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회원칼럼] 21세기 과학기술 감상법

N/A
N/A
Protected

Academic year: 2021

Share "[회원칼럼] 21세기 과학기술 감상법"

Copied!
4
0
0

로드 중.... (전체 텍스트 보기)

전체 글

(1)

NEWS & INFORMATION FOR CHEMICAL ENGINEERS, Vol. 20, No. 5, 2002577 얼마 전 우리 과의 한 助교

수가 나에게, “具교수님 핸드 폰은 아령급이네요.” 하는 소 리를 듣고, 아, 과연 그렇게 되 어 버린 것인가, 잠시 자신을 돌아 본 적이 있다. 하긴, 랩송 은 노래도 아니고, 땅바닥에 붙어있는 포스터는 웬지 밟기가 어려워 피해 돌아가고, 2차 산업인 제 조업은 3차 산업인 서비스업에 비해 당연히 先位 산업이라고 믿어왔던 사람들에게, 사실 우리 주변 의 문명사회는 무섭게 빠른 속도로 돌아가고 있다.

어렸을 때 연필 한 자루를 얻어도 종일토록 기뻐 했고, 신발은 구멍이 뚫어져 물이 새들어 와야 바 꾸는 줄 알았으나, 이제는 아이들마다 일생동안 써도 남을 만큼의 연필이 서랍에 가득하고, 수많 은 이삼십 대의 젊은이들이 자고 나면 억대를 벌 었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일반 의식주의 문제는 이제 영악한 젊 은이들 사이에 더 이상 관심사가 아닌 세상이 되 었다는 것이다. 요새 잘 나가는 정보통신기술에 의해 조만간 손목 TV로 전화하고, 생명공학기술 은 이제 인간 바로 옆가지의 원숭이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물을 복제할 수 있게 되었으며, 드디어는 MIT의 Gerold Sussman 교수의 “어쩌면 우리는 죽어야 하는 마지막 세대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충격적 吐露에서, 그 길었던 인류의 역사에서 우

리가 처해 있는 현실을 한번은 정리해보아야 한다 고 생각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는 정보통신과 생명공 학, 그리고 환경의 시대라 일컬어지며, 이는 우리 가 방송이나 다른 뉴스매체를 통해 듣고 보아 익 히 알고 있는 바이다. 정보통신 분야는 핸드폰이 나 인터넷과 같이 일반인들이 일상의 생활에서 느 끼는 편리함이나 산업적 매출액의 규모로써 사회 에 미치는 영향력을 우리가 충분히 납득할 수 있 는 기술분야이다. 특히, 근래 국내의 반도체, LCD 제품들의 세계시장 석권소식은, 전자제품 등 첨단 기술제품의 개발에 있어서 일본에 콤플렉스를 가 지고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이 산업분야에 대 한 자부심과 함께 미래기술로서의 긍정적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우리 나라가 100여 년전 산업화의 열등생으로 20세기 국제사회에 첫발을 들여 놓은 지 1세기동안, 모진 외압과 후진국으로서의 수모 를 겪어 왔다. 그러나, 우수한 인력이라는 단 하나 의 자원을 바탕으로 절치부심 노력한 결과, 이제 디지털 시대 정보통신 분야의 우등생으로 21세기 를 시작하고 있다. 실제, 국내 전자산업의 運과 實 力이 한 10년 더 버텨준다면, 이 나라가 21세기 세 계정보화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국민적 자신감과 충분한 국부가 축적될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정 보통신기술의 발달은 정보전달 과정의 신속, 정확, 그리고 정보유통의 효율 향상을 통해 미래 지식정

21

구 윤 모

인하대학교 생명화학공학부, ymkoo@inha.ac.kr

(2)

578NICE, 제20권 제5호, 2002

회·원·칼·럼

보 산업시대를 형성하는 prime 요소로서 자리매 김하고 있다. 또한 환경분야의 기술 및 산업은 인 간이 건강하게 생활하는데 필요한 의식주를 포함 하는 쾌적한 환경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중요하 며, 특히 20세기의 무분별한 발전 지상주의적 중 공업시대를 넘어온 이 세대에게는 환경복구와 보 존의 측면에서 당연히 앞세워야 할 기술분야이다.

