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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의 어학 사전적 의미는 ‘말을 꺼내어 의견을 나타냄’이다. 말을 통해 의견을 표명 하는 것은 모든 사회구성원들의 일상적인 행위이며, 그 내용이나 대상도 광범위하다 (최용득·이동섭, 2017). 그러한 이유로 발언행동의 개념적 본질에 대한 논의는 여전 히 진행 중이며, 발언은 조직 현상에 대해 다채롭게 표출되는 구성원들의 의견을 총칭한다는 점에서 포괄적인 용어이기에(Morrison, 2011) 연구자들의 관점에 따라 다양한 접근과 해석이 시도되고 있다. 따라서 조직구성원들의 발언행동은 구체적인 기준들이 동원되고 제시되어야 의미의 한계가 분명해지는 포괄적 개념, 즉 우산개념 (Umbrella term)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Withey & Cooper, 1989).

발언행동의 개념이 포괄적이긴 하나 기존 연구자들의 접근은 크게 3가지 흐름으로 요약할 수 있다. 기존 Hirschman(1970)이 주장한 ‘불만에 대한 반응’과 Van Dyne et al.(1995)이 주장한 ‘역할 외 행동(Extra-Rale Behavior) 이론’을 토대로 진화하였으며, 그 이후 진행된 인사·조직분야 연구자들의 ‘기존 발언행동 개념을 확장’하여 발전되 어 왔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접근은 발언 행동을 기능과 역할에 중점을 두고 설명 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바라보는 관점에 있어서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

Hirschman은 발언행동을 불만에 기반한 행위로 설명하며 조직의 문제를 알리는 기 능적인 역할을 강조하였다. 다시 말해, 발언행동을 문제가 있는 상황과 결부된 집단적 인 대응수단 혹은 개인의 대응행동으로 설명하고 있다.

반면, Van Dyne et al.은 발언행동을 역할 외 행동의 한 가지 유형으로 설명하면서 조직의 바람직한 변화를 위한 자발적인 행동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런 맥락에서 발언행동을 조직의 문제에 대한 불만을 표현하는 행위가 아닌 자발적인 새로운 아이디어나 제안 을 표현하는 행위로 정의하고 있다 (최용득·이동섭, 2017). 요약하면, 발언행동의 출발 점은 문제에 기반을 둔 행위 또는 새로운 제안이나 시도를 표명하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각각의 접근은 발언행동을 바라보는 전제나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한 발언의 형태 및 개념 그리고 내용의 분명한 차이점을 만들고 있다 고 볼 수 있으며, 따라서 최근에는 서로 다른 두 가지 접근을 종합하여 발언행동에 대한 새로운 확장된 개념이 주장되고 있다.

가. 불만에 대한 반응으로서 발언행동

Hirschman(1970)은 문제 혹은 불만에 대한 반응으로서 발언행동을 개념화했다. 그는 조직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쇠퇴할 경우 내부구성원들이 발언과 이탈 중 하나를 선택 한다고 하였는데 발언은 조직의 쇠퇴에도 불구하고 조직에 남아 문제가 되는 부분을 개선하려 노력하고 의견을 내는 것을 말하며, 이탈은 불만족스러운 상황을 회피하며 조직을 떠나는 것을 말한다. 이때 구성원의 조직에 대한 충성도(loyalty)에 따라 행동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며 충성도가 높을 경우에는 발언행동을, 낮을 경우에는 이탈 행동을 할 것이라 주장하였다.

다시 말해, 내부구성원들은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발생되는 다양한 문제들을 직면 했을 때 발언이라는 하나의 대안적 행동양식을 통하여, 조직 스스로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여 치유할 수 있는 길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발언의 의의를 사회나 조직이 아무리 제도와 절차를 완벽하게 구축했다 할지라도 문제점과 역기능의 발생은 불가피하다는 것을 역설 한 것이다. 즉, 발언행동은 그 조직이나 사회의 구성원들이 이 의제기나 항의를 통해 의사결정자가 사태의 원인을 파악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적인 행동이라는 점을 강조하였다(최용득·이동섭, 2017). Rusbult et al.(1988)은 이를 더욱 구체화 하여 <그림 7>과 같이 조직구성원들이 직무와 관련된 불만족이 있을 경우, 직무 불만족의 반응을 이탈(Exit), 발언(Voice), 태만(Neglect), 충성(Loyalty) 등 4가지 유형으로 구분하였다. 발언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행동, 노동조합에 도움 요청, 해 결책 제시, 동료나 상사와 문제논의, 또는 내부고발 등의 행동들이며 이를 통해 상황이 나 문제를 적극 해결하고자 하는 건설적인 시도’로 정의하였다. 내부 구성원들이 조직 에 남아 직무환경의 불만족스러운 요인들을 알린다는 점에서 발언을 건설적이고 적극적 인 행동으로 개념화하였으며, 수동적으로 조직을 따르는 충성, 조직을 떠나는 이탈, 그리고 업무에 무관심한 태만과는 구분하여 설명하였다.

