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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시아 역내 거래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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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능적 시장통합’의 발전

동북아 시장통합에 대한 논의가 등장하게 된 가장 강력한 논거 의 하나는 3개국간 경제적 상호 의존도가 단시일 내에 심화를 거 듭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역내 경제의 활성화를 가져 온 주역은 중국이다.

<표 3-4> 동북아 3국간의 역내 수출의존도

(단위: %)

수출국 연도 한국 중국 일본

한국

1992 3.5 15.1

2000 10.7 11.9

2003 18.1 8.9

중국

1992 2.8 13.7

2000 4.5 16.7

2003 4.6 13.6

일본

1992 5.3 3.5

2000 6.4 6.3

2003 7.4 12.2

자료: 이창재 외(2004)

이미 지적했듯이 1980년대 이후 중국경제가 연평균 9% 내외라 는 고속성장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수출주도적 성장전략55)에 힘입고 있다. 중국의 연평균 무역증가율은 거의 15%에 이르렀으

55) 중국의 경우 최근 G DP에 대한 수출의 구성비는 25% 내외에 달하여 미국이 나 일본에 비해 2배나 높은 수출의존도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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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 그 결과 중국이 국제무역에서 차지하는 구성비는 최근 5%를 상회함으로써 세계 3대 무역국으로 발전했다. 중국은 이와 같이 무역확대를 통해서 급속하게 국제경제에 편입하게 되었다.

<표 3-4>에서 알 수 있듯이 역내 무역의존도는 주로 한국 및 일본의 중국에 대한 수출증가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두 국가의 총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구성비는 매년 증가해 2003년 각각 18.1% 및 12.2%에 이르렀다. 중국의 이 두 국가에 대한 수출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다. 반면, 한국과 일본 사이의 무역은 이 에 비해 크게 뒤진다.

<표 3-5> 한국, 중국 및 일본의 역내 외국인직접투자(유량)

(단위: 백만달러) 투자유치국 투자국 1992년 1994년 1997년 2000년 2002년 2003년

한국 중국 3 2 2 57 250 50

일본 174 345 275 1,100 1,404 540

중국 한국 120 723 2,142 1,490 2,721 4,489 일본 710 2,075 4,327 2,916 4,190 5,054

일본 한국 12 66 69 49 25 33

중국 5 7 5 5 2 3

자료: 이경태, 한국국제경제학회(2005)

역내 경제거래의 두드러진 특징 중의 하나는 무역의존도의 심 화에 비례해 외국인 직접투자(FDI) 역시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으 며 이 양자는 서로 밀접하게 연계된다는 점이다. <표 3-5>는 3개 국간 연도별 상호 투자규모의 추이를 보여 준다. 역내 직접투자의 방향을 보면 한국과 일본의 중국에 대한 투자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며, 특히 한국의 대중국 투자는 1990년대 후반 이후 급격 하게 증가하고 있다. 일본의 한국에 대한 투자는 그 다음으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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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한편, 중국의 경우, 아직까지는 실적이 제 한되었지만 최근 국내에서 세계적인 기업들이 등장함에 따라 역 내 다른 2국에 대한 투자를 급속히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동북아 3국간 경제거래의 확대는 시장주도로 진행되 고 있다. 다시 말해 정부간 합의에 따라 시장통합을 추진하는 취 지는 각국 사이에 인위적인 무역장벽을 제거함으로써 이러한 기 능적 통합현상을 더욱 촉진하자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특정지역 국가간 높은 경제의존도는 이들 사이에 시장통합을 추진할 수 있 는 필요조건의 하나이다. 그 이유는 무역창출, 규모의 경제효과 및 경쟁제고 등과 같이 시장통합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그만큼 커지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동북아지역 내 경제적 상호의존 현상과 함께 기대 되는 이득이 시장통합을 뒷받침하는 유일하고 설득력 있는 논거 라고 본다. 제Ⅳ장에서도 살피듯이 경제적 이득을 우선함으로써 동북아 내 시장통합의 추진과 관련을 갖는 것으로 자주 거론되는 다른 논리나 장애요인(예로 정치, 외교 또는 안보적 차원 등)들을 극복하는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요인들은 대부분의 경우 먼저 시장통합을 시도함으로써 장기적으로, 그리고 간접적 인 경로를 통해서 해결될 수 있다고 믿는다. 따라서 유럽의 경우 와는 다르게 동북아 시장통합의 추진은 초기부터 3개국이 얻을 수 있는 이득의 실현에 비중을 두어야 한다는 점에서 기능적인 측면이 강조된다.

