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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 마을만들기의 배경 및 개념

‘마을만들기’는 영어로 ‘Community Design’, ‘Community Development’라 불리고, 일본 에서는 ‘마치즈쿠리(まちづくり)’라 불리고 있다. ‘마을만들기’란 용어는 일본의 ‘마치즈쿠리(まち づくり)’라는 용어를 직역한 말이다. 일본은 20세기 초에 들어오면서 본격적인 산업화를 이룩하 였다. 1940년대에는 산업화가 완성되었고, 50년대에는 한국전쟁과 미국, 유럽 국가들의 경제재 건의 붐을 타고 고도경제성장을 이룩하였다. 급속한 경제적 성장은 대도시의 환경문제나 교통문 제 등과 같은 삶의 질을 저하시켰고, 중소도시의 인구감소, 저출산, 중심시가지의 공동화(空洞 化) 등을 야기시켰으며, 농촌의 급격한 인구감소와 생산력 저하를 가져왔다. 산업화의 부작용에 대한 반발로 시민의 의견을 반영하자는 시민운동이 일어난 것이 마치즈쿠리(まちづくり)의 탄생 배경이다(이진희, 2013).

마치즈쿠리라는 용어는 1962년 일본의 나고야시 에이토 지구의 도시재개발 시민운동에서 처 음 사용되었고, 1970년대에 이르러 ‘마을만들기’라는 개념이 확산되어 일본의 전국 각지에서 널 리 사용되기 시작했다.11) 그 후 일본에서 마을만들기 개념이 일반화된 것은 1970년대 후반이 며, 마치즈쿠리라는 용어의 보편화 흐름에 대해 행정의 문서에서도 마치즈쿠리가 공식적으로 사 용되기 시작한 것은 1983년에 수립된 교토시 기본구상에서 부터이다. 다음으로 ‘참여형 마치즈 쿠리’라는 용어는 건축학이나 도시계획을 전공하는 교수들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것 은 ‘주민참여’라는 이미지가 약화된 상황을 보완하기 위하여 사용하였던 용어로 여겨진다. 최근 에 일본에서는 마치즈쿠리라는 용어 대신에 ‘마치소다테(まち育て)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단체와 지역이 늘어나고 있다. 엔도우 야스히로(延藤安弘)12)는 ‘마치소다테’는 주민, 행정, NPO 등의 협력 하에 각 주체가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지역자원을 발견하여 활성화 시켜주고, 유효자원을 활용하여 창조적으로 계승해 주고, 커뮤니티의 기존의 힘을 확대시키는 방법이라고 소개하고 있 다. 즉 엔도우 야스히로(延藤安弘)의 주장은 마치즈쿠리라는 용어가 행정에서도 사용하게 되어 행정주도형으로 실시되는 지역계획과 주민주도형의 마치즈쿠리가 혼돈되기 시작하였기 때문에 개념을 확실하게 하기 위해 ‘마치소다테’의 개념을 제안했던 것으로 여겨진다.13)

11) 송혜승(2008), 주민참여 마을만들기의 선호사업에 관한연구, 한양대 석사학위 논문, p.5.

12) 엔도우 야스히로(延藤安弘), 愛知産業大學 교수 생활공간계획학 전공.

13) 김한수(2009), 일본 마치즈쿠리(まちづくり) 연구, 경상대 박사학위 논문, pp.144-145.

