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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 1 장 서론

연구의 배경 연구의 범위 및 흐름

(2)

제 1 장 서론

1-1. 배경

시간은 공간개념과 과 더불어 철학적 근본개념중의 하나이다. 칸트, 하이데거, 베 르그송 등 위대한 철학자들의 체계에서 그 철학체계의 한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그렇지만 이것은 결코 철학에만 국한된 명제는 아니다.

근대와 현대의 역학이론이 발전하는 과정에서도 시간과 공간의 개념은 가장 중 요한 요소였으며 이 개념이 어떻게 발전 되어왔는가는 현대 과학철학자들의 중 심적인 관심사가 되었다. 이 논의가 철학사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은 근대 이후이 지만 시간과 공간의 존재에 대한 논의는 철학사만큼이나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시간이란 무엇인가 아무도 묻는 이가 없으면 아는 듯 하 다가도 막상 묻는 이에게 설명을 하려들자면 말문이 막히고 맙니다.’1)

시간을 이야기 할 때 자주 접하게 되는 인용문으로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이 다. 시간에 대해 느끼는 우리의 심정을 적절히 잘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그는 시간이 존재한다고 말하기보다는 아니 있음에로의 흐름이라고 말하고 있다.2) 이 말로 그는 시간의 존재하는 무엇으로부터의 포착을 포기하고 만다.

베르그송이 주장하는바에 따르면 시간은 근원적으로 결코 공간화 될 수 있는 그 무엇이 아니고3)시간은 변화 그 이전의 것과 이후의 것 사이에서 생겨나는 차이 를 의식함으로서 생겨나는 우리의 관념이다. 우리가 무료하고 권태로울 때 시간 이 더디 느껴지는 것은 그 이전과 그 이후의 차이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 리가 시간을 포착하려하면 그와 마찬가지로 변화하는 무엇인가를 사용하지 않으 면 안된다고 했다.

1) 아우구스티누스 ,고백론, 최민순역 성바오로출판사 1970 p279 2) 아우구스티누스 , 위의책p 270~80

3) H.베르그송 위의책 p~93

(3)

우리가 일상 속에서 경험하는 자연의 변화는 규칙적이다. 해가 뜨고 지고 달이 차고 기울며, 사계의 변화가 오는 규칙은 바뀌지 않는다. 사물의 생성과 소멸은 이런 규칙적 변화와 함께 일어난다. 자연에 근거한 순환적 시간관을 갖게 된 것 이다.

그런데 자연을 보면서도 자연과학자들은, 변화를 직선적 흐름으로 인식했다. 뉴 튼 따르면 시간은 완전히 자신으로 존재하고 동시에 흐름 속에서 일어나는 어떤 것으로부터 독립된 것이다. 우리는 변화나 사건을 통해 시간이 흐른다는 것을 인 식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것이고 우리가 지각하는 시간은 끝을 알 수 없는 강물에 배를 띄우는 것과 같이 배의 일렁임과 주변의 흐름으로 강물의 흐름을 지각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4)이러한 시간관에서는 순환이 말해질 수 되 어질 수 없다. 대상을 같이 하는 이유는 공간적 한계를 달리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과학은 우주라는 무한한 공간을 인정하여 그 시간 역시 무한히 앞으로 나아가지만 역(亦)은 천지(天地)라는 유한한 공간5)을 상정하여 그 시간은 순환 하게 된다. 역에 있어서 천지가 변화의 근원이자 동시에 공간으로서의 의미를 함 께 갖는 것은, 시간과 공간을 하나의 융합된 것으로 본다6).는 것이다. 근원을 같 이 하지 않는 것은 결코 융합 될 수가 없다. 그래서 천지는 하나의 체계로 통합 되어 있음을 뜻한다. 팔괘가 사시뿐만 아니라 방위로서의 의미를 갖으며, 오행 역시 그러한 것은 바로 이러한 사고에 그 바탕을 두고 있는 것이다.

