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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보건의료 관점에서 반드시 개발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시장 확 보의 전망이 높지 않으면 기술 개발이 위축된다. 의약품 연구개발 촉진 기전의 모순은 질병부담과 연구개발 투자의 간극, 그리고 치료제가 개발 되지 않는 소외질환(neglected diseases) 영역을 낳았고 이러한 문제는 주로 의약품에 대한 지불 능력이 낮은 저소득 국가의 건강문제에 집중해 있었다. 그러나 이는 점점 고소득 국가를 포함한 지구적 문제가 되고 있 는데 대표적인 예가 항생제 개발 문제이다.

항생제는 수익성이 낮고 기업 투자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독특한 특성 이 있다. 많은 항생제들은 환자에게 단기간 동안(3일~2주) 사용되며, 이 는 한 환자가 수 년 또는 수십 년 동안 사용하는 만성질환 치료제와 대비 된다. 항생제 내성에 대한 우려는 사회적으로 항생제 사용을 제한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곧 항생제 판매수익의 감소를 의미하고 새로운 항생제 개발 시 투자비용의 회수를 더 어렵게 할 것이다. 기술적으로도 항생제의 임상시험은 장기조직에 따라 새로운 적응증에 대해 별도의 시험이 필요 하여 높은 비용이 소요된다. 또한 항생제는 현재 효능의 불충분 문제보다 는 장래에 있을 내성의 위협 때문에 개발의 필요성이 더 높아 시장 실패 요소가 매우 크다. 즉 위기가 닥칠 때까지 시장의 수요는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다. 이상의 모든 요소는 의약품 개발과 판매에 관한 현재의 비즈니스 모델에 부합하지 않고 결과적으로 수십 년간 새로운 항생제 개발이 꾸준 히 감소해 온 이유가 되고 있다(Brogan & Mossialos, 2013; Wagner et al., 2014).

이러한 현실은 미국, 유럽을 포함한 국제사회에 주요한 도전으로 인식 되었고 각각 항생제 개발 촉진을 위한 혁신적 대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유럽 의회(European Parliament)는 새로운 항생제에 대한 “보상” 지불 을 의약품의 판매량과 연계하지 않는 방안에 대한 투표를 진행하고, 의약

품이 사회에 대해 가지는 가치를 반영하여 제약회사에게는 “투자에 대한 충분한 회수”를 허용하고 구매자에게는 구매량을 충분히 통제하면서 제 품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새로운 경제적 모형을 검토하도록 회원국과 유 럽위원회(European Committee)에 요구하고 있다(Bruce, 2015a).

미국은 2011년 항생제 개발 촉진을 위해 Generating Antibiotic Incentives Now (GAIN) Act를 통과시키고, 항생제에 대해 FDA의 허 가심사에서 우선심사(priority review)를 받도록 하고 시장독점기간에 5 년을 추가 보장하였다. 그리고 임상시험자료의 심사에서 희귀한 병균 (pathogens)의 경우 환자 등록수가 제한된다는 것을 고려하도록 의무화 하여 규제를 완화하였다(Pew Health Group, 2011; Usdin, 2012).

세계보건기구(WHO)의 Consultative Expert Working Group은 항 생제 개발 촉진을 위한 다양한 정책과 인센티브를 검토하고, 지불 가능한 새로운 의약품을 성취해내는 가장 좋은 메커니즘은 자유시장 경쟁이지만 이것은 연구개발비용과 약가를 분리해야 이룰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Moon, 2012).

항생제 개발에 관한 사례는 전통적인 연구개발 촉진 인센티브에 전적 으로 의존할 경우 혁신적 의료기술 개발을 충분히 보장하기 어려우며, 연 구개발 및 지불 메커니즘에 대한 비판적 고찰과 대안의 모색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그동안 세계적으로 보건의료 필요에 부합하는 의약품의 연구개발을 촉진하고 개발 과정의 효율화를 통해 성공 가능성 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다양한 논의와 시도가 이루어져 왔다.

Hill et al.(2015)은 새로 개발된 의료기술과 관련하여 직면한 혁신성 및 재정 위협의 문제에 대하여 새로운 정책의 패러다임이 요구되며, 이를 위한 지구적 차원의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들은 우수한 기술의 조기 시장 진입을 적절히 관리하고, 초기 가격의 설정과 임상에서

의 자료 수집 및 근거 생성을 통하여 효과가 불충분한 기술을 퇴출하는 방법을 논의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연구의 우선순위 결정 및 의료기 술의 효과에 관한 논의에 환자와 소비자 집단을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중 요하다고 밝혔다.

Godman et al.(2015)은 고가 신약의 증가와 의료보장 재정의 한계라 는 현실에서 의료기술에 관한 새로운 관리 모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이들은 의료기술의 시장 진입 시점을 기준으로 pre-launch, peri-launch, post-launch의 세 시기로 구분하여 시기별로 필요한 정책 프로그램을 제시하였다.

제2절 의료기술의 혁신과 의료보장의 지속성을 위한 향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