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시론
1990년대 초 우리나라에 ITS(Intelligent Transport Systems)의 개념이 도 입된 이후 1997년 ‘ITS 기본계획’이 수립되면서 전국적으로 ITS 구축이 확대 되어 왔다. 이제는 필수적인 서비스로 자리 잡은 교통카드, Hi-Pass, 버스도 착안내시스템 등 다양한 ITS 서비스로 국민들의 교통안전 및 이동 편의성 향 상, 교통운영 관리 첨단화 등의 성과가 있었다.
최근의 차량 센서 및 제어 기술, 정보통신 기술 등의 급속한 발전은 ITS 의 패러다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고정식 정보수집과 단방향 통신 의 1세대 ITS를 거쳐 현재의 이동식 정보수집과 양방향 통신으로 대별되는 C-ITS 단계를 지나 앞으로는 차량 자동화 기술과 C-ITS가 접목된 자율주행 으로의 발전을 눈앞에 두게 되었다. 이와 더불어 피할 수 없는 대세로 전기차 의 확대를 맞이하게 될 전망이다. 미래의 교통은 전기차와 자율주행을 빼고는 얘기할 수가 없다. 전통적인 ITS가 기존의 도로 및 자동차를 첨단화하여 교통 안전성과 효율성을 향상시켜 왔다면, 자율주행은 여기에 운전의 편의성을 향 상시키고, 교통안전과 효율성도 한 차원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테슬라사의 보급형 세단 ‘Model 3’가 공개된 지 3일 만에 예약주문 27 만 대를 돌파하였다고 한다. 이 중에는 한국인들의 예약도 상당수 있다고 한 다. Model 3는 기존 전기차보다 저렴하고 성능 좋은 전기차이면서도, 완벽한 자율주행·무인자동차 기술은 아니지만 상당히 높은 수준의 자동주행이 가능 한 ‘오토파일럿(autopilot)’ 기능이 기본 옵션으로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테슬
지능형교통체계(ITS)의
패러다임 변화와 국가적 대응전략
고승영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email protected])
2 국토 제416호(2016. 6)
라의 Model 3가 시판되면, 내후년쯤 우리나라에서는 불편 없이 주행할 수 있는가? 우리나라에는 전기차가 불편 없이 충전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졌는가? 자율주행차가 주행하는 데 도로여건이 나 법·제도적인 여건이 뒷받침해줄 것인가?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이 지금까지는 부정적인 것이 현 실이다.
ITS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응하기 위한 기반 조성 이외에도 그동안의 ITS 추진과정에서 노정 된 1세대 ITS 인프라의 노후화, 상이한 기술방식의 시스템 간 연계 미흡, 해킹 위험도 증가 등의 이슈들이 거론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도전들에 직면하여 ITS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국가 적인 대응책을 검토해보고자 한다.
먼저, 자율주행차량과 전기차를 위한 법·제도 정비 및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자율주행차 의 시험·인증 체계를 갖추어야 하고, 무인이동체가 도로상을 주
행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갖추어야 한다. 또한 자율주행차가 포 함된 교통사고 발생 시 누구의 책임인지 규명할 수 있는 근거와 기 술적인 검증체계도 구축되어야 한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자동 차 급발진 사고로 인정된 사례가 하나도 없는 실정에서 자율주행 차가 포함된 교통사고의 법적 책임 규명 문제는 아직 요원한 것으 로 보인다. 또한 ‘트롤리 딜레마(Trolley Dilemma)’로 지칭되는 자 율주행차의 윤리적인 선택 문제에 관한 사회적 합의도 필요하다.
전기차의 경우 적극적인 보조금 정책이 필요하고, 안정적이고 경 제적인 전력공급과 충전 인프라 확대를 위한 정책적 지원도 요구 된다.
둘째, ITS 패러다임 전환기에 부응하는 인프라 구축, 운영 및
유지관리 전략이 필요하다. 기존의 ITS 사업은 시스템 구축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는데, 앞으로 는 ITS 진화에 따른 1세대 ITS 인프라의 활용 및 대체, 교통운영 인프라에 대한 자산관리 적용 등
‘운영 및 유지관리’에 관한 장기적 안목의 전략도 강화해야 한다. 더 나아가 차량 자동화 기술과 C-ITS 기술의 시너지 창출을 통해 자율협력주행을 구현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 전략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자율주행차량 기술의 발전 방향, 자율주행에 대한 이용자 수용성 등을 고려하여 공 공부문의 투자가 신중하게 결정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고속도로에서 자율주행차량과 일반 차량 의 혼재된 운영, 자율주행 지정차로의 도입 등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한 ITS 인프라 구축 및 운영 전략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셋째, 전기차나 자율주행차의 이용자들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일반 통행자들에 대한 ITS 서비스 의 향상이 필요하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는 우리가 가야 할 방향임에는 틀림없으나 이 차량들이 도로의 대부분을 점유하게 되는 시기는 앞으로 수십 년 후가 될 것이다. 이를 감안하여 자율주행
미래의 교통은 전기차와 자율주행을 빼고는 얘기할 수가 없다. 자율주행은 운전의 편의성을 향상시키고,
교통안전과 효율성도 한 차원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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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 대한 기술개발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기본적인 ITS 서비스에 대한 개 선도 형평성 차원에서 중요하다. 예를 들면, 수단 통합형(multi-modal) 교통축 관리를 위한 ITS 적용 확대, 교통 O2O(Online-To-Offline) 서비스 및 공유경제를 활용한 교통 접근성 향상, 노령 통행자 및 교통약자를 위한 모빌리티 플랫폼 개발 등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앞에서 언급한 대응책들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이해당사자 간 협력이 필요하 다. 이를 위한 선결과제로 통합적인 ITS 정책 및 R&D 로드맵 수립을 위해서 부처 및 부문 간 이 기주의가 극복되어야 한다. 또한 광역 대도시권 교통축의 통합적 운영 관리를 위한 ITS 정보연계 의 확대, 지자체 ITS 사업의 재원 확보 등에 관한 국토교통부와 지자체 간의 협력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ITS 정보의 질적 수준 확보, 해킹 방지 및 프라이버시(privacy) 보호를 위한
민-관의 역할 정립이 필요하다.
그밖에도 차량 및 전자-통신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기 때문 에 이를 견인 또는 지원하기 위한 공공부문의 인프라 구축 및 R&D 추진을 위한 투자가 확대되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나라가 나아갈 기술·산업 분야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불확실성과 위험부담을 줄여나가는 지혜로운 접근이 중요하다. 또한 성공적인 국토·교통 R&D 추진을 위해서는 단기적인 연구 성과도 중요하지 만 중·장기적인 기초연구가 필수적이다. 특히 전기차나 자율주행 차의 보급을 확대하는 동시에 이를 통해 사회적 편익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융복합적인 기술개발과 대규모의 시범사업에 대한 전략 적인 투자 및 지원이 필요하다.
끝으로 우리나라 정부도 미국의 ITS Joint Program Office와 같은 ITS 추진 전담부서를 마련하여 범부처적인 기술 및 정책 로드맵을 수립하고, ITS 신기술 개 발 및 현장 검증을 위한 안정적인 투자재원을 확보해나갈 것을 제안한다. 또한 ITS는 국가 성장동 력인 동시에 공공성이 확보되어야 하는 시스템이므로, 정책수립자들이 이 두 가지를 균형 있게 추 구해나갈 것을 당부하고 싶다.
ITS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국가적인 대응책들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이해당사자 간
협력이 필요하다.
국토시론
4 국토 제416호(2016.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