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판례리뷰
산림조합에 대한 임금채권부담금 납부 면제 여부 - 연대성의 관점에서
- 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5다233555 판결 -
【판결요지】
법률이 상호 모순, 저촉되는 경우에는 신법이 구법에, 그리고 특별법이 일반법에 우선하나, 법률이 상호 모순되는지 여부는 각 법률의 입법목적, 규정사항 및 그 적용범위 등을 종합적으 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산림조합법의 입법 취지, 산림조합법 제8조의 규정 내용, 임금채권보장법에서 원고(산림조합 중앙회)의 업무 및 재산과 관련하여 임금채권부담금을 부과하거나 그 범위를 제한하는 등의 특별한 규정을 두거나 산림조합법 제8조의 적용을 배제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여 산림 조합법 제8조와 임금채권보장법 규정이 문언상 서로 충돌되지 아니하는 사정 등을 앞서 본 법 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부과금 면제에 관한 특별법인 산림조합법 제8조는 임금채권보장법에 대한 관계에서도 특별법으로 우선 적용됨으로써 산림조합이나 원고의 업무 및 재산에 대하여 는 부과금의 일종인 임금채권부담금을 징수할 수 없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고용노동부장관은 사업주가 회생절차개시 결정, 파산선고 결정 또는 사실상 도산, 근로자의 체불임금에 대해 확정판결 선고 등의 경우에 퇴직한 근로자가 지급받지 못한 임금 및 퇴직금 의 지급을 청구하면 사업주를 대신하여 그 전부 또는 일부를 지급하는데, 고용노동부장관이 지급하는 이 돈을 체당금이라 한다(임금채권보장법 제7조). 한편, 이러한 체당금은 국고가 아 니라 임금채권보장기금에서 지급되는데(동법 제17조), 이는 사업주들로부터 별도로 갹출된 재 원으로 마련된 것이다. 기금조성을 위하여 고용노동부장관(근로복지공단에 위탁함)이 사업주 로부터 징수하는(동법 제9조) 부담금을 통상 임금채권부담금이라 한다(2016년 기준 보수총액 의 1000분의 0.6).
이 사건의 원고인 산림조합중앙회는 피고 근로복지공단에 임금채권보장법에 따른 임금채권 부담금을 신고․납부하였다. 그런데 원고는 산림조합법에 의하여 설립된 공공단체인바, 원고 에게 적용되는 산림조합법 제8조1)는 부과금 면제에 대한 특례를 규정하고 있다. 이에 원고는 위 규정은 임금채권보장법상 임금채권부담금 납부규정에 대한 특별법에 해당하므로, 원고에 대하여는 임금채권부담금이 면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미 납부한 임금채권부담금을 부당 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위 판결요지와 같이 설시하며 원고의 주장을 인용하였다.
한편, 산림조합과 유사한 농업협동조합, 수산업협동조합 등의 조합(이하 총칭하여 ‘특수조 합’)의 설립과 운영 등을 규정하고 있는 개별법에서도 산림조합법 제8조와 동일한 취지의 규정 을 두고 있는데(농업협동조합법 제8조, 수산업협동조합법 제8조, 중소기업은행법 제50조, 협동 조합기본법 제99조 등), 이들 특수조합에 부과된 부담금과 관련하여 이 사건과 유사한 사건이 몇 차례 있었다. 예를 들면, 농업협동조합이 부과금면제규정을 근거로 자신에 부과된 도시교통 정비촉진법상의 교통유발부담금, 개발이익환수에 관한 법률상의 개발부담금, 농지법상의 농지 보전분담금의 반환 내지 그 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한 사건들이 그것인데, 대법원은 이러한 사건 들에서 위 판결요지와 동일한 논리로 조합 측의 손을 들어 준 바 있다(대법원 1995. 2. 3. 선고 94누2985 판결, 대법원 2015. 6. 24. 선고 2013다214512 판결 등). 즉, 부담금관리기본법에 따르 면 "부담금"이란 국가기관, 공공단체 등 법률에 따라 금전적 부담의 부과권한을 부여받은 자가 분담금, 부과금, 기여금, 그 밖의 명칭에도 불구하고 재화 또는 용역의 제공과 관계없이 특정 공익사업과 관련하여 법률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부과하는 조세 외의 금전지급의무를 말하는 데(동법 제2조), 임금채권부담금 등 문제가 된 부담금 역시 이 법에 의한 부담금으로서(동법 제3조, 별표 60) 개별 조합법의 부과금 면제규정에서 의미하는 부과금에 해당하므로, 특수조합 은 해당 부담금 납부가 면제된다는 것이다. 대법원의 이러한 입장은 문리해석에 충실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데, 이러한 해석론의 관점에서 본다면 이 사건 판결은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는, 기존의 법리를 재확인하는 사례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서 관점을 바꿔 법문언이 아닌 제도의 취지에 눈을 돌려보자. 임금채권보장법은 ‘경 기 변동과 산업구조 변화 등으로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기업의 경영이 불안정하 여, 임금등을 지급받지 못하고 퇴직한 근로자 등에게 그 지급을 보장하는 조치를 마련함으로써 근로자의 생활안정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법으로서(동법 제1조) 임금채권부담금 은 이 법의 목적을 실현하는 수단인 체당금의 재정적 바탕이 된다는 점에서 여타 법률에 의한
1) 산림조합법 제8조(부과금의 면제) 조합등과 중앙회의 업무 및 재산에 대하여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조세 외의 부과금을 면제한다.
