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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쳐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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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쳐 쌓기는 바탕 종이에 한 가지나 그 이상의 종이를 다양한 형태로 겹쳐 놓는 매우 간단한 기법으로 ‘박 포’라고도 한다. 겹 치는 방법도 다양하게 할 수 있는데, 같은 크기의 다른 종이를 포개서 양면의 색상이 다른 종이를 만들 수도 있고, 비스듬히 포개어 모양을 만들 수도 있으며, 크기가 서로 다른 종이를 겹 쳐서 색다른 효과를 낼 수도 있다. 겹쳐 쌓은 종이는 압착하여 건조하는 과정에 서 섬유가 접착되어 하나의 종이가 된다. 전통한지는 보통 발 위에서 지료를 얇

게 박포하여 두께를 만들거나 여러 장을 쌓아서 합지를 한다.65) 이러한 덧씌우 기 기법은 신비롭게 흥미로운 효과를 가져온다.

9.줌치

줌치란, 주머니를 만드는 기법이라는 뜻으로 ‘줌치기법’이라고 이름이 붙여졌다.

한지 줌치의 제작은 400~500년 전 이조시대에 주머니를 만드는 공정인데 손으 로 주무르거나 쳐서 종이 안에 있는 닥의 섬유질이 아름답게 자리하게 하는 방 법을 닥지는 물에 적셔 두드릴수록 질겨지는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

줌치 된 종이는 고운 주름이 잡혀 가죽같은 느낌이 나며, 섬유질에 의해 부드 럽고 긴밀히 결합된다. 질기고 쉽게 찢어지지 않는 특성 때문에 여러 곳에 응용 이 가능하다.66)

이처럼 한지의 기법들은 여러 가지이다. 한지의 여러 표현 기법들을 사용한다면 회화 못지 않은 표현력을 나타낼 수 있다. 작품제작에 쓰여진 재료에 따라 동서 양화를 분류하는 관행으로 인해 과거에 한지는 주로 동양화에만 쓰여왔다. 물론 서양화 분야의 몇 몇 작가들과 단체에서 한지를 매체로 작업해 온 예가 있었으 나 한지가 미술작품의 새로운 표현매체로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은 80년대에 들 어왔다.67)

오늘 날‘한지’는 바탕 재료의 개념을 넘어 오브제로서‘한지’라는 재료의 개 념과 작품의 개념이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재료 자체가 작품이 된다. 그러므로

‘한지’는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담아내는‘바탕 재료’적인 측면과 한 지 그 자체가 작품화되는‘오브제’적인 두 가지 측면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것 이다. 이를 통해 본인은 한국의 미의식인 자연스러움과 옛 부터 전달의 목적으 로 쓰였던 종이라는 내용을 토대로‘오브제’적인 측면으로 작업을 풀어간다.68) 이와 같이 표현수단으로 많은 표현 기법들이 작품을 형상화하는 수단으로 감각 적인 예술감을 형성하는데 여러 방면의 재료나 기법들의 의해 표현이 결정된다.

그리고 예술 창작에 있어서 단순한 표현 수단뿐 아니라 작가의 표현 의도에 적 합한 모양을 결정짓는 동기가 되기도 한다.

65) 최무영, 한지의 다양한 기법 연구,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석사논문, 2003, pp.35~38

66) 황소정, 줌치기법을 이용한 단원 김흥도 풍속화의 현대적 재해석: 본인 작품 중심으로, 상명대학교 디자인 대학원, 석사논문, 2012 p27

67) 최무영, lbid., p.40

68) 문미숙, 소통에 대한 조형 표현 연구: 자물쇠 형상의 한지 캐스팅을 중심으로, 홍익대학교 산업 미 술 대학원, 석사논문, 2011, p.20

제4절. 한지를 이용한 작품 사례

<작품25>

회색 대나무 숲Ⅱ, Ⅲ, Ⅳ 부분도, 김보영, 2010

대나무의 줄기와 마디를 활대한 부분도로 우연적으로 생긴 얼룩에서 대나무 마 디의 표현 방식으로 인해 나타난 색 면은 작가 자신으로 하여금 그 속에서 자연 과 하나가 되는 의도를 갖고 있다.

