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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이론적 배경

2.1 듣기의 중요성

1950년에서 1960년대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언어교수 이론과 방법들은 구 어를 중심으로 개발되었다. 학습자의 말하기 능력이 신장되면 듣기 능력은 부수적으로 향상될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에 따분하고 지루하 며, 심지어는 문법적 규칙도 모른 채 기계적인 암기와 구두 반복 연습이 학습의 주를 이루었다. 이런 대표적인 예가 바로 1950년대 미국에서 선풍 적인 인기를 누렸던 Audio-lingual Method이다. 이 교수법에서는 듣기향상 에는 거의 중요도를 두지 않고 단지 앵무새처럼 목표어를 자동적으로 구사 하기 위해 학습의 초기부터 말하기 신장에 큰 비중을 두며 가르치는 방식 을 채택하고 있다. 이렇게 말하기가 외국어 학습의 관건이란 생각은 1970 년대 후반에 James Asher 가 TPR(Total Physical Response)을 내세우면 서 듣기가 언어교수에 있어서 주요 요소로 자리잡는 계기가 되었고, 이 시 기에 비슷하게 Krashen과Terrell의 NA(Natural Approach)도 Silent Period를 주장하면서 학습자들이 말할 수 있는 준비가 되기 전 까지는 발화에 대한 불안감을 주지 않고 듣기만을 허락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서 듣기를 중시하는 의사소통 중심의 목표 지향으로 오는 결과를 나았으며, 현재까지 이러한 생각은 수많은 연구들을 거치면서 뜨거운 화두가 되고 있 다.

위의 이론들을 잘 설명 해 주는 가장 기본적인 생각으로는 모국어 습득이 론에서 찾아 볼 수 있는데 갓난아이는 엄마라는 말을 제일 먼저 배운 다. 이것은 그 아이 옆에서 엄마가 항상 이 단어를 입 밖으로 내서 아이가 인지할 수 있도록 충분히 노출시키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는 귀로 제일 먼저 , 그리고 제일 많이 들었던 이 엄마라는 단어를 특별한 학습이나 훈련 없이도 자연스럽게 발화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어린이가 모국어를 배울 때 듣기가 말하기 훈련에 앞선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될 것이다.

실제로 듣기는 일상생활 속에서 그 어떤 다른 언어 능력보다도 더 많이 쓰인다. 평균적으로 듣기는 말하기 보다 2배, 읽기 보다 4배, 그리고 쓰기 보다는 5배나 더 많이 쓰인다고 한다.(Rivers 1981; Weaver 1972)

Peterson(1976)은 듣기를 통해서 학습자들은 다양한 단계에서의 언어적 체계를 인식하며 이렇게 해서 더 유창한 언어 생성 기술의 기반이 되는 것 이라 주장했다. 따라서 일선의 교사들은 획일적인 듣기 방법에서 탈피해서 학습자의 각 단계(beginning, intermediate, advanced)에서 듣기 능력을 증 진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연구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Gary와 Gary(1981: 1-14)의 이론은 이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 고 있다. 그는 벙어리를 예로 들어 말은 못하지만 상대방의 말을 듣고 이 해하는 경우에는 언어 능력을 소유한다고 말할 수 있지만, 반대로 문법적 오류가 없는 문장을 만들되 자신이 하는 말과 상대방이 하는 말을 이해하 지 못한다면 언어 능력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고 판정을 하면서 이해력이 말하기에 우선해야 한다고 하였다. Gary와 Gary는 다음 여섯 가지 분석을 토대로 듣기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첫째, 인지적인 면에서 듣기와 말하기를 동시에 집중적으로 훈련시킬 경

우 학습자가 듣는 언어의 기저구조를 이해한다는 중요 목적에서 이탈된다 는 것이다. 학습자가 자신의 기억에 저장하지 못하는 자료를 말하도록 강 요당한다면 언어방해에 이르게 되고, 기억에 과중한 부담을 준다고 주장한 다. 듣기의 집중훈련은 다른 기능에 전이가 잘 되는데 듣기와 말하기를 동 시에 훈련한다면 언어의 네 가지 기능이 모두 저조하다는 것이다.

둘째, 정의적인 면에서 이해력 위주의 수업을 받는 것은 발화위주의 수업 을 받는 것 보다 훨씬 부담이 덜 된다. 또한 학습자는 실수를 드러내지 않 고, 교정도 개인적으로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셋째. 효율성 면에서 이해력 위주의 수업은 말하기 위주의 수업보다 수업 시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청취력 수업에서 학습자는 개인 적인 실수의 두려움 없이 교사로부터 동시에 재입력(feedback)을 받을 수 있다.

넷째, 의사소통 면에서는 예측할 수 없는 메시지가 주어졌을 때, 학습자가 그 메시지를 이해하려고 시도하는 그 자체를 의사소통 행위로 본다. 반면 에 일상적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는 구두 연습만을 강조하는 연습은 그렇지 못하다. 그 이유는 초보단계의 학습자는 의사소통적 행위(speech acts)를 발화할 충분한 언어학적 자질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다섯째, 매체 활용에 적합한 면에서 듣기중심의 제2언어 교재는 듣기 기 자재와 함께 사용하기에 가장 적절한 교재이다.

여섯째, 실용적 면에서 이해중심의 접근법을 수용한 학습자는 스스로 언 어학습을 계속해 나가는 경향이 있다. 라디오를 듣거나 텔레비전을 보면 서 , 혹은 영화를 보면서 특별한 언어학습 프로그램을 독립적으로 수행해 나간다.

이상과 같은 점을 종합해 보면 듣기능력은 단순한 수동적 행위가 아닌

창조적이고 적극적인 행위로서 언어학습의 초기에 먼저 습득되어야 하는 능력일 것이다. 뿐만 아니라 듣기능력은 그 후 언어의 다른 세 가지 기능 (말하기, 읽기, 쓰기)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효과적인 언어습득을 위해 가능한 한 가장 먼저 고려되어야 할 능력이다. 그렇다면 이 듣기능력이 다 른 언어능력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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