부담금과는 다른 특색이 있다. 즉, 부담금관리기본법은 부담금의 요건으로 ‘특정 공익사업’과 관련 있을 것을 명시하고 있는데, 체당금 지급은 헌법 제34조 제1항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 리에 기반한 것으로 사회보장적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여타의 공익사업과 차이가 있다. 사회 보장기본법에 따르면, 사회보장이란 출산, 양육, 실업, 노령, 장애, 질병, 빈곤 및 사망 등의 사 회적 위험으로부터 모든 국민을 보호하고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필요한 소득․서비스 를 보장하는 제도를 의미하는데(동법 제3조 제1호 참조), 체당금은 도산 등 사업주의 경영상 이 유로 근로에 대한 대가를 지급받지 못한 퇴직근로자를 대상으로 지급된다는 점에서 ‘실업’으 로 인한 ‘빈곤’이라는 사회적 위험에 대처하기 위한 사회보장제도의 일종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한편, 사회보장기본법은 사회보장제도를 사회보험, 공공부조, 사회서비스로 구분하는데(동 법 제3조 제1호 참조), 체당금제도는 도산이라는 공통의 위험을 사업주들 사이에서 분배하여 대비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위험을 보험의 방식으로 대처하는 제도인 사회보험(사회보장기본 법 제3조 제2호 참조)에 가장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체당금제도는 그 재원을 사업주들이 분담하나 사업주의 부담비율이 사업의 규모와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보수월액의 일정비율로 고정되어 있어 연대성이 약하다. 나아가 체당금이 지급되더라도 국가가 해당 근로자를 대위하 여 사업주에게 이를 청구한다는 점에서 ‘보험’의 성격을 가지고 있지 않다.2) 체당금제도의 위 와 같은 특성을 종합해 볼 때, 체당금제도는 그 취지에 있어서만 사회보장제도로서의 성격이 있을 뿐, 그 제도의 운영적 측면에서는 사회보장제도와는 거리가 멀고, 냉정하게 본다면 다른 여타의 부담금제도와 똑같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이 사건의 판결로 특수조합의 부담금 면제가 확정되었는데, 사회보장법의 관점에서 사회보 장제도를 지탱하는 부담금을 ‘면제’해 주는 것은 사회보장법의 기본정신인 연대의 원리를 훼 손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대법원 판결에서는 사라졌지만 이 사건의 1심과 항소심 판결에서는 ‘원고와 같이 법률에 의하여 설립된 공공단체의 경우 경영상의 이유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경우를 통상적으로는 상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판시가 등장하는데, 이는 특수조합에 대하여 임금채권부담금이 면제되어야 하는 이유를 직설적으로 지적한 표현 이다. 그러나 어느 사회보장제도의 혜택을 필요로 하지 않는 자에 대하여, 그의 해당 제도로부 터 탈퇴나 비용부담 면제를 인정한다면, 바로 그 순간 그 제도는 사회보장제도로서의 의미가 퇴색되어 버린다. 연대성이 깨어져 너도나도 탈출을 희망할 것이고 제도의 정당성을 상실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법원이 사회보장제도로서의 체당금제도의 취지를 고려하지
2) 그러나 이러한 요소를 수정하여 임금채권보장제도를 독자적 사회보험으로 자리매김하는 방안이 불가능하지 는 않아 보인다. 다만, 체당금을 지급한 경우 사업주의 면책을 인정한다면 고의 도산 내지 패소 등 사업주의 도덕적 해이를 유발하는 등의 폐단이 있음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을 것이나, 이 점은 운영의 묘를 살려 대 처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체당금제도를 사회보험화한다면 그 재원은 부담금이 아닌 보험료가 되며, 이 경우 에는 특수조합관련 개별법의 부과금 면제 조항의 적용을 배제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않은 채 법문에만 몰입한 기계적 판단을 내렸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생각해 보 면 체당금제도를 그 취지에서만 사회보장적인 것으로 만들고 그 내용이나 운영은 그렇게 하지 못한 것에 근본원인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법원을 향해 체당금제도를 사회보장제도로 읽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그 결과 법원은 체당금제도를 사회보장제도가 아닌 ‘공 익사업’으로만 인정하고 말았다. 오히려 아쉬워해야 할 대상은 법원의 판결이 아니라 사회보장 제도로 자리매김해야 할 체당금제도를 일반 공익사업으로 설계․운영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 번 판결을 계기로 임금채권보장에 관한 사회적 위험에 ‘연대하여’ 대처하기 위해, 체당금제도 를 사회보험제도로 개편하는 방안을 고려해 보면 어떨까? 아울러 공익사업은 사업의 영속이 보장되지 않지만 사회보장제도는 헌법의 명령에 의해 지지된다는 차이가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김 린(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조교수)
근로시간이 산정가능한 경우의 포괄임금제 인정 요건
- 대법원 2016. 9. 28. 선고 2014다56652 판결 -
【판결요지】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는 등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 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 에는 유효하다. 그러나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 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지를 따져, 포괄임금에 포함된 법정수당이 근로기준법 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법정수당에 미달한다면 그에 해당하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 부분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여 무효라 할 것이고, 사용자는 근로기준법의 강행성과 보충성 원칙에 의하여 근로자에게 그 미달되는 법정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 사건 근로자들(A와 B)은 2011년에서 2012년 간 의정부의 한 노인센터에서 요양보호사로 근무했던 자들로 급여에 연장 및 야간근로 수당 등 법정수당을 모두 포함시켜 월 110만 원 내 외의 임금을 받았다(포괄임금계약). 이들의 임금을 시급으로 환원하면 A는 2011년 3,577원, 2012년 3,546원이었으며, B는 2011년과 2012년 모두 3,452원이었다. 이는 당시의 시간당 최저임 금에 미치지 못하는 임금으로1) 사업주 C는 「최저임금법」 제6조 위반과 임금정산에 관한 「근 로기준법」 제36조 위반으로 기소되었다. 제1심은 요양보호사의 업무 특성상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산출해 내는 것이 쉽지 않으며 A와 B가 C로부터 지급받은 월급이 경기 지역의 요양 기관에서 다른 요양보호사들이 받는 급여와 큰 차이가 없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이 사건의 포괄임금계약은 유효하여 C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그러나 원심인 고등법원은2) ① ‘감시 또는 단속적으로 근로에 종사하는 자’의 경우도 사용 자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과 휴게 규정의 제외를 받으려면 「근로기준법」 제63조에 따 라 ‘사용자가 고용노동부장관의 승인을 받은 경우’이어야 하는 것에 비추어 볼 때 포괄임금제 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엄격한 요건이 필요한 점, ② 요양보호사들의 출 ․ 퇴근 시간이 정해져
1) 참고로 고용노동부가 고시한 시간당 최저임금은 2011년 4,320원, 2012년 4,580원이다.