공간적으로 무한하다는 것은 그 속에서 일어나는 변화 역시 무한한 것이며 시간 역시 무한의 공간을 따라 무한히 뻗어가게 된다. 이에 반해 공간의 한계를 설정 하게 되면 그와 동시에 변화의 폭도 제한될 것이며 그 변화가 일회적으로 그치 게 되면 모든 존재는 사멸되어 버리고 만다. 그렇지 않기 위해서 변화는 순환 될 수밖에 없고, 그러므로 천지는 영원하게 된다. 과학의 시간관은 공간을 위주 로 하여 시간을 종속시킴으로서 세계를 물리로 탐구 하고, 이와는 반대로 역의 시간관은 시간을 위주로 하여 공간을 종속시킴으로서 세계를 생명으로 파악하고 자 했다. 이러한 차이는 인간의 존재 양식에도 반영된다.

유교의 시간과 공간에 대한 고찰은 생명원리에 대한 이해로 귀결되었다. 모든 만

4) P.J.Zwart pp 30-2 5) 김용옥 P48

6) ?宗三, 周易的自然哲學興道德?義 교건출판사 1988 P 243

(4)

물은 생하고 생하는 생명의 모습으로 존재하며 천리를 드러내고 있다.

이에 당대의 건축 또한, 시간과 공간 속에 선한 생명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존재 하고 있다.

떄문에 한국건축을 이해함에 있어, 규모나 형식, 혹은 공학적 분석에 의존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한국의 사상을 바르게 이해하고 나서 비로서 그들이 건축 으로 이루려 한 것이 무엇인지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동양의 시간은 자연시로서 도덕관을 표상하고 있다.

고대 중국문명의 발상지인 황하강 유역의 농경생활은 때에 따라 범람하는 황하 강으로 인해 길흉을 달리하였다. 때문에 군왕은 이러한 자연의 기상과 천문을 관 찰함으로서 때에 따라 준비하게 함으로서 시의를 밝히고 이것이 군왕의 덕이 되 었다. 이렇듯 자연시는 도덕을 드러내는 이중적 구조를 가지고 역수원리에 따라 동양적 시간관의 중심이 되었다.

조선에서도 천문과 기상의 관측은 왕권에 의해서만이 통제되었고 개인이 사사로 이 다룰 수 있는 학문이 아니었다.

주역에 드러나는 자연의 시간관은 시간 그 자체를 표상함이 아니라 인간의 본래 성과 일치하며 시간과 짝하는 본래적 공간의 인식으로 도덕적 체계를 가지고 건 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도덕의 본래적 의미는 선한 인간의 본래성을 자연의 시공간과 합일함으로서 인간의 도를 밝게 하는데 있다. 궁극적으로 시간 관에 의해 밝혀지는 것은 천변인화하여 천일합일하는 이상적 세계관이다.

유학은 인문세계에 대한 관심과 논의를 통해 현실 세계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고 자 하였다. 그러나 그것이 인간에만 국한되지는 않았고 자연과의 합일을 통하여 인간의 궁극적 가치를 설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그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였다.

이는 유학에서 인문세계에 앞서 반드시 우주자연이 존재하게 된 궁극적 근원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자연과 인간을 존재론적으로나 가치론적 으로 규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이들 존재의 현실에 대한 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 는 시각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 이들 존재에 대한 궁극적인 이해가 필요기 때문

(5)

<그림-1>周易 이다.

유교(儒敎)는 사서오경(四書五經)이라 하여, 논어(論語), 맹자(孟子), 대학(大學), 중용(中庸)의 네 가지 교과서와 주역(周易), 서경(書經), 시경(詩經), 춘추좌씨전 (春秋左氏傳), 예기(禮記), 다섯가지의 경전을 바탕으로 한다.