적극적(active)

파괴적 (destructive)

이탈 (exit)

발언

(voice) 건설적 (constructive) 태만

(neglect)

충성 (loyalty) 수동적(passive)

<그림 7> 직무불만족에 대한 반응 유형화 출처 : Rusbult et al.(1988) ; 최용득·이동섭(2017)

지금까지 논의된 조직행동분야의 연구들을 종합해보면, 조직에서의 발언행동은 불만족 스러운 상황이나 문제에서 촉발될 수 있는 행동의 하나이며, 항의 또는 문제제기와 해결방안 제시를 핵심요소로 하고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런 행동들이 문제시될 수 있는 혹은 반대할만한 상황으로부터 도피한다기보다는 이를 알리고 변화시키려는 점에서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속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나. 역할 외 행동으로서 발언행동

1990년대 중반부터 발언행동이 친사회적 행동의 하나로 연구되기 시작하면서, 또 다른 개념적 토대가 마련되었는데 1995년 Van Dyne et al.이 제시한 역할 외 행동의 특성이 그것이다. Van Dyne et al.(1995)은 ‘역할 외 행동’을 ‘조직을 이롭게 하려는 의도를 가진 자발적인 행동’으로 정의하고, 발언행동을 이러한 역할 외 행동의 개념적 속성을 내포하는 하위차원의 행동으로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역할 외 행동이라는 범주안에서 그 특성에 따라 구분하기 위한 개념적 분류 틀을 제시하였다.

이들은 <표 9>와 같이 행동이 친화적(Affiliative)·도전적(Challenging)인지 촉진적 (Promotive)·차단적(Prohibitive)인지 여부로 역할 외 행동들을 구분하였다.

친화적(affiliative) 도전적(challenging) 촉진적(promotive) 도움(helping) 발언(voice)

차단적(prohibitive) 스튜어드십(stewardship) 고발행위/소신적불찬성 (whistle-blowing/principled organizational dissent)

<표 9> 역할 외 행동의 범주화

출처 : Van Dyne et al.(1995); 최용득·이동섭(2017)

친화적·도전적 차원은 그 행동이 사회적 관계를 강화시킬 수 있는지 아니면 약화 시키는지 여부로 판단한다. 친화적 행동은 상호 협력적인 행동으로 상호 관계를 강화 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행동을 포함하며, 도전적 행동은 변화 지향적이고 도전적인 이슈를 강조하며 상호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한다. 이 기준은 행동을 통해 대인관계가 협력적이고 유대감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 아니면 관계가 위태로워지거나 손상될 수 있는지를 구분한다.

촉진적·차단적 차원은 어떤 일이 일어나도록 유도하는지 또는 어떤 일이나 상황을 멈추거나 중단시키는지 여부로 역할 외 행동을 구분한다. 다시 말해, 촉진적 행동은 적극적인 의미로 사건의 발생을 독려하고 장려함으로서 실제로 나타나는 행동을 의미하며, 차단적 행동은 예방적임과 동시에 방어적 행동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멈 추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행동도 포함한다.

이 분류 기준에 의해, 발언행동은 도전적이고 촉진적인 특성을 가진 역할 외 행동으로 분류된다. Van Dyne et al.은 발언행동을 조직을 향상시키고 변화시키기 위한 건설 적인 제안으로 정의함으로써 조직의 변화를 제안하는 도전적 행동이며 아이디어나 제 안과 같이 전향적이고 촉진적인 성격임을 강조했다. 발언행동은 조직에 만족하고 있는 상태에서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일을 도모하는 자발적 역할 외 행동인 반면 고발행위(Whistle Blowing)나 소신적조직불찬성(Principled Organizational Dissent)은 불만족에 기반을 둔 행동 이기 때문에 서로 다른 행동이다. 따라서 역할 외 행동으로서 발언행동의 긍정적인 의도와 자발성을 강조함으로써, Hirschman(1970)이 제안하는 불만에 대한 반응으로서 발언행동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역할 외 행동의 개념적 토대에서 발전되어온 발언행동 연구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나 의견제시와 같은 긍정적 측면의 행동들을 발언 행동으로 한정하여 왔다(최용득·이동섭, 2017).