2) 의정부지방법원 2014. 6. 19. 선고 2014노153 판결.
있고 중증 치매환자들의 수발 등 업무의 밀도가 상당한 점, ③ 야간근무의 경우 4시간의 휴게 시간이 정해져 있으나 요양대상자가 비상벨을 누르는 경우가 많아 사실상 잠을 자지 못하고 늘 대기상태였으며 야간수면실 또한 위치 구조상 쉽게 이용할 수 없었다는 점을 들어 이 사건 노인센터의 요양보호사들의 업무가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형태라 볼 수 없다고 전제한 다음,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포괄임금제를 적용함으로써 최저임금법이 정한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한 임금을 지급한 것과 야간 시간에 휴게 시간을 주지 않은 것을 인정하여 C에게 1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하였다.
대법원은 피고인의 상고에 대해 원심의 법리와 사실판단이 적법하다고 판단하여 상고를 기 각하였다.
이 사건은 법률이 정한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 지급이라는 형사사건이나 그 전제 로 포괄임금제의 유효성이 쟁점이 된다. 만일 사건의 요양보호사들이 맺은 포괄임금계약이 유 효하다면 사업주는 「최저임금법」 위반이 아니게 되기 때문이다. 먼저 포괄임금의 개념을 살펴 보면 협의와 광의로 나눌 수 있는데, 전자는 “일정한 연장․야간 또는 휴일근로에 대한 가산임 금을 합하여 일정한 금액을 월급 또는 일급으로 정하는 경우(포괄역산임금제)”이며, 여기에
“기본임금은 미리 정하되 연장근로 등에 대한 가산임금을 일정한 금액으로 지급하는 경우(정 액수당제)”를 광의의 포괄임금제로 포함시키기도 한다.3) 이 사건의 경우는 협의의 포괄임금제 라고 할 수 있다.
포괄임금제의 유효성에 대해 판례는 오래전부터 긍정하여 왔다. 1970년대부터 사업장의 관 행이라는 명목으로 인정하여 왔으며,4) 1990년대 중반 이후에는 포괄임금제라는 용어를 보편 적으로 사용하였다.5) 다만, 포괄임금제가 적법하기 위해서는 “근로시간 및 근로형태와 그 업 무의 성질 등을 참작하여 근로자의 승낙하에 제 수당을 미리 기본임금에 합산한 일정액을 월 급여액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제반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것을 요구한다.6) 그러나 근로시간의 산정이 가능하더라도 관행적으로 포괄임금제를 적용하는 것은 「근로기준법」을 형 해화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여러모로 비판을 받아 왔고 최근의 대법원 판결은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달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 간에 따른 임금지급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에도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
3) 임종률(2015), 노동법(제13판), 박영사, p.447.
4) 대법원 1974. 5. 28. 선고 73다1258 판결.
5) 하갑래(2015), 근로기준법(전정 제27판), (주)중앙경제, p.478.
6) 대법원 1992. 2. 28. 선고 91다30828 판결 등 다수.
이 일정액을 법정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는 것 은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 이상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 하여 무분별한 포괄임금제에 대해 제동을 걸었다. 또한 「근로기준법」 제15조가 규정한 강행성 과 보충성의 원칙에 따라 근로자가 지급받은 포괄임금이 법령에 따라 산정된 임금에 미달할 때에는 근로계약 중 포괄임금에 관한 부분은 무효가 되고 법정수당과의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하였다.7) 즉, 예전에는 근로시간의 산정 여부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승낙’과 ‘근로 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제반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포괄임금제를 인정하여 왔으나 현재는 먼저 근무형태가 근로시간의 산정이 가능한 것인지 여부를 포괄임금제의 유효 성 심사 첫 관문으로 심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사건 또한 제1심은 요양보호사들의 근무형태가 근로시간의 산정이 가능한지 여부를 따져 이를 부정하고 근처 지역의 광범위한 관행을 근거로 근로자들에게 불리하지 않다고 쉽게 판단 하였으나, 원심과 대법원은 요양보호사들의 실제 근무 형태를 꼼꼼히 따져 근로시간의 산정이 충분히 가능하며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대한 규정을 침탈하는 결과로 사건의 포괄 임금제를 부정하였다.
생각건대, 우리 「근로기준법」이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근무형태의 경우 제58조와 제59 조상의 특례와 제63조상의 적용 제외를 꼼꼼히 규정한 취지를 생각하면, 위 규정들이 정한 경 우를 제외하고는 근무형태에 있어 쉽게 근로시간의 산정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따라서 대법원의 이번 판시는 무분별한 포괄임금제 관행에 제동을 걸 수 있는 표본이 될 수 있다고 여겨진다. 다만, 양형에 관한 문제는 통상 법리적 논의 영역 밖으로 여겨지지만 100만 원의 벌금형이 과연 부적법한 포괄임금제 관행에 얼마나 방어벽이 될 수 있을까도 고민 해 볼 문제이다.
양승엽(경제․인문사회연구회 전문위원)
7) 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이후 2014. 6. 26. 선고 2011도12114 판결 등.
