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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처음으로 논의가 시작되어 2009년 GAVI(Global Alliacne

for Vaccine and Immunization)가 공식적인 첫 시범사업을 실시한 선 구매계약(Advanced Market Commitment; 이하 AMC)은 적절한 의약 품을 개발하는 제약회사에게 최소한의 시장을 보장하는 시스템을 의미한 다. 특정 백신 개발을 위한 AMC 자금이 국제단체나 재단, 각국 정부 등 으로부터 조성이 되면, 이 자금을 이용해 백신 개발에 참여할 제약회사들 의 입찰이 진행되는데, 이때 각 기업은 예상되는 연간 백신 수요의 일정 분율을 공급하겠다는 약속을 하게 되고 이에 비례해 AMC 자금이 지불된 다. 대신 각 기업은 일정 기간 동안 원가에 가까운 가격으로 해당 백신을 개발도상국에 계속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해야 한다. 즉, 제약회사가 개 발, 생산한 의약품에 대해 일정 수량만큼은 원가 이상의 가격(프리미엄 혹은 “AMC price”라 불림)을 보장하는 대신, 제약회사들은 이후 생산량 에 대해 원가(“tail price cap”이라 불림)로 개발도상국에 공급하게 된 다. 애초 AMC 모델은 말라리아 백신의 연구개발을 위한 인센티브 제도 로 논의가 시작되었으나 질병의 위중도와 현실적으로 신속한 백신 개발, 생산이 가능한지 등을 고려하여 첫 시범사업의 대상은 폐구균백신으로 선정되었다(Cernuschi et al., 2011).9)

2009년 폐구균 백신에 대해 첫 시행된 AMC 사업은 빌게이츠 재단과 캐나다, 이탈리아, 노르웨이, 러시아, 영국 정부들로부터 15억 달러의 재 원이 마련이 되었고,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화이자(Pfizer)가 참여 하였다. 당초 GAVI는 2015년까지의 폐구균 백신 목표 공급량을 연간 2 억 도스(dose)로 설정해 놓았고, 이 중 각 15%씩을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사(GSK)는 2012년부터, 화이자(Pfizer)는 2013년부터 10년간 공급하 겠다는 데 합의했다. 이에 따라 두 회사는 각자가 개발한 PCV-10과

9) 폐구균으로 인한 5세 이하의 아동 사망은 전 세계적으로 80만 명에 이르고, AMC 논의 당시 해당 질병에 대한 백신 개발이 막바지에 이른 상태였음.

PCV-13에 2년 동안 1회 용량 당 7달러의 프리미엄 가격을 보장받게 되 었고 이후에는 3.5달러로 공급하게 되었다(회사가 계약한 전체 공급량의 첫 20% 생산량만 AMC의 지원을 받게 됨). 이는 미국과 유럽에서 지불하 고 있는 가격의 10%보다 낮은 금액으로, 이 프로그램을 통해 현재 약 40 여개의 국가들이 저렴하게 백신을 구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nyder et al., 2011).

낮은 구입가격이라는 점 외에 AMC 모델이 갖는 장점이 또 하나 있다.

그것은 개발도상국에 의약품을 더 빨리 공급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통 상적으로 선진국들에서 새로운 백신이 출시되면 이것이 개발도상국으로까 지 보급되고 시장이 확장되는 데에는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AMC 프로그램을 통해 공급한 화이자(Pfizer)의 PCV-13은 미국 시장에 진출한 지 10개월 만에 개발도상국 공급이 시작되 었다. 이는 AMC로부터 확보된 자금을 통해 제약회사들이 백신의 추가 생 산을 위한 설비 투자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렇듯 AMC는 이미 개발된 혹은 거의 개발 완성 단계에 있는 백신의 충분한 공급을 독려함으로써 개발도상국의 의약품 접근성을 제고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2세대 제약업체들의 신약 개발을 장려 한다는 원래의 목적은 제대로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이는 1세대 제약업체와 2세대 제약업체가 모두 동일한 기간의 AMC 자 금을 두고 경쟁하는 구조적 한계 때문으로, 제품을 개발하여 시장에 진입 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2세대 업체들은 AMC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간이 그만큼 줄어들어 1세대 업체들보다 불리한 위치에 놓여있 다. 또한 참여 기업들의 생산 기술 수준이나 비용 등이 서로 다를 것임에 도 불구하고 AMC가 각 기업들에게 동일한 가격을 보장해주는 것은 문제 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Cernuschi et al.,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