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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민과 행정이 함께 만드는 클린2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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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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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쓰레기 처리 누구의 책임인가?

가을바람이 불던 작년 이맘때의 일이다.

순천시청 앞마당은 주민들의 거친 함성이 확성 기를 타고 매섭게 휘돌고 있었다. 생활쓰레기 소 각장을 우리 동네에 세우지 말라는 목소리였다.

쓰레기소각장의 건설은 예외 없이 지역사회의 갈 등을 가져오고 있었다. 님비현상이나 집단이기주 의로 비난받기도 하지만 지나온 과정에서 행정기 관이 보여준 불신이 해소되지 않았던 탓이 컸다.

순천시는 생활쓰레기를 직매립으로 처리하고 있다. 3~4년 후면 매립장이 바닥을 드러나게 되 고 소각장 건설을 서둘러야 하는 게 현실이었다.

하지만 쓰레기 소각장의 선정 절차와 과정상의 문

제점을 지적하여 주민들의 의견에 무조건 동의하 기에도 문제점이 있었고, 그렇다고 환경재앙을 우 려하는 주민들의 입장을 외면하기도 어려웠다.

사실 생활쓰레기는 주민들의 생활과정에서 발 생한 것으로 처리의 책임을 행정당국에게만 떠넘 길 수는 없다. 소각장 건립이 예정되어 있는 지역 주민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억울한 점이 한두 가지 가 아니다. 난데없이 조상 대대로 생활터전이 되 어 왔던 곳을 하루아침에 시민 모두의 편리와 이 익을 위해 희생하라는 주장에 쉽게 동의하기는 어 려운 것이다.

갈수록 골이 깊어지는 행정과 주민 사이의 갈 등을 그대로 두고 볼 수는 없었다. 그래서 지난해 말,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뭔가 해결책을 모색해보

사실 클린2704는 걸음마단계다. 재활용 수준만 보더라도 크게 내세울 것이 없다. 그간 행정당국은 주민들의 생활세계와 참여 에 기초하지 않은 채 정책의 결정과 추진을 독점해왔다. 지난 6개월간의 가장 큰 수확은 우리시의 생활쓰레기 문제점을 행정 당국과 시민사회가 공감대를 더해가고 있으며 공동의 과제로 인식해가고 있는 것이다

살 기 좋 은 우 리 동 네 ・ 2 9

지역주민과 행정이 함께 만드는 클린2704

김은종|그린순천21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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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는 생각이 모이게 되었다. 생활 쓰레기는 27만 시민들이 내다 버린 것 아닌가? 그렇다면 처리의 책임도 27만 시민이 나눠야 하는 것 아닌가? 또한 쓰레기 자원화와 재활용을 위한 대책은 강구하지 않은 채 당장 급하니 소각장을 지어야 된다는 행 정당국도 무책임하지 않은가? 여러 측면을 생각 하고 고민하면서 시민단체들은 한 목소리를 내어 행정당국과 지역주민들이 공동의 책임의식을 갖 고 함께 해결책을 모색해 보자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고 마침내‘순천시생활쓰레기자원화 클린

2704’

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먼저 순천시의 환경표본도시 정책추진을 위한 민관협의체인‘그린순천21’과‘순천경실련’등의 시민사회단체 등에서 순천시의 생활쓰레기 자원 화 및 합리적 처리를 위해 두 가지 방식을 제안했 다. 첫째, 친환경적이며 갈등해소를 통한 합리적 인 소각장 추진을 위해 순천시와 시의회, 해당지 역주민, 환경전문가, 시민단체 등이 공동으로 협 의회를 구성하여 해결책을 모색하기로 하였으며, 둘째, 민관협력으로 생활쓰레기의 재활용 운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자는 것이었다.

순천시에서는 이러한 요청을 전적으로 수용해 지난 2월 순천시 생활쓰레기 자원화 클린2704를 조직하게 되었다. 사실 순천시의 쓰레기 재활용률 은 전국 평균(43%)에도 훨씬 못미치는 23%다 (2003년 현재). 1995년 중반만 해도 쓰레기 재활 용이 제법 활기를 띠었으나 소각장이 노후되어 폐

쇄되면서 모든 쓰레기를 직매립하던 1998년부터 재활용의 열기는 서서히 사라지게 되었다. 게다가

IMF

경제위기에 따라 행정조직이 축소되면서 급 기야 청소과를 폐지하게 되고 재활용 정책은 유명 무실하게 되었다. 순천시에서는 2003년 행정개편 을 통해 청소과를 다시 만들고 재활용계를 신설하 였다.

클린2704-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관건

클린2704의 의미는 27만 순천시민들이 힘을 합하 여 현재 1인당 하루 평균 생활쓰레기 배출량인

0.87kg을 민관협력으로 0.4kg까지 줄여보자는 것

이다.