도산등사실인정 신청사건 조사과정에서 허위진술과 형사처벌
- 대법원 2016. 8. 24. 선고 2013도841 판결 -
【판결요지】
피고인들이 부정한 방법으로 체당금을 받기 위해서 근로감독관에게 조사과정에서 허위진술 을 하였다는 이유로 “거짓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체당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거짓의 보 고․증명 또는 서류제출을 한 자”를 징역 또는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구 임금채권보장법 제28 조 제2호에 의해 기소된 사안에서, ‘보고’에 해당하지 않는 단순한 거짓의 '진술'은 이 사건 처벌 조항에 의한 처벌 대상이 되는 행위유형에 해당하지 않는다.
구 임금채권보장법(2011. 7. 25. 법률 제109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고도 한다) 제22조 제2호는 고용노동부장관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사업주나 그 사업에 종사하 는 근로자 등 관계 당사자에게 체당금의 지급을 위하여 필요한 보고나 관계서류의 제출을 요 구할 수 있고, 제28조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2호는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체당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거짓의 보고․증명 또는 서류제출을 한 자”라고 규정하고 있다.1)
피고인은 도산등사실인정 신청사건과 관련하여, 근로감독관으로부터 소환요구를 받고 3회 에 걸쳐 조사를 받으면서 ○○산업의 협력업체는 폐업하였고 그 실사업주들이 ○○산업의 사 업장에서 더 이상 사업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는 내용의 허위진술을 하고, 또한 근로감독관으로 부터 사실확인서 제출을 요구받고 ‘위 각 협력업체는 공사를 포기하고 ○○산업 현장에서 철 수하였음을 확인한다’는 내용의 허위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여 제출함으로써, ○○산업 협력 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체당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사업 폐지에 관하여 ‘거짓의 보고’를 하였음을 이유로 기소되어 제1심 및 원심판결(광주지법 2012.
12. 26. 2012노1534 판결)에서 유죄는 인정되었으나 대상판결은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1) 2014. 3. 24. 법 개정으로 제28조 제2항에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제1호에서 “부당하게 제7조에 따른 체당금 또는 제7조의2에 따른 융자를 받기 위하여 거짓의 보고. 증명 또는 서류제출을 한 자”를, 제2호에서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부 당하게 제7조에 따른 체당금 또는 제7조의2에 따른 융자를 받게 하기 위하여 거짓의 보고․증명 또는 서류제 출을 한 자”를 규정하였다. 이는 체당금의 지급 여부와 무관하게 일률적으로 동일한 법정형을 적용하도록 한 종전의 형벌규정이 적어도 체당금이 지급되지 않은 경우에는 과중하다는 데에서 나온 반성적 조치에 따른 것이라고 해석된다(대상 판결).
대상판결에서는 피고인의 허위진술이 형사처벌의 대상인 ‘거짓의 보고’에 포함되는지를 검 토하고 있는데, 대상판결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법률에 사용된 문언의 의미는 해당 법률에 정의규정이 있다면 그에 따를 것이나, 그렇지 않 은 경우라도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살피는 외에 그것이 해당 법률에서 어떠한 의미로 어떻 게 사용되고 있는지 체계적, 논리적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그런데 ① 구 임금채권보장법 제28 조 제2호(이하 ‘이 사건 처벌규정’이라 한다)는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체당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거짓의 보고․증명 또는 서류제출을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 점, ② 반면 제14조는, 고용노동부장관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체당금을 지급받은 자에게는 그 지급받은 체당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반환하 도록 요구할 수 있고(제1항), 체당금의 지급이 거짓의 보고․진술․증명․서류제출 등 위계의 방법에 의한 것이면 그 행위를 한 자는 체당금 수급자와 연대하여 반환책임을 진다고 규정하 여(제3항), 이 사건 처벌규정과 달리 ‘거짓의 보고’와 별도로 거짓의 ‘진술’을 행위유형의 하나 로 규정한 점, ③ 제22조 제2호는 대통령령으로 정한 바에 따라 관계 당사자에게 체당금의 지 급을 위하여 필요한 보고나 관계서류의 제출을 요구할 수 있고, 구 시행령 제10조 제2항은 관 련된 사항의 보고 또는 관계서류의 제출을 요구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한 점을 종합하면, 법 제14조 제3항에서는 거짓의 ‘보고’와 거짓의 ‘진술’을 함께 명시하여 규정한 반면, 이 사건 처벌규정은 ‘거짓의 보고, 증명 또는 서류제출’행위를 규정할 뿐 ‘거짓의 진술’은 그 행위유형으로 명시하지 않고 있고, 법에서 체당금 지급절차와 관련하여 ‘보고’에 관하여 규 정한 것은 제22조 및 시행령 제10조 이외에는 달리 없으므로, 그 규정에 의한 ‘보고’에 해당하 지 않는 단순한 거짓의 ‘진술’은 이 사건 처벌조항에 의한 처벌의 대상이 되는 행위유형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또한, 이 사건 처벌규정에 ‘진술’이 명시되어 있지 않음에도 그 규정에 있는 ‘보고’의 의미에 도산등사실인정 신청사건과 관련하여 근로감독관 등으로부터 조사를 받으면서 한 ‘진술’이 거짓인 경우까지 포함된다고 새기는 것은 형벌법규를 피고인에 게 불리하게 확장해석하는 것으로 죄형법정주의 원칙에도 어긋난다. 그러므로 이 사건 처벌규 정은 지방고용노동관서의 요구에 따른 보고나 증명, 서류제출을 넘어서 도산등사실인정 신청 사건 등의 조사과정에서 사업주 등 관계 당사자가 허위진술을 한 것까지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고자 한 것은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 더구나 사실관계에 비추어 그 진술이 보고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볼 만한 자료도 찾아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허위진술이 ‘거짓의 보고’에 해당한다는 원심판결은 법리 오해를 한 것이다.
