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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난다.

이처럼 도박자적 주체와 기업가적 노동자 주체 사이에서 진동하며 플랫 폼 친화적인 콘텐츠를 생산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들 중 일부는 플랫폼 의 수익구조에 가장 적합한 콘텐츠로서 “국뽕”을 선택하게 되었다. 국 뽕 콘텐츠를 제작하면 모든 한국인 유튜브 사용자를 잠재적 시청자로 고 려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존에 존재하는 미디어 콘텐츠를 2차 가공하 여 제작할 수 있기에 콘텐츠를 더욱 꾸준히, 자주 업로드할 수 있기 때 문이다. 이러한 특성을 이용하여 국뽕 유튜버들은 유튜브의 수익 창출 조건에 더욱 빠르게 도달할 수 있으며, 꾸준한 업로드를 통해 추천 알고 리즘을 자극하여 영상 노출도와 구독자층을 형성할 확률을 높인다. 더불 어, 국민으로서 ‘우리’는 매일 국가의 모습과 소식을 접하기에 화제성 과 시의성 있는 소재를 찾기 쉽다는 장점 또한 존재한다.

그들의 취향과 먹이, 약점을 파악해야 하며, 이는 설득과 강제, 또는 정 신과 육체 사이를 오가는 설득의 기술(persuasive technologies)이라는 인 류학적 이론을 동원한다. 그는 추천 알고리즘이 온라인 문화생활의 인프 라스트럭처에 깊숙하게 자리 잡아 실질적으로 피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고 주장한다. 즉, 인프라 자체가 굉장히 느린 속도로 작동하는(in slow motion) 덫인데, 이 덫은 순간적인 폭력의 장치가 아닌, 이것이 포획한 존재들로 세상을 구성하는 환경화(environmentalization)의 행위자이다 (ibid.:431-432). 덫이 먹이감을 유도하기 위해 그 먹이감의 행동을 변화시 키도록 디자인되어 있는 것처럼, 우리를 이미 포획한 인프라스트럭처 또 한 우리의 생각과 삶을 구성한다는 것이다.

추천 알고리즘이 제시하는 동영상들로 이루어진 피드(feed)에서 이용자 는 흔히 본래의 이용 목적을 망각한다. 하대청(2022)은 유튜브 이용자가 추천 동영상의 홍수 속에서 “처음 방문 목적을 잊어버리고 취향과 전혀 다른 영상을 시청하면서 중단 없이 계속 시청하는 것 자체가 목적인, 즉, 주의가 사로잡히는 일”(163)이 흔히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연구자가 면담하였던 대부분의 유튜브 시청자들 또한 자신들이 처음 국뽕 콘텐츠 에 노출된 것은 유튜브의 추천 알고리즘에 의해서였으며, 그 뒤로 유사 한 동영상이 추천되어 연이어 보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유튜브 추 천 알고리즘은 시의성이 높은 국가적 사건 및 행사와 관련된 콘텐츠를 이용자에게 보여주거나, 이용자가 이전에 시청하였던 콘텐츠들에 기반하 여 더욱 정교한 방식으로 시청자에 취향에 부합하는 국뽕 콘텐츠를 추천 한다. 추천 알고리즘은 또한 플랫폼 내에서 국가와 국민에 대한 상징적 자원들을 끊임없이 순환시켜, 현재의 국가적 성취뿐 아니라 과거의 영광 도 상기시킨다. 일례로,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당시 2018년 평창올 림픽 개회식 영상이 다시 유튜브 피드와 인기 동영상 순위에 등장하며 콘텐츠 시청자들은 “우리나라 최고다”와 같은 소감을 새롭게 남겼다.

