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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이의 경험 학습과 중학교 자유학기제 ‘체험’의 관계

필자가 앞의 2장에서 설명하였듯이, 자유학기의 교육과정은 기본 교 과 수업으로 이루어지는 ‘교과’ 교육과정과 진로 탐색 활동, 주제선택 활 동, 동아리 활동, 예술·체육 활동 중심의 네 가지 활동 영역으로 구성된

‘자유학기 활동’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리고 ‘자유학기 활동’은 학생이 원 하는 수업을 선택하여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주로 오전에 이루어 지는 ‘교과’ 교육과정은 자유학기제 하에서 이루어지지만, 교사 중심 수 업의 형태로 진행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편, 자유학기제 하에서 이루 어지는 수업에 대한 방향성은 교사 중심의 주입식 교육 대신에 토론, 실 습 등 다양한 체험활동 중심으로 수업이 꾸려지도록 독려되는 것이지만, 이러한 토론, 실습 등의 체험활동이 학생의 가시적인 신체적 활동으로만 해석되어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다. 필자는 앞의 2장에서 자유학기제 ‘체 험교육’의 실천에 드러나는 문제점들에 대한 원인을 교육적 ‘체험’ 개념 에 대한 오해에 있다고 판단하고 그에 대하여 해명하였다. 본 절에서는 듀이의 ‘교육적 경험’의 특징에 비추어서, 자유학기제의 체험활동이 ‘교육 적 경험’으로 이루어지도록 이론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작업으로서, 자 유학기제 하에서 이루어지는 ‘체험’의 양상과 듀이의 경험 학습의 관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듀이에 의하면(2012: 350), 우리 ‘경험’의 상당 부분은 우리와 사물 사

이에 끼어들어서 사물을 대신하는 일체의 언어, 또는 일체의 상징으로 이루어져 있다. 듀이는 이러한 상징이라는 보조 수단에 의하여 얻어지는 경험을 ‘매개된(mediated)’ 경험(2012: 350)이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우리 는 이러한 ‘매개된 경험’을 흔히 ‘간접 경험’이라고 한다. 교과 수업에서 주로 이루어지는 강의식 수업은 교사가 학생에게 교사 자신의 언어로 교 과를 연결해 주는 형태로 이루어지므로, 학생은 교사의 강의식 수업을 통해 교과에 대한 ‘간접 경험’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반면에, 상징적 매체 의 개입을 통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생생하게 직접 참여하는 경험은 ‘직 접 경험’이라고 듀이는 설명(2012: 350)한다. 우리는 ‘직접 경험’으로 ‘생 생한 느낌(realizing sense)’을 가질 수 있는데, 이러한 ‘생생한 느낌’은 우리가 흔히 ‘실감’이라고 하며 경험 대상인 사물을 ‘직접적으로 인식68) (진정한 인식)’하게 된다고 듀이는 말한다.(2012: 350)

교육의 상황에서 학생이 교과를 ‘직접적으로 인식’한다는 것은 교과 내용을 잘 이해하고 교과를 자신과 의미 있게 관련시키는 ‘경험’(2012:

350)이라 할 수 있다. 물론 학생이 교사의 강의식 수업이나 교과서의 글 을 통해 교과를 의미 있게 받아들이고 생생하게 느낀다면, 상징적 매체 를 통해서도 ‘직접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필자가 보기에, ‘직접 경 험’은 경험의 행위자(agent)가 ‘경험’ 상황을 생생하게 느끼며 받아들이는 것으로, 행위자(agent)가 ‘경험’ 상황에 능동적으로 참여하여 ‘자아’와 관 련짓는다면 그러한 경험 상황은 경험의 행위자에게 ‘직접 경험’이 되는 것이다.

