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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시아, 동아시아 그리고 역외관계

문서에서 동북아 시장통합은 가능한가 (페이지 120-145)

(1) 동아시아지역 ‘자연경제권’의 형성

중국경제의 부상은 동북아지역 내에서 뿐만 아니라 ASEAN 10 개국을 포함하는 동아시아 지역 내 경제적 상호의존의 심화를 가 져오고 있다. 여기에 대만을 추가한 동아시아는 앞에서 설명한 동북아지역 내 상호의존적 발전을 연장한 것과 같은 모습을 띰으 로써 이미 하나의 커다란 자연적인 지역경제권을 형성하고 있다.

일본은 최첨단 기술집약산업의 특화를 바탕으로 동아시아 내 폭넓게 생산기지의 차별화를 주도하며, 한국, 싱가포르 및 대만이 자본진출을 통해 뒤따르고 있다. 이 3개국의 해외투자가 중국에 집중하며 그 이외 주로 ASEAN 제국으로 향하는 것과는 대조적 으로 일본의 경우, 규모 면에서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 대한 투자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중국은 외국인투자 유입국이며 대규 모 내수시장은 물론 역외 수출을 목표로 생산하는 공장과 같은

64) KIEP-한국 EU학회 세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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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할을 맡고 있다. 중국 내 진출한 미국이나 EU 등 외국계 기업 의 생산활동이 내수를 대상으로 하는 것과는 달리 동아시아 외국 인투자는 역내는 물론 역외수출에 치중하고 있다.

동아시아는 국제경제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하고 도 경제발전단계가 서로 다른 국가들을 포함하고 있다(<표 3-8>).

한・중・일을 제외한다면, 선진경제권에 속하는 싱가포르, 중소득국가 인 태국과 말레이시아, 개도국가인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그리고 브루 나이를 제외하면 나머지 국가들은 최빈국이라고 할 수 있다. 총체적으 로 볼 때 동아시아 경제권에서는 동북아 3개국이 모든 지표 면에서 절대적인 위치에 있다.

<표 3-8> 동아시아 국가별 주요 경제지표(2003년 기준)

구분 면적 인구 GDP 1인당 GDP 상품수출 상품수입

천㎢ 백만명 십억달러 달러 억달러 억달러

싱가포르 0.65 4.4 91.4 22,962 1,579 1,285

태국 513 62.6 143.3 2,291 784 742

말레이시아 330 24.7 103.2 4,175 1,050 793

인도네시아 1,920 214.5 208.5 972 390 390

필리핀 300 81.5 80.4 987 348 361

브루나이 5.8 0.4 4.7 12,971 44 13

베트남 327 81.1 39.0 481 195 216

라오스 237 5.6 2.0 362 4 5

미얀마 680 53.5 9.61) 1792) 243) 203)

캄보디아 180 13.6 4.2 310 183) 233)

ASEAN 10 4,493.45 541.9 686.31 1,267 4,820 4,241

중국 9,600 1,293 1,411.0 1,092 4,385 4,131

일본 378 127.6 4,301.4 33,717 4,491 3,418

한국 99 48.1 605.0 12,585 1,981 1,750

자료: 권율, 「AS EAN +3 경제협력의 추진현황과 정책과제」, 외교안보연구원-동북 아시대위원회 세미나, 제주, 2005.

12 2 동북아 시장통합은 가능한가?

ASEAN 제국이 국제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중요하지 않으나 동북아시아를 포함하는 동아시아 역내 무역에 대한 의존 도는 비교적 높은 편이다. 따라서 동북아 3개국보다는 ASEAN 10 개국을 추가할 때 역내 무역의존도는 <표 3-9>에서도 보듯이 더 높게 나타난다. 동아시아 역내 무역의존도는 EU는 물론 NAFTA 경우에 비해서도 뒤지기는 하지만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표 3-9> 동아시아(13개국), NAFTA 및 EU간 역내 무역의존도 비교

(단위: %) 구분 1990년 1995년 2000년 2001년 2002년 2003년

동아시아 28.9 37.0 37.3 38.1 38.4 38.9

NAFTA 37.2 42.0 46.9 46.6 46.1 44.9

EU 64.5 61.6 59.8 59.4 59.9 60.4

자료: 이창재(2005)

동아시아 역내 무역구조는 동북아의 경우를 다소 확대한 형태 로 요약할 수 있다. 즉 중간재무역의 급속한 확대가 동북아는 물 론 동아시아 내 경제거래의 활성화를 가져오는 중요한 요인이다.

