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농어촌 지역개발의 뉴패러다임

지금까지의 농어촌개발정책은 대부분 하향식 개발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미숙한 상향식 개발 방식에 의해 추진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농어촌개발정책 등 향후 나아가야할 방향 검토에 앞서 농어업・농어촌정책의 세계적인 흐름을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그 공통된 내용은 농업의 다면적 기능의 중시와 지역의 자주성을 강조하 는 내발적 개발(endogenous development)의 추구이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은 대체 로 1970년대까지는 도농 간 성장격차를 해소하고 농업 소득을 증가시키기 위한 효율성 제고를 목표로 하는 농업정책을 추구해왔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부터 생산성 측면을 강조하는 구조 정책에서 농촌지역 유지를 위한 지역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OECD의 주도하에 농촌지역에서 어메니티(amenity)와 니치마켓(niche market)을 활용하는 내발적발전과 민관 파트너십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일본 역시도 1999년 ‘식료・농업・농촌기본법’ 이

후 농업의 다원적 기능과 내생적, 자립적 지역발전을 중시하는 정책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과소 지역으로 지칭되는 조건불리지역 스스로 자생적으로 내발적 발전을 추구한 사례가 다양하게 나 타나고 있다 (곽동원, 2008, pp.19~20)

[그림 2-1] 지금까지의 농촌지역개발 추진 방식

자료 : 농촌종합개발 정책자료(2003.12)

참여정부는 최고 국정과제의 하나로서 국가균형발전을 설정하고, 균형 없는 집권-집중 발전모 델에서 성장과 균형이 병행하는 새로운 분권-분산 발전모델로의 전환을 추진하였다. 국가균형발 전은 ‘지역 간 발전의 기회균등을 통해 국토 공간상의 모든 지역의 발전 잠재력을 증진함으로써 어느 지역에 거주하더라도 기본적인 삶의 기회를 향유하고, 궁극적으로 국가 전체의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3)

농림부의 119조 투융자사업(2004~2013년)의 내역을 살펴보면, 생산기반정비 등 농촌인프 라 확충에 대한 투융자는 감소하는 반면, 농가소득 및 경쟁력 제고와 지역개발 분야에 대한 비중 은 확대되고 있다. ‘삶의질법’, ‘지방분권법’ 등이 제정되고, 균특회계가 신설되는 등 정부 주도의 하드웨어 중심 농촌지역개발 정책이 지자체와 지역중심으로, 농촌경관과 농촌다움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개발 방식도 단위지역에 대한 독립적인 개발에서 탈피하여 인근지역 간의 연계개발을 통하여 개발의 효율성을 제고하고자 한다. 정책대상은 농업 중심에서 농업, 농 촌, 농민으로 확대되며 지원방식은 균등 또는 평균적 지원에서 선택과 집중으로 바뀌었고 경쟁 력을 갖추고 자생력 있는 곳을 우선 지원하여 투자의 효율성을 꾀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3) 국가균형발전위원회(2003), 국가 균형발전의 비전과 과제

[그림 2-2] 지역 활성화를 위한 종합적 지역개발 모형

자료 : 이한성・유상건(2005), 농촌지역개발의 뉴패러다임과 공사의 역할, 농어촌과 환경 통권 제89호 (농업기반 공사 농어촌연구원), p61을 참조하여 연구자가 재구성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지역개발계획에 참여할수록, 그 주체들의 지식을 제대로 계획 과정에 반 영시킬수록, 새로운 지식을 수용하는 데 유연할수록 급변하는 세계경제의 흐름에서 살아남을 가 능성이 커진다.

급변하는 경제 환경, 세계화, 정부의 변화, 제도의 중요성 등 최근 지역개발의 이론적, 정책적 프레임에서 나타나는 변화의 방향은 계획과정의 개방과 참여, 의사소통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계획의 방향은 하향식 개발에서 상향식 개발로의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유사한 논의로 니시카와 요시아키(西川芳眧, 2006 : 122)4)도 개발 패러다임의 변화로 서, 지속가능한 학습과정 등을 포함하는 가치의 재발견,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시각・능력을 전 제로 한 인간과 환경의 상호관계 지속성 등을 주목하고 있으며, 개발의 주체 또한 국가나 기업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간이며 그 인간이 자발적인 의사로 형성한 공동체여야 한다고 주장 한다. 이와 같은 시각에서 볼 때, 지역 만들기에서 주민참가의 문제는 불가결한 것으로 보인다 (아래 <표 2-1>참조).

