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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농협의 혁신 사례와 그 지도자를 선정하기 위해 전문가들의 의견 청취, 신기엽 외(2010)의 연구 등을 참고하여 11개 조합과 그 조합장을 선정하 였다. 선정된 조합 리더 유형은 네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영세조합의 발전모델 제시형이다. 경기 안성 고삼농협 조현선 조합장, 강원 횡성 서원농협 이규삼 조합장, 경북 상주 외서농협의 김용해 전조합장, 전 남 해남 옥천농협 양용승 조합장 등 4명이다. 이들 조합들은 전국에서 가장 열 악한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고삼조합을 제외하고는 인근에 도시가 없는 산간 지대에 조합이 있다. 인구가 작고 산업이 발달하지 않아 신용사업마저도 신통

치 않은 지역이다. 이런 지역에 있는 대부분의 조합은 경영이 어려워 합병대상 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들 조합은 경제사업 혁신으로 경영을 안정시켜 전국적으로 유명한 조합이 되었다. 이를 선도한 조합장들을 이 연구의 대상으 로 하였다.

둘째, 단위조합의 초기발전을 이끌었던 조합장을 선정했다. 경남 고성농협의 조경문 전 조합장과 전남 나주 남평농협의 윤승혁 전 조합장은 초창기 단위농 협의 경영기반을 구축하고 새로운 편익사업을 지속적으로 개발하여 큰 성공을 거둠으로써 조합을 안정적인 성장궤도에 진입시켰다.

셋째, 품목조합의 혁신을 선도한 지도자들을 선정했다. 충남 예산능금조합 윤익로 전 조합장, 강원 평창 대관령원예조합 목찬균 전 조합장, 경기 이천의 도드람양돈조합 진길부 전 조합장, 전남 순천축협의 황금영 전 조합장을 선정 하였다. 이들은 위기에 처한 조합을 구하기 위한 구원투수로 등장하거나 새로 운 조합을 결성했으며, 중앙회와 정부를 상대로 한 활발한 정책활동으로 자신 의 조합은 물론 농정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넷째, 농협 정체성 문제의 아킬레스건이라 할 수 있는 도시농협 문제의 해법 을 찾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리더이다. 서울 관악농협 박준식 조합 장은 이 부문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대표적인 지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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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농협의 혁신 사례와 리더

1. 환경을 이긴 혁신

1.1. 영세 모범조합들의 경영성과

경기도 안성의 고삼조합, 강원도 횡성의 서원조합, 경북 상주의 외서조합, 전 남 해남의 옥천조합은 전국에서 가장 열악한 지역에 속한다. 이들 4개 조합의 주 이용고객이라 할 수 있는 조합원과 준조합원을 합한 숫자(총조합원)는 전국 평균(2009년 기준 13,033명)의 14~21%에 불과하다(표 3-1). 고삼조합 외에는 근처에 소비시장이 될 만한 도시도 없다. 산간지역이라서 들도 작고, 다른 산업 이 발달하지도 않아 인구가 작다. 그러니 신용사업마저도 매우 영세해서 다른 조합 같으면 맨 먼저 합병대상으로 거론할만한 조합들이다.

하지만 조합사업의 성격과 규모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옥천조합과 서원 조합의 경제사업 규모는 전국 평균을 월등이 능가한다. 옥천조합 경제사업은 전국 지역농협의 평균 규모의 282%이고 서원조합144.8%이다. 고삼조합의 경 제사업은 전국 평균 규모의 59.7%이고, 외서조합은 56.3%로 작지만 다른 조합

과 비교한 상대적 규모로 보면 이들 조합 역시 경제사업에서 발군의 성과를 거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총조합원(조합원+준조합원) 수는 각각 전국 평균의 21.6%와 24.5%에 불과하지만 경제사업은 이 비율보다 두 배 이상 높다.

경제사업과 달리 신용사업 규모는 다른 조합과 비교해서 별로 나을 것도 나 쁠 것도 없는 수준이다. 예수금과 총조합원수의 상대비율을 비교해보면 고삼조 합 34.8: 21.6, 서원조합 22.6: 13.6, 옥천조합 38.4: 43.4, 외서조합 22.3: 24.5로 고삼조합과 서원조합의 예수금 실적은 좋은 편이나 옥천과 외서는 전국 평균 적인 실적을 내고 있다. 이 같은 결과는 신용사업으로서는 조합의 성장을 담보 할 수 없는 환경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표 3-1. 열악한 환경을 극복한 영세조합 발전모델 조합의 조합원 규모

단위: 명, %

조합원 준조합원 합계 합계/전국 평균

고삼농협 1,039 1,780 2,819 21.6

서원농협 1,125 651 1,776 13.6

옥천농협 2,939 2,723 5,662 43.4

외서농협 1,186 2,012 3,198 24.5

자료: 농협중앙회, 조합경영계수요람, 2010

표 3-2. 영세조합 발전모델 조합의 사업규모

단위: 백만 원, %

경제사업 예수금 대출금 공제료

금액 지수1 금액 지수1 금액 지수1 금액 지수1 고삼 13,214 59.7 43,490 34.8 37,368 39.3 1,467 29.6 서원 32,045 144.8 28,267 22.6 16,933 17.8 1,548 31.3 옥천 62,406 282.0 47,939 38.4 28,901 30.4 14,058 283.9 외서 12,461 56.3 27,777 22.3 7,458 7.9 1,961 39.6 1) 전국 평균사업규모에 대비한 조합별 사업규모의 % 비율