근로감독관은 직무수행 중에 발견한 법 위반사실이 ‘즉시 범죄인지’ 사항인 경우 곧바로 수 사할 수 있는 특별사법경찰관리2)이므로 즉시 범죄인지 사항인 법 제28조 위반사실, 즉 거짓의
2)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 제6조의2.
보고 등에 대하여 수사할 수 있다.3) 그런데 수사기관에서 단순히 허위진술(거짓의 진술)을 한 피의자를 형사처벌을 할 수 없으므로, 입법자는 이 사건 처벌규정의 행위유형 중 하나로 허위 진술을 포함시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4) 그럼에도 허위진술을 그 행위유형의 하나인 거짓의 보고에 포함시키는 것은 형벌법규를 확장해석하는 것으로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어긋나므로, 대상판결의 결론은 타당하다.
한편 근로감독관은 체당금 지급에 필요한 보고 등을 ‘요구’할 수 있고 피고인은 그 요구에 따라 허위의 사실확인서를 제출하였는데, 대상판결은 그 확인서는 ‘요구받고 한 보고’에 해당 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런데 만약 요구받지 않은 사실확인서를 피고인 스스로 제출하였다면 형사처벌이 되는가?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따르면 처벌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5)
장영석(공인노무사, 전국언론노동조합)
3) 근로감독관 집무규정(훈령 제185호, 2016. 3. 8., 시행 2016. 7. 1.) 별표 3 임금채권보장법 부분 참조.
4) “헌법 제12조 제2항은 “모든 국민은 고문을 받지 아니하며,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 한다.”고 규정 … 이러한 진술거부권은 형사절차에서만 보장되는 것이 아니고 행정절차이거나 국회에서의 질 문 등 어디에서나 그 진술이 자기에게 형사상 불리한 경우에는 묵비권을 가지고 이를 강요받지 아니할 국민 의 기본권으로 보장된다. 따라서 현재 형사피의자나 피고인으로서 수사 및 공판절차에 계속 중인 자뿐만 아 니라 장차 형사피의자나 피고인이 될 가능성이 있는 자에게도 그 진술내용이 자기의 형사책임에 관련되는 것일 때에는 그 진술을 강요받지 않을 자기부죄 거절의 권리가 보장되는 것”이므로, 설령 거짓의 진술을 형 사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더라도(예를 들어 새마을금고법 제85조 제2항 제9호), “처벌받을 수도 있는 사항에 관한 질문을 받고 거짓 진술을 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적용되지 않는다고 해석 … 이러한 경우 까지 항상 … 처벌될 수 있다고 본다면, 이는 실질적으로 장차 형사피의자나 피고인이 될 가능성이 있는 자 로 하여금 수사기관 앞에서 자신의 형사책임을 자인하도록 강요하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에 “죄를 자인하 는 진술이 되고 나아가 실질적으로 형사책임 추급을 위한 자료로 사용될 것이라는 등의 이유에서, … 검사원 의 질문에 대하여 사실대로 대답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 처벌규정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15.
05. 28. 선고 2015도3136 판결) ; 또한 위계의 방법으로 체당금을 받을 수 있도록 원인을 제공한 자와 체당금 을 받은 수급자에 대한 민사적 책임에 있어서는 거짓의 진술을 포함시킨 법 제14조 제3항과 비교하면, 그 취 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5) 대법원 2008. 4. 10. 2008도553 판결은, 노동위원회의 보고 또는 서류제출 요구에 응하지 아니하거나 거짓으로 보고하거나 거짓의 서류를 제출한 자를 처벌하도록 한 노동위원회법 제31조는, 서류제출을 요구받음이 없이 스스로 노동위원회에 제출한 서류가 허위인 모든 경우에 이를 처벌하는 취지로 해석할 수는 없다고 하였는 데, 같은 취지의 판결이라고 생각한다.
평가기간과 기회를 단축한 부실근무자 관리방안은 불이익 변경
- 대법원 2016. 8. 17. 선고 2016두38280 판결 -
【판결요지】
1. 취업규칙에 해당하는 부실근무자 관리방안 중 선정 후 관리 프로그램의 2단계 프로그램이
“징계 후 현업에 복귀시키고 현업 복귀 후 6개월이 지난 후(징계처분기간 포함) 1차 평가를 하고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난 후 2차 평가를 하여 부적합 판단을 받으면 3단계 프로그램을 실시”하도록 되어 있었음에 비하여 부실근무자 관리체계 보완의 선정 후 관리 프로그램 중 2단계 프로그램은 “징계 후 현업에 복귀시키고 현업 복귀 후 3개월이 지난 다음 다시 평가를 하여 부적합 판단을 받으면 3단계 프로그램을 실시”하도록 변경됨으로써 6개월을 단위로 한 1, 2차 평가에서 3개월의 1차 평가만으로 바로 직권면직할 수 있도록 변경되었는바, 부실근 무자 관리체계 보완이 기존의 부실근무자 관리방안에 비하여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 된 부분과 비교하여 보면 부실근무자 관리체계 보완이 기존의 부실근무자 관리방안에 비하 여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되었음은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2. 부실근무자 관리방안에 관하여는 참가인이 참가인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았으나 부실근무자 관리체계 보완에 대하여는 참가인 노동조합의 동의가 없었던바, 참가인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은 부실근무자 관리방안은 참가인의 취업규칙인 인사규정의 구체적인 내용이 되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참가인이 이를 부실근무자 관리체계 보완으로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이상 근 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의 규정에 따라 참가인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 의를 받아야 함에도 참가인은 이를 받지 않았는바, 부실근무자 관리체계 보완은 그 효력을 인정하기 어렵다. 또한 부실근무자 관리체계 보완으로의 변경이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 고 인정할 수는 없다.
