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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주: 해석학이란 무엇인가? (해석학의 정의와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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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주: 해석학이란 무엇인가? (해석학의 정의와 기원)

1) 해석학의 어원

해석학의 어원은 그리스 신화의 헤르메스(Hermas)에서 유래한다. 이러한 해석학의 어원은 해석하다(to interpret)로 번역되는 그리스어의 동사 헤르메네웨인과 해석(interpretation)으로 번역되는 헤르메니아의 명사에서 나왔다. 동사로 표현되는 헤르메메네인과 명사로 번역되는 헤르메니아는 날개달린 사자신(使者神)이라 불리는 헤르메스까지 소급된다. 하지만 그 낱말 의 어원은 오랜 역사만큼 다소 모호하다.1) 흔히 헤르메스는 신의 메시지를 인간에게 전달해 주는 전달자, 이를테면 신의 사자였으며 신의 말을 선포하는 자였다. 헤르메스는 신의 메시 지를 인간에게 전달하는 단순한 사명뿐만 아니라 신탁을 인간이 이해 할 수 있는 언어로 설 명하기도 하였다. 말하자면 그의 사명은 인간의 세계와 근본적으로 다른 세계의 의미연관을 인간의 세계에서 이해되는 의미로 옮겨 주어야 했다. 헤르메스는 제우스나 다른 신들의 말 을 인간들에게 전달하는 신이다. 제우스의 말을 전달하기 위하여 헤르메스는 먼저 그의 입 으로 어떤 말을 소리 내어 말해야 하고, 듣는 사람이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 다. 신의 말을 직접 이해할 수 없는 인간들에게는 외국어를 자국어로 바꾸듯이 번역해야 한 다. 이러한 상황은 동사 헤르메네인이 주로 말로 크게 표현하다, 즉 ① 말하다(to say), 어떤 상황을 설명할 때와 같이 ② 설명하다(to explain), ③ 외국어를 번역할 경우에서처럼 번역하 다(to translate)로 표현된다.

헤르메네웨인의 어두(語頭) 부분인 헤르메(hermē)는 말하다(to say)라는 뜻의 라틴어 세르모 (sermo)와 말(word)이라는 의미의 라틴어 베르붐(verbum)과 밀접하게 연관된다. 위의 어원에 의하면, 신의 말씀을 전달해 주는 역할을 맡고 있는 성직자는 무엇인가를 공표하고 진술하 고 있음을 암시한다. 따라서 성직자는 헤르메스 신이나 델피 신탁의 사제와 마찬가지로 신 으로부터 운명에 관한 소식을 사람들에게 전해 주는 기능을 떠맡는다. 이런 점에서 성직자 는 말하거나 선포를 한다는 점에서 헤르메스 신과 마찬가지로 신과 인간의 중재자 역할을 한다.2) 이렇듯 헤르메스(Hermes)는 신과 연결된다. 첫째, 인간의 이해능력을 초월해 있는 것 을 인간의 지성이 파악할 수 있도록 전환시켜 주는 기능과 관련된다. 둘째, 이해능력의 의 미파악과 언어를 도구로 사용하는 것을 헤르메스의 덕택이라 믿는다. 셋째, 하이데거는 해 석학으로서 철학을 헤르메스와 연관시켜서 개시성(開示性)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여기서 개 시는 밖으로 내어 놓다 라는 의미이다. 이는 곧 시인을 통해서 이미 말해 진 것을 설명한다 는 뜻이다. 다시 말해 해석학은 단어를 명료하게 하는 것을 함축한다. 이러한 해석학은 두 가지의 의미를 담고 있다. 첫째, 해석학은 어떠한 단어, 문장, 구문 등의 정확한 의미와 내 용을 파악하는 것이며, 둘째, 상징적 형식에 담겨있는 교훈을 다시 발견하는 것이다.3) 그리 스 시대의 소피스트에게서도 해석학은 어휘의 분석과 어휘의 다의성, 이와 연관된 명제들이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라틴어 hermeneutica란 용어는 17세기 단하우저 (J.C. Dannhauser)가『Hermeneutica sacra sive methodus exponendarum sacrarum litterarum (신성한 해석학 내지 성서문헌의 해석방법)』(1854) 이라는 저서에서 처음으로 등장하였다.