(2) 수직적 산업 내 분업의 진행

우선, 역내 국별 무역구조를 살피면 1990년대 이후 가장 큰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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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의 하나는 중국이 한국과 일본의 대외무역에 있어서 1~2위를 차지하는 중요대상국으로 부각했다는 점이다. 특히 이 두 국가의 수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대상국이었던 미국의 자리는 중국으 로 대체되었다. 무역수지에 있어서는 총체적으로 한국-중국간 무 역의 경우, 한국 측의 흑자를 나타내는 반면에 중국-일본의 경우 에는 중국 측의 흑자가 유지되었으나 2004년에 이르러 거의 균형 을 이룬다. 그러나 한국-일본의 무역에서는 한국이 구조적으로 매 년 대규모의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편, 품목별 무역구조는 여러 가지 특징을 보이는데, 무엇보다 도 앞에서 지적했듯이 무역거래는 역내 외국인 투자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56)

역내거래는 일반기계, 전자, 전기기계, 수송 및 정밀기계, 섬유 및 의류, 플라스틱 및 화학제품, 일차금속 등을 중심으로 발전하 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기계, 전자, 수송기기, 섬유 등에 있어 서는 3국간 산업 내 무역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즉 중국은 한국 및 일본으로부터 자본재 및 중간재를 수입해 조립・가공한 후에 최종재의 일부를 이 두 국가에 수출하고 다른 일부는 미국을 비 롯한 역외국가로 수출하는 이른바 3각 무역을 주도하고 있다. 중 국 내 진출한 외국인 투자기업이 소재 및 부품을 수입해 가공이 나 조립을 담당함으로써 기업 내 무역의 형태를 띠는 경우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한국 및 일본의 중국 내 투자가 역내 무역의 확 대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중국을 수출기지로 활용하고 있음을 보 여 준다.

최근 중국 내 한국기업의 현지법인(제조업 전 부문)이 생산한

56) 역내 무역 및 외국인 투자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경태(2005), 국제경제학 회 세미나, 이창재 외(200 4), 손병해(2005), KIEP-한국 EU학회 세미나 및 Fren ch -K orea W orksh op (2005) 등을 참조하기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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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재 판매구조를 조사한 한 연구에 따르면(이경태(2005))57) 전 체 매출의 50% 내외가 현지에서 판매되었고, 나머지 중에서 약 20%는 한국 내 모기업에게 그리고 28% 정도는 역외로 수출되었 다. 일본의 경우, 중국으로부터의 총수입액 중에서 약 60%는 중 국 내 진출한 일본기업이 생산한 제품이다. 여기에 일본기업의 위탁생산이나 개발수입까지 포함한다면 대중국 수입 중 일본기 업의 생산과 관련된 제품의 비중은 약 80%까지 이른다는 분석도 있다.58)

이와 같이 동일한 산업은 물론 동일한 품목 내에서도 3개국간 생산공유production sharing체제가 형성되고 있다. 기기, 기계 및 전 자제품과 같은 품목에 있어서는 생산공정의 단계별 분할fragmen- tation이 용이할 뿐만 아니라 한 장소에서 수직적으로 통합된 상품 을 생산하는 것보다는 수송비가 추가된다 하더라도 부품이나 소 재를 여러 장소에서 나누어서 생산하는 것이 더 유리하기 때문이 다. 중국 내 인건비가 낮다는 이점에 더해 이 두 국가와 지리적으 로 바로 이웃해 있으므로 상품을 적기에 인도하는 데 큰 지장이 없으므로 이전비용의 부담도 적다. 뿐만 아니라 문화적 유사성이 나 비슷한 관행은 3개국 기업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역 내 생산활동을 선호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비슷한 사례는 미국의 자동차, 전자산업 및 기계류의 생산공유 현상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특히 자동차생산의 경우, 미국기업 은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는 멕시코 내 조립공장을 활용하고 있다.