듀이에 의하면, 학교 교육은 본격적인 사태를 마련하여 학생이 직접 68) 듀이는 “‘직접적 인식’이라는 말이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의미인 ‘감상’은 ‘경멸’

과 반대된다”고 설명(2012: 358)한다. 듀이에 의하면, ‘감상’은 “보통의 경험 중에 서 마음이 끌리는 면, 완전하게 동화하고 싶은 면, 즐거움을 주는 면을 고양하는 것”(Ibid.)이다. 이러한 ‘감상’은 “문학, 음악, 회화 등이 교육에서 수행하는 으뜸가 는 기능”(Ibid.)인데, 그러한 활동은 “내재적으로 또는 직접적으로 즐거울 뿐만 아 니라 그 이상의 목적을 수행하기도 한다”(Ibid.)고 듀이는 설명한다. 그에 의하면,

“‘감상’은 취향을 결정하고 이후 경험의 가치를 판단하는 표준을 형성해주는 모든 직접적 인식이 수행하는 임무를 더 광범위하고 깊이 있게 수행”(Ibid, 359)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필자가 해석하기에, ‘직접적으로 인식’하는 것은 경험의 질을 변화 시키는 계기가 되는데 듀이는 ‘직접적 인식’을 오감으로 직접 체험한다는 의미를 넘어서 ‘마음’의 문제로 간주한 것이다.

참여하도록 함으로써 학교에서 전달하려고 하는 내용과 다루려고 하는 문제의 중요성을 학생들에게 알도록 하는 것이 중요(2012: 350)하다. 듀 이는 이렇게 학생들로 하여금 사실과 문제에 직접 익숙해지도록 하는 것 인 ‘감을 잡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교과를 배우는 초보 단계에서 필요 (2012: 353)하다고 설명한다. 그에 따르면(2012: 353), 교과를 배우는 초 보 단계에 있는 학생들에게 교과를 소개할 때에 중요한 점은 학생들에게

‘직접 인식’을 하도록 함으로써, 경험의 폭을 넓히고 풍부하게 하며 지적 진보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는 것이다. 필자가 해석하기에, 교과를 처음 배우는 학생들에게 낯선 대상인 교과가 보다 ‘친숙하게 와닿도록’하기 위 해서는 ‘직접 체험’해 보도록 하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일례로, 사칙 연 산을 처음 배우는 아이에게 사칙 연산의 기호들을 먼저 알려 주기보다는 실제 사물을 가지고 사칙 연산의 원리를 파악하도록 하는 것이 사칙 연 산에 대해 ‘직접 체험’해 보도록 하는 방법일 것이다.

우리가 앞의 2장에서 살펴보았듯이, 자유학기제의 ‘체험활동’은 학생 들이 문화예술 활동과 교과를 ‘직접 체험’해 보도록 기획되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교육 과정의 1학년 1학기나 2학 기, 2학년 1학기 중에(김은영, 2016: 36) 한 학기를 학교 급별로 정할 수 있는데, 대체로 자유학기는 중학교 1학년 1학기나 2학기에 시행되고, 2학 년과 3학년 교육과정에서는 일부 교과목에 한정해서 연계 자유학기 수업 이 이루어진다. 중학교에 입학해서 초등학교에서 배운 교과에 비해, 범위 가 넓어지고 본격적으로 전문적 학문의 기초 단계를 배우는 과정에 놓여 있는 중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교과에 대한 ‘직접 경험’의 기회를 부여하 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다. 교과에 대한 이해에 있어서 초보 단계에 있 는 학생들에게 체험을 통한 ‘직접 경험’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은 교육적 효과가 크지만, 그간 학교 현장에서는 시간적, 공간적 한계로 학생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체험을 통한 ‘직접 경험’의 기회는 지극히 한정적이었다.

그러나 자유학기제를 통한 ‘체험활동’은 학생들에게 ‘직접 경험’의 기회를 보다 풍부하게 제공해 줌으로써, 학생들이 학교에서의 ‘경험’을 보다 의 미 있고 폭넓게 겪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직접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학생이 교과에 대해 보다 쉽게 이해하도록 도우 며, 학생이 교과를 통해 ‘자아’를 이해할 뿐만 아니라 세계와 만날 수 있 는 교과와의 ‘관계 형성’이 이루어지도록 도울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 하여, 우리는 자유학기제 ‘체험활동’을 통해 학생들에게 ‘직접 경험’의 기 회를 제공함으로써, 학생이 이러한 ‘직접 경험’을 통하여 자기 자신에 대 하여 이해하고 삶에서 느낌과 생각을 풍부하게 할 수 있게 되는 교육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자유학기제의 ‘체험활동’을 통해 학생들에게 무조건 ‘체험’

을 많이 하도록 하면, 그러한 활동들은 학생들에게 ‘교육적 경험’이 될 수 있을까? 수박 겉핥기식의 체험은 학생들이 표면적으로만 경험하도록 함으로써 학생들에게 편견을 가지도록 할 수 있고 자유학기제 하에서 이 루어지는 ‘체험활동’이 학생들에게 오히려 시간 낭비가 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자유학기제의 ‘체험활동’이 학생들에게 보다 교육적으로 의미 있 는 경험이 되도록 돕기 위해 필자가 앞의 3장에서 검토한 ‘교육적 경험’

의 특징에 비추어, 중학교 자유학기제 ‘체험’ 활동의 실천 양상을 간접적 으로 검토해보며, 듀이의 경험 학습과의 관계를 탐색하고자 한다.