이미 기원 전에 시작한 철학의 발달, 뒤이은 수 학의 발달, 그리고 근세에 들어 물리, 화학의 발달 은 생물학의 발달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세기 후반에 들어서는 분자생물학의 눈부신 발전에 힘 입어, 이미 우리가 발을 들여놓은 21세기는 소위 생명공학의 시대라고 많은 미래학자들이 예측하 고 있다. 과연 생물, 또는 생명공학이 인류에게 끼 치고 있는 혜택은 막대하며, 이것은 특히 생명공 학이 보건의료, 식량, 자원, 에너지, 환경 등 인류 생존과 복지와 직접적인 연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 이다. 그러나 이제 길모퉁이를 돌아 들어오고 있 는 21세기에 있어 생명공학이 인류복지에 긍정적 으로 기여할 것이라는 확실한 보장과 더불어, 이 시대의 앞길에 드리워져 있는 어두운 또는 파멸적 미래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것은 인간이 생명현상에 대한 학문적 호기심에 서 출발한 생명공학이 질병퇴치 등 유용한 용도를 넘어서, 인간의 본성으로서 어쩔 수 없는 욕심에 기인한 상업주의적 기술개발로 치닫고 있다는 것 이다. 결과적으로, 자연과 인간의 진화를 무분별하 게 제어, 통제하고자는 수단으로 사용하게 되어, 결국은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의 길로 내닫게 될 것 이라는 예측이다.

이러한 미래 생명공학에 대한 부정적 견해의 대 표적인 예가 유전자 변형 농산물과 인간복제를 포 함하는 인간유전형질의 조작이다. 거대한 농산물

수출국인 미국은 자국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유전 자 변형 생물체(GMO,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에 대한 규제에 다소 소극적이나, 일본, 특히 유럽제국은 콩, 옥수수 등 유전자 조작된 농 산물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유전자 조작된 식물세포가 우리 인체 내에서 유전 적이든 병리적이든, 어떤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지 모른다는 현재로서는 막연한 의심에서 비롯된 것 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양심적인 생명공학자들의 입장에서 그 가능성을 완전히 부정할 수도 없다는 데 어려움이 있다. 더욱이 문제는 전혀 다른 곳에 서 더욱 광범위하고 파괴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데 있으며, 이는 생태계의 비가역적 자기소 산 능력 즉, 자기복원 능력의 상실이다. 예를 들어 병충해에 강하도록 유전자 조작된 농산물은 현재 로서는 그 형질의 발현을 위해 한두개의 유전자에 의존할 뿐인데, 이들 변형 농산물은 이들에 대해 단시간에 적응하여 더 강한 독성을 갖는 해충들에 의해서 무력화된다. 더 큰 문제는 오랜 기간 자연 속에서 생존하며 구축한 저항유전자들의 복합체 를 갖는 전통적인 종자들이 인위적으로 파기된다 는 것이다. 즉 농부들은 토종 대신 종자업자들이 공급하는 슈퍼 식물을 심게 되어, 결국은 강해진 해충에 대항할 수 있는 식물이 그 밭에서 사라지 며, 그리고 점점 확대된 지역에서, 드디어는 지구 상에서 사라져 버린다는 것이다. 이는 농작물 뿐 아니라 임산물, 가축 등 인간 주위에서 돈이 될 수 있는 모든 생물체에 적용되며, 심지어는 인간 자 신도 이러한 생태계적 비극의 대상에서 예외가 되 지 못한다. 이러한 견해를 일부 자연회귀론자들의 노파심으로 돌려버리기엔 우리의 일상생활과 생 존을 거머쥐고 있는 국제 산업사회의 존재 메카니 즘이 전혀 人本이 아닌, 기업의 이익추구를 至高

(3)