<작품26>

낙엽(Fallen Leaf), 윤미라, 2009

일상생활에서 주변의 식물들과 만나는 경험으로 시작된 식물관찰 일기 형식의 드로잉 작업은 작품 형성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자연을 직접 관찰하여 얻은 경험으로 시각적 효과를 나타내어 한지에 채색을 하였다.

<작품27>

작업, 한기주, 1999

도끼로 찍고 파여진 나무의 결을 느낄 수 있다. 작가는 주조 작업을 하였고 나 무의 상처처럼 자신의 삶의 아픔을 다듬고 어루만지듯 만들어진 이 작품은 작가 자신을 나타내는 듯하다.

<작품28>

Homage to Richard Long, 홍명섭, 1993

작가의 작품은 자유롭다. 어떤 길을 걸어왔지만 또 어떤 길을 가야 할지도 모르 는 사람들의 발들을 캐스팅한 작품이다. 여러 발 모양을 캐스팅 떠 간결하게 나 타내고자 하였다.

작가의 작품은 자유롭기도 하고 맨발의 모습은 순교자의 모습으로도 보여진다.

여러 방향으로 설치되어 있는 인체의 발 형태는 인간들의 군상이며 또 다른 집 합이다. 흰색 한지만을 사용하여 캐스팅하였다. 설치의 형태에 따라 다른 느낌 을 줄 수 있다.

<작품29>

꽃 담, 김대희, 2005

한지로 만든 옷으로 상의 부분에서 닥 피를 전체적으로 대어 망사 효과를 주었 고 닥 피 위에 닥 죽으로 꽃 조형물을 표현하여 가슴 부분이 적절하게 가려져 화려한 원피스를 나타내었다.

<작품30>

공유Ⅰ, 문미숙, 2009

이작품은 자물쇠의 형태로 단순화 시키는 과정으로 반 추상형태이다. 이는 현대 인의 불완전하고 다듬어지지 않은 면모를 전하고자 했다. 현대인의 부재를 소통 의 상징형태로 자물쇠 형상에 표현하고자 자물쇠의 모양을 나타낸 것이다. 한지 로 자물쇠 모양의 틀을 만들고 캐스팅을 떠 표현하였다.

<작품31>

무제, 권영우, 1977

종이의 질감 자체를 조형으로 삼아 한지를 찢고 구멍을 뚫는다던지 그 자체의 표현 가능성의 추구했다. 또 하얀 종이의 안정감 있는 색감과 재질감에서 풍부 한 느낌과 단색조추상작품이다.

<작품32>

구성, 이응노, 1978

검은 바탕에 붉은 한자는 콜라주 기법을 이용한 작품이다. 그리기보다 짙은 갈 색과 흑색 바탕에 붉은 한지를 손으로 찢어서 붙여 나가는 방법이다. 이 작업을 통해 한지라는 재료의 고유성을 살린 마티에르와 상형문자와 같은 형상의 독자 적인 조형표현을 했다.

<작품33>

논길, 세오(서수경)

한지를 찢어서 모자이크 처리와 같이 나타내어 회화적인 느낌을 내었고 ‘논 길’이라는 제목에 맞게 벼를 수확하는 가을 분위기를 한지의 결이 충분히 살아 나는 풍부한 느낌으로 나타내고 있다.

<작품34>

Aggregation 60, 전광영, 2006

삼각 스트로폼을 한문 고서 종이로 싼 뒤 차곡차곡 조립해 독특한 형상인 작품

이다. 회화작품이면서도 크라프트적인 요소가 강하게 느껴지는 작업 과정이다.

타원형의 웅덩이는 달 표면의 분화구를 닮은 듯 표현하였다.