이중 주역(周易)은 64괘를 통해서 삼라만상의 변화를 설명한 책으로 고대 점술의 원형을 기록한 [역경]과 윤리사상의 원형 을 담고 있는 [역전]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역이 점서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그 기원은 기상학과 천문 학으로 부터이다. 유교사상의 존재론적 근거를 밝히고 있다.

주역에서의 존재는 항상 변화하는 것이요 변화하지 않는 것은 존재 하지 않는 것이다.

천도(天道)의 내용인 역수원리(曆數原理)를 역수(曆數)와 괘상(卦象)에 의하여 표상한 것이 역도(易道)이며, 인간 본래성의 자각을 통하여 역도(易道)를 자각하 고, 그것을 천명함은 물론 현실적 실천, 구현을 내용으로 하는 학문이 역학(易學) 이다. 그러므로 역학(易學)의 학문적 연구주제인 역도(易道)는 유가사상(儒家思 想)의 존재론적 근거가 된다. 따라서 역도의 본래면목이 밝혀짐으로써 비로소 유 가사상의 근본정신이 드러나게 된다.

역도(易道)는 물리적 존재의 변화법칙이 아닐 뿐만 아니라, 변화도 물리적 존재 의 유형적 변화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로부터 역도(易道)의 본래면목을 드러내 기 위해서 변화와 변화 원리라는 개념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요구되어지는 것이 다.

주역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한번 양이 되고 한번 음이 되는 것을 도라고 한다7)

7) 繫辭傳 上 第 5章 一陰一陽之謂道

(6)

도(道)는 변동불거 (變動不居)하는 무실체로서의 흐름이다. 그 흐름은 -- - 라 는 두 부호로 표현되며 그리고 그 길이 바로 두 부호사이에 있다. 동양사상의 궁 극적 목표이자 모든 당위의 근원인 도(道)가 바로 음양(陰陽)의 두 기운에 의한 흐름에 있다. 주역(周易)이 언어가 아닌 두 부호를 상정함은 변화를 포착하려 함 이다. 두 부호에 의한 상징적 표현은 언어의 규정적이고 고정적인 한계성을 초극 하려는 시도에 그 뜻이 담겨 있다. 역(易)을 변역(變易)이라 한다. 변화는 시간 과 공간을 바탕으로 드러난다. 이에 시간과 공간의 문제를 이 음양(陰陽)의 흐름 에서부터 찾아나가고자 한다.

(7)

우주와 변화원리 천지 태극 이기 음양오행

복희팔괘도 문왕팔괘도

위(位) 시(時)

교역(交易) 변역(變易)

음양(陰陽)의 대대(待對) 음양(陰陽)의 질운(迭運)

체(體) 용(甬)

상반응합 종즉유시,물극필반

조화 균형

대대성 순환성,반복성

음양(陰陽)의 합일(合一) 중화(中和), 시중(侍中)

미의식 조형개념

<표 - 1> 연구흐름도

1-2. 범위 및 흐름

시공간의 양상으로 드러나는 존재에 대한 논의는 오랜 시간 서구의 철학, 과학 등의 분야에 걸쳐 논의되어 온 것으로, 본 연구에서는 조선 유교의 성리학적 관 점에서 연구된 기존의 연구로 한정하여 고찰하고, 조형적 개념으로 편집, 재정리 한다. 대학, 중용, 주역 및 한시 등의 해석과 부연설명은 선행 연구자료의 내용을 재인용한 것임을 밝힌다.

