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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 독서교육의 위치와 지향점

1. 교육과정과 교과서

제7차 교육과정은 지식과 정보를 중시하는 21세기 지식・정보 기반사회를 염두에 둔 교육과정으로 학습자의 자기 주도적 학습, 열린 교육, 수준별 교육, 체험 학습, 수행평가 등 새로운 교육방향을 지향하고 있다. ‘독서' 과목 또한 이러한 방향에 초 점을 맞추고 있으며, 교육과정은 교과서가 이를 구현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이것은 교과서가 학습자의 주도적 학습활동을 보장해야 하고, 수준별 차이를 반영하여 이에 따른 처치를 할 수 있어야 하며, 독서를 통해 다양한 체험을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하고, 학습 과정이 평가가 될 수 있도록 구조화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등학교 ‘독서’는 독서의 본질과 원리를 이해하고, 독서기능을 체계적으로 습득하 며, 독서에 대한 올바른 태도를 기르는 과목이다. 이의 내용체계는 크게 ‘독서의 이 론’과 ‘독서의 실제’로 구성되는데, 독서의 이론은 ‘독서의 본질’과 ‘독서의 원리’, ‘독 서의 태도’ 세 영역으로 구분된다. ‘독서의 본질’에서는 독서의 특성에 대한 개념적 지식이 교수・학습의 중심이 되고, ‘독서의 원리’에서는 독서의 준비, 독해, 독해과정 의 인식, 독서와 학습방법 등의 기능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데 필요한 원리 및 전 략에 관한 절차적 지식이 교수・학습이 주요 내용이 된다. 또한 ‘독서의 태도’에서는 독서에 관한 정의적 특성인 동기, 습관, 태도에 관한 이론을 바탕으로 다양한 독서 상황에서 실제로 글을 읽는 교수・학습이 중심이 된다고 할 수 있겠다.

제7차 교육과정이 요구하는 학습자 주도적 교육이 교실수업에서 실제로 실현될 수 있기 위해서는 제재중심이나 내용중심이 아닌 목표중심의 수업이 이루어져야 하 며, 이론은 실제를 통해 구체화되어야 하고, 실제는 학습자들이 사회생활에서 일상 적으로 대하는 언어자료에 충실해야 한다. 과거 제6차 교육과정까지의 ‘독서’ 교과서 들이 취했던 체제들, 이를테면 독서 이론과 실제를 따로 제시하는 체제, 독서행위에 관한 일반론적 진술로 이루어진 체제, 또는 명문(名文) 중심의 선집 체제 등은 더

이상 유효성을 갖지 못한다.

따라서 교육과정에서 강조되고 있는 <독서의 실제>를 교과서가 어떻게 해석하고 수용했는지 검토해 보기 위해, 연구자는 제주도 소재 고등학교에서 사용하고 있는

‘독서’ 교과서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6)

첫째, 제7차 교육과정에서는 교육내용으로서 ‘이론'과 ‘실제'의 관계를 새롭게 규정 하고 있다. 여기서 규정하는 관계란 원리를 활동에 녹아 들어가게 하고, 활동은 원 리를 이해하고 숙달하게 하는 것으로서 규정되는 관계를 뜻한다. 즉 교과서 단원체 제가 ‘실제'를 중심으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것으로, 교과서를 통한 학습자의 독서활 동이 일상생활에 기반한 언어자료를 대상으로 이루어지도록 설계한다는 뜻이다. 아 울러 학습자들이 졸업 후 사회생활을 영위해 가는 동안에 수행하게 될 독서활동에 필요한 충분한 배경지식을 제공하고 연계된 주제와 영역에의 관심과 동기형성을 돕 는 체험을 조성해 준다는 의미이다.

‘원리와 활동의 조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상의 내용체계를 ‘독서의 실 제’ 국면에 맞추어 재해석하고 재구성해야 한다. 즉 ‘본질’과 ‘원리’와 ‘실제’와 ‘태도’

가 평면적으로 결합하거나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교육목표 초점에 따라 새 롭게 해석되고 구성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시도를 보이는 교과서가 우한용 외 2인 공저 <독서>와 최지현 외 1인 공저 <독서>이다. 이 교과서들은 6개의 대단원 체제를 취하고 있다.7)

전자의 경우 대단원은 문제상황에 따라 설계되었다. 이러한 단원구성은 독서의 본 질과 방법, 유형, 효과, 환경, 목표 등에서 하위 독서능력을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심 화시키는 장점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학습자가 놓여 있는 독서의 문제상황이 각기

6) 분석 대상 교과서 목록은 다음과 같다.

① 김봉군 외 7인 공저, 금성출판사 ② 노명완 외 2인 공저, (주)교학사 ③ 박영목 외 2인 공저, (주)교학사 ④ 송하춘 외 2인 공저, 박영사 ⑤ 심재기 외 4인 공저, 중앙교육 ⑥ 우한용 외 4인 공 저, 민중서림 ⑦ 최지현 외 1인 공저, 천재교육 (이상 ‘가나다’ 순)

7) < 우한용 외 2인 공저, 「독서」>

I. 독서란 무엇인가, II. 성공적인 독서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III. 글에 따라 독서는 어떻게 달라 지는가, IV. 독서로 어떤 앎과 경험을 성숙시켜 갈 것인가, V. 독서 환경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VI. 어떤 독서인이 될 것인가.