일본에서 시작된 ‘마치즈쿠리’라는 말은 ‘주민이 지역의 거주성을 높이기 위해 지역 자원의 공 동 관리를 지향하는 운동’(西山入重子, 1992), 또는 ‘거주 환경을 정비하기 위하여 주민의 다양 한 요구들을 받아들여 계획에 주민참여를 도모하는 것’(延藤安弘, 1997), ‘일정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생활을 유지하며, 보다 편리하고 인간답게 생활해 나가기 위해 공동의 장을 만들어 가는 방식’(다무라 아키라, 1987) 등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마을만들기가 법보다 선행하여 법을 초월한 시민이나 자치단체의 자발적인 발상과 실천으로 뿌리내릴 수 있었다. 또한 이런 일련의 움직임을 통해서, 기존 관청의 용어를 대신하여

‘마을만들기’라는 시민용어가 보편적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법률에 근거한 계획이 주민이나 자치 단체를 경시하고 중앙집권적인 하드웨어 우선의 계획인 것에 반하여, 지역의 개성과 역사를 존 중하고, 주민이나 자치단체 중심으로 행해지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종합적인 활동 이 ‘마을만들기’이다. 이는 관 주도의 계획에 대한 결점을 고치고, 새로운 시대를 개척하고자 하 는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다무라 아키라, 2005).14)

‘마을’이란 단어가 뜻하는 것은 여러 가지다. 우리들의 일상 생활환경을 뜻하며, 우리가 살고 있는 거주지를 비롯해 일터와 쉼터, 또는 자주 들르는 장소나 오고가는 거리를 모두 포함한다.

‘마을’이란 말에는 생활환경을 공유하는 ‘마을 사람들(주민)’과 이들이 이루고 만들어내는 ‘마을 공동체’와 ‘마을 문화’와 같은 다양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마을’은 오랜 역사를 거쳐 만들어낸 살아 있는 문화유산이고, 이웃과의 공존을 위해 공동체 질 서가 잘 발달된 공간이다. 마을은 공동체 유지를 위한 질서가 작동하는 기초 사회이며 사회적 약 자조차도 보듬어 안는 복지 공동체이기도 하다.15)

‘마을’은 시골에서 여러 집이 모여 사는 곳을 말한다. 유사한 용어로 골, 집락(集落), 동리(洞 里), 방리(方里), 부락(部落), 촌(村), 촌락(村落), 향보(鄕保) 등이 있다. 현재 마을의 공간적 범위는 자연 마을인 반(班)과 행정 구역인 리(理)의 범위가 혼용되고 있다.

농어촌마을은 몇 개의 주거 단위가 모여 있는 장소로, 지리적 특성과 산업 형태에 따라 산촌, 농촌, 어촌으로 구분되고 있다. 마을은 크게 주택이 모여 있는 거주지, 농사를 짓는 경지, 마을 뒤의 숲인 임지로 구성되어 있고, 이 세 가지 요소는 수로와 도로라는 선적인 공간 요소에 의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다.

농어촌마을은 주민들이 최소한의 규범들을 서로 의식하고 자발적으로 준수하고 있는 상호제약 의 범위이고 농업 생산이나 일상 생활의 협동(두레 등)을 위한 의식 공유의 범위이다. 농어촌마

14) 박헌춘(2011), 에코뮤지엄 개념을 적용한 농촌 마을만들기, 충북대 박사학위 논문, pp.21-22.

15) 구자인, 곽동원, 이효율(2010), 마을이 살아야 농촌이 산다, 춘천 : (주)소박한풍경, p.16.

을에는 조직과 구성원이 있고, 이장, 어촌계, 개발위원회, 부녀회, 청년회 등 공식 조직이 위계 를 가지고 존재하며, 자치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새마을 운동 이후로 많은 마을들의 당 산제, 수구신제, 산신제, 성황당 등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몇몇의 마을 주민들은 공동의 신앙을 가지고 정성으로 동제에 참여하고 있다. 우리나라 농어촌마을의 형성 시기는 고조선부터이고 고 려시대, 조선시대를 거쳐 농가 가옥이 군집하여 형성되었으며 대부분 친인척이 모여 마을을 이 루었다. 이후 근현대에 들어서 마을은 새마을 운동과 정주권개발사업 등으로 공간이 효율적으로 정비되고 생활 환경이 개선된 마을로 변모하게 되었다.16)

‘만들기’란 말이 뜻하는 바도 다채로운데, 새로운 공간이나 장소, 시설물을 만들어내는 일, 생 활환경을 잘 살피고 가꾸는 일, 이웃과의 친교를 이루고 공동체를 형성하는 일, 참여와 실천을 통해 건강한 주민으로 자라고, 배우고, 새롭게 태어나는 일 등의 의미가 담겨져 있다.