3. 그렇다면 ‘부실근무자 관리체계 보완’은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위반되어 무효이 고 이에 근거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직권면직도 무효이다.
이 사건 회사(피고보조참가인, 상고인)는 2009. 5. 20.경 조직의 정체(停滯)와 직원들의 무사 안일한 근무태도를 타파하기 위하여 ‘성과 부진자 관리 방안’을 시행하였고, 2010. 6. 18.경 ‘성 과 부진자 관리 방안’을 역량 개발에 중심을 둔 제도로 전환하기 위하여 ‘하이(Hi)-인사프로그 램’을 시행하였으며, 2012. 4. 30.경 부실 근무자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를 위하여 ‘부실 근무자 관리 방안’을 시행하였다. ‘부실 근무자 관리 방안’은 먼저 부실 근무자를 선정하여 선정된 대 상자들에 대하여 교육을 실시하고 현장 업무를 수행케 한 다음 평가를 실시하여 현업 수행에 적합하다고 판단하면 현업에 복귀시키는 1단계 프로그램(적합 판단을 받아 현업 복귀 후 3개
월이 경과 시 1차 평가를 하고 그로부터 6개월이 경과 시 2차 평가를 하여 부적합 판단을 받으 면 2단계 프로그램을 실시), 1단계 프로그램의 평가에서 부적합 판단을 받는 경우 견책~정직의 징계를 한 후 현업에 복귀시키고 현업 복귀 후 6개월이 지난 후(징계처분기간 포함) 1차 평가 를 하고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난 후 2차 평가를 하는 2단계 프로그램, 2단계 프로그램에서 부적 합 판단을 받으면 직권면직을 하는 3단계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후 이 사건 회사(피고보조참가인, 상고인)는 2013. 2. 14.경 부실 근무자 관리 방안에 대한 개선 방안을 시행하였는데, 1단계 프로그램은 선정된 대상자들에 대하여 ‘변화관리과정’ 교육 을 실시한 다음 ‘과정평가’를 하여 적합하다고 판단하면 현업 수행을 하도록 하고 그 후 3개월 간의 현업 수행에 대하여 ‘1차 평가’를 실시하여 적합하다고 판단하면 현업에 복귀시키고, 부 적합하다고 판단하면 통지문을 발송하고 6개월간 추가 현업 수행을 하도록 한 다음 ‘2차 평가’
를 하여 적합하다고 판단하면 현업에 복귀시키는 것으로, 2단계 프로그램은 1단계 프로그램 중 ‘과정 평가’에서 부적합 판단을 받거나 ‘2차 평가’에서 부적합 판단을 받는 경우 견책~정직 의 징계를 한 후 현업에 복귀시킨 후 3개월이 지난 다음 다시 평가를 하여 부적합 판단을 받으 면 3단계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이 사건 근로자(원고, 피상고인)는 부실 근무자 관리 방안의 적용 대상자로 선정되어 2012.
8. 27.부터 8. 31.까지 부실 근무자 관리 방안의 1단계 프로그램에 따른 교육 등을 받은 다음 실 시된 평가에서 현업 수행에 적합하다는 판단을 받아 2012. 9. 1.부터 현업에 복귀하였으나, 1단 계 프로그램 2차 평가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아 2단계 프로그램 대상자가 되었는데, 2단계 프로 그램 과정에서 현업 복귀 후 평가기간을 6개월에서 3개월로 줄이고 평가의 횟수도 2회에서 1 회로 단축된 부실 근무자 관리체계 변경 적용으로 2013. 12. 13. 충청지역 본부 시설팀원으로 전보되었다가 2013. 12. 13.부터 2014. 3. 12.까지의 3개월을 대상 기간으로 한 현업 수행 평가 결 과 또다시 부적합 판정을 받아 2014. 5. 19. 직권면직 통보를 받았다.
이 사건 근로자(원고, 피상고인)는 2014. 6. 11. 이 사건 직권면직에 대하여 경기지방노동위원 회에 2014부해820호로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제기하였는데,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4. 8. 7.
이 사건 직권면직을 부당해고로 인정하고 구제명령을 하는 판정을 하였다. 이에 이 사건 회사 (피고보조참가인, 상고인)는 2014. 8. 29. 위 초심판정에 대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2014부해875 호로 재심신청을 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14. 11. 13. 이 사건 직권면직을 부당해고로 인 정한 위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이 사건 근로자(원고, 피상고인)의 구제 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이 사건 근로자(원고, 피상고인)는 자신에게 적용된 2012. 4. 30.의 부실근무자 관리체계 보완 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해당하며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인데도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의 절차를 지키지 않았으므로 직권면직은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행정소송을 제기하였으나, 서울행정법원은 2015. 7. 2. “부실근무자 관리 방안은 취업규칙인 인사규정의 포괄적․추상적 인 내용을 구체화한 것에 불과하므로 그것이 인사규정에 위배된다거나 취업규칙을 근로자에 게 불리하게 변경한 것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설령 관리 방안이 취업규칙인 인사규정의 내용을 종전보다 불리하게 변경한 것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변경에 대하여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은 경우에는 관리 방안은 적법․유효하며, 그렇지 않더라도 그러한 변경이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관리 방안은 유효하다.”라고 하면서 이 사건 근로자(원고, 피상고인)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그런데, 2016. 4. 14. 서울고등법원1)은 “부실근무자 관리체계 보완이 기존의 부실근무자 관리 방안에 비하여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된 부분과 비교하여 보면 부실근무자 관리체계 보 완이 기존의 부실근무자 관리방안에 비하여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되었음은 충분히 인 정할 수 있고, 부실근무자 관리체계 보완으로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이상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의 규정에 따라 참가인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야 함에도 참가인은 이를 받지 않았는바, 부실근무자 관리체계 보완은 그 효력을 인정하기 어려우며, 또 한 부실근무자 관리체계 보완으로의 변경이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할 수는 없다.”