다. 발언행동의 개념 확장

불만에 대한 반응과 역할 외 행동으로써 발언행동을 구체화했던 두 가지 연구흐름은 내부구성원들의 발언행동에 대한 개념적 이해에 근간을 마련했다. 그러나 발언행동의 본질적 특성을 직접적으로 규명하기보다는 불만에 대한 반응 혹은 역할 외 행동의 개념적 특징을 동원하여 발언행동의 개략적인 의미와 범위를 설명하고 있다는 점 에서 한계가 있다. 다시 말해, 발언행동 자체에 집중해 본질적인 특성을 면밀하게 고찰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후에 진행된 연구들은 이러한 개념적 토대에 기반하여 발언행동의 개념적 내포와 외연을 보다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한 접근을 시도해왔다.

또, 발언행동을 규정할 수 있는 속성들을 제시하고 이런 속성들을 포괄할 수 있는 발언행동의 범위를 구체화하였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발언행동의 동기와 내용, 기능과 같은 속성을 규명하고 그 유형을 살펴보았다.

Van Dyne et al.(2003)은 구성원들의 동기유형에 따라 발언행동을 친사회적 (Prosocial) 발언, 방어적(Defensive)발언, 그리고 암묵적(Acquiescent)발언으로 구분하였다. 친사회적 발언은 조직 내부구성원 간의 협력방안을 찾기 위한 문제의 해법을 고민하고 자발적

으로 의견 제시하는 것을 의미하며 본인의 이익보다는 조직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방어적 발언은 다른 구성원들과 서로 의견을 교환한 후 본인에게 불이익이 발생할 것을 느낄 때 자신을 보호하고자 방어적으로 발언하는 것을 말한다. 암묵적 발 언이란 구성원의 자기효능감이 낮아 조직에 변화를 가져올 수 없는 상황에서 조직의 현재 상황을 지지하고 동조하는 발언을 의미한다.

Liang & Farh(2008)는 발언행동을 그 내용 기반유형에 따라 촉진적 발언과 제약적 발언으로 구분하였는데 이는 문제에 기반한 발언행동을 재조명 한 것이다. 촉진적 발언은 현 상황보다 조직이 좀 더 개선될 수 있는 방안을 선제적으로 제시하는 것이며, 주로 긍정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발언 의도나 결과도 긍정적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다.

제약적 발언은 조직에 피해가 생기거나 부정적 영향이 미칠 수 있는 사안에 대해 발언 하는 것이며, 부정적인 내용도 포함되므로 발언의 의도나 결과가 부정적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는 제약적 발언도 조직에 피해가 될 수 있는 부분을 미리 파악하여 제약이 가능하도록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보다 개선된 의사결정과 문제의 해결을 이끄는 기능을 할 수 있다고 본다. Maynes & Podsakoff(2014) 는 발언행동을 기능에 따라 긍정적·부정적 기능으로 구분하기 위해 촉진적, 차단적 기준 을 제안하고 있다.

최근 발언행동에 대한 개념적 접근과 하위차원의 분류를 시도한 연구자들은 발언행동 을 직무환경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조직 내에 누군가에게 자발적으로 의사를 전달하는 것으로 정의했는데, 이는 기존의 연구에서 논의된 개념적 경계를 확대한 것이다. 이 분류 에서 지원적 발언은 가치 있는 직무관련 정책, 목표, 프로그램, 절차 등을 지지하거나 또는 이러한 것들이 비난을 받을 때 방어하는 의사표현으로 정의되며, 건설적 발언은 조직의 기능적인 변화에 초점을 둔 정보의견의 자발적 표현을 의미한다. 방어적 발언은 제안된 변화가 필요하고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직의 제도, 정책, 절차, 프로그 램 등의 변화에 반대하는 부정적 의사 표현으로 정의되며, 파괴적 발언은 조직의 정 책, 절차 등에 대해 악의적으로 비난하는 부정적 의사표현을 의미하는데 이는 부정적 행동과 개념적으로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