이용자의 유튜브 환경과 인프라를 구성해내는 알고리즘의 결정 과정은 그 복잡성과 방대한 알고리즘 코드 설계 규모로 인하여 유튜브 크리에이 터나 시청자, 그리고 심지어 알고리즘을 디자인한 엔지니어들조차 완벽

히 파악하기 어렵다. “모순적이게도 과학과 기술이 더욱 성공적일수록 더 불투명하고 모호해진다”는 라투르의 설명처럼, 알고리즘은 블랙박스 화되어 유튜브 시청자들은 그 내부적 복잡성에 주목하지 않으며, 유튜브 플랫폼과 시청자 간의 상호작용 또한 더욱 예측하기 어려워진다 (Latour 1999:304; Christin 2020에서 재인용). 이러한 알고리즘적 불투명성으로 인해 유튜브 시청자는 덫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로 플랫폼에 잡혀있게 된다.

이에 하대청(2022)은 구글 엔지니어들이 일부 공개한 유튜브 추천 알고 리즘의 작동 방식을 추적하려 시도하는데, 추천 알고리즘은 크게 ‘동영 상 후보 생성’과 ‘랭킹’의 두 필터로 구성된 인공지능 심층신경망 (deep neural network)을 통해 작동한다(Covington et al. 2016; 하대청 2022). 이 중 이용자에게 추천할 후보 동영상을 추려내는 과정에서는 이 용자의 시청 이력, 시청 시간, 유사한 다른 사용자가 시청한 영상 기록 이 동원된다. 이때 이용자를 유사한 특성을 가진 집단의 일부로 파악하 기 위해 그 이용자의 시청 기록, 구글과 유튜브 검색 기록, 인구통계학 적 정보를 네트워크에 포함시키며, 특히 인구통계학적 정보 처리를 위해 서는 이용자의 지역과 디바이스 정보가 결합 및 삽입된다. 이에 따라, 대한민국에 기반을 두고 있는 이용자들은 다른 대한민국 이용자들과 유 사한 집단으로 정체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 과정에서 국뽕 콘텐츠가 그들의 피드에서 공통적으로 모습을 드러낼 확률 또한 높아진다.27)

이 밖에도 유튜브 플랫폼은 동영상 시청이라는 행위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즉 시청자들의 관심을 계속 잡아둘 수 있는 디자인 요소를 발전시 켜왔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피드에서 특정 동영상의 썸네일을 보고 이 를 클릭할지 말지 고민할 때, 유튜브는 시청자가 해당 동영상을 클릭하 지 않고도 미리 내용을 볼 수 있도록 재생한다.28) 이용자가 해당 영상의

27) 물론, 지역 정보 이외에도 이용자의 연령, 성별, 이전 시청 기록, 시청 시간과 같 이 여러 정보가 고려되기 때문에, 단지 지역을 공유한다고 하여 유사한 콘텐츠를 추천받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거시적으로 보았을 때, 일본의 사용자보다 대한 민국 기반의 사용자가 국뽕 콘텐츠를 피드에서 추천받을 확률이 높으며, 이러한 방식으로 국뽕 콘텐츠는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국민들 사이에서 순환될 수 있다.

28) 모바일 버전에서는 피드에서 영상이 이용자의 시야각(화면의 상단-중간 부분으

썸네일을 클릭하여 영상 재생 화면으로 이동하면, 해당 영상 시청을 마 친 후에도 연이어 다른 영상을 볼 수 있도록 추천 동영상들이 제시된다.

이때, 자동 재생 기능이 활성화되어 있는 사용자 환경에서는 이용자가 굳이 다음 동영상을 누르지 않아도 자동으로 다음 추천 동영상이 재생된 다.