(8)

제 2 장 고찰

시공간의 개념적 배경 시공간의 구조와 원리

시공간관

(9)

제 2 장 이론적 고찰

2-1 시공간의 개념적 배경

2-1-1 유기체적우주의 이해

시간과 공간이라 함은 만물의 존재 양상이자 인식의 범주이다. 만물은 시간과 공 간속에 존재한다. 그러므로 만물의 생성변화도 시공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동양철학에서는 이 시간과 공간을 우주(宇宙)라고 한다. 천지(天地)와 사방(四 方)을 우(宇)라 하고(天地四方曰宇), 옛것은 가고 새것이 오는 것을 주(宙)라고 하는 것이니(往古來今曰宙) 우(宇)는 공간을 뜻하고 주(宙)는 시간의 흐름을 뜻한 다. 세계(世界)도 마찬가지로 세(世)는 시간을, 계(界)는 공간을 말한다.8) 이와 같 이 동양철학에서는 시간과 공간을 만물의 집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역학(易學)에 서 일음일양(一陰一陽)도 시간적 인식과 공간적 인식을 동시에 포함하고 있다.9)

주자우주론의 특성은 생성론적, 혹은 생리학적, 혹은 유기체적이라 할 수 있으 며 여기에는 역전과 태극도설의 우주관과 세계관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태극(太極)이라는 ‘중심’을 매개로 음양오행(陰陽五行)의 분화를 거쳐 만물이 끊 임없이 생성하고 변화하는 과정(萬物生生而變化無窮)이 역동적으로 서술되어있는 데,10) 주자는 이러한 세계관을 자각적이고 창조적으로 받아들이되 태극(太極)은 이(理)로, 음양(陰陽)은 기(氣)로 정리하면서, 이기(理氣)를 근저로 한 생성론적, 유기체적 우주론을 정립하게 된다.

주역(周易)의 계사상전(繫辭上傳) 제 5장에 ‘일음일양지위도(一陰一陽之謂道), 계지자선(繼之者善), 성지자성야(成之者性也)’ 이라는 구절이 있다. 일음일양(一陰 一陽)은 현상세계를 설명하는 것으로서, 현상의 세계는 음(陰)과 양(陽)의 상호작 용(感應)에 의해 생생변화(生生變化)하여 끊임없이 순환, 반복된다. 이러한 현상

8) 김충렬,中國哲學散槁 II, 온누리, 1990

9) 이상익,歷史哲學과 易學思想,성균관대학교출판부,1996 10) 태극도설(太極圖說)

(10)

세계의 존재원리를 도(道)라고 하는 것이다. 선(善)이란 이러한 도(道)를 계승하 는 것이다.(繼之者善)

역학(易學)에서는 가치의 근거를 우주존재원리로서의 도(道)에서 찾고 있는바, 도(道)에 부합하는 것이 선(善)이며, 그에 어긋나는 것은 악(惡)인 것이다. 이와 같이 역학(易學)은 인간의 당위법칙으로서 인도(人道)의 근원이 된다. 인간을 포 함한 모든 사물에는 이러한 도(道)가 천부적으로 내재하는 바, 이것이 사물의 본성이 되는 것이다.(成之者性)

이러한 역학(易學)사상에 근거하여 ‘인성(人性)은 곧 천리(天理)(性卽理)’ 라고 천명하였다. 이것은 인간의 본성에 대한 근원적인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렇게 볼때 일음일양지위도(一陰一陽之謂道)는 생성변화하는 우주의 원리요, 계지자선(繼之者善)은 가치의 근거를 말하는 것이며, 성지자성야(成之者性)은 인 간본성의 순선을 밝히는 것이다.

‘천인합일(天人合一)’을 이상으로 하는 역학(易學)은 천도(天道)에 입각해서 인사 (人事)를 밝히려는 것으로, 우주존재원리는 그대로 인간세계의 존재원리와 당위 법칙의 근거가 된다.

2-1-1-1 천지

주역(周易)이 건, 곤괘(乾坤卦)로 시작되는 것은 그것으로서 자신의 세계관을 표 출한 것이다. 그 세계관은 초월적 존재에 의존하는 종교적 세계관으로부터 탈피 하여 인간적 덕성을 부각시키는 세계관을 의미한다. 거기에서 천지(天地)는 인간 의 지표라는 의미를 가진다.