1) E. Boisacq, Dictionnaire étymologique, Hedelberg-Paris, 1916, 282쪽.

2) 리차드 팔머, 이한우 옮김,『해석학이란 무엇인가』, 문예출판사, 2001, 37쪽.

3) 조셉 블라이허, 권순홍 옮김,『현대 해석학』, 한마당, 1983,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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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저서의 제목에서 암시하고 있듯이, 해석학은 17세기부터 “문헌해석의 규칙이나 방법에 관한 학”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해석학은 어떤 문헌을 실제로 해석하는 작 업을 넘어서 실제의 해석활동을 지배하는 규칙이나 방법을 세우는 일이다. 이 용어는 특정 한 텍스트를 위한 해석을 보조하거나 해석의 여러 가지 규칙을 확정하는 신학이나 문헌학 또는 법률학을 위한 보조학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따라서 17세기에 등장한 해석학이라는 용 어는 아주 일반적인 의미로 이해의 문제와 연관되어 파악된다.4) 그렇지만 그 시대에 논의되 었던 내용들은 아주 오랜 그리스 철학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해석학은 해석의 기술 (Kunst der hermenuein), 로 대변되는 번역하고, 설명하며, 해석하는 기술이다.5) 요컨대 해석 학은 다른 세계와 다른 언어로부터 의미연관성이 신뢰할 수 있게 번역을 해야 하는 것이다.

2) 해석학의 정의

해석학은 오랜 역사에 걸쳐 신학․철학․문학 ‧ 법학 등의 영역에서 다양하게 다루어져 왔다.

이제 해석학은 텍스트 이해와 해석에 관한 이론으로서 전문영역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 활에까지 깊숙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는 서로 대화를 나누고 각자의 행위에 대해 이해 를 구하거나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고 말하는 것을 파악하고자 하며,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 력한다. 특히 우리가 공통된 행위를 하고자 할 때에는 서로의 이해를 더욱 더 필요로 한다.

하지만 서로를 어느 정도 이해한다고는 하지만, 오해는 언제나 생겨날 수 있으며, 우리는 많은 질문과 토론을 통해 오해의 소지를 제거하고자 한다. 이런 점에서 서로에 대한 이해는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우리 삶의 본질적인 토대를 형성한다.

해석학은 일반적으로 의미의 해석에 대한 이론이나 철학으로 규정된다. 앞장에서 언급했듯 이, 해석학의 근대적 기원이 17세기 초엽이후부터 예술 철학, 언어 철학, 및 문예 비평의 논 제로 등장하기 시작한다. 먼저 해석학은 문헌적 해석학을 위한 기초적․예비적 분야로 파악한 다. 웹스터 제3국제사전에서는 해석학을 해석과 설명의 방법론적 제 원리에 대한 연구라 정 의하고 있다. 해석학자 팔머(Richard Palmer)의 견해에 의하면, 해석학은 문학해석에 적합한 접근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라 말한다. 해석학은 일반적으로 서로 다르면서도 상호작용하는 두 가지의 관점을 포함한다. 팔머에게 있어서 그 하나는 텍스트의 이해이며 다른 하나는 이 해와 해석은 과연 무엇인가? 라고 묻는 아주 포괄적인 문제라 파악한다.6) 또한 해석학은 이 해이론의 두 영역을 함께 다룬다. 하나는 텍스트 이해라고 하는 사건 속에서 무엇이 포함되 어 있는가 하는 문제이며, 다른 하나는 가장 기본적이고 실존적인 의미에 있어서 이해자체 란 무엇인가 하는 문제이다.7) 따라서 해석학이란 용어는 해석의 이론, 적절한 텍스트 주석 의 제원리라는 뜻을 함축하고 있다.

플라톤에 의하면,『법률(Gesetze)』의 부록편인에피노미스(Epinomis)의 후기 대화에서 해석학의 정의는 여러 종류의 해석학의 기술(Kunst)들에 대하여 기록하는 것이라 말한다. 그 것은 참과 거짓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고 신탁(信託)의 의미만을 밝혀내는 기술이었다. 즉 해석학은 후기 대화론에 들어 있는 예감의 기술 (techne mantiké)과 함께 해석의 기술이라 부르면서 시작된다. 그러나 그가 언급하는 해석기술은 종교적인 영역에서의 예언술과 함께

4) 알뷘 디이머, 백승균옮김,『철학적 해석학』, 경문사, 1985, 1쪽.

