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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이론적 검토

2.1.1.

외부불경제 피해 최소화 접근

사회적 책임과 이행에 대한 실천적 접근은 대부분 경영학적 관점에서 이루 어졌다. 기업이 경제활동 과정에서 인식하는 사회적 책임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떤 식으로 책임을 실천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을 중심으로 한다. 경제학 관 점에서도 사회적 책임 문제를 다루는 경우가 있는데 주로 자원배분 과정에서 의 효율성과 연결하여 언급하는 외부성(Externality) 개념을 활용한 접근이다. 외부성에는 긍정적 외부성과 부정적 외부성이 있다. 한 경제주체의 경제 행 위가 의도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경제주체에게 이득을 주는 경우를 외부경제(External Economics), 불이익을 주는 경우를 외부불경제(External Diseconomics)로 구분한다.

예를 들어 공장식 밀집사육 과정에서 적법하게 가축분뇨를 처리했음에 도 악취가 발생할 경우를 가정하자. 이때 축산농가는 추가적인 비용을 들 여 악취방지 설비를 설치하거나 사육방식을 변경할 이유가 없다. 농가가 추가적인 비용을 지급해야 할 법적·경제적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반면 지 역 주민들은 악취 발생으로 고통을 느끼면 농가나 정부에 민원을 제기하 고, 변화가 없으면 공기정화기를 사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하는 등의 행위를 선택하게 된다. 이처럼 악취 발생 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나, 축산농가는 비용부담에서 자유로우므로 사회적으로 적정한 수준 (즉 사육밀도를 줄여 가축분뇨 냄새 억제를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수 준)보다 더 많은 가축을 사육한다. 효율적 자원 배분의 실패 문제, 즉 외부 불경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앞 절의 조사 결과에서 공장식 밀집사육에 대해 소비자와 생산자의 견해 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장식 축산에 대해 생산자는 저렴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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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일한 축산물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고 인식할 수 있으나, 소비자들 은 각종 환경오염 문제와 가축질병 발생, 식품안전성 문제 등의 주된 원인 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견해 차이는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축산환경 분쟁 문제로 현실에서 나타난다.

축산업에는 대기업을 포함하여 일반 기업의 진출이 많이 이루어졌으며, 그 결과 상당한 수준으로 계열화가 진행되었다. 계열화를 통해 기업이 직 접 농장을 관리하고 가축을 사육하거나, 계약을 통해 위탁사육 농가를 고 용하여 가축을 키우도록 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런 경우 소규모 개 인 사육업자에 비해 더 좋은 시설에서 개선된 방식으로 가축을 사육할 수 도 있다. 그러나 축산업의 계열화 또는 농가의 기업화가 증가하고 있음에 도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외부불경제 문제가 줄어들거나 사라졌다 고 할 수 없다. 이는 결국 외부불경제 발생은 농장의 소유주·운영자가 누 구냐의 문제가 아니라 사육방식, 즉 대규모 공장식 사육을 하고 있느냐 여 부인 것으로 보인다.

논의를 매우 단순화하여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외부불경제 문 제를 해결하는 것을 축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이라고 가정하자. 이 경우 축산물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회적 비용을 측정하고, 규제 또는 인센티브 등을 적용하여 사회적 비용을 축산농가의 사적(私的) 비용으로 전환하면 된다. 그러나 현실에서 축산업 외부불경제 발생에 따른 사회적 비용 계측은 매우 어렵다. 축산농가가 법적 책임을 준수했는지, 피해 내용 이 인정할 수 있는 수준인지, 피해수준을 계량화할 수 있는지, 더 나아가 해당 축산농가의 책임이 맞는지 등 현실적으로 모든 상황을 확인해야 사회 적 비용 계측이 가능하다. 축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을 외부불경제 최소 화 접근으로 해결하는 것은 일부 개별 사례에 있어서만 적용가능하다.

사회구성원들의 감정이나 느낌(예를 들어 분노나 혐오감) 등과 같이 금 전적 피해를 측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규제나 인센티브 등의 경제적 도구 를 사용하는 외부불경제 접근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이런 경우는 오히려 축산농가의 윤리적 가치관이나 도덕성, 개인적 신념 등에 의존해야 문제가 해결된다.

축산업의 사회적 책임 논의 배경과 개념 21

2.1.2.

기업의 사회적 책임 접근

경영학 측면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논의는 20세기 후반부터 시작되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해서 다양한 의견들을 정리하는 일 상적인 경영활동 및 임직원의 윤리성까지 포함하는 ‘정도경영’, 환경보호 및 관리 등의 차원을 넘어 지속가능한 발전이란 개념으로 대표되는 ‘환경 경영’, 자원봉사나 기부금 기탁 등 기존의 자선활동은 물론이고 기업의 경 영전략과 연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전략적 사회공헌활동까지 포함하는

‘사회공헌’으로 요약할 수 있다(남영호 2008).

