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상 좋은 공동체로 가려면 차별폐지도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Ostrom, 2010). 마을 공동자원으로 살아가는 주민들은 마을의 경제 동향을 생성하고, 유지하며, 소멸시 키고 해체하는 과정을 겪는다. 한때 바다목장의 미역이 제주의 주산업이었다가, 1968년 부산 기장 미역의 등장으로 주산업이 감귤 산업으로 변화했다(박혜영, 2016). 지리적으로 부챗살 형태로 중산간에서 해안가로, 곳자왈과 오름과 올레가 이어지는 목장과 바다밭 주변으로 감귤나무가 성장하였다. 이를 보존하는 병풍 경관 이 돌담의 가치, 동백나무와 삼나무의 가치를 동반하였다. 여러 문화가 결합하여 시 너지를 내기는 하지만, 역사적 배경으로 장소 상실을 겪은 제주인들에게 문화는 고 정된 것일 수 없다(Huh, 2021). 그래서 제주의 특성은 부존자원, 감귤나무, 공동목 장, 마을 공동어장이 경제적으로 재현되는 공간으로 볼 수는 없는지 고찰해 본다.

크판넬로 마감을 한 노출콘크리트 건물이나 옛날 쇠막을 개조한 실내 장식 건축, 이웃 사이에는 낮은 담이 있고, 힐링과 사생활을 이루는 몇 세대씩 모여서 지낸다.

[그림 Ⅳ-1] 어음리의 구올레와 신올레64)

그다음은, 제주지역의 다양한 공공 활동의 영역이 주민들의 인정을 받고 제도화 되고 배태되면서 지역발전으로 이어졌다. 연구자는 인터뷰를 통해서 이를 더 명확 히 할 수 있었다. 다른 지역과 달리 사회복지 정책을 지원하는 특성을 가진 제주도 는 공유공간으로서 농번 기간 몰방애로 일당 대신 서로 노력 봉사(강순원 한살림상 무, 2021년 5월 13일 인터뷰), 마을자원 보존 활동(김자경 연구원, 2021년 8월 19 일 인터뷰), 수눌음과 월영 전통(제주도 전 기회조정실장 H씨, 2021년 11월 10일 인터뷰), 서로 작업을 도와주며 일당 없이 상호 협동(서귀포시 생활협동조합활동가 Y씨, 2021년 2월 10일 인터뷰)으로 수눌음을 이해하고 있다. 따라서 제주는 행정 가와 생활소비자협동조합 시민활동가를 포함 일반 시민 영역에서 사회적경제가 활

64) 한림읍에 속한 리단위 마을들을 참여 관찰 하던 중에 전한림읍장, 현 제주시 환경국장 K씨로부 터 부존자원과 향토자산이 풍부한 애월읍 봉성과 어음을 추천받아 이곳을 참여 관찰 하였다. 이 마을의 도로는 뒤에 보게 될 이시돌목장의 수로공사 경로에 포함된다.

성화되었다. 그런데도 정책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사회적경제 영역의 전문성이나 행 정 능력 문제(손혁상·공석기, 2015; 공석기·임현진 2020), 유능한 제주의 인재들을 고용하고 포용할 수 있는 산업인프라의 부족도 공존한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길 또한 사회적경제 조직이 추진해 나가야 될 방향이다(박영규, 2020).

현재까지는 제주더큰내일센터 청년 인큐베이팅을 통해 창업을 권장하는 경우가 많 다. 청년들은 사회적경제 교육을 통해 사회적 자본형성 측면의 중요성을 인식한다 (유미현, 2017). 인큐베이팅 외에 다른 지역에서 온 청년들이 자신들이 개발한 아 이템을 가지고 제주에 정착하여 사회적 경제 조직을 만드는 경우도 많다. 상대적으 로 제주가 경쟁 면에서 덜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관광이나 농수산 관련 분야와 연 계한 6차산업 분야를 개척하기도 쉽기 때문이다. 정부에서 일일이 관여하기가 어 려운 복지 분야나 신산업에서 상대적으로 창업하기 좋은 환경과 인재들이 매칭이 잘 될 때 공동체 조직을 만드는 일도 용이하다.

최근 제주도는 도시재생 관련 예산 투입도 많이 이루어졌는데 이를 실행하는 데 있어 사회적경제 조직의 참여가 형성되고 있는 분위기도 또 다른 요인으로 볼 수 있다. 20대부터 50대~60대 중장년 경력단절까지 공동체 창업을 도전하는 것도 창 업 자체보다 일자리를 확보하는 경우로 인식되고 한 번 실직을 당하면 재취업의 기회가 쉽게 주어지지 않는 이유도 사회적경제 내 연령대의 다양성을 드러내는 표 시이기도 하다. 제주의 특수성이 지닌 강점과 개선에도 문제는 지속가능성이다. 무 엇보다 사회적경제 조직으로 인증되고 재정 지원을 받는 동안 자립할 수 있는 비 즈니스 모델을 확립하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해 나가는 게 큰 문제다. 이 과정에서 더 나은 아이템과 수익 창출, 하드웨어 중심의 공간 구성보다 구성원들의 결속(주 거, 환경, 공유),65) 근로자들이 수익성을 높이는 데 동참하는 적극성, 정부의 지원 을 적절히 활용하는(허봉선, 2015) 노력이 필요하다. 제주 경제 동향의 특수성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논의는 제주특별자치도 사회적경제의 현안분석에 대한 정치·경 제·사회적 측면을 보면 알 수 있다.