5) 한스 인아이헨, 문성화 옮김,『철학적 해석학』, 문예출판사, 1998, 21-22쪽.

6) 리차드 팔머, 앞의 책, 27쪽.

7) 리차드 팔머, 앞의 책, 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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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한 지식보다는 개연적이고 추측하는 지식을 다루는데 사용하였다. 그 당시 시인들은 시 들의 해석자였다. 그리고 신의 사자인 헤르메스를 해석과 연결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 신들 이 전달하려는 것이 인간에게는 아직도 불분명한 언어였기 때문에 주석을 필요로 하는 해석 이었다. 플라톤에 의하면, 헤르메네우스(해석자: 신들의 대변자)는 어떤 타자가 의미하는 바 를 어떤 누군가에게 전달하고 알려주는 자이며 그러한 전달 및 고지(告知)를 그들에게 중계 하고 추수행(追修行)하는 자 라는 점을 지적한다. 이때의 알려 주는 것이란 일반적인 것과 다른 것과의 차이를 명백히 해주는 것이다. 그것은 단지 이론적 이해가 아니라 원하고자 하 는 의지, 동일한 것, 존재, 실존 등을 의미한다. 따라서 해석학이란 존재자의 존재자에게 있 어서 무엇인지를 언어로 알려주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저인 논리학의『기관(Organon)』의 한 부분에서「해석론에 관하여 (Peri Hermeneia)」는, 해석의 정의에 대해 언어를 사용하는 여러 방식(언명, enunciation)이 라 언급한다. 그가 정의하는 의미의 첫 번째 방향은 말하다 또는 천명하다의 뜻을 암시한 다. 아리스토텔레스의 “해석하다” 라는 말뜻은 진술․ 표현․ 이해의 의미를 갖는다. 위의 저 서에서 그는 존재자를 발견하고 그것에 친숙해지는 기초적인 수행 작업으로서 로고스를 다 루었다.8) 로고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고전철학에서 이성이 아닌 말이며 대화를 의미하였다.

다시 말해 인간은 말을 건네는 방식으로 그의 세계를 이해하는 존재자이다.9) 또한 아리스토 텔레스의 로고스는 무엇인가를 보이게 하며 그 구조는 지시적으로 보여줌이다. 여기서 로고 스는 존재자를 숨겨져 있음으로부터 숨겨져 있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숨겨져 있 지 않음으로서의 진리에 관계한다.10)

그렇지만 아리스토텔레스의 해석방식은 논리학과 구별된다. 논리학은 비교되는 언명된 진 술로부터 비롯된다. 이 언명은 알려진 것으로부터 모르는 것에서의 추론과정이 아니라 진술 의 형성 그 자체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해석을 ① 단순한 대상들에 대한 이해 ② 종합과 분석의 작용, ③ 알려진 것으로부터 모르는 것에 이르기까지 추론작용으로 나눈다. 아리스 토텔레스의「해석에 관하여」에서 논의되는 언명은 위에서 언급한 ② 만을 다룬다. 언명이 란 참과 거짓을 판별할 수 있는 진술들을 형성할 때 일어나는 구성작용과 분할작용에 관련 된다. 따라서 언명은 논리학이나 수사학과 동일시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의

『해석에 관하여』라는 저술은 해석학이 아니라 참, 거짓과 관계하는 판단의 논리적 구조를 다루었다. 이러한 고대 해석의 기술은 17세기에 들어와서 신학과 문헌학 그리고 법률학의 보조분과로서 나타났으며, 해당하는 텍스트를 위한 해석의 제 규칙을 파악해야만 했다.11) 후기 고대철학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의『논리학』에서 파생된 비판, 수사학, 대화법만이 성행하였다. 위에서 언급한, 아리스토텔레스의『해석론에 관하여』는 근대 해석학을 이해하 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그는 해석론에서 해석이 로고스에 대해 다루고 있다는 것, 즉 존재자를 드러내고 존재자에 친숙하게 해주는 근본역량이 된다고 말한다. 결국 아리스토텔 레스에서 시작하는 해석학의 전통은 슐라이어마허(F. Schleiermacher, 1768〜1834)가 등장하 기까지 긴 세월 동안 단절되고 있었다. 근대의 해석학은 성서해석에 전환을 맞게 된다. 여 기서는 해석학이 주로 신학의 보조학으로서 수용되었다. 해석학은 성서의 해석기술로서 번

8) 하이데거, 이기상 ․ 김재철 옮김,「해석학」,『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 서광사, 2002, 32쪽.