자료: 농협중앙회, 조합경영계수요람, 2010

1.2. 관내 자원 활용 최적화를 지향한 고삼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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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삼조합은 수도권이라는 유리한 점은 있으나 안성시 관내 조합 중에서는 가장 열악한 조건하에 있다. 산간지대라 농업여건이 열악하고 인구도 작다. 조 현선 조합장은 취임하자 이러한 지역 조건을 감안한 특색 있는 생존 전략을 찾 기 시작했다. 농가경제를 무겁게 짓누르는 부채문제의 중요한 원인이 과도한 농기계의 구입에 있다고 본 그는 농기계 이용비용을 절감하는 방안을 모색했 다. 대규모 농업이 어려운 지역 조건을 고려하여 친환경농업으로 소농의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조현선 조합장은 조합의 발전 방향 모색을 위하여 먼저 지역의 자원 분포와 특성, 미래의 여건변화 전망을 분석하였다. 고삼의 지역여건으로는 규모 확대 를 통한 생산비 절감 전략은 맞지 않았다. 장기적인 식품수요는 가격이 아니라 안정성과 고품질 농산물로 몰릴 것이라는 예상하에 친환경농업을 전략사업으 로 선택했다. 친환경농업은 세심한 관리와 정성이 필요한 농업이어서 노령화된 소농 중심의 고삼지역 인력여건과도 부합한 것이었다. 문제는 그동안 조합원들 이 조직화된 행동에 익숙하지 않아 조합이 이들을 조직해주고 판로를 터주어 야 했다. 조 조합장은 고삼지역을 친환경농업 실천지역으로 선포하고, 생산자 조직 강화와 직거래 운동을 체계화하는 데 역점을 두고 일을 추진했다.

조 조합장은 노동력 감소에 대응한 농기계화가 필연적이기는 하지만 농가별 로 농기계를 보유하려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농협은 농기계의 공동이 용을 확대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조합장이 되고 나서 실시한 지역자원조사는 그의 믿음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주었다.

고삼조합은 1994년부터 주기적으로 관내의 자원과 조합원의 소득실태 등을 조사하여 장기발전계획을 수립하고 그에 따라 경영을 해오고 있다. 1994년 ‘조 합원 영농실태와 의식조사 및 농협경영분석’을 바탕으로 ‘고삼 1차 장기발전계

3 이하 소개되는 내용은 농정연구센터의「계간 농정연구」, 2010년 겨울호에 실린 조 현선 조합장의 글에서 발췌한 것이다.

획’을 수립하고, 추진과제로 작목별 마을별 생산자 조직 강화, 유기농의 도입, 도시소비자 직거래 운동 등을 선정했다(조현선, 2010). 1997년에는 고삼면을

‘친환경농업 실천지역’으로 선포했다. 1998년에는 ‘고삼농협 제2차 장기발전계 획’을 수립하여 면지역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지역농업 조직화 방안’을 마련 하고 생산 및 유통 마케팅 전략을 수립했다. 1999년부터는 안성지역 농협사업 연합을 추진했다.

2003년부터 2년 주기로 3차에 걸쳐 ‘조합원 영농실태 및 삶의 질 조사’를 실 시하였다. 2003년 조사를 바탕으로 2004년부터 사회적 일자리 창출사업을 전 개하였다. 2005년 조사는 2006년 농기계 임대사업에, 2007년 조사는 2008년의 영세조합원에 대한 한우번식우 무상 지원 사업의 수립에 반영하였다.

안성은 관내 농협들이 모두 참여하여 ‘농협사업연합’을 추진한 최초의 지역 으로 유명하다. 1999년 구매사업으로 시작한 이 연합사업은 쌀 포도 배 한우 인삼 등 5대 품목의 판매사업으로 확대되었다. 연합사업이 정착되어가자개별 조합의 경제사업 담당자들은 새로운 문제에 봉착했다. 지역농협의 주요 경제사 업을 연합사업단에 넘기고 나니 개별 조합이 할 일이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조현선 조합장은 연합사업단에 이관할 사업과 내부에 존속시켜야 할 사업을 구분하고 존속사업의 발전방향을 모색했다. 대규모 농가의 관행농법 쌀은 연합 사업에 연계시키고, 소규모 친환경농법 쌀과 소규모 농가가 생산한 쌀은 조합 내부에서 소화시키는 것으로 하였다. 이로써 고삼조합은 전보다 더 질이 높고 다양한 서비스를 조합원을 위해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고삼조합의 농기계 임대사업은 조현선 조합장의 리더십을 잘 보여주는 사례 다. 1995년에 구상한 농기계 임대사업은 계속 문제를 개선하면서 지금까지 지 속해오고 있다. 처음에는 농기계를 공동이용함으로써 기계당 작업효율을 늘리 고 조합원의 기계이용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여 사업을 설계하였 으나, 기계의 관리, 작업 순서, 연령에 따른 조합원 이해의 상충, 농기계 관리 및 작업의 신청과 배정 등에서의 사소한 문제도 전체사업의 성패에 영향을 미 쳤다. 이 사업을 시작한 지 10여년이 지난 2006년에 조합에서 농기계를 책임지 고 운영할 사람의 신청을 받아서 그들을 지원하고 조합은 작업단가 관리, 작업

고삼농협의 농기계 임대사업

고삼조합은 1995년 자원조사를 실시한 결과, 관내의 농기계 보유대수가 적정수준을 크게 상회하고 있음에도 조합원들은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농가의 부채증가를 억제하고 경영비를 줄이려면 농기계 이용률을 높여 농작업 위탁수수료를 낮추는 것이

고삼조합은 1995년 자원조사를 실시한 결과, 관내의 농기계 보유대수가 적정수준을 크게 상회하고 있음에도 조합원들은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농가의 부채증가를 억제하고 경영비를 줄이려면 농기계 이용률을 높여 농작업 위탁수수료를 낮추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