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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어떻게 읽혀야 할 것인가?

문제는 두 가지다. 하나는 어떻게 학생들을 독서로 인도할 것인가 이고, 다른 하나는 학생들의 독서를 어떻게 지도할 것인가이다.

① 고전 교육, 어떻게 지도할 것인가?

후자부터 말하겠다.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큰 장벽은 학생들의 문해 능력이 지나치게 뒤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는 독서 교육을 지도하는 교사들을 통해서 어느 정 도 해결 가능한 문제일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고전 교육이 중등 교육 과정에서 실행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사정 탓에, 고전 교육을 위한 최소한의 교육 지침이 없다. 그 러니까 책을 읽음에 있어서 기본적으로 따지고 살피어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에 대한 최 소한의 가이드라인도 마련되지 않았다는 소리이다. 사실 대학의 교양 교육 과정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는 기초 교양 과정에서 읽기, 쓰기, 말하기, 듣기를 아우르는 종합 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대학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서, 고전 읽기에 기초해서 쓰기와 말하기 그리고 듣기 혹은 토론을 아우르 는 종합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되어야 할 것이다. 교육의 관점에서 두 가지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요컨대 서양의 독서교육 사례에서 살필 수 있듯이, 읽기와 쓰기는 분리 할 수 없는 교육이고, 여기에 말하기와 토론을 통해서 소통과 설득 능력이 함께 함양되 기 때문이다. 하지만 읽기 교육은 거의 교과 과정에 포함되어 있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다른 한편으로 고전 읽기를 중심으로 하는 쓰기 그리고 말하기와 토론을 아우르는 교육 프로그램이 인성 교육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는 구체적으로 본 연구팀이 제안하 는 다음의 독서 교육 프로그램에서 확인될 것이다. 그러면 읽기, 쓰기, 말하기, 듣기, 토 론하기 그리고 이를 전체적으로 아우르는 요약하기를 소개하겠다.

먼저, 읽기에 대해서 말하겠다. 읽기 교육의 핵심은 이야기 단락 혹은 맥락을 어떻게 구분하느냐이다. 교사는 학생들이 맥락 확정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하고 지도해야 한다. 이 연습 과정을 통해서 학생들은 텍스트의 성격과 가치를 규정하고 정의하면서, 동시에 그 가치와 성격을 평가해 낼 수 있는 능력과 구체적인 사안으로부터 그 사안 안 에 들어있는 속성과 특성을 개념화하거나 추상화시켜 문제를 일반적 차원에서 끌어올려 그것에 보편적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능력을 획득하게 될 것이다. 추상화와 개념화는 해석과 평가를 동반하는데, 이 때 해석과 평가 기준에 대한 분류와 범주화 훈련이 요구 된다. 예를 들면 해당 사안에서 실체, 속성, 질, 양, 장소 시간, 상태, 행위, 소유, 도구, 수단, 목적, 결과, 효과, 원인, 이유, 근거가 문제되는 것인지, 아니면 관계가 논의의 핵

심인지를 따질 줄 알아야 한다. 즉, 그 관계가 차이, 반대, 대립, 대조, 보충, 내포, 배제, 연역, 귀납에 해당하는지를 분석할 줄 알아야 한다. 이 분석 능력이 없으면 한편으로는 논의의 핵심 파악이 불가능하고, 논증 구조 구성 자체가 안 되며, 다른 한편으로는 상대 방 논지의 핵심을 파악하는 것, 즉 요약하기 혹은 추상화와 문제 제기 자체가 불가능하 기 때문이다. 글 읽기란 사실 사안 입장에서 보면 사안을 저울질하고 재서 그것에 맞는 개념을 부여하는 것이고, 그 개념화의 과정을 통해서, 그리고 그 개념화된 결과에 대해 가치 평가(당위인지 실익인지)를 내리는 것이다. 이 과정이 해석이다. 이 과정에서 반성 적 사고를 수행하는 판단 능력이 배양된다. 읽기 교육의 이와 같은 성격은 중등 교육에 서 읽기 교육을 누가 담당해야 할지를 잘 보여준다.

다음으로 글쓰기에 대해서 말하겠다. 입말과 글말의 일치가 중요한데, 우리 학생들의 경우 입말과 글말 사이의 거리가 너무나 멀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학생들이 자기 이야기를 글로 표현해 본 경험이 적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를 위해 서는 좋은 책을 많이 접해 보야 하는데, 이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는 학생들이 사용하는 글말의 수준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문법적으로 불필요 단어들, 동어 반복, 불분명한 지시 관계, 주술 범주의 오류, 논리적으로 논증 구조의 허약, 추론의 비 약, 수사적으로 과도한 비유 사용 등이 그것들이다. 또한 긴 장문의 글을 읽지 않은 탓 에, 자신이 말하는 주제의 논증 구조를 세우는 힘이 약하다. 이것도 실은 좋은 글을 일 단 많이 접하지 못한 것에 일차적인 원인이 있고,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좋은 글 의 논증 구조를 분석해 보는 훈련이 적다는 것이 이차적인 원인이다. 글쓰기의 논증구 조를 분석하거나 구성하는 연습이 글 읽기에서 말하는 맥락 확정 연습이기 때문이다.

글 읽기와 글쓰기가 서로 짝패 관계에 있는 활동임을 강조하고자 한다.

