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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1990년대의 직업기술교육

세계화 및 정보화를 특징으로 하는 지식기반사회로 접어들면서 우리나라는 많은 변화 를 경험하게 된다. 산업구조가 지식집약산업 중심으로 변화하고, 노동시장에서의 인력 구조나 채용방식이 과거 산업시대와는 큰 차이를 보이면서 변화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새로운 경제환경에 맞는 직업기술교육 정책을 수립ㆍ추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1980년대 중반부터 실업계 고교 출신 기능인력의 부족 현상이 나 타나기 시작하였다. 이에 정부는 고등학교 직업기술교육 체제 개편 사업 의 일환으로 실업계 고등학교의 수용능력을 공업계 중심으로 대폭 확대하기 위하여 고등학교의 일반 계 대 실업계 학생 비율을 1995년까지 50:50으로 조정하고 실업계 중 공업계 학생 비율 은 45%까지 확충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이 정책은 예산 부족, 공고 개편 희망 고교의 부족, 학생ㆍ학부모의 일반계 고교 진학 수요에 밀려 실현되지 못하고 1998년 폐지되었 다. 이 밖에 실업계 고등학교 교육 발전을 위하여 교육여건 개선, 교육과정 운영의 다양 화 등을 함께 추진하였고 일반계 고등학교 비진학생에 대한 취업준비 교육도 실시하였 다. 1990년대 실시된 고등학교 단계 직업기술교육 관련 정책 내용을 정리하면 <표 10>

과 같다.

1990년대초 정부는 세계화에 대한 대응책의 일환으로 제7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대 신 신경제 5개년 계획(1993~1997) 을 수립ㆍ추진하였다. 이 계획은 인력개발부문에서 공고 2ㆍ1체제 라는 고등학교 직업기술 교육체제의 대폭적인 개편방안을 제시하였다.

이는 공고 재학생에게 2년간의 학교교육 이후 1년간의 산업체 현장 훈련을 받도록 함으 로써 현장 적응력 제고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 제도는 시행 과정에서 많은 장단점을 경험하였는 바 1996년도에 96개가 참여하였다가 2002년 현재는 27개교(3학년 기준)가 참 여하고 있다.

전문대학은 중견 기술인력의 효율적인 양성ㆍ공급을 위해 다양한 교육제도의 변화를 시도하였다. 1993년에는 5,234명의 산업체 근로자를 대상으로 전문대학 위탁교육을 승인 받아 1994년부터 실시하고 있다. 1994년 당시 42개 대학이 참여하여 모집정원 대비 등록 생 비율이 1.8%로 총 3,445명이 위탁과정에 참여하였으나 2001년 현재는 98개 대학 29,595명이 위탁과정에 등록하고 있다. 참여 산업체수도 1995년의 3,528개소에서 2001년 에는 20,813개소로 크게 확대되었다. 1996년에는 산학협동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주문 식 교육제도를 도입하였다. 주문식 교육과정은 1996년과 1997년에 영진전문대학과 대천 전문대학이 교육부로부터 계열별 모집ㆍ전공 코스제 운영 에 관한 시범대학으로 지정받 아 이를 성공리에 운영한 결과를 토대로 확대되어 1998년에는 43개 대학에서 그리고 2001년 현재는 98개 대학에서 실시하고 있다.

개방대학은 전문대학 졸업생에게 대학 편ㆍ입학의 기회를 제공하고, 산업체 근로자들 에게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왔다. 이러한 개방대학의 확충ㆍ발전을 위하여 정부는 1993년에 4개의 국립전문대학을 개방대학으로 개편하고 교육의 내실화를 위하여 초빙교수 제도를 확대하고 현장실습을 강화하였다. 1994년에는 충남산업대 등 3 개교의 설립을 인가하였으며, 1995년에는 산업체 근로자의 계속 교육기회를 확대하기 위 하여 정원외 위탁 교육 대상자의 확대를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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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0> 고등학교 단계 직업기술교육 관련 정책 내용

구분 1993 1994 1995 1996 1997

실업계 고등학교 와 공업계 학생의 수용능력 확충

공고에 188학급 증설, 실업계고교에 323학급을 공업계 학과로 신설 및 증설

공고에 185학교 증설

공업계 학과 128학급 증설

공업계 학과 127학급 증설, 인천부평여자공고

・순천향여상, 신명여상의 공업계 학과 증설에 25억 지원

공고에 공업계 학과 93학급 증설・신설, 국립공고 6개교 67학급 신설

실업계 고등학교 교육여건 개선

실험실습비의 지원률 50%

제고, 2개의 공동 실습소 증설

7개의 공동실습소 증설

실험실습 기자재 확보율을 51%에서 57%로 제고

실험실습 기자재 확충비용 438억원 지원, 공동 실습소 설치 운영비 61억 지원, 실업계 고교 및 과학교 멀티미디어실 설치비 323억 지원.