그 증가속도는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빠르게 나타난다. 2000년 을 기준으로 할 때 역내 제조업 무역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 중은 NAFTA 25.9%, EU 18.5%이었던 반면에 동아시아에 있어서 는 34.3%에 달했다. 특히 중간재 중에서도 역내 생산 네트워크의 고리를 잇는 부품 및 소재만을 보더라도 동아시아 무역의 특성을 보여 준다. 즉 동아시아 역내 제조업무역(2003년)에서 부품 및 소 재는 24% 이상을 차지하며, 산업용기기와 특히 정보기술(IT)산업 의 확대에 따른 통신장비부문(13%) 수요증가에 집중된다.65)

65) 고일동・이창재 외, 󰡔한・중・일 분야별 경제협력의 현황과 발전방향󰡕, 대외경 제정책연구원, 2004; 강정실(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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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지역에서 중국은 조립무역을 통해서 생산공유체제의 중심역할을 하고 있다. 2002년의 예를 든다면 중국의 총수입에서 중간재의 수입비중은 66% 내외에 달했는데 그 내용을 보면 부품 및 소재가 거의 30% 그리고 나머지가 반제품이었다. 같은 해 중 국이 한국, 대만, 싱가포르 및 홍콩으로부터 수입하는 총액에서 조립생산에 필요한 부품 및 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60%에 달했으며, 일본의 경우 이 비중은 약 40%에 이르렀다. 이 4개국 이 중국 내 가공・조립과정에서 필요한 총투입재의 60%내외를 공 급한다. 인도네시아, 태국 및 말레이시아 등도 중국과 비슷한 여 건에 있다.66)

(2) 동북아 시장통합과 동아시아

이와 같이 동아시아 내에서는 중국을 중심으로 각국 사이에 국 제적인 부가가치사슬에 의한 생산분할이 이루어진다. 역내 특유 의 생산네트워크가 무역거래의 증대를 가져오는 핵심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중국이 부상하기 이전에도 한국을 비롯한 소위 신흥공업국들 (NIEs)이 급속한 공업화를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은 크게는 수출을 통한 성장전략의 덕택이었다. 이 당시 신흥공업국들은 일본으로 부터 부품 및 소재를 수입해 조립・가공을 거친 후 주로 미국에 수출하는 과정을 되풀이 했다. 그 결과 신흥공업국들은 일본에 대한 만성적인 무역적자를 미국에 대한 무역흑자로 메우는 구조 적인 불균형을 유지했으며, 그 대표적인 예가 한국이었다.

66) G . Gaulier, F. Lemo ine, D . Un al-Kesen ci, French-Ko rean Wo rksho p, 발표논문, 2 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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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3각 구도는 중국의 출현으로 기본적으로는 크게 변하지는 않았으나 단지 한 과정이 더 추가됨으로써 다소 복잡해졌다. 한 국, 대만, 홍콩 및 싱가포르 등은 중국의 풍부한 노동력과 저임금 및 대규모 시장에 눈을 돌렸으며, 자본재 및 중간재를 수출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이와 함께 중국시장 진출이 한국 및 대만 등 에게는 국내에서는 산업구조조정을 통해서 비교우위부문을 좀더 첨단 기술산업으로 제고시키는 계기를 제공했다. 중국과 동아시 아 신흥공업국 사이에는 특히 기술집약부문에서 상호보완적인 관 계를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동시에 일본과 한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공업국들은 중국시장의 덕택으로 미국을 비롯한 선진공업국들 시장에 대한 직접적인 수 출의존도를 낮출 수 있었다. 1990년대 들어서서 중국의 미국과 EU에 대한 최종재 수출은 급속하게 증가하기 시작했으며, 단순 히 섬유나 의류 같은 노동집약적 부문뿐만 아니라 전기, 전자 및 기계 등 기술・자본집약적 상품의 진출도 현저했다. 중국 내 진출 한 동아시아계의 외국인투자 기업이 주로 선진공업국 시장에 대 한 수출을 목표로 한다는 사실은 이러한 추세를 뒷받침해 준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3각 구도가 오래 지속하지는 못할 것이라 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67) 즉 WTO 가입 때 중국이 약속한 시장 개방 일정은 물론 국내 소득증가에 따른 내수시장의 확대 등을 고려할 때 중국경제의 수출에 대한 의존도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또 앞에서도 지적했듯이 중국 내 기술개발잠재력은 물론 외국기 업에 의한 기술이전 효과 등을 통해서 중국의 동아시아 내 일부 국가들에 대한 기술의존도는 점차 낮아질 전망이며, 따라서 중장 기적으로는 산업 내 수평분업 추세가 확대될 것이다.

67) 앞의 주 6 6)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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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확실한 것은 동아시아 내 생산네트워크에 의한 상호의 존의 심화나 역내 거래의 확대는 다같이 역내 수요와 함께 역외시 장이 뒷받침해 주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그림 3-1>은 2004년 동북아시아, 동아시아 그리고 미국 및 EU 사이의 무역수 지를 요약하고 있다. 또 <표 3-10>은 한국, 중국 및 일본의 무역대 상 지역 및 국별 무역구조를 종합하고 있다.

<그림 3-1> 동아시아, 미국 및 EU의 대상 지역별 무역수지

(단위: 10억 달러)

주: 1) 상자 안은 해당국의 총무역수지임.

2) 일본 및 EU의 무역수지 수치는 2003년 엔/ US$ 및 유로/US$의 평균환율 로 환산한 값임.