< 최지현 외 1인 공저, 「독서」>

I. 독서의 이해, II. 정보 획득을 위한 독서, III. 태도 강화를 위한 독서, IV. 심미적 체험을 위한 독 서, V. 학습을 위한 독서, VI. 독서 체험 심화.

다를 수 있다고 가정한다면, 순차적으로 진행될 단원학습이 다인수 학급의 수업에 어떻게 적용될 것인지 하는 점은 문제점으로 지적할 수 있겠다.

후자는 ‘목적에 따른 독서’를 대단원 구성의 준거로 삼고 있다. 이는 ‘독서’ 과목 자체가 심화과목에 속한다는 점을 고려하여 ‘독립적 독서’를 목표로 설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단원 구성은 동일한 글이 학습자의 독서목적에 따라 정보 획득이나 태도 강화를 위한 독서행위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통해 도출 된 독서전략이나 절차가 글의 유형과 무관하게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지의 여 부가 문제점으로 지적할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학교 현장에서의 적용에 따른 효과 검증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둘째,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본궤도에 오른 1997~8년 이후로, 독서교육에서는 제6 차 교육과정 국어과 ‘독서’ 교과서에서 취했던 ‘문종’ 위주의 제재 선정은 한계를 드 러내게 되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언어 영역’ 자체가 ‘문종’이 아닌 ‘내용 영역’을 중시하고, 완결되지 않은 글을 제시문으로 실어 추론과 비판적 능력까지 평가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또한 긴 글에 대한 적응 능력까지 강조하였다. 최근에 이르러서 는 다양한 매체에 실린 언어자료, 이른바 ‘다매체 언어자료’를 포괄하기에 이르렀다.

이것은 현실의 언어생활에서 복합적인 언어관습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이 중요함 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러한 독서환경을 반영하여 제7차 교육과정 국어과 ‘독서’ 교과서는 현실의 영역별, 유형별, 매체별 언어자료를 독해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대부 분의 교과서가 영역별, 유형별, 매체별 읽기를 모두 다루고 있다. 그러나 다양한 형태의 매체별 언어자료가 제시되고 있지 않다는 점은 한계점이라 하겠다. 사실 ‘문종’으로 분 류되어 온 양식들을 제외하고는 주로 광고, 만화, 시나리오 등에 치중되고 있었다.

다양한 유형의 텍스트라는 점에서는 ‘자막’, ‘인터넷 신문이나 게시판(등을 비롯한 여러 형식의 언어 자료들)’, ‘(영화평 등을 비롯한) 각종 매체비평’, ‘그래프, 지표, 통계자료 등’, ‘삽화, 사진, 영화’, ‘포스터’ 등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기왕의 언어자료 가운데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았던 ‘논문’, ‘색인’, ‘서지’, ‘노래가사’, ‘낙서’,

‘대자보’, ‘전단’ 등도 더 다양하게 다루어질 필요가 있을 것이다.8)

8) 최지현(2002), “제7차 교육과정 국어과 독서 교과서의 편제에 관한 연구”, 서원대학교.

이는 필연적으로 독서의 범위가 ‘읽기’에서 ‘보기’까지로 확대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의 효과적인 실현을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와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셋째, 제7차 교육과정에서는 독서의 동기 및 태도를 강조함으로써 실제적인 독서 활동을 강조하였다. 대부분의 교과서 역시 '독서의 태도'를 강화하여 독립된 단원으 로 설정했다. 이는 생활 속의 독서와 독서를 통한 인생설계, 삶의 다양성에 대한 이 해를 삶과의 연계성 측면에서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근대사회 이후 보통교육의 강화로 문맹률이 낮아지고, 한글전용 정책으로 기초적인 글 읽기 능력이 향상되어 누구나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읽을 수 있는 힘은 얻었으나, 분주한 사회생활, 독서에 대한 흥미상실 등으로 실제로는 책을 읽지 않는 경향이 많 아졌다.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있어도 실제로 읽지 않는다면 그 능력은 쓸모없는 것 이 되고 만다. 따라서 독서생활화는 실천 제시가 중요하다. 독서환경을 조성하고, 독 서모임을 조직하며, 독서계획을 세우고, 독서록을 남기는 방법 등 구체적인 활동을 통해 숙달되어야 한다. 비록 독립된 단원으로 이 부분이 설계되어 있다 하더라도 각 단원의 학습활동에서 이를 반영하여 일상적으로 수행하게 해야 한다.

또한 학습자들에게는 독서생활화가 학습 독서와도 긴밀히 관련되어 있다는 점에 서 전술한 활동들을 학습 독서와 관련지어 수행하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 독서는 해 당 교과의 학습을 촉진한다. 예를 들어 사회과 공부를 하는 데에도 독서를 통해 많 은 자료를 활용하면 사회과 공부를 좀 더 쉽게, 그리고 좀 더 풍성하게 할 수 있다.

따라서 독서는 국어과 읽기시간, 독서 시간에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전 교과, 학교 교육의 전 장면과 상황에서 강조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 교과서가 차시별・단원별

따라서 독서는 국어과 읽기시간, 독서 시간에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전 교과, 학교 교육의 전 장면과 상황에서 강조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 교과서가 차시별・단원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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