9) 하이데거, 이기상 ․ 김재철 옮김, 앞의 책, 50쪽.

10) 오토 푀겔러역음, 박순영 옮김,『해석학의 철학』, 서광사, 1993, 28쪽.

11) 리차드 팔머, 앞의 책, 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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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하였다. 초기의 해석학은 성서의 보다 나은 해석에 주력하였던 것이다. 그러다가 성서해 석학을 문헌학과 법률학의 보조학으로 끌어들이면서 해석학의 정의는 보다 근본적으로 진행 된다. 슐라이어마허는 이해의 두 양식을 문법적 이해, 즉 직접적으로 언어의 이해와 심리적 이해, 즉 사유하고 말하면서 자기를 나타내는 개인에 관계하는 것으로 구분한다. 이 무렵 성서 해석술의 전통을 문헌학에 도입한 이론가는 아스트(Friedrich Ast, 1778〜1841)였다. 아 스트와 동시에 활동했던 철학자로서 해석이론에 관심을 가졌던 사람은 볼프(F. A. Wolf)와 뵈크(Boeckh)였으며, 이들의 이론을 다시 정리하여 해석학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린 인 물은 슐라이어마허였다. 특히 슐라이어마허에게 있어서 개별적인 사고와 표현은 삶의 전체 적인 연관에서 이해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텍스트의 진정한 이해를 위해서 그는 원작자의 상황과 작자의 정신으로 몰입해야 하고 그 안에 살 것(Sich-Erlebnen)을 요청하였다. 슐라이 어마허의 해석학은 심리적인 작용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즉 그는 해석학에서 타자의 정신 ․ 행위동기‧ 이념‧ 표상‧ 소원‧ 희망 등의 개념들은 감정이입을 통해서 심리적으로 원래 의 발상과 의도를 해석자에 의해서 재구성(Nachkonstruktion)되어야 한다고 본다. 해석자는 작자보다도 훨씬 더 직접적으로 감정에서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에 재생은 저자가 의식하였 던 역사적인 연관을 더 잘 재현시킬 수 있다. 따라서 슐라이어마허는 저자자신이 이해한 것 보다 그것을 더 잘 이해하는데 있다. 슐라이어마허의 이러한 심리적인 이해능력에 대해 현 대 해석학자 가다머는 원작자의 의도를 원본처럼 재생산해내는 심리적인 과정이 아니라 파 악하기 때문에 비판적 입장에 서 있다.

현대 해석학은 그동안 망각 속에 묻혀 있던 슐라이어마허의 작업을 들추어내고 이를 정신 과학의 방법론으로 승화시킨 딜타이의 해석학 작업에서 비로소 시작된다. 오늘날까지도 그 의 발상은 해석학에 생동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딜타이는 슐라이어마허의 해석학의 개념을

“해석규칙의 형식”으로 받아들이고 이해 자체의 분석을 통해 그 개념에 토대를 제공하였 다. 그리고 정신과학의 발전에 대한 자신의 연구와 관련하여 해석학의 연구를 수행하였다.