실업계 고교 실험실습 기자재 확충률 70%로 제고, 농수고교의 시설 현대화 138억 지원, 실업계고교 멀티미디어 설치 확대 사업비 300억 지원 일반계

고등학교 직업교육 강화

인문계 직업교육과정 참여 학생 5만5천명으로 증원, 2개 공고에 직업교육 위탁과정 증설, 2개교의 직업학교 신설

공공 부설 직업교육과정 29개로 증설, 일반계 비진학자 5천명을 사설학원에 위탁교육 실시

일반계 5천명을 학원에 위탁교육 의뢰, 공고부설

직업교육과정 운영학교 26개로 확대

일반계 직업교육과정 참여 학생 158천명으로 확대

농고 및 상고 교육의 다양화

농고의 학과를 농수산물 가공 및 유통관련 학과로 개편, 지역특성에 따른 화훼, 채소, 수경재배 등 특성화과 적극 지원

농수산고 학과를 지역 특성에 맞는 농수산물 가공, 유통관려 학과로 개편, 상고의 학과를 정보처리 사무자동화 관련학과로 개편하고 소요재원 지원

여주자영고내에 채소, 과수, 화훼 경영, 낙농, 양돈, 양계경영분야 설치 116억 지원, 수산고의 실습선 건조비용 지원

농수산고의 학과 개설을 지원 157학급 108억 지원

자료: 한국직업능력개발원(1998). 직업교육훈련 100년사. pp .84-85.

이 시기 가장 대표적인 정부의 정책은 교육개혁위원회가 1996년 2월 발표한 신직업 교육체제 방안 이라 할 수 있다.10) 이 방안에서는 직업교육의 개혁을 다음의 네 가지 방 향으로 제안하고 있다: 1) 학생에게는 교육의 막힌 진로를 열린 희망의 교육으로 바꾼다.

이를 위해 실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도 학교와 직장을 오가며 전문대학, 개방대학, 신 대학, 대학원까지 진학할 수 있는 길을 연다. 나아가 직장을 중심으로 학습을 계속하여 스스로 진로를 개척할 수 있는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하여 직 업교육에 대한 국가의 투자를 대폭 확대한다; 2) 학교에서는 막힌 담 속에서 제각기하는 교육을 협력하며 경쟁하는 교육으로 바꾼다. 이를 위해 학교와 학교, 학교와 산업체가 서로 다양한 방법으로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한다. 동시에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 기 위해 학교와 학교가 서로 경쟁하는 분위기를 만든다; 3) 기업에게 쓸모없는 교육을 쓸모있는 교육으로 바꾼다. 이를 위해 직업교육의 운영과 평가에 기업이 주도적으로 참 여할 수 있는 길을 연다. 또한 학교와 산업체가 각기 보유한 인적ㆍ물적자원을 서로 활 발하게 교류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한다; 4) 국가적인 차원에서는 비효율적인 교육을 효율적인 교육으로 바꾼다. 이를 위해 자격증 제도를 개편하여 학습과 취업을 원활히 연 계하고 교육과 훈련을 유기적으로 통합한다. 저렴한 비용으로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 도록 직업교육에 첨단 멀티미디어 정보 통신 기술을 획기적으로 도입한다.

