의 국내 소비를 확대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 그렇다고 수출 또한 용이하지 못한 상황이므로 조방적 농법 내지는 감산적 농법을 도입하여 생 산량도 축소하고 환경 보전에도 기여하자는 것임.

- 둘째는 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배려임. 그 동안의 증산 기술은 생 물․화학적인 기술진보로서 특히 농약의 사용량을 연쇄적으로 증 가시켜 왔음. 다시 말하면 점점 더 독성이 강한 농약이나 홀몬제 등의 개발을 촉진시켜 온 것임. 그 결과, 농산물에 대한 잔류독성 이 식품의 안전성을 위협하는 사태에 이르게 되었음. 한편, 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양보다는 질을 중시하게 되면서 식품 안전 성이 미래 농업의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고 있음.

- 셋째는 최근에 들어서 수질 오염, 대기 오염, 토양 유실 등과 같은 환경 파괴와 자원 고갈에 대한 경각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점임.

이러한 인식은 1984년 「환경과 개발에 관한 세계위원회(WCED)」

에서 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velopment)의 개념이 제시됨

으로써 더욱 고조됨. 세계 농업을 이끌고 있는 미국에서도 1985년 농업법에서 처음으로 지속농업의 개념이 도입되었으며, 1990년대 들어서는 저투입 지속농업(LISA)이 정책적으로 장려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