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결과 서울시 공공 공연장 중에서도 특히 구립 공연장의 역할이 앞으로 더욱 중요하게 될 것임을 알 수 있었다. 공연장이 단순히 공연을 보고 즐기는 장소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문화예술 형성의 거점으로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시대적 흐름은 더 이상의 시설 확충이 아니라, 기존 시설의 내실있는 운영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구립 공연장들은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부실한 운영으로 비판받는 경우가 종종 있어, 공연장의 역할 및 방향성 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임학순(2011)은 공연장이 지역문화예술 활동 거점으로 자리 잡기 위한 방안으로 지역문화예 술 거점기관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모델이 이상적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서울시 공 공 공연장 여건상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공연장은 제한적인 수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공연장 운영 계획 수립에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서울시 공공 공연장이 위치한 지역 문화환경과 개별 공공 공연장의 여건을 고려하여 전문공연형, 지역문화창출형, 전문교육형 등 크게 세 유형을 도출하였다.
공연장 운영유형 제시는 공연장이 입지한 지역의 구체적인 여건과 공연환경 등에 따라 다양 한 방향성을 가질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이 자체가 절대적인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공연장 신규설립이나 리모델링 과정에서 기본계획을 수립할 때 이러한 유형들을 지역의 여건에 맞도록 적용한다면, 현재 운영되고 있는 공공 공연장들이 대개 표방하고 있는 ‘지역주 민의 문화향유에의 기여’와 같은 모호한 운영목표를 더 구체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 한다.
전문공연형
전문공연형 공연장은 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다양한 예술 관람 기회를 제공하는 데 운영 목표 를 둔다. 다양한 장르의 보다 많은 공연 관람 기회의 제공을 통해 시민의 문화여가 수준의 향상 을 도모하는 기능을 한다.
이 연구의 시민 인식 조사에서 알 수 있었듯 시민들의 공연장 선택 기준은 보고 싶은 공연을 하는 곳(54.4%), 공연수준이 높다고 기대되는 곳(8.2%)이라는 응답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또 한 방문경험이 있는 공연장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로 공연 및 유익한 프로그램이 많기 때문 (43.2%)이라고 응답하였다. 반면 보고 싶은 공연이나 유익한 프로그램이 없기 때문에 공연장을 방문하지 않는다(19.1%)라고 대답하였다. 즉 시민들은 공연 프로그램을 공연장의 핵심 콘텐츠 로 공연장을 방문하고 평가하기 때문에 주민의 수요에 부합한 공연 프로그램 개발이 공연장 운영 기능의 핵심이다. 또한 공연장 대상 조사에서도 공공 공연장이 수행해야 할 가장 중요한 기능으로 문화예술 경험기회제공(60%)을 꼽고 있었으며, 공연기획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 는 것 역시 문화향유기회 제공(28.6%), 수준 높은 관람기회 제공(28.6%)이라고 응답하였다. 즉 공연장의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 수준 높은 문화예술 경험기회 제공이 공연장의 가장 중요한 기능으로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공연형은 공연장의 주된 기능인 ‘공연’이란 콘텐츠가 공연장의 가장 핵심적인 프로그램 이 되는 공연장 운영 유형을 의미한다. 그리고 지역(권역)의 대표적인 문화예술 아이콘이자 랜 드마크가 된다. 이러한 유형의 공연장이 되기 위해서는 공연장 메인 장르 설정, 장르에 맞는 공연장 설비 구축, 전문기획인력 확보, 다양한 기획방식의 공연 제공, 지속적인 공연 수요 조사 등이 필요하다. 시립 공연장은 전문공연형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전문공연형을 지향하는 구립 공연장은 공연자장과 관객경쟁 등을 고려하여 권역 내에 1개소 정도로 제한하 는 편이 바람직하다.
지역문화창출형
지역문화창출형 공연장은 지역 내 예술가의 창작활동 지원 및 발표기회 제공, 지역주민의
참여와 공동체 형성에 기여할 수 있는 문화활동의 거점 역할을 하는 공연장을 의미한다. 지역
전문교육형
전문교육형은 미래의 관객 수요 개발 및 문화예술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것에 운영 목표를 두는 공연장을 의미한다. 문화예술 전반에 대한 주민의 이해와 관심을 높이고, 공연작품에 대 한 심화학습의 기회를 제공하는 등 문화예술 전문 교육프로그램 개발을 강조하는 유형이다.
사실 전문교육형은 공연 기능이 부수적으로 활용되므로, 공연장 운영유형에 포함시키기 어려 운 측면이 존재한다. 그러나 실제 운영 중인 공공 공연장은 등록 공연장임에도 불구하고 공연 목적이라기보다 교육 목적으로 활용되는 경우들이 발견되었다. 이 경우 공연형으로 방향을 전 환하도록 하기보다는 공연장을 활용한 전문교육을 개발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 단된다.
설문조사 결과 공연장의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 만족도는 전체 공연장 이용만족도(시설환경 만족도 및 공연 만족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음을 알 수 있었다. 즉 시민들은 공공 공연장 개 선이 필요한 공연수준, 공연가격, 시설 및 부대시설 개선, 예술프로그램의 다양화 및 강화 중 예술프로그램의 다양화 및 강화 부문에서 가장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하였다.
전문교육형은 공연장의 기능을 강화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전문 아트센터형 교육프로그램이 가장 핵심적인 운영프로그램이 되는 공연장을 의미한다. 이러한 유형의 공연장이 되기 위해서 는 공연장만의 특화 장르 선정, 장르에 기반을 둔 전문예술단체 육성, 지역주민 특성에 걸맞은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개발, 참가자와 전문예술인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참여형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등이 필요하다.
현재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운영되는 취미교실, 어학교실, 건강교실, 노래교실 등 일반 문화 센터형 프로그램과 공공 공연장이 경쟁구도에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수익위주의 사업보다는 지역사회 주민들에게 보다 전문적인 문화예술 전문 교육프로그램을 공연장에서 운영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전문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 사례로 나루아트센터를 들 수 있다.
[나루아트센터-서발레단, 에클라 전문 문화예술 교육]
나루아트센터는 서울문화재단의 상주예술단체 지원사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사례로, 광진구에 기반을 두고 활동해 온 ‘서발레 단’과 ‘현대음악앙상블 에클라’를 2010년부터 상주예술단체로 유치했다. 현재 이 두 단체는 상주단체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렉처콘서트’는 발레의 역사와 감상법 강의와 함께 공연을 병행한다.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어린이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무대’, ‘이야기가 있는 발레’, 갤러리를 활용한 ‘작은 음악회’, ‘패밀리 콘서트’ 등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물론 지명도 있는 유명 단체와 손을 잡고 상주예술단체를 꾸려 갈 수도 있다. 하지만 지역을 대표하는 지역공연장의 임무는 우리 지역에서 자라고 활동해 온 단체와 사업을 함께 추진하고 협력하는 것이다. 나루아트센터와 두 단체가 만들어가는 협력 프로젝트는 매번 지역주민의 사랑과 지지를 받으며 윈윈(win-win)하고 있다.
출처：2011년 8월 26일자, 뉴스핌, “지역공연장, 주변 단체와의 교류로 날개를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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