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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환경 하에서 공공조직의 성과는 사회적으로 구성된 개념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특히 대립하는 정치적 세력 간의 상호 이해관계에 의해 많은 분쟁이 일어나고 합리적인 수단보다는 정치적인 융화를 통해 그 분 쟁을 해결하는 공공부문에서 순수한 ‘객관적 성과’는 마치 ‘아름다움’과 같이 누구도 찾기 힘든 개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객관적 성과 혹은 주관적 성과 중 어떤 측정이 더 우월한가라는 접근 보다는 정부성과의 특정 측면을 반영하기 위해서 어떤 측정 방식이 더 적절한가라는 접근이 보다 타당하다. 공공 성과는 다양한 측면이 존재하 는데, 이는 공공기관이 서로 상충할 수도 있는 다양한 목표를 다루기 때 문이다(Andrews et al., 2006). 즉, 민간부문에서는 재정적 성과가 가장 중요한 성과이지만 공공부문에서는 이해관계자마다 성공과 실패에 대한 해석이 크게 다를 수 있다. Boyne(2002)는 정부 성과에 총 18개의 측면 이 있다고 분석하였다. 객관적 성과로 정부 성과의 복잡성을 모두 포섭 하기란 쉽지 않다. 객관적 성과는 정량적이고 과학적이어 보이기 때문에 말 그대로 ‘객관적’이어 보이지만, 이 역시 사회적으로 구성될 수 있다.

그러나 주관적 성과로 이를 전부 대체하는 것도 주의가 필요하다 (Andrews et al, 2006). 주관적 성과는 일회성 설문조사로 도출될 경우에 동일 방법 편향(common method bias)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민에 대한 책임성을 강조하는 관점에 의하면 공공서비스 만족도, 성과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DeHoog et al., 1990; 고명철, 2018)이 진정한 의미 의 정부성과가 된다. 현재 대부분의 정부성과평가는 객관적 정량평가에 더하여 이해관계자로서 고객(customer), 소비자(consumer), 민원인 (clients), 시민(citizens)라는 C4의 조합을 고려한 주관적 인식조사를 병 행하는 편이다(임도빈, 2018).

이러한 인식 변화는 신공공관리 패러다임에 기반한 정부재창조 (Reinventing Government)학파의 입장과 맥락을 같이한다. 정부재창조 학파는 베버식 관료주의 모델이 경직성, 절차주의, 비효율성, 권위주의라 는 단점을 갖고 있으며, 관료 중심의 내부지향적 정부 운영을 고객 중심 의 외부지향적 정부 체제로 변화시켜야한다고 본다. 시민의 주관적 성과 인식을 강조해야한다는 주장의 이면엔 민간조직이든 공공조직이든 서비 스 수혜자의 요구를 만족시켜야한다는 가정이 깔려있다. 따라서 정치적 차원에서 공평한 배분과 관련되어 있는 형평성(equity)과 대응성 (responsiveness)도 주관적 성과와 관련이 깊다(송건섭·이종수·윤종갑, 2005).

주관적 성과와 정부신뢰의 관계는 정부신뢰로 이어지는 평가메커니즘 의 기초를 형성한다. 성과-신뢰 연결을 탐구하는 대부분의 연구는 성과 정보 또는 기관 성과에 대한 시민의 견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기관의 신뢰도를 판단하는 데 사용되는 정보를 통한 신뢰 구축, 즉 신뢰 의 계산적 또는 합리적 메커니즘에 기반하고 있다. 시민의 행동은 객관 적 사실에 기초하기보다 그들이 인식하는 무언가에 따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관적 성과와 정부신뢰를 연결하는 근본적인 심리 과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정부와의 관계에 따른 인식적 편향과 성과 정보 등을 해석하는 프레임이 그러한 심리 과정을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

났다(Van Slyke & Roch, 2004).

