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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성감독 강화와 성과주의 및 안정성 위주 경영풍토 확산

외환위기 이후 정부는 회생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된 금융회사들을 퇴출하 는 방식으로 과거로부터 누적되어 온 금융회사 부실을 정리하는 한편, 금 융회사의 경영투명성을 높이고 건전성감독을 강화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정비하여 금융부실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 구조 조정을 실시하였다.

우선 적기시정조치제도가 1998년 중반 도입되었다. 적기시정조치제도는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자기자본비율 등 경영상태를 나타내는 몇 개의 지표 를 기준으로 등급을 구분하고 각 등급에 따른 시정조치들을 미리 결정해 두었다가 금융회사의 건전성이 일정등급 이하로 악화될 경우 해당 시정조 치를 자동적으로 시행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금융감독기관은 동 제도를 통 해 건전성이 양호한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최대한의 자율성을 보장하되 일 정기준에 미달하는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엄격한 시정조치를 취하여 금융회 사의 자구노력을 촉구할 수 있다.

1999년 들어서 정부는 금융회사의 건전성 제고를 위한 추가적 조치로 신 용공여한도제와 신자산건전성분류기준(FLC; Forward Looking Criteria)을 도입하였다. 信用供與限度制는 종전의 여신한도제를 개편한 것으로 대출 금, 지급보증 이외에 자금지원적 성격의 유가증권 매입, 기타 금융거래상 신용위험을 수반하는 은행의 직․간접적 거래를 신용공여로 정의함으로써 동 신용공여한도를 종전에 비해 크케 축소시켰다. 한편 新資産健全性分類 基準(FLC)은 대출기업의 현재 재무상태 뿐만 아니라 미래의 사업가치까지

고려하여 대출자산의 건전성을 분류하는 방법으로, 감독기관이 금융회사의 부실가능성을 조기에 파악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여 금융회 사들이 미래의 위험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한편, 자산건전성 분류기준인 BIS 自己資本比率 산출기준도 엄격하게 개 선되었다. 종전 기준에서는 대손충당금 전액이 보완자본으로 인정되었으나 새로운 기준에서는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는 대출금에 대한 대손충당금은 보완자본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거래업체의 재무 구조가 불량한 금융회사들은 그만큼 자기자본비율이 악화될 것이므로 건전 성 제고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및 변동성이 증대됨에 따라 금 융회사의 건전경영을 위한 종합적인 리스크관리가 감독당국의 핵심 과제로 대 두되었다. 이에 감독당국은 2000년 7월부터 개별 금융회사의 경영부실 위험 을 파악하기 위하여 기존에 실시하던 經營實態評價制度(CAMELS)를 리스 크管理評價制度(Risk Assessment System)로 개편하여 금융회사의 종합적 인 리스크 관리를 꾀하고 있다. 동 제도는 ① 이사회와 경영진의 역할, ② 리 스크관리 하부구조, ③ 신용리스크 관리, ④ 유동성리스크 관리, ⑤ 시장리스 크 관리, ⑥ 비재무리스크 관리 등 6개 평가부문에 대해 해당 금융회사의 리 스크 규모와 리스크 관리수준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한, 바젤은행감독위원회가 2001년 1월 新BIS規制案(The New Capital Accord)을 통해 각국 감독당국이 금융회사가 리스크 수준에 상응하는 적 정 자기자본을 보유하고 있는지 평가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함 에 따라 2001년 10월부터 국내 실정에 맞는『리스크 중심의 감독기능 강화 를 위한 단계별 추진방안』을 실시하고 있다. 그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1단 계(2002년)에서는 금융회사의 종합리스크관리체제 구축 지도 및 리스크관

시행일시 내 용

1998년 4월

○ 적기시정조치 개선

− 조치 발동기준을 객관화하여 BIS 자기자본비율 지도기준과 연계하여 소정 의 요건에 해당될 경우 단계별 시정 조치를 자동적으로 실시하도록 의무화

1999년 5월

○ 종전의 여신한도제를 신용공여한도제로 개편

− 대출금, 지급보증 이외에 자금지원적 성격의 유가증권 매입, 기타 금융거래 상 신용위험을 수반하는 은행의 직․간접적 거래를 신용공여로 정의하고 동 신용공여한도를 종전에 비해 크게 축소

1999년 12월

○ 자산건전성 분류기준(Forward Looking Criteria) 및 대손충당금적립제도 도입 − 은행 보유자산의 건전성을 분류함에 이어 차주의 미래 채무상환능력까지

충분히 반영하고 이에 상응하는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도록 함.

2000년 7월

○ 리스크관리 평가제도(Risk assessment System) 도입

− 금융회사의 종합리스크관리 수준을 6개부문․84개항목을 통해 체계적으로 평가하고 주요 리스크 변동에 따른 리스크 관리체제의 적정성을 지속적으 로 점검

2001년 10월

○『리스크 중심의 감독기능 강화를 위한 단계별 추진방안』마련

− 선진국 감독기관들이 운용하고 있는 리스크 중심의 감독(Risk Based Super- vision)을 도입키로 하고 단계적 추진 중

2002년 1월

○ 시장리스크를 반영한 자기자본규제제도 도입

− 은행의 보유자산을 보유목적에 따라 트레이딩 자산(trading book)과 은행 업무자산(banking book)으로 구분하고, 트레이딩 목적 자산에 대하여 시장 리스크를 측정하여 시장리스크를 커버할 수 있는 적정수준의 자기자본을 보유토록 의무화