또 EU의 경우에도 독일의 대표적인 자동차 생산기업의 하나인 폭스바겐이 비용절감을 목적으로 스페인에 있던 부품공장을 체코

57) 한국국제경제학회 하계정책 세미나 발표논문, 2005.

58) 고일동, 이창재 외, 󰡔한・중・일 분야별 경제협력의 현황과 발전방향󰡕, 대외경 제정책연구원,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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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이전했으나 성공을 거두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같 이 중간재무역의 확대가 전 세계적인 추세이기는 하지만 동북아 는 물론 동아시아지역의 경우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난다(M.

Fouquin(2005).59)

<표 3-6> 한국, 중국 및 일본간 산업간 및 산업 내 무역

(3 -6-a) 한국-중국 (단위: %)

구분 1999년 2000년 2001년 2002년 2003년

산업간 65.3 65.0 61.6 60.8 63.0

산업내 수직적 수평적 오차항

34.7 35.0 38.4 39.2 37.0

32.1 32.2 34.5 35.7 34.6

2.4 2.7 3.8 3.4 2.3

0.1 0.1 0.2 0.1 0.1

(3 -6-b) 한국-일본 (단위: %)

구분 1999년 2000년 2001년 2002년 2003년

산업간 73.7 72.4 68.3 68.9 70.1

산업내 수직적 수평적 오차항

26.3 27.6 31.7 31.1 29.9

23.1 23.0 28.1 23.3 25.0

3.0 4.4 3.4 7.6 4.7

0.1 0.2 0.2 0.2 0.1

(3 -6-c) 중국-일본 (단위: %)

구분 1999년 2000년 2001년 2002년 2003년

산업간 78.8 78.1 79.2 78.5 75.0

산업내 수직적 수평적 오차항

21.2 21.9 20.8 21.5 25.0

18.1 16.7 14.8 14.6 20.9

1.1 3.0 3.7 4.5 1.4

2.0 2.2 2.3 2.4 2.8

자료: 강정실, 󰡔동아시아 내 제조업 분업현황과 한국의 FTA 전략에 대한 시사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2005.

59) Fren ch -K orean Wo rks hop 발표논문,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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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3-6>은 3개국간 제조업 부문 내 분업동향을 보여 준다. 이 표는 국제적인 관세분류표준인 HS의 6단위를 기준으로 했으므로 비교적 소단위의 상품분류에 기초하고 있다.

이 표에서 알 수 있듯이 상대적으로 한국-일본에 비해 한국-중 국 그리고 중국-일본 사이에 산업간 무역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 난다. 그 정도가 중국-일본간 무역에서 더욱 현저하다는 점은 쉽 게 이해할 수 있다. 산업 내 무역이 점차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일본은 한국이나 중국과 수직적 거래를 하며, 특 히 중국과의 수직적 분업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한국은 중국과 일본 사이에 위치하며 중국의 추격에 따라 일본과의 산업 내 수평적 무역의 확대가 중요한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동북아지역에서 볼 수 있는 이러한 현상은 EU의 경우와 대조 를 이룬다. 즉, EU의 경우(2000), 산업 내 무역이 약 66%(산업 내 수평적 무역 26%)로 지배적인 추세를 보인다.

한편, 중국이 역내 무역에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이전에는 한국-일본간 산업 내 수직적 무역이 지배적인 현상의 하나였다. 한국 은 일본으로부터 기계, 전자제품 및 화학제품의 중간재나 부품을 수입하여 가공・조립을 거친 후 미국을 비롯한 선진공업국에 수출 했으며, 대일對日 수입의존 현상은 한국 측의 대규모 구조적인 무 역수지적자로 나타났다. 이러한 전통적인 3각 거래관계에서 중국 의 출현은 동북아 내 산업, 즉 분업의 재편성을 가져오고 있다.

일본과 함께 한국이 중국에 대한 자본재 및 중간재 공급국으로 등장하는 한편, 중국으로부터 최종재를 수입할 뿐만 아니라 중국 은 한국과 일본을 대신해 미국과 EU에 수출하는 역할을 떠맡음 으로써 새로운 3각관계가 형성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중국이 세 계적인 수출대국으로 성장함에 따라 한국과 일본의 미국에 대한 의존도는 크게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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