4) 나시카와 요시아키(西川芳眧), 참가형 개발의 이념・수법과 과제, 마쓰오 다다스 등 엮음, 진영환 등 옮김(2006), 서울 : 한울아카데미, p.122.

구분 기존의 패러다임 참여정부의 패러다임

참여정부 농정기본방향

◦ 경쟁이 어려운 농가에 대한 보완책을 강구하면서 다른 나라와 경쟁이 가능하도록 제2단계 구조조정을 강력히 추진

◦ 소비자의 식탁위에 안전한 먹을거리를 올려놓는 고품질 농업 육성

◦ 농업인의 소득안정과 복지확충 및 농촌지역개발에 중점

정책대상 농업 농촌, 농업, 식품

지원방식 전체농가・평균적 지원 농가유형별 정책 차별화

투융자 방향 생산기반 등 SOC 소득, 복지, 지역개발

소득안정수단 가격지지 소득보전

정책의 중점 생산중심 소비자 안전, 품질

농촌의 성격 농업생산공간 휴양공간, 정주공간, 생산공간

구분 기존 개발 시각 전환된 개발 시각

개발철학 경제적 발전 풍족함 실현

개발목표 지역・국가 개발 인간개발・인간의 안전보장

개발주체 국가・기업 개개인의 인간・공동체

근대화의 개념 직선적 발전 단계적 발전과정의 인식

프로젝트 평가 목표달성 과정 중시

기술의 자리매김 과학기술의 탁월성 지역에 존재하는 전통적 지혜의 탁월성

지역주민 원조・개발의 대상/수익자 개발의 주체・자원/전문가와 공동의 학습자

정보의 소개 외부전문가 지역주민

산업기반 공업 농업(생태계 중시)

환경에 대한 시각 지배의 대상 보전과 공생의 대상

<표 2-1> 지역개발 패러다임의 변화

자료 : 김선기・이소영(2007), 주민주도형 지역 만들기 추진 모형, 한국지방행정연구원

<표 2-2> 참여정부의 농정 패러다임

자료 : 농림수산식품부・한국농어촌공사(2010),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백서, 내부자료

구 분 과거 농어촌정책 패러다임 새로운 농어촌정책 패러다임

구 분 2010년 전까지의 패러다임 2010년 후의 패러다임 예산지원방식 기계적・산술적 평균지원 선택과 집중, 특성화・차별화 지원 예산지원체계 지자체별・부처별 분산투자 연계와 협력, 지역개발단위 광역화 지역개발체계 중앙집권적・시혜적 지역개발 분권과 자율의 자조적 지역개발

지역개발방식 소모적・대립적 지역주의 생산적・창조적 지역주의

농어촌지역개발정책에 있어 여러 가지 한계점이 제기되어 오던 가운데, 2000년대 후반 농어 촌지역개발정책의 패러다임이 <표 2-3>과 같이 전환하게 된다. 지역발전위원회는 “2008 이명박 정부 지역발전정책 연차보고서”를 통해 그동안 균형과 혁신, 분산 등을 기조로 하던 농어촌지역 발전정책에서 상생, 경쟁, 분권의 정책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을 모색하였다. 지역의 다양성과 차 별성을 인정하고 역동적인 지역발전을 촉진한 것이다. 또한, 중앙정부 주도의 상명하달식 집행 방식을 극복하고, 지역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는 분권적 지역발전을 실현하고자 하였다.

더불어, 소규모의 분산투자가 아닌 통합 네트워크화를 통해 부처 간 지역발전 시책들의 통합적 추진으로 시너지를 창출하고자 하였다.6)

이명박 정부의 농촌정책방향은 지역균형발전정책의 비전과 방향에서 찾을 수 있다. 이명박 정 부에서는 당시의 행정구역은 시대적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고 판단하고 있었고 이 에 따라 국토공간을 세계화에 능동적으로 대응시킨다는 목표 아래 행정구역을 광역경제권 중심 으로 개편하기 위하여 지역발전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게 되었다. 지역발전정책의 새로운 패 러다임은 다음 <표 2-4>와 같다.7)

<표 2-4> 2010년 전 후의 지역발전정책의 패러다임 전환

자료 : 농림수산식품부・한국농어촌공사(2010),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백서, 내부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