마을만들기의 의미를 살펴보면 첫째, 마을만들기는 ‘삶터 가꾸기’로, 마을의 삶터를 주민들이 스스로 나서서 가꾸어 가는 일이다. 둘째, 마을만들기는 ‘공동체 이루기’로, 공유공간에서 벌어지 는 공동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개선하며, 새롭게 만들어 가는 과정을 통해 단절된 이웃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의사소통의 경로와 활동체계를 만들며, 주민공동체를 이루어 가는 일이다. 셋 째, 마을만들기는 ‘사람 만들기’로, 책임감 있고 자격 있는 건강한 마을사람(주민)을 기르는 일이다.

마을만들기 사업은 마을가꾸기 사업과 유사한 개념이다. ‘만들기’라는 말에는 없는 것을 만들 어 내거나 무엇인가를 이루어간다는 뜻이 담겨져 있고, ‘가꾸기’라는 말에는 있는 것을 더 좋은 상태로 만들려고 보살피고 꾸려간다는 뜻이 담겨져 있다.

‘마을가꾸기’라는 말을 사용할 경우에는 마을의 물리적 환경을 정비하거나 개선한다는 등의 하 드웨어적 의미에 국한되기 쉽고, 겉모습의 치장이나 장식과 같은 소극적인 의미가 강한 반면,

‘마을만들기’라는 말은 마을 환경의 물리적인 개선뿐만 아니라, 마을 공동체를 이루고 문화를 만 들어간다는 등의 소프트웨어적 의미까지 포괄하고 있는데, 문화는 대체로 인간이 자연을 변형하 고 가공하여 얻어낸 정신적 산물과 생활양식의 총체를 지칭한다고 할 수 있다.17)

공동체가 붕괴되고 이웃과의 관계마저 단절된 우리의 현실을 감안한다면, ‘마을가꾸기’보다는

‘마을만들기’라는 말이 이웃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마을의 공동체를 만들어간다는 적극적이고 주 체적인 의미를 더욱 정확히 드러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생활환경의 문제를 주민들이 함 께 해결함으로써 마을환경의 개선과 주민공동체의 복원을 꾀하는 주민활동을 지칭하는 용어로서 는 ‘마을가꾸기’보다는 ‘마을만들기’가 더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18)

16) 농림수산식품부・한국농어촌공사(2009), 농어촌마을해설가 표준교재, 내부자료 검토 후 재구성 17) 송재호(2003), 제주 해역 문화자원 활용방안, (제주대학교 탐라문화연구소 탐라문화 23권), p.120.

18) 정석(1999), 마을단위 도시계획 실현기본방향(Ⅰ), 주민참여형 마을만들기 사례연구,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마을만들기란 새로운 마을을 하나 만들자는 것과는 아주 다르다. 이 말에는 살고 있는 주민들 이 ‘살기 좋고, 살고 싶은’ 마을을 만들어 가자는 뜻과 더불어 ‘마을이 마을다울 수 있는 예전의 마을’ 공동체를 복원하자는 뜻을 담고 있다.

마을만들기란 살고 있는 주민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살기 좋고, 살고 싶은’ 마을을 만들자는 주 민자치운동이다. 21세기 지방자치 시대의 새마을운동이라고도 할 수 있다. 살고 있는 주민들이 스스로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자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또 한편으로 마을만들기는 기존의 중

마을만들기란 살고 있는 주민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살기 좋고, 살고 싶은’ 마을을 만들자는 주 민자치운동이다. 21세기 지방자치 시대의 새마을운동이라고도 할 수 있다. 살고 있는 주민들이 스스로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자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또 한편으로 마을만들기는 기존의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