의 목적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다. 이는 미국의 석유 메이저, 옥수수 메이저로 대표되는 에너지, 농 산물 생산자들의 집단이, 그렇게 민주적이고 공정 하다는 미국 의회나 정부에 미치는 영향력이 얼마 나 강력하고 결정적인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인간 유전자 조작기술의 문제는 근본적으로 이 기술구사의 결과가 다름 아닌 우리 자신과 직계의 형질에 관계된다는 것으로, 유전병 퇴치 등 인간 유전형질의 개선조차도 결국은 개인적, 사회적 문 제를 야기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인간의 생물 학적 진화과정을 유전자를 조작하여 직접 제어할 수 있게 되면, 군국 독일의 나치사회에서 유태인 등 특정 인종을 대상으로 횡행하던 우생(Eugenics) 문명, 또는 1900년대 초반, 우수형질의 국민을 육 성하고, 열성형질의 국민을 물리적으로 제거함으 로써 이상국가를 건설하겠다는 갸륵한 노력이 미 국의 정치, 과학 분야의 명망 있는 지도자들에 의 해 시도되었던 우생운동의 망령이 되살아날 수 있 다. 즉, 미래사회에서는 고도의 유전자 조작기술에 의해, 태어나는 아기의 성격, 지능, 외모, 체질 등 유전형질이 고객의 주문에 따라 만들어지며, 개인 의 건강보험료는 단순히 각자의 유전자에 따라 태 어날 때 이미 차별적으로 매겨지고, 드디어는 유 전자의 우열에 따라 우생학적 사회계급, 즉 고가 의 고급유전자를 장착하고 태어난 수퍼맨들의 지 배계급과, 이들에 비해 心身이 터무니 없이 열등 한 일반 유전자를 타고 태어난 보통사람들의 피지 배계급이 형성된다는 우려이다. 참고로 ‘엔트로피’

의 저자로 유명한 Jeremy Rifkin은 그의 저서,

‘The Biotech Century’에서 이러한 21세기 생명 공학의 과학기술적 발전과 인문사회적 영향에 대 해 심도있게 분석, 기술하고 있다.

이러한 藥과 毒의 양 극단적 특성을 가지고 있

는 생명공학의 기술개발에 대하여, 전문가 집단으 로서의 과학기술자들은 과학자로서의 논리와 현 장사실에 근거한 객관적 자세와 건설적 비판으로 우리 사회의 미래를 이끌어 나가야한다. 기술반대 주의자들의 편에 서서 과학기술을 무조건 통제해 서도 안될 것이고, 소수 상업적 이익집단의 편에 서서 이기적 이윤에 탐닉하여 인간 및 사회 그리 고 자연에 해를 주는 일도 없어야 할 것이다. 우리 는 이들 양극단을 견제하면서 건전한 과학기술과 정상적인 인간사회의 유기적인 상호보완적 협동 에 힘을 실어주어야 할 것이다. DNA의 이중나선 구조와 함께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과학적 업적으 로 평가되는 원자핵 분열의 기술을 예로 들면, 그 동안 많은 부정적 견해에도 불구하고, 지난 60년 간 핵폭탄으로서의 사용을 자제하고 에너지원 등 평화적 용도로 사용함에 있어 전반적인 성공을 거 두고 있다. 이와 같이, 생명공학기술의 개발도 의 료분야에서 유전병의 예방과 치료와 같은 順기능 에 주력해야할 것이고, 단순히 높은 생산성만을 추구하는 생물체의 유전형질 변환 등 상업적 이윤 이 앞서는 기술개발은 국제적, 또는 국가적 심의 기구와 제도에 의한 엄정한 규제가 필히 선행되어 야 할 것이다.

인간과 사회의 진화는 각 계에 내재되어 있는 자연발생적이고 건전한 요구에서 나타나는 구동 력, 즉 순리에 맡겨져야 한다. 이를 인간의 힘과 기술로서 조작하고 통제하여 자연과 인간 개체 및 사회에 돌이킬 수 없는 파멸을 초래하는 우를 범 해서는 안된다. 요사이 경영학, 미래학 등 각 분야 에서 자주 인용되고 있는 내용을 하나 들어보자.

일본 쯔꾸바 연구소에서 연구한 결과로, 분주히 돌아다니는 100마리의 개미 중 실제는 15마리 만 이 일을 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놀고 있으나, 이들

NEWS & INFORMATION FOR CHEMICAL ENGINEERS, Vol. 20, No. 5, 2002579

회·원·칼·럼

(4)

