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EU 농식품부문 가치사슬 구조
EU
농식품부문의 가치사슬에 있는 참여자들의 상대적인 수는<
그림1>
과 같은 모래시계 형태를 띄고 있다.
각 거래 단계에 따라 참여자들의 수가 매우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는데,
총1,100
만 호의 농가가30
만 개의 식·
음료 가공업체와 거래하고 있으며,
식·
음료 가공업체는 다시280
만 개의 식품판매 및 서비스 업체에 상품을 판매한다.
<그림 1> 유럽연합(EU) 농식품부문 가치사슬 참여자 비중
자료: European Union(2017).
EU
농식품부문 가치사슬 참여자 중1,500
만(
농가,
식·
음료 가공업체,
식품판매 및 서비스 업체 모두 포함)
이상이 중소규모에 해당한다(European Union 2017). EU
는 중소규모업체EU의 농식품부문 불공정거래 관행
세계 농식품산업 동향 ∙ 53
(Small and medium-sized enterprises, SMEs)
를250
인 이하 규모에 연매출이5,000
만 유로 를 초과하지 않고,
연 고정자산 및 유동자산이4,300
만 유로를 초과하지 않는 업체로 정의한 다.
2) 식·
음료 가공업체의 경우50
인 이하 소규모업체 비중이96%
에 달한다(European
Union 2020).
농업의 경우 재배규모나 경제적 가치로 환산한 연간 생산량을 기준으로 농가의 규모를 판단하는데
,
재배규모로는5ha
이하를 소규모로,
연간 생산량으로는2,000
유로 미만을 소규모, 2,000~8,000
유로를 중소규모로 구분한다. EU
농가의70%
가5ha
이하의 소규모 농가이며, 100ha
이상 규모를 재배하는 농가는 단지2.7%
에 불과하다.
생산량으로 농가의 규모를 구분하더라도 연간8,000
유로 미만의 생산량을 내는 중소규모의 농가는 총EU
농가의68.3%
를 차지(2016
년 기준)
하고 있어 농업부문의 영세함을 보여준다.
농식품부문 전반의 업체 규모가 작은 편에 속한다고 하더라도 농업부문 이후 후방산업의 시장집중도는 농업부문에 비해 훨씬 높다. 2012
년EU 14
개국 기준 식품산업부문 내 상위5
개의 업체가 전체 시장매출의56%
를 차지하고 있으며, 13
개국 기준 상위5
개 업체 시장 점유율은60%
가 넘는다.
그에 반해 농지에 기반한 활동인 농업은2010
년 기준 같은 비중이0.19%
에 그친다.
이러한 시장집중도의 차이로 거래당사자 간 협상력을 가늠한다고 할 경우,
농업인과 기타 후방부문 간 거래에서 농업인의 협상력은 매우 낮다고 볼 수 있다
.
식품 가공 및 소매부문의 시장집중도를 분리해서 살펴보면, 1990
년대 중반EU
의 식품 가공부문 상위5
개 업체의 시장집중도는 평균64%
로 당시 식품 가공부문의 시장집중도가 이미 상당히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표1>.
3) 식품가공부문 내에서도 품목별로 시장집중도에 큰 차이를 보인다.
아침식사용 시리얼의 상위3
개 업체 시장 점유율은65%(
영국)~92%(
아일 랜드),
유아식의 경우54%(
스페인)~98%(
아일랜드)
로 나타났다.
지난20
년 동안EU
의 합병 수준을 고려하면 현재는<
표1>
의 수치보다 식품가공부문의 시장집중도가 더 높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Sheldon 2017).
<표 1> 1990년대 중반 EU 식품가공부문 시장집중도
덴마크 핀란드 프랑스 독일 이탈리 아일랜드 스페인 스웨덴 영국
평균 CR3(%) 69 79 63 55 67 89 61 69 56
자료: OECD(2014)에서 재인용.