2) 만족도와 정부신뢰

주관적 성과 지표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지표는 시민의 만족도 (satisfaction)이다. 성과가 좋다고 판단될 때 만족도가 높아지고, 이는 정 부신뢰로 이어진다는 오랜 논의가 존재한다(Bouckaert & Van de Walle, 2001; Morgeson & Petrescu, 2011; Weber et al., 2017; He & Ma, 2020). 이는 ‘성과-만족-신뢰(Performance-Satisfaction-Trust)’ 모델로 불린다. 만족도는 민간 영역에서 먼저 고객 중심적 성과 지표를 구축하 기 위하여 사용되어온 주요 지표로서(Fornell et al., 1996) 이후 공공영 역에서 시민이 공공서비스에 대하여 어떤 태도를 갖고 있는지 조사하기 위하여 널리 사용되어 왔다. 정부를 혁신하고 정부기관을 기업처럼 운영 하는 데 필요한 핵심 성과 평가 도구로써 만족도측정은 민간의 성과 측 정 및 벤치마킹을 제도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Kelly & Swindell, 2002).

이제 전 세계 대부분의 정부들이 지역 공공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를 측 정하기 위하여 정기적으로 시민 조사를 시행한다. 학계에서도 역시 최근 정부 서비스에 대한 시민 만족도에 대한 연구가 급증하면서 정부 성과 측정 연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제가 되었다(James, 2009; Poister &

Thomas, 2011).

시민의 공공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를 형성하는 두 가지 차원은 크게 인식적 차원(cognitive nature)과 정서적 차원(affective nature)로 구분하 여 볼 수 있다(Moliner et al., 2007). Spreng(1999)이 만족도를 특성 만 족(attribute satisfaction)과 정보 만족(information satisfaction)으로 구분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인식적 차원의 만족도는 본래 시민이 갖고 있던 기대와 성과 인식에 비교하였을 때의 결과물을 의미하고, 정서적 차원의

만족도는 시민의 감정, 그 중에서도 서비스 이용시의 기쁨, 즐거움 등 긍 정적 감정과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정서적 차원과 관련하여, 공공서비스 의 성과를 만족도로 측정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방식인지에 대한 논의도 존재한다(Lee & Kim, 2016). 개인의 만족이 감정의 영역이라면 지역 공 동체인 집단을 위한 정책 의사결정의 근거 자료로 적절하지 못하다는 것 이다(이지은 외., 2020).

또한 특정 서비스의 미션이나 성격에 따라 만족도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시민이 공공서비스 제공 기관의 역할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때 만 족도가 더 높아질 수 있는데, 이는 시민이 인식하는 서비스의 중요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Schmidt & Strickland, 1998). 즉, 해당 서비스의 제 공이 다른 영역과 중복되어 꼭 필요하지 않거나, 서비스 전달에 대하여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다. 서비스 의 중요도는 또한 시민들이 서비스를 인지하는 빈도와 결부되어 만족도 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해당 공공서비스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앞으로도 사용할 일이 별로 없는 시민이라면 굳이 나쁜 평가를 내 리려 하지 않을 것이다는 견해가 있다(Schmidt & Strickland, 1998). 반 대로 해당 공공서비스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확률이 높은 시민이라면 보 다 적극적으로 좋지 않은 평가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와 달리 서비스를 아예 사용하지 않는 시민들이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부의 역할이 불필요하다고 생각하여 더 낮은 만족도를 보일 가능성도 존재한 다(Bouckaert & Van de Walle, 2001).

공공서비스에 대한 시민의 만족도가 높은 경우, 지역 사회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고 시민의 서비스 이용 빈도와 이용 태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Bouckaert et al., 2002; Lyons & Lowery 1989;