85마리를 일하는 15마리로부터 분리시켜놓으면 그중 15%에 해당하는 개미가 또 부지런히 일을 시작한다는 관찰이다. 이는 당장은 쓸모 없어 보 이는 열성인자도 그 개체 또는 집단의 항상성 (Homeostasis) 유지를 위해 필요하고, 현재 또는 미래에 직, 간접적으로 계의 안정을 위해 이용된 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국소적이고 불균형적 인 유전형질의 개선을 추구하는 생명공학의 모든 작업에 있어 金科玉條로 여겨야 할 사실이다. 이 는 겉보기 혼돈 속에 질서가 內在하고 있다는 카 오스 이론이나, 불안정한 비평형 상태에서 미시적 인 요동의 효과로 거시적인 안정성이 생길 수 있 다는 복잡성 과학의 기본개념과도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또 같은 의미에서, 근래에 들어 많은 설득 력을 얻고 있는 유지 가능한 기술(sustainable technology)의 추구, 즉, 자원과 환경의 관점에서 지금 세대와 다음, 그리고 또 다음 세대에서도 일 정한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는 기술과 이를 뒷받 침하는 제도 및 사회의 출현이 중요한 것이다. 미 래사회에 있어서 우수한 인문 및 산업사회란 단순 한 고도성장이 아닌, 오랜 기간 높지는 않지만 꾸 준하고 건전한 성장을 유지할 수 있는 사회로 정 의될 것이다.

이와 같이 급변하는 미래 기술사회에 있어 우리 개인들은 어떠한 자세를 가져야 하는가. 유원지의 롤러코스터는 타고나면 속이 메스껍고 어지러워, 이제 우리 세대에게는 힘겨운 놀이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우리가 이 기계를 타지 않으면 그만이나, 기왕 올라탔으면, 기계에 휘둘려 알지 못하는 공 간 속을, 겁에 질려 끌려 다니지 말자. 두 눈을 똑

바로 뜨고 달리는 방향을 주시하며, 이 기계는 나 의 조정에 따라 달려왔고, 또 달릴 것이라 다짐하 면, 훨씬 편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고, 기계에서 내려서서는 나이에 맞지 않는 건재함까지도 과시 할 수 있을 것이다. 현대 과학기술의 정신없는 발 전에 맞닥뜨려 그저 눈을 감아버리지 말고, 우리 과학기술자들이 오랜 기간 각기 고유의 전문분야 에서 활동하며 정립한 사고의 논리와 문제해결의 경험을 살려, 미래 과학발전을 앞서서 예측하고 평가하는 자세를 갖도록 하자. 그렇다면, 비록 미 래 과학기술 발전에 직접 참여하지는 못한다 하더 라도, 이를 관조할 수 있는 수준에는 이를 것이고, 이 후 ‘아령급’이 아니라 ‘벽돌, 장독급’이 되어도 나름대로의 소신을 가지고 21세기 문명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580NICE, 제20권 제5호, 2002

회·원·칼·럼

저자약력

학력

1975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화학공학과 학사 1977 한국과학원 화학공학과 석사

1985 미국 Purdue University, 화학공학과 박사

경력

1977~1980 한국과학기술연구소, 연구원 1986~1987 미국 Purdue University, Research

Associate

1991~1992 미국 University of California, Irvine, Visiting Scholar

2000~2001 미국 Purdue University, Visiting Scholar

1987~현재 인하대학교 생명화학공학과, 조교수, 부 교수, 정교수

참조

관련 문서

과거에는 거름이 되던 것이 , 현재에는 거름도 되지 못하고 오염원으로 남는 것을 통해 의미를 전달한다... 이 세상에 살고 있는 또 다른 찬밥신세의 사람 들과 공감대를

여러분이 알고 있는 사 회복지실천현장은?...

하버드대학의 밀러 교수(W. Miller)는 환경의 불확실성 차원을 명 확한 환경, 선택대안이 있는 환경, 발생가능한 범위 내의 환경, 완전 히 모호한 환경의

활동 살고 있는 집의 재료 문제를 살펴봅시다.. 새집증후군과 헌집증후군의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National Highway Traffic Safety Adminstration)에서 구분한 단계에 의하면 자율 주행 기능이 없는 0단계부터 4단계까지 총

이에 STEAM 수업을 통해 우리 주변에서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이를 활용하여 실 제 음식 만들기 활동을 함으로써 에너지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에너지를

새가 찾아오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새가 우리 연못에 살고 있는 붕 어를 물고 있어요.. 과학적 검증의 과정

따라서 본 프로그램에서는 스마트폰의 개념적 특성을 알고, 스마트폰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적 특징을 탐구하여 우리 생활에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