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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자금조달패턴 양극화

한편, 1999년 대우사태와 2000년 현대그룹의 유동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직접금융시장이 큰 타격을 입게 되자 정부는 강도 높은 시장안정화 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그 효과는 장기적이지 못했고 회사채시장은 금융시장여 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며, 사실상 2000년 이후 에는 ABS를 제외하면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에 대한 자금조달기능을 상실 했다고 볼 수 있다.

년을 정점으로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그림 2> 참조).

외환위기 이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패턴을 각각 살펴보면, 대 기업은 직접금융, 중소기업은 간접금융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일 반은행의 대기업 대출금은 2001년 이래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 같 은 은행의 대기업 대출 감소는 첫째, 외환위기 당시 은행 부실여신의 대부 분이 대기업 여신에서 발생하면서 은행들이 대기업 대출을 회피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둘째, 정부가 외환위기 이후 대기업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하여 각종 여신규제조치를 적극적으로 시행함에 따라 은행의 대기업여신 축소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쳤다. 또한 은행 구조조정 과정에서 BIS 자기 자본비율을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사용한 점도 대기업 대출의 위축을 가져 온 것으로 보인다. 즉 기존의 BIS 자기자본비율은 기업의 신용도에 관계 없이 일률적인 위험가중치를 적용하므로 은행의 입장에서는 우량기업과 잠

<그림 2> 기업의 외부자금조달 추이

-40 -20 0 20 40 60 80 100 120 140

1997 1998 1999 2000 2001 2002 2003 2004

간접금융 직접금융 국외조달 기타

(조원)

자료 : 한국은행,『자금순환계정』

재적 부실기업을 구분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었고 기업대출의 확대 자체가 자기자본비율을 낮추는 결과를 낳았다.

따라서 위험가중치가 100%인 기업대출을 축소하는 대신 국채 혹은 공공 기관 채권, 부동산 담보가 포함된 가계의 주택대출 등에 대한 자금운용을 확대하였고, 이 때 대기업 여신은 중소기업 여신에 비해 대출건당 규모가 크기 때문에 쉽게 자기자본비율을 낮추기 위한 우선 감축 대상이 되었다.

BIS 자기자본비율 규제 강화와 함께 기업여신을 위축시킨 또 하나의 감독 조치는 신자산건전성기준(FLC)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의무 강화이다. 동 감독조치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금융회사의 건전성 강화에 기여한 바가 매 우 크지만 기업여신과 관련된 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부담을 가중시켜 국 내 은행의 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을 크게 약화시킨 것도 사실이다. 특히 대 기업 대출은 건전성 분류에 대한 은행간 비교가 용이하고 금액이 커 감독 당국은 이를 점검대상으로 분류하고 은행들로 하여금 건전성 분류를 강화 할 것을 독려하였다.

결과적으로 은행은 대기업 대출에 대해 자신의 판단보다 과도한 대손충 당금을 부담하게 되어 대기업 대출에 대해 점차 소극적 태도를 취할 수밖 에 없다. 반면 중소기업 대출은 상대적으로 감독당국의 건전성 분류에 대 한 직접적인 개입이 적고 담보 확보를 통한 높은 등급의 건전성 획득이 용 이하여 대기업보다 비교적 수월하게 여신을 공급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한편 대기업은 외환위기 이후 금융회사 차입을 축소하는 대신 회사채 및 주식발행을 통한 직접금융 비중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외부자 금보다는 내부자금조달 비중을 높이고 있는데다 설비투자 감소로 자금수요 자체가 감소하면서 직접금융 역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2004 년 대기업의 주식 및 회사채 발행액은 32.6조원으로 일반은행의 대출금

22.7조원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직접금융 실적을 살펴 보면, 1999년 하반기 이후 저등급채권 투자 전용펀드인 High Yield Fund 및 후순위채펀드제도의 도입 등으로 회 사채 발행이 활성화되고, 이후 코스닥시장의 활성화 등으로 주식시장을 통 한 자금조달 역시 일시적으로 크게 확대되는 듯 했으나 2000년을 기점으로 크게 감소하기 시작하여 현재까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 은 2001년 이후 은행권 금융회사들이 대체자금운용 수단으로 중소기업 대 출을 적극 운용하며 직접금융보다는 은행권 대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데다, 대기업과 달리 신용상태가 불투명한 중소기업은 회사채 발행이 거의 불가능한 데 기인한다. 실제로 2004년 총 회사채 발행액 중 중소기업 발행 비중은 0.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3> 주식시장에서의 중소기업 <그림 4> 회사채시장에서의 중소기업 조달액 비중 조달액 비중

0 5 10 15 20 25 30 35 40 45 50

1999 2000 2001 2002 2003 2004 (%)

0 1 2 3 4 5 6

1999 2000 2001 2002 2003 2004 (%)

자료 : 금융감독원

한편, 외환위기 이후 간접금융시장을 통한 자금공급의 대부분은 은행이 담당하고 있으며 비은행금융회사의 역할은 실제적으로 매우 미미한 상황이 다. 이 같은 현상은 국내 직접금융시장이 1999년 대우, 2000년 현대, 2002년 SK Global 사태 등을 겪으면서 불안정성이 지속된데다, 예금보장 등의 혜 택이 은행에 집중되면서 우량은행으로의 자금유입이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표 6> 기업의 직접금융 및 은행 대출금 추이

(단위 : 조원)

2000 2001 2002 2003 2004

대 기 업

직 접 금 융 25.3

(△60.3)

48.8 (93.0)

30.3 (△37.8)

26.9 (△11.4)

32.6 (21.3)

주 식 8.0

(△79.3)

9.0 (13.3)

6.9 (△24.0)

8.6 (25.3)

6.5 (△24.7) 회 사 채1) 17.3

(△30.7)

39.7 (129.9)

23.4 (△40.9)

18.3 (△22.2)

26.1 (43.1) 일반은행 대출금2 ) 37.7

(7.8)

28.2 (△25.3)

27.1 (△3.9)

24.0 (△11.4)

22.7 (△5.5)

중 소 기 업

직 접 금 융 6.7

(82.9)

3.5 (△48.8)

2.8 (18.8)

2.6 (△8.5)

1.9 (△27.1)

주 식 6.3

(165.4)

3.1 (△51.2)

2.4 (△23.0)

2.5 (3.8)

1.8 (△28.5)

회 사 채1) 0.4

(△69.2)

0.4 (△11.7)

0.4 (18.4)

0.1 (△78.8)

0.1 (10.6) 일반은행 대출금2 ) 93.2

(18.0)

104.0 (11.6)

135.7 (30.4)

160.8 (18.5)

160.9 (0.1) 주 : 1) 금융채 및 ABS는 제외

2) 원화대출금

3) ( ) 안은 전년 대비 증가율 자료 : 금융감독원

촉발된 측면이 크다. 그러나 직접금융시장 및 비은행금융회사에서 이탈된 자금은 기업에 대한 자금공급 확대로 이어지기보다는 개인 및 소매금융이 나 국고채 매입 등 은행의 안전자산 보유 확대로 이어져 은행의 대출금 가 운데 기업대출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감소하였다.

한편, 2002년 가계부실이 큰 문제로 떠오르면서 은행들이 자금운용의 대 안으로 부상한 중소기업 대출을 적극적으로 활용함에 따라 이 같은 현상이 다소 완화되기는 하였으나 2004년말 현재에도 일반은행의 원화대출금 가운 데 기업대출 비중은 43.5%에 머무르며 가계대출 비중(55.0%)을 하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