이어서 듣기에 대해서 말하겠다. 듣기에서도 맥락 확정 능력과 논증 구조 능력이 결정 적이다. 대면하는 사태를 포착하고 그것을 이름 짓고, 그 사태를 포함하는 사건 맥락의 성격을 규정하는 것의 시작이 듣기이기 때문이다. 이도 실은 좋은 글을 읽으면서 훈련 되는 것임을 강조하고자 한다. 듣기 훈련이 왜 중요한지는 국제학술대회에 참가해보면 실감할 수 있다. 물론 외국어 능력도 중요하지만, 주요 논지 파악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듣기 능력이 왜 중요한 지는 일상의 회의석장에서도 쉽게 확인된다. 이런 이유에서 듣 기 교육은 중요한데, 요컨대 4∼5쪽 분량의 텍스트를 듣고서 그것을 요약하고 핵심 논 점 중심으로 텍스트를 재구성하는 연습시켜보는 것도 학생들의 듣기 능력 향상에 매우 큰 도움을 준다. 다음의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학생들은 텍스트를 듣고 주제어 파악과 요약을 하고, 이어 정해진 주제어에 따라 텍스트를, 마치 바둑 복기하듯, 다시 구성해보는 연습을 한다. 이 과정을 진행하다 보면 잘못 들은 경우도 있고 전혀 듣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 데, 이 경우도 비록 문장을 듣지 않았음에도 상식선에서 그리 고 문맥상의 흐름을 따져 글을 복원할 수 있다. 간혹 텍스트에 전혀 나오지 않는 답들 이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들 중 어떤 것은 주제와 관련 없는 것도 있지만 어떤 것

은 저자가 간과한 사실들도 있다. 듣기 연습을 통해 학생들은 비판적 듣기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듣기 능력에서도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논증 구성 능력이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듣기 능력의 함양에 있어서도 읽기가 결정적이라 하겠다. 듣기 교육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이것이 인성 교육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말해야 할 때, 침묵해야 할 때, 나서야 할 때, 들어가야 할 때를 구별하는 훈련이 듣기 훈련 과정에서 이루어지 기 때문이다. 주제와 상대와 장소와 계기에 대한 관찰과 계산이 듣기의 시작이고, 이에 따라 표현의 수위와 태도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듣기와 말하기 교육은 인 성 교육의 중요한 한 방편임을 강조하고자 한다.

아울러 말하기에 대해서 말하겠다. 말하기의 기본도 글 읽기임을 강조하고자 한다. 들 은 만큼, 읽은 만큼 말도 나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말을 많이 하거나 말을 유창하게 하 는 것이 말을 잘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에 따라서 성격적으로 혹은 본성적으로 그럴 수 도 있다. 이런 특징은 교육을 통해서 획득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교육을 통해서 말을 잘하는 것의 기본은 결국 좋은 글을 많이 읽는 것이다. 참고로 일상생활에서 교과 서에 배운 내용을 말하는 경우는 없다. 우리의 교육이 생활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 를 보여준다. 그러나 글은 읽은 만큼 말로 나온다. 이는 일상생활을 영위하도록 하는 힘 의 원천이 글임을 잘 보여준다. 너무도 당연한 말이기에 굳이 더 강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특히 인성 교육과 관련해서 글 읽기는 중요하다. 특히 말하기에 중요하기 때문 이다. 우선 글 읽기는 사안과 인물을 분리해서 다룰 수 있도록 도와준다. 현실을 직접 대면하는 것이 아니라 글을 매개로 거리를 두게 만드는 장치가 글이기 때문이다. 글 읽 기는 또한 감정과 말을 나누어 다룰 줄 알도록 해준다. 글은 기본적으로 타자의 이야기 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글 읽기는 읽은 내용을 요약하고 핵심을 잡아내고 혹은 비판적 으로 검토해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한다. 말하기에서 가장 중요한 능 력이 바로 이것이다. 글 읽기는 마지막으로 ‘양방향으로 사고하고 말하기’에 익숙한 사 람이 되도록 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 “양방향으로 사고하고 말하기”란 우선 사안을 강점과 약점으로 나누어 분석하고, 거기에 대화 상대자와 대화자의 입장을 대차 대조해 그것의 결과에 따라 자신의 논거 구성 전략과 이에 따른 문제 제기 방식을 결정하거나, 자신에게 제기된 문제 제기의 성격을 규정한 후 자신에게 유리한 강점과 상대방에 불리 한 약점에 따라 자신의 주장을 조절하면서 관철함을 말한다. 글은 그 자체로 중립적이 고 사태에 대해 객관적 거리를 독자로부터 취하는 것이기에, 여러 관점에서 다양한 해 석을 허용하는 매개물이기 때문이다. 사태를 특히 양 방향으로 접근하게 해주는 훈련은 사태의 원인과 결과가 주어진 텍스트를 가지고 행할 때에 가장 효율적인데, 그것이 글 이다. 그런데 교육은 궁극적으로 모방이다. 이때의 모방이 사태에 대한 직접 경험이 아 니라 간접 경험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말대로 “뱀을 직접 보면 끔찍하 지만, 뱀을 그린 그림은 쾌감을 주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말하기 훈련을 시킴에 있어 서도 글이 가지고 있는 간접성과 객관성이라는 구조를 통해서 학생들에게 사안과 인물, 감정과 말, 다양한 관점과 지평에서 해석을 해봐는 연습을 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