클린2704운동을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부딪힌 가장 큰 난관은 재활용에 대한 주민들의 냉소적인 반응이었다. 쓰레기 재활용이 좋은 줄은 알지만 그간 순천시가 보여준 청소행정을 믿을 수 없으 며, 뜻을 가진 일부 주민들이 재활용에 참여해봐 야 대다수 주민들이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쓰레기 재활용이 제대로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행정계획과 추진의지도 중요하지만 주 민들의 참여가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주민 들을 설득해야 했다.

클린2704가 조직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배 출되어 매립되는 생활쓰레기 중 재활용이 어느 정

투명그물망으로 생활쓰레기 분리배출함을 교체한 공동주택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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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가능한 것인가를 알아보는 일이었다. 클린2704 조사위원회에서는 마을별 특성을 고려하여 공동 주택과 단독주택, 학교, 음식점 등에 대해 쓰레기 성상별 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결과 전용봉투에 버려지는 쓰레기 중 재활 용 가능품목이 67.8%를 차지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순천시 정책관계자, 환경 전문가, 환경단체, 주민자치회 등이 함께‘순천시 생활쓰레기 자원화 정책간담회’를 가졌는데 순천 시와 지역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재활용 운동을 전 개해간다면 쓰레기를 절반으로 줄이는 일이 어렵 지는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우리 동네는 쓰레기 재활용 시범마을

공동주택의 쓰레기 재활용 주민참여를 늘리기 위 해 각 거점별로 10여 곳의 공동주택과 1개 동의 단 독주택을 시범마을로 선정하여 쓰레기 재활용을 위해 필요한 지원을 해주고 잘되면 주변 마을로 확 대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시범마을의 선정에서 제 일 중요한 기준은 주민자치회나 부녀회 등의 자발 적 참여와 동의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우선 순천시에 소재하는 모든 공동주택 주민자 치회, 관리소, 부녀회 등에 안내장을 보내 2차에 걸쳐 공동주택 생활쓰레기 정책 간담회를 가진 결 과 9개 마을에서 자치회 의결을 거쳐 시범지구 신 청을 해왔다. 시범마을에는 생활쓰레기 분리배출

함을 폐쇄형에서 투명그물망으로 교체하고 배출 함 주변에는 꽃밭을 조성하는 등 배출함 주변을 정돈하는 사업과 쓰레기 배출요령 등의 주민교육 을 실시하였다. 자치회와 부녀회가 공동으로 주민 홍보사업을 벌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투명그물망이 설치되고 주민교육・홍 보를 거듭하여도 재활용품 수거함에는 이물질이 섞이거나 다른 성상을 함께 버리는 등의 문제점이 끊이지 않고 발생했다. 시범마을로 선정되었던 조 례현대2차에서는 자치회와 부녀회에서 밤낮을 가 리지 않고 재활용품 수거함을 지켜서서 주민설득 과 참여를 요청하기도 했다.

공동주택의 경우 애초에 9개 마을에서 시범마 을 선정을 신청하였다. 추진과정에서 주민 합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세 곳은 참여가 취소되기 도 하였지만 왕지현대2차, 연향현대2차 등은 쓰 레기 재활용률이 크게 향상되었다.

한편 단독주택은 저전동을 시범마을로 지정하 여 운영하고 있다. 저전동의 특이한 점은 지역주 민 중에서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쓰레기 배출함을 맡아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한 곳에 정주하면서 친밀한 공동체가 형성되어 있 는 이곳은 마을 노인들의 영향력이 대단해서 시범 마을로 지정된 지 1개월 남짓인데 성상별 분리배 출이 거의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러한 공동주택과 단독주택의 시범활동은 수 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순천시 청소행정과

생활쓰레기를 절반으로 줄이기 위한 공통주택 생활쓰레기 간담회 녹색지킴이 수료식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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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운동의 학교 역할을 하고 있다.

쓰레기는 내친구, 녹색지킴이단

배워도 배워도 쉽지 않은 것이 재활용품 선별 배 출이다. 재활용의 필요는 잘 알지만 우선은 귀찮 은 일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녹색지킴이단의 활동 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월 구성된 녹색 지킴이단은 매주 화요일 쓰레기가 배출되는 곳에 서는 어디서나 만날 수 있다. 재활용품이 성상대 로 잘 분리배출되는가, 불법투기는 없는가 등을 살펴보는 게 가장 눈에 띄는 활동이기는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주민교육과 홍보활동이 라고 할 수 있다.