우리는 앞의 3장에서 듀이의 ‘교육적 경험’ 개념의 세 가지 특징을 탐 색하였다. 이 세 가지 특징 중 하나는 경험 행위자(agent)의 이성, 감정, 신체가 총체적으로 작용하는 일차적 경험을 거쳐, 일차적 경험을 재해석 하고 돌이켜보는 반성적 경험인 이차적 경험, 그리고 이를 토대로 미래 를 예측하는 삼차적 경험의 단계를 거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단계가 지속적으로 일어날 때 ‘교육적 경험’이라 할 수 있다. ‘교육적 경험’의 이 러한 특징은 경험의 행위자가 ‘경험’을 통하여 ‘자아’를 형성하는 과정으 로 이해될 수 있다. 이것은 경험의 행위자가 ‘경험’을 통해 자신의 생각 과 느낌을 돌이켜보며 검토하는 과정으로 해석될 수 있으므로 자기 자 신과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경험의 행위 자는 미래에 대해 예측하면서 자신의 미래 자아를 그려보고, 자신의 행 위가 타자에게 미치게 될 영향을 예측하는 경험의 단계를 거치면서 자 아가 확장되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경험의 행위자는 경

험의 세 단계를 거치면서 자신이 ‘최초의 경험’을 통해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느꼈는지 파악하며, 자기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고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반성적으로 되새겨 보는 과정 에서 거리를 두고 자신을 바라보게 되며, ‘자아’와 타자와의 연관 관계를 생각함으로써 사고의 지평을 넓히고 타자의 입장에서 공감하는 능력을 함양하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교육적 경험’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단계는 경험의 행위자가 ‘경험’을 통해 ‘자아’를 인식하고 확장하도록 돕 는 단계로 볼 수 있다.

우리는 자유학기제의 취지가 ‘학생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수업 운영을 토론, 실습 등 학생 참여형으로 개선하는’ 것이라는 것을 앞의 2 장에서 검토하였다. 여기에서 ‘학생의 꿈과 끼를 찾도록’ 한다는 것은 자 신이 관심 있는 분야가 무엇인지 탐색해보고 미래 자아를 그려보도록 하 는 것이므로 ‘자아 탐색’의 과정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학생이 ‘자아’

를 탐색하도록 돕는 자유학기제의 ‘체험활동’의 방향성에 대한 의미 있는 함의를 얻고자 할 때, 듀이의 ‘교육적 경험’의 첫 번째 특징을 하나의 규 범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모른다. 이러한 맥락에서, 실제 자유학기제가 운영되고 있는 학교 현장에서 ‘체험활동’이 어떻게 실천되고 있는지 필자 의 경험과 문헌들을 통해 검토해 보고자 한다.

자유학기제 하에서 이루어지는 ‘체험활동’의 양상을 필자의 경험과 문 헌들을 통해 살펴보면, 자유학기제의 ‘자유학기 활동’은 동아리 활동, 예 술·체육 활동, 진로 탐색 활동, 주제선택활동 중심으로 구성되는 ‘체험 활동’ 위주의 수업이라고 볼 수 있다. 자유학기제에서 시행되고 있는 ‘자 유학기 활동’ 중 동아리 활동 프로그램들은 자유학기 이후의 학기로 이 어지지 않고 한 학기에만 배우고 마는 등 체험 활동이 연속적이지 않고 단절적으로 이루어지며, 일회성의 체험에 그치는 경향(여지영 외, 2016;

신철균, 2014 등)이 있다. 자유학기제 하에서 추구하는 ‘체험활동’의 궁극 적 목표는 “학생들이 적성과 소질을 찾아 그에 적합한 진로 목표를 설정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여지영 외, 2016: 5)인데 자유학기제가 시행되고 있는 학교 현장의 체험 프로그램들은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