정치적 측면에서 제주도와 정부가 정책 방향으로 내놓은 안건들과 함께, 제주사

65) 예를 들어, 이시돌협회는 직원들을 위한 기숙사가 있어서 식사와 숙박 그리고 직장과의 거리가 가까우며, 주변 초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분위기에 서로 맡은 역할을 공유할 수 있는 네트워 크가 구성되어 있으므로 사람들이 이시돌로 들어와서 일하고 있다.

회적경제네트워크, 제주특별자치도 사회적기업협의회, 제주특별자치도 지역자활센 터협회를 중심으로 98개 법인 단체가 참여한 사회적 경제 7대 정책의제 과제를 수 행하는 지방 자치정부의 실천전략이 있다.

제주 사회에서 사회적경제의 가치와 실현 계획수립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로컬 거버넌스’를 위한 「사회적경제위원회」설치 공공 사회적 일자리 확대와 지속가능성이 보장

사회적경제 시장 기반 조성 및 육성

초·중·고, 청년 및 중장년층에 대한 사회적경제 체험 및 교육 기회 확대 사회적경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제주지역형 사회적경제 기금 조성 사회적경제 주체들의 소통과 협력, 성장과 발전을 위한 허브(Hub)공간 조성

출처: 제주연구원, 2020

<표 Ⅳ-1> 제주 사회적경제 실천전략

경제 상황은 필연적으로 국내외의 갖가지 요인에 영향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다.

코로나로 경기침체 상황이 지속되면서 사회적경제에 기반이 되는 중앙정부와 제주 특별자치도의 예산 배분, R&D(Research and Development), 시설지원, 마케팅과 판로, 자금 융자도 줄었다. 제주와 같은 협소한 지역은 국내외의 상황에 크게 좌우 된다. 따라서 시장성 있는 상품 연구개발,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시스템 확립이 필 요하다. 이렇게 해도 사회적경제 조직 대부분이 처해 있는 현실은 기존 지배구조를 장악해 온 시장구조에 맞서기 힘들다. 오히려 자본시장 체제에 순응하며 정체성의 상실로 이어지기도 한다(서영표, 2017). 특히 제조업 중심의 사회적경제는 저장시 설이나 재정 상태의 취약성으로 원재료 등을 대량 구매하여 원가를 낮추거나 물가 변화에 의한 충격을 회피할 방법을 찾는데 어려움이 가중된다. 농업, 관광, 문화 산업에 기반한 제주 소상공인들의 노력은 대기업의 물량 정책, 심지어 하나로마트 같은 협동조합의 공세에 속수무책으로 문을 닫는 경우로 이어지고 있다(각주 50 참조). 종합하면, 사회적경제네트워크를 통한 상호부조와 연기금 마련,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아이템 개발과 마케팅 전략, 저항 공간 활성화 같은 상생 전략으로 펜더 믹과 자본주의에 맞설 수밖에 없다. 국가 차원의 복지 예산 감소, 지원 정책의 축 소는 인증 사회적경제 영역을 위축시켜 궁극에 가서는 복지와 돌봄 영역의 수혜자

가 살아갈 수 있는 동기를 상실시킨다.

사회적 측면은 마을의 정치·경제를 아우르는 제주 수눌음을 활용하는 것이다. 제 주는 자본주의 사회가 안고 있는 소외계층, 실업, 빈곤, 의료, 환경 등의 사회문제 를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연대로 해결해 온 역사가 있다. 주민들이 결합한 사 회적경제 영역에서 서로 도우며 살아온 경제동력을 바탕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만 들고, 주민 스스로 복지와 돌봄 분야에 동참하여 지역공동체의 상생과 사회적 가치 를 실현해 나가는 데 동참해야 한다. 이는 우리의 전통 미풍양속인 두레나, 품앗이 등의 상호부조와 협동의 생활과 맥을 같이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사회적경제가 건 강하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사회적경제와 지원기관뿐만 아니라 지역주민의 자발적 참여가 생동적인 경제 조직을 활성화할 수 있다(Huh·Kwon, 2021).

기술적으로 6차산업이나 융복합산업 등 미래의 먹거리 경쟁에서 제주 사회적경 제가 우위를 차지하기가 쉽지 않다면 차라리 대기업이 수익성 부족으로 외면하는 분야에 집중하는 전략을 쓸 필요도 있다. 스마트 물류 유통과 크라우드 펀딩, 인터 넷 방송을 통한 동참운동의 촉진, 특히 제주는 기부문화가 강하고(서영숙, 2015), 로컬푸드 같은 미래가치에 대한 의식이 확대·실행되고 있는 부분 등을 활용할 필요 가 있다. 사회적 혁신과 창의성에 바탕을 둔 제주 사회적경제 조직의 노력은 현재 제주의 가치를 가능케 한 제주의 전통에서 찾아 이를 재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