자료: K OT RA database, ASEAN s tatis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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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1>에서 화살표방향은 해당 동아시아 국가가 미국, EU 또는 기타 세계를 포함하는 다른 지역과의 (제조업)무역에서 발생 한 흑자(+) 또는 적자(-)수지 규모를 표시한다. 동아시아는 미국 과의 무역에서 흑자를 보이며, 특히 중국 및 일본은 대규모의 흑 자를 유지하고 있다. 바꾸어 말하면, 동아시아의 성장이 그만큼 선진경제 시장에 의존하며, 특히 1990년대 이후 지속된 미국경제 의 호경기가 중요 요인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역외시장에 대 한 과도한 의존은 동아시아 경제의 취약한 측면을 보여 준다.

<표 3-10> 동북아 3개국의 중요 대상지역별 무역구조

(3 -1 0-a) 중국의 무역구조 (단위: %) 연도 1990 1991 1992 1993 1994 1995 1996 1997 1998 1999 2000 2001 2002 2003 일본 14.5 14.9 15.2 20.0 20.2 20.4 20.7 18.7 17.9 18.3 17.2 17.2 16.4 15.7 미국 10.2 10.5 10.4 14.1 15.0 14.5 14.8 15.1 17.0 17.1 15.6 15.8 15.7 14.9 EU 12.7 11.5 10.7 13.6 13.6 13.6 13.0 13.3 15.1 15.4 14.3 15.0 14.0 14.7 ASEAN 6.2 6.2 5.4 6.0 6.1 7.2 7.3 7.7 7.3 7.5 8.1 8.2 8.8 9.2 한국 0.6 2.4 3.0 4.2 4.9 6.0 6.9 7.4 6.6 6.9 7.1 7.0 7.1 7.4

(3 -1 0-b) 일본의 무역구조 (단위: %)

연도 1990 1991 1992 1993 1994 1995 1996 1997 1998 1999 2000 2001 2002 2003 미국 27.5 26.4 26.1 27.0 27.2 25.4 25.4 25.6 28.0 27.1 25.2 24.8 23.7 20.7 중국 3.5 4.1 5.1 6.3 6.9 7.4 8.2 8.4 8.6 9.1 10.0 11.8 13.5 15.5 EU 17.4 16.8 16.5 14.5 14.1 14.4 13.9 14.6 16.6 16.1 14.6 14.5 13.9 14.2 ASEAN 12.1 12.8 12.9 14.2 15.0 16.2 16.6 15.8 12.9 13.8 14.9 14.4 14.2 14.0 한국 5.6 5.9 5.1 5.1 5.7 6.2 6.0 5.4 4.1 5.4 6.0 5.7 5.9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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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1 0-c) 한국의 무역구조 (단위: %)

연도 1990 1991 1992 1993 1994 1995 1996 1997 1998 1999 2000 2001 2002 2003 미국 25.6 24.3 22.8 21.0 20.8 20.6 19.2 18.0 19.2 20.7 20.2 18.5 17.9 16.0 중국 0.0 2.9 4.0 5.3 5.7 6.2 6.9 8.2 8.2 8.6 9.4 10.8 13.1 15.3 일본 21.9 21.7 19.4 18.3 19.1 18.6 16.4 14.8 12.9 15.2 15.7 14.8 14.3 14.4 EU 12.8 13.1 12.1 11.7 12.2 12.5 12.3 12.4 12.9 12.5 11.8 11.9 12.4 11.9 ASEAN 7.2 8.8 10.1 10.1 10.0 10.6 11.3 11.4 10.8 11.4 11.5 11.1 11.2 10.4 자료: 이창재(2005)

<표 3-10>은 동북아시아가 시장통합을 추진할 경우를 상정하 여 국별로 역외지역과의 무역구조를 정리한다. 앞에서 살폈듯이 비록 역내 무역의존도가 높기는 하지만 국별로 비교한다면, 한국 과 일본의 대외무역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하락하는 것과 는 대조적으로 중국의 경우, 미국의 비중은 상승한 후 1990년대 말 이후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 총체적으로 동북아지역의 역외무 역에서 미국은 구조적으로 중요한 비중을 유지하며, 다소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EU와 ASEAN 제국 역시 비슷한 입장이다.

동북아지역 시장통합의 추진을 뒷받침하는 기본적인 논거의 하 나는 심화일로에 있는 경제적 상호의존의 추세이다. 동북아지역 이 이들 지역과 ‘자연적인 경제권’을 형성하고 있다면, 이러한 추 세를 반영하는 제도적인 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미 동북아 국가들과 이 지역 또는 국가들과 FTA가 논의된다는 점에서 대상 국가별로 적절한 형태의 시장통합형태를 모색할 수 있다.

다시 정리한다면, 동북아지역은 다음에서 설명하듯이 장기적으 로 ‘하나의 시장’을 의미하는 공동시장의 형성을 추구하는 한편, 그 이외의 지역이나 국가별로는 자유무역지역을 기초로 하되 대 상국가에 따른 특수여건을 반영한 협정을 고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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