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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아직 불지 않았다

문서에서 일 정 - 경북북부권문화정보센터 (페이지 90-94)

1 왜 우리는 두바이를 부러워해야 할까?

얼마 전 다보스포럼의 자료에 의하면 세계경제규모 11위라는 한국의 관광경쟁력은 124개국 중 42위로 인도양의 섬나라 모시려스(39위), 그리고 카타르(36위)에도 처지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10년전까지만 해도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생소했던 두바이한테도 뒤처진다는 조사결과를 보고 관광에 종사하고 공부하는 사람들은 충격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50년 가까이 관광을 국가전략산업으로 키우고 지정관광지에, 관광특구에, 그리고 수

많은 국가단위, 지역단위 관광개발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의지와 통계에 비해 평가는 너무 냉혹했다. 왜 그럴까?

우리나라의 대학들 경우 1970년대부터 관광을 가르치는 곳이 있었던 반면 1980년 초 반만 하더라도 미국 대학의 교과과정 중 관광을 가르치는 곳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한국 에서 관광을 전공한 사람들이 갈 수 있었던 유사한 곳은

“Park & Recreation,"

"Leisure," "Forest Management"와 같은 과들이 대다수였다. 1990년대가 되면서 관광 과나 관광을 접목한 학과들이 급증하였다.

이렇듯 1960년대부터 관광에 올인 한 한국, 1990년대부터 관광의 맛을 알게 된 미국 이 관광수입1위국으로 어떻게 “쩐의 전쟁”에서 우리보다 앞설 수 있을까?

미국이 우리보다 앞서는 이유는 하나로 요약할 수 있다. 그들은 풍부한 여가인프라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풍부한 여가인프라, 퍼블릭 인프라(public infra)를 바탕 으로 민간위주의 관광을 접목시키는 바텀-업(bottom) 접근방법을 했기 때문이다.

그들의 시작은 관광이 아니라

“여가”였다. 관광은 태생적으로 “쩐(관광=돈)”이 가장

중요시 된다. 공공이건 민간이건 관광사업을 하는데 있어 수익창출이 가장 필요한 조건 이다. 이와 달리 여가는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공공의 정신적, 신체적 혜택을 제공하 는 것이 가장 중요한 미션이다. 그래서 미국의 조그만 마을에 가도 community recreation center가 있고 수영장, 야구장이 있고 neighborhood park, community park가 있다. 미국 유타의 쏠트레이크 시의 경우 20여개가 넘는 시 직영 골프장을 운영 하고 있다. 이런 시설을 운영하고 관리하는 “Park & Recreation"과는 있어도 우리처럼 관광개발이나 관광계획과는 찾아보기 힘들다.

City Beautiful Movement로 시작된 센트럴 파크가 그렇고 그 후 생긴 많은 지역, 도 시, 주립, 국립공원들과 여가시설들은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돈을 벌기 위한 것이 아니 라 지역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조성되었다. 샌프란시스코에는 세계최대의 도심국립공원인 골든게이트네셔널 레크리에이션 에어리어(Golden Gate National Recreation Area, GGNRA)가 있고 시립공원인 골든게이트 파크가 샌프란시스코 시민 들의 휴식처로 조성되어 있다. 이런 시설들은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만든 ”인공적인 관광지“가 아니라 지역민들과 호흡하고 일년내내 살아 있는 자연스러운 지역자원이다.

이처럼 미국은 지역민을 위주로 한 지역의 풍부한 퍼블릭 인프라를 조성하고 관광을 자 연스럽게 접목시켰다.

<표 1> 관광과 여가의 차이점

관광 여가

Primary Goal Profit generation Public benefit Primary Target Non-residents Residents

Propellents Private sector Public sector

반면 우리는 어떠한가? 돈벌이를 위주로 한 관광을 먼저 시작한 우리는 외지인을 위 한 호텔, 리조트, 관광지를 생산했다. 하지만, 이런 과정에서 지역민은 철저히 배제되었 다. 관광객은, 외지인은 즐거울지 몰라도 우리에게는 아이들이 마음 놓고 뛰어놀 만한 공간들도 궁색할 정도로 모자란다. 학교 운동장은 조금만 뛰어도 먼지가 펄럭이고, 자전 거도로는 차량과 전주 등 방해물로 걷기도 힘든 곳이 많다. 동해안 해변가는 연수원, 리 조트, 모텔, 횟집으로 뒤덮혀 공간의 사유화가 진행되고 있다. 수많은 지자체에서 관광 계획을 양산하고, 그렇게 양산된 관광지들은 기능을 제대로 못하고 겨우 겨우 살아 숨쉬 고 있는 “식물형 자원”이 대부분이다.