녹색지킴이단은 공동주택 등의 시범마을 현장 지원과 나눔장터 지원활동을 주로 해왔는데 하반 기에는 담당구역을 나누어 재활용 배출현황, 불법 투기지역 등의 모니터 활동과 재활용 참여 주민홍 보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중고용품 다 모여라, 우리 동네 나눔장터

재활용운동은 편리한 소비중심 문화에서, 불편하 지만 환경친화적인 생활문화로 탈바꿈하는 것이 다. 매월 첫째주 토요일 오후, 연향동 근린공원에 서는 난데없는 난장판이 열린다. 물건을 하나라도 더 팔려고 소리를 지르는 초등학생, 엄마와 다소

곳이 않아 열심이 흥정을 하는 모습, 동네가수들 이 출연한 즉석 노래자랑, 검도시범, 그림전시회 등이 매월 첫째주 토요일이면 어김없이 펼쳐진다.

‘우리 동네 나눔장터’다. 가정에서 안 쓰는 중고 용품을 들고 나와 즉석에서 교환하거나 판매한다.

아나바다장터가 주변에서 중고용품을 기증받아 한 곳에서 파는 방식이라면 우리 동네 나눔장터는 시골 5일장처럼 자연스럽게 참여하는 중고용품 교환 판매장터다. 지난 6월 시작하여 매달 한번씩 열고 있는데 참여율이 높아 주변지역의 모범사례 가 되고 있다.

나눔장터의 장사꾼들과 단골손님은 주로 초등 학생들이다. 이제는 사용하지 않는 도서, 의류, 학 용품, 장난감 등을 들고 나와 스스로 가격을 매기 고 흥정하며 판매하는데 함께 온 부모들이 무엇보 다도 흐뭇해한다. 요즘 어린이들이 물건 귀한 줄 모른다고 하소연을 하는데 스스로 나눔장터에 참 여하면서 물품관리에 각별해지고 있다고 한다.

나눔장터의 주변에는‘봉숭아 물들이기’, ‘나 무야 놀자’등의 자연 체험놀이와 환경사진전시 회, 우리 동네 솜씨자랑이 곁들여지면서 환경교육 의 장, 작은 마을 문화제의 장이 되어 가고 있다.

앞으로도 매월 첫째주 토요일이면 나눔장터를 열 계획인데, 어느 정도 정착되면 다른 지역으로 확산해 볼 계획이다.

릴레이 자원봉사, 매립장을 찾는 사람들

단독주택으로 지정된 지전동의 쓰레기 배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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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순천시와 클린2704에서는 생활쓰레기 자원화 확대를 위해 순천시 생활매립장에서 2주 간에 걸쳐 생활쓰레기 성상조사를 실시하였다. 녹 색지킴이단이 자원봉사로 조사활동에 참여했는데 전용봉투로 배출된 쓰레기를 파헤쳐 성상을 조사 하는 것으로 악취와 음식물 찌꺼기 등 더러운 쓰 레기를 하나하나 고르는 일은 여간 힘든 일이 아 니었다.

그런데 매립장에서 2주간 조사가 끝난 후 자원 봉사 물결이 일어나게 되었다. 우리가 버리는 쓰 레기를 잘 배출하기만 해도 자원이 될 수 있는데 땅속에 묻혀 환경오염과 자원낭비를 가져오는 현 실을 안타까워한 한 녹색지킴이가 지역의 여러 사 회봉사단체에게 서로 돌아가면서 매립장에서 재 활용이 가능한 물품을 골라내고 쓰레기 문제의 심 각성도 함께 나눠보자고 제안한 것이 시초가 되었 다. 그후 지역의 여러 봉사단체에서 전적인 참여 가 이루어지게 되었다.

릴레이 자원봉사활동으로 재활용률이 눈에 띄 게 달라졌다고는 할 수 없지만 생활쓰레기 재활용 운동의 공감대가 지역사회로 점차 확산되고 있다.

맺음말

이러한 노력으로 6개월여간의 실험은 작년에 비 해 순천시의 쓰레기량을 10% 정도 감소시켰다고 한다. 공동주택과 단독주택, 학교 등에서 전개하

고 있는 시범지구 활동은 서서히 자리를 잡혀가고 있다.

사실 클린2704는 걸음마단계다. 재활용 수준 만 보더라도 크게 내세울 것이 없다. 그간 행정당 국은 주민들의 생활세계와 참여에 기초하지 않은 채 정책의 결정과 추진을 독점해왔다.

지난 6개월간의 가장 큰 수확은 우리시의 생활 쓰레기 문제점을 행정당국과 시민사회가 공감대 를 더해가고 있으며 공동의 과제로 인식해가고 있 는 것이다.

지난 7월 열린 우리 동네 나눔장터 녹색지킴이단이 쓰레기 성상을 조사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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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관련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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