리 모범규준 제시 등을 통해 금융회사의 리스크 관리능력을 제고하며, 2단 계(2003년)에서는『리스크정보관리시스템』을 구축하여 리스크 평가결과에 따라 검사 대상기관 및 검사범위 등을 결정하는 리스크 중심의 감독프로

<표 3> 외환위기 이후 주요 건전성 감독강화 조치

그램을 개발하고, 마지막 단계(2004년)에서는 시범운영을 통해 미흡하다고 판단된 부문을 개선하고 동 제도를 은행권 이외의 증권, 보험 등의 권역에 도 도입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2002년에는 동 추진 방안에 따라『시장리스크 기준 자기자본 보유제도』를 도입하여 트레이딩 거래규모나 비중이 큰 은행에 대해서는 트레이딩 상품에 대하여 기존의 신 용리스크뿐만 아니라 시장리스크도 감안하여 BIS 자기자본비율을 산정하 도록 하였다.

이와 같이 외환위기를 계기로 과거에 누적되어 온 금융회사의 부실을 정 리하고 법적․제도적 정비를 통해 감독을 강화한 결과, 금융회사들의 생산 성이나 당기순이익과 같은 객관적 지표들은 크게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표 4> 참조).

한편, 양적인 지표상의 개선뿐만 아니라 질적인 측면의 성과도 있었다. 그 러한 성과 중의 하나가 금융회사도 부실할 경우 퇴출될 수 있으며 부실 금 융회사의 경영진도 부실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된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이 다. 외환위기 이전에는 정부의 개입으로 금융회사가 퇴출되거나 경영진이 부실과 관련하여 법적 책임을 지는 경우가 거의 없었으나 금융 구조조정

<표 4> 일반은행의 주요 경영 및 건전성 지표 추이

(단위 : %) 1997 1998 1999 2000 2001 2002 2003 2004

부 실 채 권 비 율 2.7 3.5 13.6 8.8 3.3 2.4 2.8 2.0

BIS 자기자본비율 7.0 8.2 10.8 10.5 10.8 10.5 10.4 11.3

R O A △0.9 △3.3 △1.3 △0.6 0.8 0.6 0.1 0.9

R O E △14.2 △52.5 △23.1 △11.9 15.9 11.7 2.2 18.0 자료 : 금융감독원

과정에서 이러한 과거의 인식이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와 같이 금융 회사의 부실에 대하여 책임 여부를 확실하게 가리는 풍토의 조성은 금융부 문의 경쟁력 강화와 신뢰도 제고에 필수적이라 평가할 수 있다. 또한 구조 조정 이후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국내에 본격 진출하고 외국계 전문경영인 의 경영참여가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자율 및 성과 중심의 경영풍토가 확산 되었다(<표 5> 참조).

그러나 금융산업에서 성과 중심의 시장원리가 크게 강조되면서 금융회사 들이 단기수익성 및 안정성 위주의 경영행태를 보이고 있어 안정적인 기업 대출 공급을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은행 경영자가 단기실 적을 중요시하면 장기적으로 성장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외부환경 변화 등으로 일시적으로 신용도가 하락한 기업(중소기업 등)에 대한 자금공급을 기피하는 경향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업과의 장기적인 거래를 기피하면서 기업관련 정보생산과 모니터링 기능이 약화되어 상대적으로 신 용상태가 불투명한 중소기업 대출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태도를

<표 5> 외국계 은행의 시장점유율 추이

(단위 : 조원, %)

1997 1998 1999 2000 2001 2002 2003 20041) 외 은 지 점 (a) 34

(4.2) 41 (5.0)

36 (4.4)

48 (5.5)

58 (6.8)

64 (6.3)

79 (6.7)

89 (7.2) 제 일, 외 환,

한국씨티은행 (b) — — 36

(4.4) 40 (4.6)

27 (3.2)

30 (3.0)

103 (8.8)

181 (14.6) 외국계은행(a+b) 34

(4.2) 41 (5.0)

72 (8.8)

87 (10.2)

85 (10.0)

94 (9.3)

181 (15.5)

270 (21.8) 주 : 1) 2004년 10월 기준

2) ( ) 안은 은행산업 전체 대비 점유비중

자료 : 금융감독원,『외국계 은행의 국내시장점유율 현황』

취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외환위기 이후 금융회사들이 안전자산의 비중을 높이면서 위험이 큰 기업금융을 기피하는 경향이 일반화되고 있다. 정부 또한 기업집단에 대해 부채비율을 낮추도록 요구하면서 은행 및 비은행 금융회사를 통한 간 접금융 공급이 급속히 축소되었다. 또한 외환위기 이전까지는 은행의 여신 금리가 회사채 수익률보다 낮았으나 이후 상황이 역전되면서 수익성이 높 은 대기업 및 중견기업일수록 금융회사 차입보다는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 금조달이 유리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과 회사채 및 기업어음 시 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대기업에 자금이 집중되는 현상이 나 타나게 된다.

<그림 1> 기업 자금조달금리 추이

3 8 13 18 23 28

96 97 98 99 00 01 02 03 04 05

예금은행 가중평균 기업대출금리 회사채수익률(AA-) (%)

자료 : 한국은행

한편, 1999년 대우사태와 2000년 현대그룹의 유동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직접금융시장이 큰 타격을 입게 되자 정부는 강도 높은 시장안정화 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그 효과는 장기적이지 못했고 회사채시장은 금융시장여 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며, 사실상 2000년 이후 에는 ABS를 제외하면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에 대한 자금조달기능을 상실 했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