라고 판시하여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을 취소하였고, 대법원은 2016. 8. 17. 심리불속행으 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는 최종판결을 하였다.
최근 들어 성과관리가 한국 기업들의 화두가 되고 있고, 성과가 낮은 직원에 대하여 해고를 포함한 인사조치를 취하는 현상들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2016. 1. 22. 고용노동부의 ‘공정인 사지침’을 발표로 촉발된 저성과자 관리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이제는 저성과자 관리 프로 그램의 설계와 구체적인 운영방안으로 확대되어 가고 있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기존의 저성과 자 관리 프로그램을 고용노동부의 지침에 맞추어 재정비했거나 또는 새롭게 저성과자 관리 프 로그램의 도입준비를 마친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저성과자 관리 방안들이 기업과 개인의 경쟁력 제고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실제 성과개선과 같은 본래의 목적 달성이 가능한 것인지, 오히려 조직의 불화를 야기하는 등 경쟁력을 저하하는 것은 아닌지 등에 대해 사용자, 근로자, 정부 모두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노동조합을 포함한 노동계는 정부 가 제시한 ‘공정인사 지침’을 ‘쉬운 해고’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전면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상판결은 상고를 기각하는 판결을 통해 일명 저성과자 관리방안을 취업규칙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저성과자 관리방안의 변경이 근로자에게 저하된 근로조건이나 강화된 복무규율 을 부과하여 근로자의 기득이익을 침해하는 경우에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하여 근
1) 서울고등법원 2016. 4. 14. 선고 2015누50520 판결.
로자 과반수(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 아야 하며, 동의를 받지 못한 취업규칙은 효력이 없다는 종전의 판례 법리를 그대로 적용하여
‘6개월을 단위로 한 1, 2차 평가에서 3개월의 1차 평가만으로 바로 직권면직할 수 있도록 변경’
한 것은 명백히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된 것으로 판단한 2심 법원의 판단을 유지하였다.
더 나아가 사회통념상 합리성 유무는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 동의를 받도록 한 근로기준법을 사실상 배제하는 것이므로 제한적으로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는바 (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32362 판결 참조), 대상 판결은 이 사건 부실근무자 관리체계 보완으로의 변경이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
최근 기업현장에서는 고용노동부의 ‘공정인사지침’에서 제시한 형식적 요건만 충족하면 통 상해고가 가능하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대상 판결은 2016. 1. 22. 고용노동부의 ‘공정인 사지침’ 발표 이후의 저성과자 해고와 관련한 대법원 판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많은 기업들이 저성과자 관리방안을 신설하거나 개선하면서 그 내용이 종전보다 불리하게 변 경한 것에 해당하더라도 무한경쟁시대에 기업의 생존을 위해 불가피하고, 대상자 선정 경로를 다양화해 공정성도 갖추고 있고, 수차례의 평가 및 교육, 배치전환 등을 실시해 충분한 직무수 행 능력 향상 기회를 부여하고 있으므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갖추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 고, 실제 노동위원회나 일부 하급심 판결에서도 이를 인정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특히 최근 저성과자 관리방안 도입 또는 성과연봉제 도입 시 ‘사회통념 상 합리성’이 ‘전가의 보도’ 내지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주장되는 것에 대한 경종과 함께 저성 과자에 대하여 상시적인 해고가 가능하다는 데 초점을 맞추어 쉬운 해고방안을 모색하는 것에 대한 절차적 정당성 판단에 있어서 의미 있는 판결로 보인다.
권오상(법학박사, 노무법인 유앤)
연차휴가 시기변경권의 정당성
- 서울행정법원 2016. 8. 19. 선고 2015구합73392 판결 -
【판결요지】
연차휴가 사용으로 인한 사업운영의 지장은 사용자가 인원대체 방법을 제대로 강구하지 않 은 잘못에 의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이를 이유로 한 휴가신청 불허는 정당한 시기변경권의 행 사에 해당하지 않는다.
「근로기준법」 제60조 제5항에서는, 휴가를 부여할 의무가 있는 사용자는 연차휴가를 가진 근로자가 지정한 시기에 휴가를 주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시기지정권). 다만 예외적으로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에 사용자가 휴가 시기를 변경할 수 있는 권한을 인정하 고 있다(시기변경권).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근로자가 연차휴가로 인하여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게 되면 일정한 손 해가 발생한다. 그러나 이러한 근로자의 부재(不在)는 노동관계법령에 따라 미리 예정되어 있 는 것이다. 즉 당해 사업장에서 근로자의 연차휴가에 따른 업무상 공백은 근로자의 책임이 아 니며, 사용자가 부담해야 하는 경영 범위에 속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연차휴가의 시기지정권을 행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임의로 그 기간에 출근 명령을 내리거나 근로자의 연차휴가일을 결 근으로 처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으며, 「근로기준법」상 벌칙 규정(제110조 제1호)이 적용된 다. 다만 경우에 따라서는 사업운영상 특정 기간 동안 휴가 근로자의 부재(不在)가 사업운영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원칙적으로 이러한 위험도 근로자가 부담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 만, 근로자로서도 연차휴가 사용으로 인해 사용자 및 구성원(다른 근로자들)의 이익을 현저히 침해하기보다는 이를 피하는 것이 인적․계속적 관계인 근로관계의 성실․배려 의무를 이행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사업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시기에는 예외적으로 사용 자에게 연차휴가의 시기를 일시적으로 연기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이 유로 「근로기준법」 제60조 제5항에서는 근로자의 시기지정권과 함께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 장이 있는 경우’에 사용자에게 시기변경권을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현행 연차휴가제도는 근로자의 시기지정권에 근간하여 예외적인 경우에만 사용자가 시기변경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지만, 실무에서는 “휴가 승인”, “휴가 허가” 등과 같은 방식이 활용되는 등 시기변경권을 폭넓게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1) 이러한 상황에서 대 상판결은 정당한 시기변경권의 요건에 관해서 검토하고 있는데, 사실 관계를 요약하자면 다음
과 같다.