상기 방향에 기초하여 고등학교 직업교육의 다양화, 전문대학과 개방대학의 직업교육 활성화, 신대학(기술대학)의 도입, 행ㆍ재정 지원체제의 강화, 직업교육 3법(직업교육훈련 촉진법, 자격기본법, 한국직업능력개발원법)의 제정 등이 정책방안으로 제안되었다. 고등 학교 직업교육의 다양화와 관련하여 특성화 고등학교의 설립ㆍ운영 확대 정책이 추진되 었다. 이는 모든 학생이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진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정보고, 디자인고, 전자통신고, 대중음악고 등의 고등학교를 설립ㆍ운영하는 안으로 1998년 부산 디자인고가 개교한 이후 2002년 현재 48개 특성화 고교가 운영되고 있다. 실업계 고교와 전문대학간 연계 교육과정 운영 정책은 실업계 고등학교 2학년과 3학년 과정과 전문대 학 2년 과정을 연계하여 4년의 교육과정을 전공계열에 맞게 편성ㆍ운영하는 제도로 1996년부터 시범 운영을 거쳐 2001년 현재 405개 실업계 고교와 118개 전문대학이 참여 하고 있다.

전문대학 직업교육 활성화와 관련하여 전문대학 특성화 정책이 전문대학 재정지원 사 업에 포함되어 1997년부터 꾸준히 추진되고 있으며, 앞서 설명한 산업체 위탁교육 실시, 주문식 교육과정 운영 등의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개방대학의 경우 첨단 정보통신 기술 을 활용한 원격교육의 실시, 일반 사회인에 대한 고등 직업교육 기회 제공 등이 제안된 바 있으나 그 추진은 미흡한 편이다.

산업체 근로자가 작업 현장을 떠나지 않고도 계속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하 10) 교육개혁위원회(1996.2). 신교육체제 수립을 위한 교육개혁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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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도입된 신대학 제도(이후 기술대학으로 개칭)는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여 2002년 현재 는 정석대학 1개교만 운영되고 있다. 이와 비슷한 제도로 사내대학과 사내기술대학이 있 으나, 각각 1개교와 4개교만이 설립ㆍ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11)

직업기술교육의 행ㆍ재정 지원 기반 마련책의 일환으로 1997년 3월에 직업교육훈련 촉진법 과 자격기본법 이 동시에 제정ㆍ공포되었다. 직업교육훈련촉진법에 근거하여 직 업교육훈련기본계획 이 수립ㆍ운영되고 있으며, 자격기본법에 근거하여 민간자격국가공 인사업 이 추진되고 있다.

1990년대에는 1980년대에 이어 고등교육기관에서의 직업기술교육이 꾸준히 발전하고, 1980년대 등한시되었던 실업계 고등학교 교육의 육성책이 강조되었다. 또한 1990년대는 정보ㆍ통신 및 과학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하여 노동시장에서 요구하는 기능과 기술이 빠르게 변화함에 따라 성인 근로자 대상 재교육ㆍ훈련의 기회 제공을 위한 제도적 기반 을 마련한 시기라 할 수 있다.

Ⅳ. 산업 발전과 직업기술교육 변천간의 관계 논의

앞의 우리나라 경제ㆍ산업 발전과 직업기술교육 발전에 관한 논의는 양자간에 밀접 한 연관이 있음을 말해 준다. 이는 산업발전을 위해서는 해당 산업의 인력수요에 부응하 는 인력의 양성과 공급이 필요한 데 이러한 인력양성 및 공급은 직업기술교육을 통하여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제 1 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수행을 위하여 필요한 기 능공을 단기에 양성ㆍ공급하기 위하여 실업고등학교를 증설하고, 일반 생산기업체에 실 업기술연수원을 부설ㆍ운영하도록 한 정책은 이러한 맥락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전 반적으로 보았을 떄, 우리나라는 경제ㆍ산업발전 단계별로 필요한 인력을 비교적 적기에 양성ㆍ공급한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해방 이후 대대적인 문맹퇴치 운동과 초등학 교 교육의 보급으로 1950년대와 1960년대 초기에 필요한 비숙련 인력을 공급할 수 있었 다. 1960년대 중반 이후에는 기능공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여 실업계 고등학교 프로그램 이 확대되었고, 1970년대 후반부터는 다기능 숙련공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전문대학에 대한 투자가 증대되었다. 1980년대에는 산업구조 고도화 변화에 대응하면서 과학ㆍ기술 기반을 확충하기 위하여 대학교육으로 정책의 초점이 옮겨 갔으며, 1990년대 들어서는 급변하는 기술수요에 적응하기 위하여 성인 대상 재교육ㆍ훈련 기회를 확대하려는 정책

11) 김환식(2002). 사내대학, 사내기술대학 및 기술대학의 운영실태 및 개선방안 . 한국직업 능력개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