2. European Model이 주는 교훈

“우리가 행복해야 그들이 온다”

그것이 유럽피언 모델이 강조하는 핵심이다. 현재 관

광중심, 그리고 관광지 중심의 계획은 외국인, 외지인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될 수있도록 고려하고 있다. 그래야 그들이 지역에 와서 달러를, 엔화를, 그리고 주머니 돈을 아낌없 이 쓸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지금은 볼 수 없지만 그래서 “외국인 전용 화장실”을 만 드는 우스꽝스러운 일도 있었다.

많은 외지관광객의 origin이 수도권이다 보니 경치 좋고 물 좋은 곳을 유원지, 관광 지, 관광단지로 만들고 많은 관광지들은 지역과 격리된 곳에 조성되었다. OO리조트는 어느 지역에 있긴 하지만 사업장 소재지만 지역에 있는 것이지 지역과는 상관이 없다.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은 먹고, 마시고, 놀고, 방문의 대부분을 리조트에서 보내고 그나 마 어느 저녁 회 한 사라를 먹기 위해 지역의 횟집 봉고차를 이용하고 방문하는 것이 지 역과 조우한 유일한 기회다. 지역에 대한 이해, 교류를 돕는 다는 관광의 문화적, 사회 적 효과는 교과서에서만 가능할 뿐이다.

이런 식의 관광개발은 지역의 이해, 지역과의 교류가 아니라 새로운 종류의 고립 (segregation)을 심화시켰다. 지역은 이름과 장소만 제공할 뿐이지 별다른 혜택을 얻지 못하고 지역에 생긴 리조트, 연수원, 콘도는 지역민들에게는 새로운 금단의 지역이 탄생

을 알리는 일이었다. 관광으로 혜택을 입지도 못하는 주민들에게 아무리 서비스 정신을 강조해도 “소귀에 경 읽기” 소득이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유럽피언 모델은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첫째, 자원개발의 대상은 외지인이 아니라 주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름에만 손 님이 몰리고 겨울이면 유령도시가 되는 관광지, 높게 쌓인 담장 안에 조성되는 인공적인 관광지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숨 쉬는 공간 속에, 주민들과 365일내내 함께 교감하고 사용되고 주민들이 행복한 공간이 많아야 그래서 주민들이 사랑을 공간을 받 는 공간에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관광객들이 몰려들면 자연스럽게 관광지로서 개발이 된 다는 것이다. 미국에 소재한 쏠뱅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뉴욕의 센트럴파크의 주인은 외지관광객이 아니다. 뉴욕커가 그 주인이다. 관광객들은 그 공간을 잠시 빌어쓸 뿐이 다. 파리의 샹제리제 거리 역시 파리장들을 위한 공간이다. 우리는 파리 시민들의 일상 공간에서 같이 마시고, 먹고, 쇼핑하고, 사진 찍을 뿐이다.

둘째, 관광의 중심은 도시, 그리고 도심이며 그래서 관광지가 아니라 도시의 캐릭터와 색깔을 향상시키는데 중점을 두라는 것이다. 도시가 관광의 중심이 되어야 하는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관광의 핵심은 “접촉(contact)"이다. 지역의 문화, 음식, 언어, 라이 프 스타일 등 우리와 유사하고 다른 무엇인가를 관광객들은 알고 느끼고 체험하고 싶어 한다. 도시와 도심은 바로 이런 것을 가장 자연스럽게 관광객들에게 제공한다. “쌩얼”의 도시는 이런 것을 제공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장소이다. 또한 관광객들로 도시가 북적 거려야 지역민들이 우리 지역에 관광이 정말 중요하고 나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 게 되고 지역민들이 관광과 관련된 정책과 사업에 적극적으로 동조할 수 있다.

우리가 배부르고 편안하고 잠자리가 편안해야 다른 사람의 행복도 같이 축하할 수 있 다면 너무 소인배적인 생각일까? 하지만 관광으로 성공한 도시들은 그리고 유럽피언 모 델은 이런 작은 생각에 동조하는 것 같다. 이들은 우리에게 관광의 주인은 주민이며 그 래서 더 이상 우리가 거주하는 도시가 단지 아파트로 무장한 삭막한 거주공간만이 아니 라 우리인생의 1/3을 차지하는 여가의 주 무대로 부상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Place for (local) people이 풍부한 장소, 그래서 주민의 사랑을 받는 장소, 그런 장소가 많으 면 자연스럽게 관광객이 모여든다고 유럽피언 모델은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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