원고는 상시근로자 200여 명을 고용하여 시내버스 운수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참가인 (징계 대상 근로자 1․2․3 : 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은 원고 회사에서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하는 사람이다.2) 이 사건 근로자들은 원고에 대해 연차휴가를 신청하였는데, 이 신청에 대해 일부 ‘불허’ 결정을 내렸다. 그럼에도 이 사건 근로자들은 연차휴가를 신청한 일자에 원고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다. 이로 인하여 ‘인천시의 수입금 공동관리 준공영제(이하 준공영제)’
대상 업체인 원고는 버스 1대의 운송비용 차감 및 과징금 처분을 받았고, 이를 근거로 원고는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징계처분(견책 및 정직)을 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근로자들이 원하는 시기에 휴가를 부여하지 못하고 징계처분을 한 또 다른 이유로 원고회사가 준공영제에 해당하는 회사라는 점을 주장하였다. 원고의 주장을 요약하면,
① 이 사건 근로자들이 연차휴가 신청일에 연차휴가를 허용할 경우, 준공영제로 인가받은 버스 노선(이 사건 근로자들이 운행한 버스노선) 결행에 따른 여객운송사업법상 100만 원의 과징금 및 운송원가 2배의 제재를 받아 사업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받을 수 있으며, ② 준공영제에 따 른 채용 인원 규제, 단체협약상 기간제근로자 채용 금지 등으로 근로자들의 휴가보장을 위한 대체인력 확보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당해 법원은, 연차휴가는 통상 예견되는 것으로 원고가 대체근로자를 충분히 확보할 의무가 있으며 준공영제하에서도 기준 인원을 초과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을 근거로,
“ … 버스노선에 결행이 발생하는 것은 버스여객운송업체인 원고의 사업운영에 대한 중대한 지장이라 할 것이다. … 그러나 사업운영의 지장은 휴가 실시 및 그로 인한 인원 대체 방법을 제대로 강구하지 아니한 원고의 잘못에 의하여 발생한 것 …”으로 보면서, 원고의 징계를 부당 하다고 판단하였다.
사용자의 시기변경권 행사의 요건은 ‘사업 운영의 막대한 지장’이다. ‘사업 운영의 막대한 지장’은 사업의 규모와 상황, 업무의 성질, 업무수행의 긴박성 등을 고려하여 개별 사례마다 판단되어야 하겠지만, 근로자의 휴가로 인해 당연히 예측 가능한 사실들은 ‘사업 운영의 막대 한 지장’에서 배제되어야 한다는 점은 기존 판례에서도 확인되어 왔다.3) 더 나아가 대상판결
1) 판례(대법원 1997. 3. 25. 선고 96다4930 판결)는 사전에 휴가를 신청하여 승인 내지 허가를 받도록 하는 것은 사용자에게 유보된 시기변경권을 적절하게 행사하기 위한 합리적인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범위에서만 그 효 력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하면서 승인 내지 허가를 규정한 취업규칙의 효력을 제한적으로 보고 있다.
2) 이 사건은 원고의 징계결정 정당성을 다툰 중앙노동위원회 부당징계구제판정에 대한 재심을 구한 것으로, 중 앙노동위원회 역시 원고의 징계결정 정당성을 부정하였다.
3) 서울행정법원 1999. 9. 17. 선고 99구8731 판결에서는 “근로자의 연차 휴가는 통상 예견되는 것이고 평상시에 도 늘 행하여지는 것이므로 회사로는 통상적인 근로자의 결원을 예상하여 그 범위 내에서 충분히 대체 근무 자를 확보할 의무를 부담하며, 회사가 통상 예상되는 결원이 8명 내지 12명임에도 예비 기사를 불과 4명밖에
에서는 사업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다 하더라도, 사용자에게 그 책임을 인정할 수 있는 때에 는 정당한 시기변경권의 행사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하게 하였다. 이러한 해석들은 시기변경권 을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인정하도록 하려는 현행 연차휴가제도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으 로,4) 이번 판결을 바탕으로 연차휴가의 권리성이 좀 더 명확하게 확립되기를 희망한다.
김근주(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
확보하지 못하여 통상 4명 내지 8명의 작업인원 부족 상태가 지속되었던 점에 비추어 5명의 결원이 사업 운 영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정도의 규모라고는 할 수 없다”라고 판시하였다. 이 판례에서는 연차휴가로 인하 여 작업 인원이 감소하여 남은 근로자들의 업무량이 상대적으로 많아지거나 특정 근로자의 업무 특성상 대 체 근로자 및 업무 대체 방법의 확보 곤란 등은 통상 예견되는 것으로 ‘사업 운영의 막대한 지장’으로 볼 수 없다고 확인하였다.
4) 한편 일본 노동기준법 제39조 제5항에서는 ‘사업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하는 경우’를 시기변경권의 요건으 로 규정하고 있는데, 법문의 차이를 고려하면 「근로기준법」의 요건이 일본 노동기준법의 요건보다 엄격하다 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견해에 따라서는 「근로기준법」상 시기변경권도 ‘사업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하는 경 우’에 행사할 수 있다고 하거나 연차휴가의 취지상 ‘업무의 정상적 운영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행사되어 야 한다고 보면서(하갑래(2012), 근로기준법, p.201), 사실상 일본 노동기준법상 해석론과 유사하게 판단하 는 견해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