2) Commission Recommendation 2003/361/EC of 6 May 2003
3) 미국에 비해 유럽의 관련 수치는 그 갱신주기가 길어 1990년 수치를 제시함(Sheldon 2017).
54 ∙ 세계농업 2021. 5월호
2004~2005
년EU 15
개국에 대한 식품 소매부문의 상위5
개 업체의 시장집중도는50%
이상으로 나타났다
.
가공부문과 마찬가지로 국별로 차이를 보인다. 2007
년 기준 상위5
개 업체의 시장집중도는 이탈리아32%,
프랑스52%,
영국60%,
덴마크75%,
스웨덴76%,
핀란드84%
로 나타났다.
동유럽 중심의EU
국가들은 훨씬 낮은 시장집중도를 보인다(
예:
불가리아14%,
폴란드22%,
루마니아21%).
식품가공부문에 비해 소매부문의 합병 수준은 낮은 편이지만 일부 소매업체들의 초국적 활동 범위를 고려한다면 가공부문에 비해 낮은 수치이더라도 주의 깊게 보아야 한다.
4) 프랑스의 소매업체 카르푸와 독일의 메트로는2008
년 기준 약33
개국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
할인전문업체의 등장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대표적인 할인전문업체인 알디(Aldi)
와 리들(Lidl)
은 독일에서 높은 시장점유율(44%)
을 보이 고 있으며, EU
내에서도 전반적으로 할인전문업체의 시장점유율이 증가하는 추세이다(OECD 2014).
2.2. UTP 규제 제정 배경
시장지배력 및 경쟁시장에 관한 연구는 경제학 산업조직론에서 전통적으로 중요하게 다 뤄지는 주제이다
.
농식품부문의UTP
규제에 이르기까지는 다른 산업부문과 차별되는 농식 품부문의 특징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OECD 2014).
먼저,
농식품부문은 다른 산업과 비교 해 수평적 통합(
예:
협동조합)
이나 수직적 통합(
예:
계열화)
를 통해 가치사슬의 각 참여자들 간 연관성이 높다.
따라서 가치사슬의 어느 한 부분에서 발생하는 시장지배력과 관련된 문제가 가치사슬의 다른 단계의 거래에까지 쉽게 영향을 미친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식품가 격에 대한 대중의 민감함과 농식품부문의 공정성에 관한 특정수준의 기대가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UTP
를 법적으로 규정하기까지 보다 구체적인 배경으로는EU
농업정책의 구조변화와더불어
EU
농업인 및 농식품 가치사슬 전반이 당면한 시장 조건과 관련이 깊다.
첫째,
공동농 업정책(Common Agricultural Policy, CAP)
은 과거 개혁,
특히1993
년과2003
년 개정을 통해 농업인들의 소득을 지원해왔으나 동시에 농산물 가격과 연계된 직접지원 및 수입관세를4) 사실상 식품소매업체의 시장집중도가 가장 큰 관심을 받아온 부문임. 소비자가 직접 상품을 구매하는 곳으로서 소비자후생과 관련된 독과점 규제로 관심이 집중되었으나 근래에는 판매자로서의 소매업체뿐만 아니라 식품가치사슬에서 농업인 및 식가 공부문과 거래하는 구매업체로서 시장지배력(market power)을 행사하는 주체로서의 관심도 급증하고 있음(OECD 2014).
EU의 농식품부문 불공정거래 관행
세계 농식품산업 동향 ∙ 55 소득지원으로 대체하면서 농업인 수취가격이 국제가격변화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게 되었 다
.
시장 변화에 대한 농업인들의 취약성이 높아진 것이다.
둘째
, CAP
의 주요 개혁과정 시기와2007
년 이후 국제 농식품시장의 주요 가격 변동시기가 맞물리면서 농업인들은 가공이나 슈퍼마켓 등 농식품 체인의 다른 부문보다 더욱 큰 영향을 받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