Van Ryzin, 2007). Kampen et al.(2006)은 만족도가 정부신뢰를 높이며

다만 부정적인 경험으로 인한 만족도의 하락이 긍정적인 경험으로 인한 만족도의 상승보다 정부신뢰에 더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발견하였 다. Christensen and Lægreid(2002)가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와 정부신뢰 간 상관성을 찾은 것과 마찬가지로, Christensen et al.(2020)은 공공서비 스에 대한 주관적 성과가 일본과 노르웨이 모두에서 정부 신뢰에 유의미 한 영향을 미쳤음을 밝혔다. 이는 정치적·문화적 요인에서는 부분적으로 밖에 지지되지 않는 것과 상반되는 결과이다. Van Ryzin(2007)은 ‘이탈, 항의, 충성, 무시 모형(Exit, Voice, Loyalty, Necglect, EVLN)’을 기초로 서비스에 대한 만족이 정부신뢰에 미치는 영향을 미국 켄터키주 주민들 을 대상으로 실증하였다. 이는 기존의 미국소비자만족도인덱스 (American Customer Satisfaction Index, ACSI)가 소비자 만족 이후의 고객 증가 혹은 감소를 중시한다는 점에 착안하여 EVLN 모형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순애(2006)는 행정서비스의 만족도가 정부신뢰에 상당 한 비중으로 영향을 미치며, 정부신뢰의 제고를 위해서는 행정서비스의 품질을 강화하여 시민의 만족도를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민의 만족도는 정부신뢰와 상관없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며 반면 정부신뢰는 낮은 수준이라는 보고가 반복되고 있다(Goodsell, 2006;

Kelly & Swindell, 2003). 또한 만족도와 정부신뢰 간의 관계는 약하거나 의문을 가질 만 하다는 주장도 존재한다(Berg, 2005). Van de Walle et al.(2002)은 만족과 신뢰의 관계가 매우 약하고 약 30%의 응답자가 신뢰 에 대해서 동일한 수준으로 보고하고 있어 측정의 타당성이 낮다고 보고 하였다. 하지만 해당 연구는 장학금 관리 서비스에 한정된 것으로 일반 화가 쉽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Van de Walle et al.(2002) 역시 다양한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통합되어 사용되는 경우 ‘만족-신뢰’ 관계를 증 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3) 성공도와 정부신뢰

다양한 환경에서 공공서비스에 대한 만족뿐만 아니라 인식된 성과는 정부신뢰와 긍정적으로 관련되어 있다(Christensen and Laegrid, 2005;

Kumlin, 2004; Van Ryzin, 2007; 박순애, 2006). 다수의 연구에서 성과 인식은 만족도의 선행변수로만 한정될 뿐 단독효과가 없다고 여겨져 왔 지만, 최근 성과 인식의 단독 효과 및 다차원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성과 인식은 서비스의 성공도라고 볼 수 있다. 만족도는 서비스 품 질에 대한 사후 평가인 반면, 성공도는 서비스 품질에 대한 중립적인 인 식이다. 성과 인식에 대하여 Jiang and Wang(2006)은 고객이 서비스 성 과에 대한 평가를 하여 그들의 기대와 비교하였을 때 어떠한지를 측정하 는 것이 성과 인식이라고 하였으며, 따라서 해당 서비스의 특성보다는 고객이 서비스를 경험할 때 어느 정도의 긍정적 감정을 느끼는지와 깊은 관련이 있다고 논의하였다. 이는 Parasuraman et al.(1988, p17)이 정의 한 “성과 인식이란 소비자의 인식과 기대 사이 어느 정도에 위치한다”는 말과도 맥락이 같다.

Spreng(1999)은 성과 인식(perceived performance)의 차원을 비평가적 차원(perceptaul performance)와 평가적 차원(evaluative performance)로 나누었다. 그는 후자의 경우 ‘매우 나쁨’ 혹은 ‘매우 좋음’으로 평가된다 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만족도와 별 차이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이런 식으로 측정된 성과 인식 변수의 경우 실질적으로 만족도를 두 번 측정하여 모형에 반영하는 것과 같다고 역설하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일 부 연구는 성과인식과 만족도를 동일한 개념으로 보기도 한다. 예를 들 어 Han et al.(2011)은 정부 성과에 대한 인식을 거버넌스, 안전관리, 부 패, 전반적인 삶의 질 등 다섯 가지 항목으로 측정하였는데, 그 중 일부 는 만족도로 측정되었다. 그러나 성과인식은 만족도와 분명히 구분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