원래 해석학이 문헌 해석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에 딜타이 역시 언어표현에 나타난 해석학 의 문제를 다루었다. 해석학은 이해시킴에 관한 이론, 즉 해석의 이론(Lehre der Auslegung) 을 일컫는다. 딜타이는 해석학이란 말의 이러한 용법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문자로 고 정된 삶의 표현들을 이해하는 기술에 관한 이론을 우리는 해석학이라 부른다.” 이는 단지 문헌들뿐만 아니라 몸짓이나 행동들도 이해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해석학이란 말은 훨씬 넓 은 의미로 사용된다. 딜타이의 진정한 의도는 정신과학의 기초를 설정하는 일과 더 나아가 서 체험표현‧ 행위표현 등에 걸쳐 폭넓게 이해의 기술에 관한 해석학의 학문적인 근거를 설 정하는데 있었다. 다시 말해서 이해의 대상은 결코 문자로 표현된 작품에만 제한되지 않고 인간이 만들어낸 모든 문화적 표현, 즉 사회‧ 법‧ 제도‧ 종교‧ 예술 등과 인간의 행위가 인간 의 역사에 이르는 전 영역에 걸쳐 있는 것이다. 딜타이 이후로 해석학은 하이데거와 가다머 를 거치면서 정신과학의 방법론으로만 제한되지 않는 존재의 이론으로 발전하였다. 하이데 거는 해석학이라는 명칭을 단지 딜타이처럼, 역사적인 정신과학의 방법론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현존재의 역사성에 대한 이해와 해석을 의미하였다. 해석학은 모든 존재론적인 탐구 의 가능조건을 마무리 짓는 작업이다. 무엇보다 그는 해석학을 현존재의 해석을 통해 존재 의 본래적 의미를 밝혀내는 것이었다. 인간은 현(da)이다. 바로 여기서 존재자는 그 존재로 서 비로소 시작된다. 이러한 현존재는 세계-내-존재이다. 세계란 존재자들의 총체를 의미하 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존재자를 만나는 방식을 의미한다. 즉 하이데거는 해석학을 삶의 다 의적인 개념인 실존으로서 현존재의 개념으로 대체시켰다.12) 가다머는 그의 주저인『진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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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1960)이란 제목으로 출판한 “철학적 해석학의 개요”에서 해석학을 정신과학의 이 해에 대한 이해의 분석을 새롭게 구체적인 방식으로 전개시켰다. 딜타이와 하이데거, 후설 의 영향을 받은 가다머는 해석학의 이해를 인간 현존재의 근본특징으로 파악함으로써 정신 과학의 이해와 해석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그는 해석학의 정의에 대해 “이해된 존재는 언어”라고 보았다. 그러나 언어는 개별적인 화자를 포괄하는 사건, 즉 역사라 파악한다. 하 버마스(J. Habermas)와 아펠(K.-O. Apel)을 통해서 해석학은 사회과학적 실천철학의 방법론 으로 전개되었다. 아펠과 하버마스에 의하면, 철학이 오늘날의 산업사회라는 삶의 상황 속 에서 실제로 작용하고 있는지, 그리고 철학이 자신의 자리만을 지키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삶의 이론과 실천을 실제로 매개시키고 있는 철학이 과연 어떤 것인지를 진지하게 물었 다. 또한 리꾀르와 푸코가 주장하는 현상학, 구조주의 등 다양한 관점과 접맥되면서 초기의 해석학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어 가고 있다.13)

이와 같이 살펴본 근‧현대의 해석학은 6가지의 상이한 방식들로 정의되어 왔다. 따라서 해 석학의 분야는 다음과 같이 나눈다. ① 성서주석의 이론, ② 일반적인 문헌학적 방법론(볼 프, 아스트), ③ 모든 이해에 관한 학문(슐라이어마허), ④ 정신과학의 방법론적 기초(딜타 이), ⑤ 실존과 실존론적 이해의 현상학(하이데거), ⑥ 신화나 상징의 배후에 있는 의미에 당 도하기 위해 사용되는 우상파괴적인 해석의 체계(리꾀르)들이 그것이다.14) 따라서 현대의 해 석학은 일반적으로 두 전통으로 나누어진다. 한편으로 쉴라이어마허와 딜타이 전통은 해석 학이란 해석의 근저에 놓여있는 방법론적 원리를 일반적으로 모아놓은 결집체라 파악한다.

다른 한편으로 하이데거적 전통은 해석학을 모든 이해의 성격과 필수적인 조건들에 대한 철 학적으로 해명하려고 시도한다. 여기서 두 입장을 대표하는 인물은 에밀리오 베티(Betti)와 가다머(H-G. Gadamer)였다.

제3주: 보편적 해석학이란 무엇일까?(슐라이어마허와 딜타이의 정신과학의 해석 학)

12) 오토 푀겔러역음, 박순영 옮김,『해석학의 철학』, 서광사, 1993, 29쪽.

13) 박순영,「해석학의 현대적 위상」,『현대철학 특강』, 철학과 현실사, 1999, 117쪽.

14) 리차드 팔머, 이한우 옮김, 앞의 책,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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