<작품35>

무심1, 서정님, 2012

한지를 말아서 곁붙여 기하학의 형태를 나타내고 있다.

한지를 말아서 잘라 놓아 색감이 은은하고 잘린 단면 또한 자연스러운 형상을 하고 있다. 그리고 작은 조각들이 모여 큰 흐름과 형상을 만들고 있어 집합이라 는 덩어리에서 입체감이나 역동성을 느낄 수 있다.

<작품36>

풍경, 불그스름하다, 박희섭, 2008

한지에 염료를 칠하고 자개를 붙여 만든 나무 모양의 작품이 혈관을 흐르는 핏 줄기 같다. 풍경화처럼 보이지만 자개의 섬세한 표현이 보이고 한지의 붉은 배 경은 소나무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작품37>

빛이 머물다Ⅱ, 전영일, 2009

종이와 철사, 그리고 빛의 조화에 의해 이루어진 조명이다.

철선에 종이를 붙여 면을 만들어 그 과정을 반복하면서 커다란 메스(mass)를 만 들어 마치 물이 퍼져나가는 세포의 느낌을 주기도 한다. 빛을 통한 공간감이 조 명 그 이상의 예술성을 보여준다.

<작품38>

꿈나무, 양상훈, 2012

종이죽을 이용해 염색을 하고 나무, 여인의 형상을 따서 조형을 만들었다. 아기 를 안고 있는 여인은 무엇인가를 기다리는 듯 함을 나타내고 있다. 머리 위로 꽃이 피어나고 줌치 자투리로 다시 펄프를 제작하여 붙였다. 나무 표면의 여러 색들이 회화 그림처럼 보여 진다.

<작품39>

Life Beneath, the shadow: Conan Doyle, Cai Guo-Qiang, 2005

한지에 화약을 터뜨린 궤적도 예술 작품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실제로 보이는 상황들이 재료로서 우연성의 조절을 주며 그 효과를 극대화시킨다. 자유자재로 이용한다. 여러 모양의 파편의 형태들이 회화감을 보여 흥미롭다.

<작품40>

나무, 윤석웅, 2010

종이를 태워서 조각조각 붙여서 추상적이고 회화의 느낌을 나게한다. 자연스럽 게 태워진 작은 조각들을 그림에 맞춰 모자이크와 같이 붙였다.

붓과 물감을 대신하여 불로 태운 흔적들이 선을 나타낸다. 추상과 형상회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이다.

<작품41>

동행, 송경래, 2005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조형적 형태로 단순화 시켜 어우러지게 표출하였다. 뼈대 골조를 만들어 한 장 한 장 찢어 덧바르면서 건조시키는 방법을 반복하여 조형 적 형태를 완성한 현대적인 인형 제작 기법이다.

<작품42>

작품1, 권민정, 2010

조개 가리비를 모티브로 삼아 의상 디자인을 하였다. 소재는 한지직물로 이루어 졌고 가리비의 색감을 응용하여 염색하였다. 조형성인 율동적인 느낌을 주는 요 소가 리듬감을 나타내어 흥미로운 작업을 보여준다.

<그림43>

존재의 이유, 한선주, 2010

한지안에 사이잘을 넣고 자연스럽게 캐스팅을 한 작품이다. 겉에는 종이를 양모 와 한지, 실 등을 이용하여 꽃 모양의 모티브를 만들어 조합시켰다. 처음에 캐 스팅을 시도할 때부터 재료들을 혼합하여 사용하였으며 작품의 이름만큼이나 따 듯함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그림44>

잿빛이야기, 노은희, 2005

주 재료인 한지는 자연 염색한 바탕지를 사용하여, 색감의 부드러움과 자연스러 움이 보인다. 잿빛 한지 사이사이에 알록달록한 유채색들이 보여 포인트를 준 다.

색감의 강약 조절이 되어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은 느낌과 세련되고 현대적인 한 지 조형의 느낌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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