연구자가 면담한 유튜브 이용자 중 일부도 자동 재생 기능으로 동영상 을 연달아 시청하다가 국뽕 동영상을 보게 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만약 클릭한 영상이 자신의 기대와 달라 피드에 있던 다른 동영상들을 좀 더 탐색하고 싶을 때는 이용자가 시청하던 영상을 아래로 스와이프하는데, 이때 시청하던 영상이 완전히 종료되는 것이 아니라, 화면 하단으로 내 려가 작게 축소된 상태에서 계속 재생된다. 다시 말해, 시청의 흐름을 끊지 않고 다른 영상을 둘러볼 수 있도록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디자인된 것이다. 더불어, 채널 ‘구독’은 이용자들의 관심을 꾸준히 유지시키는 장치이다. 동영상 채널의 옆에는 ‘구독’ 버튼이 빨간색으로 강조되어 유튜브 이용자들의 채널 구독 행위를 유도한다. 이용자가 특정 채널을 구독하면 해당 채널이 새로운 동영상을 업로드할 때마다 알림을 받게 되 는데, 유튜브 플랫폼은 이러한 핸드폰 푸시 알림을 보냄으로써 이용자를 다시금 플랫폼 내부로 돌아올 수 있게 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유튜브 플랫폼은 국뽕 콘텐츠에 관심이 없던 시청자들 에게도 국뽕 콘텐츠를 노출하고, 관심을 붙잡아두며, 더 나아가 해당 콘 텐츠에 대한 관심을 “형성(shape)”할 수 있다(Bucher 2012:8; 하대청 2022:159). 이는 미디어 시스템이 없었다면 존재하기 어려운 개인의 선호 들이 있다는 웹스터의 설명과도 조응한다(웹스터 2016:5). 시청자의 관심 을 포획하고 붙잡아두는 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인과 추천 알고리즘은 이미 유튜브 플랫폼의 인프라스트럭처로서 비가시화되어 시청자가 의식 적으로 피할 수 없는 것이 되었으며, 국뽕 콘텐츠는 이러한 인프라스트 럭처를 통해 끊임없이 소비될 수 있다.

로 추청되는) 안에 들어올 때 자동으로 미리보기 재생이 되며, PC 버전에서는 썸 네일 위에 마우스 커서를 올렸을 때 미리보기가 가능해진다.

3) ‘우리’는 댓글창에서 모인다

유튜브 시청자를 국뽕 콘텐츠에 더욱 오래 잡아두는 또 다른 구성요소 는 댓글창이다. 유튜브 댓글창은 영상 콘텐츠에 대하여 시청자가 서로 의견과 감정을 나누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댓글창의 사용자 인터 페이스 디자인 또한 시청자들 간의 상호작용을 증진하기 위한 방향으로 설계 및 발전되어 왔다. 먼저 언급할 수 있는 것은, 2020년 사용자 인터 페이스(UI) 업데이트 이후의 유튜브 댓글창의 위치 이동으로, 이는 유튜 브 시청자 간의 소통을 확대하려는 유튜브사의 의지가 잘 드러나는 대목 이다. 해당 업데이트 이전에는 영상 재생 화면에서 추천 동영상 리스트 의 끝에 댓글창이 위치하여 사용자가 댓글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스크롤 을 끝까지 내려야 했던 반면, 업데이트 이후에는 재생되고 있는 영상 바 로 아래에 댓글창을 위치시켜 시청자가 빠르게 댓글창을 클릭하여 영상 에 대한 생각과 느낌을 즉각적으로 공유할 수 있도록 하였다.

더불어, 시청자가 댓글창을 클릭하면 화면 상단에는 영상이 재생되고, 화면 하단에서는 동시에 영상에 대한 반응을 읽고 댓글을 작성할 수 있 게 하는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시청자가 영상 콘텐츠에 대한 감정적 몰입 감을 유지할 뿐 아니라, 다른 이들의 감정과 생각을 함께 흡수하며 정서 적 감응을 극대화할 수 있게 한다. 이때, 타임스탬프 기능은 시청자 간 에 공감과 초점 집중의 순간을 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든 장치이다.

이용자가 공유하고 싶은 영상의 부분을 골라 해당 시간을 댓글에 작성하 면, 자동으로 하이퍼링크가 생성되어 다른 이용자들이 타임스탬프를 눌 렀을 때 해당 영상 시간으로 바로 이동하게 된다. 예를 들어, 내한 가수 의 콘서트에서 함께 노래를 따라부르는 떼창으로 가수를 감동시킨 한국 관중의 모습이 담긴 영상에서는 다음과 같은 댓글이 작성된다.

↳ 4:41 김치는 우리꺼라는게 증명 됐더

↳ 0:55 다음 소절 시작할 때 점점 조용해지는게 진짜 매너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