<그림 2-6> Carroll의 피라미드 모델

자료: 서울시 자원봉사센터 블로그(http://svc1365.tistory.com/1814: 2018. 10. 26.).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개념을 정리한 Carroll(1991)의 피라미드 모델은 기 업의 사회적 책임을 경제적 책임·법적 책임·윤리적 책임·자선적 책임 등으 로 구분한다. 이들 각각의 책임에는 우선순위나 중요도가 설정되어 있지 않으며, 모두 동시에 충족되어야 한다. 따라서 경제학의 외부불경제 관점

22 축산업의 사회적 책임 논의 배경과 개념

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윤리적 가치관이나 도덕성, 신념 등의 문제를 기업 의 사회적 책임 이행 측면에서 다룰 수 있다. 피라미드 모델에서 ‘경제적 책임’은 재화와 서비스의 효율적 생산을 통한 수익 창출을 의미한다. ‘법적 책임’은 법적 의무의 준수를 의미한다. ‘윤리적 책임’은 윤리적이고 공정한 활동을 의미한다. ‘자선적 책임’은 기부 및 자선과 같은 사회공헌 활동을 의미한다.

전통적인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기업이 사회적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접 근을 다루고 있으며,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기업의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기 때문에 기업의 이윤추구와 직접 연결되지 않는다. 이러한 개념과 달리

Porter and Kramer(2011)는 공유가치창출 개념을 주장하였다. 이 주장의

배경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은 기업의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기에 기업의 이윤추구와 무관하고 더 나아가 오히려 생산 활동과 무관한 비용으로도 인식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신 공유가치창출 개념을 적용하면 기업의 이윤추구와 지역사회의 필요가 동시에 만나는 지점에서 사업적 가 치가 창출되어 사회적·경제적 이익을 모두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연구들은 공유가치창출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대체하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고 개념 자체도 모호하며, 공유가치창출을 위한 구체적 전략과 이에 기초한 실제로도 많지 않다는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한다(임종혁·전달영 2018).

2.1.3.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사회적 책임 인식

기업의 사회적 책임 측면에서 전개되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논의는 이 제 그 범위와 의미가 매우 크게 확장되었다. 국제표준화기구(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는 사회적 책임이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 전을 위해 필수적 요소라는 인식 아래, 기업을 포함한 다양한 조직들의 사 회적 책임을 규정하는 국제표준을 제정하였다. 특히 국제표준화기구는 사 회적 책임 범위에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나 일반조직도 포함되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기존에 통용되던 CSR에서 ‘기업’이라는 단어를 제외한 사회적

축산업의 사회적 책임 논의 배경과 개념 23

책임(Social Responsibility: SR)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국제표준화기구는 사회적 책임에 대한 지침을 제공하기 위해 2010년 국 제표준인 “ISO 26000: Guidance on Social Responsibility”를 발표하였다.

ISO 26000에 따르면 사회적 책임의 핵심 사안은 환경·인권·노동관행·조직 지배구조·지역사회 참여 및 사회개발·공정기업관행·소비자이슈 등의 7가 지로 구성된다(한국표준협회 2011).

2.2. 사회적 책임 분석틀 검토

우리나라 축산업은 근래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농업의 환경친화적 성격에 기초한 공익적 기능 논의에 포함되지 못하고 예외로 여겨지고 있다. 축산 업은 다른 농업분야가 가지고 있는 외부경제적 성격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사실 축산업은 우리나라 농업에서 상업적 경영과 기업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된 분야이다. 따라서 축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 문제에 대한 접근은 축산업 생산 활동이 일반적인 기업 활동과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앞서 정리한 Carroll(1991)의 피라미드 모형을 바탕으로 축산업의 사회적 책임 내용과 구성 요소를 정리하면 <그림 2-7>

과 같다.

<그림 2-7>에서 Y축은 ‘요구/대응’, X축은 ‘시간/사건’으로 구성된다.

‘요구/대응’축은 축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 수준(이행요 청)에 축산업이 대응하는 정도를 의미한다. ‘시간/사건’축은 과거에서 현재 로의 시간이 경과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건의 빈도를 의미한다.

<그림 2-7>의 ‘법/규제’선은 축산업 경제 활동에 대한 법률 설정과 정부

규제 도입을 의미한다. 해방 이후 건국 초기에는 축산업에 대한 법률과 국 가 정책이 미비하였고, 이후 경제성장이 이루어지는 시기에는 축산업을 진

규제 도입을 의미한다. 해방 이후 건국 초기에는 축산업에 대한 법률과 국 가 정책이 미비하였고, 이후 경제성장이 이루어지는 시기에는 축산업을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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