건괘(乾卦) 상전에서 “하늘의 운행이 굳건하니, 군자는 이것을 보고서 스스로 힘 써 쉬지 않는다”11)라고 말한 것은 천지(天地)의 개념이 그러한 의미를 단적으로 나타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유학의 궁극적 목표인 천인합일(天人合一)이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천(天)

11) 象傳 乾卦 天行健 君子以自?不息.

(11)

의 관념이 중국철학의 핵심을 이루고 있었다. 그래서 천지(天地)는 천(天)의 개념 속에 포괄되는 개념으로 간주하기도 한다.12) 그러나 천(天)은 여러 가지 면에서 이질적이다. 공간적 측면에서는 높고 낮음으로 상하(上下)귀천(貴賤)이라는 가치 적 구별을 낳았다. 또한 작용의 측면에서는 능동과 수동이라는 역학적 인식의 구 별을 낳았다.13) 이런 이질적인 두요소가 기(氣)라는 개념으로 통합된다.

그러므로 지극한 정성은 쉼이 없다, 쉬지 않으면 오래가고, 오래가면 징험이 있고, 징험이 있으면 길고 멀며, 길고 멀면, 넓고 두터우며, 넓고 두터우면 높고 밝을 것이다. 넓고 두터운 것은 만물을 싣는 것이며 높고 밝은 것은 만 물을 덮는 것이며 길고 오랜 것은 만물을 이루는 것이다. 넓고 두터운 것은 땅과 짝하고, 높고 밝은 것은 하늘과 짝하고, 길고 오래가는 것은 끝이 없는 것이다. 이와 같은 것은 나타내지 않아도 빛나며, 움직이지 않아도 변하게 되며, 하는 것이 없어도 이루게 된다. 천지의 도(道)는 넓고, 두텁고, 높고, 밝고, 길고, 오랜 것이다14)

위의 인용에서 보는 것과 같이 천지(天地)는 단순한 공간적인 것이 아니다. 천지 (天地)는 인간이 덕(德)을 기르는데 있어 최고의 모범이다. 천지(天地)가 모범이 되는 것은 법칙성과 생성력 때문이다. 천지(天地)는 잠시도 머물지 않고 변화하 지만 그 변화에는 굳건한 법칙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역(易)의 원래 의미가 변역 (變易)이지만 불역(不易)인 까닭도 여기에 있다. 천지(天地)의 굳건한 운행에 의 해 만물은 끊임없이 생성한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변화를 멈추는 순간부터 시들 고 부패하기 시작한다. 그러므로 계사전에서도 천지(天地)의 위대한 덕을 일러 생(生)이라15)고 하였다.

주역(周易)은 천지(天地)의 개념을 설정함으로서 생성,변화하는 세계의 법칙성을 그려내었으며, 기(氣)의 개념을 통해 생성성을 불어 넣음으로서 끊임없이 변화하 는 세계를 인간의 이해범위 내에 두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천지(天地)개

12) 孟子 ...역의 시간관38P

13) 장입문 중국철학범주발전사, 천도편, 중국인민대학출판사, 1986 PP27~8 14) 中庸 第 26章 故至誠無息 不息則久 불즉...시간관 40P

15) 繫辭傳 下 第 1章 天地之大德曰生

(12)

념은 초월적 사고로부터 실제적 사고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순양(純陽) 순음(純 陰)인 건곤괘(乾坤卦)로서 음양(陰陽)의 근원적 기운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 래서 천지(天地)개념은 생동하는 세계의 실상에 접근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천지(天地)는 절도가 있어 사시(四時)가 이루어진다.16)

천지(天地)는 차례와 절도로서 해와 달을 매어 사시(四時)의 운행을 질서있 게 이룬다. 이 때문에 천지(天地)는 바르고 큰 것이 된다.

여기서 사시(四時)라함은 춘하추동(春夏秋冬)으로 곧 만물이 생성되는 순서를 말 하는 것으로 천지(天地)의 법칙성이 고착화된 것이 아닌 유동적인 것임을 말하고 있다.

천(天)이 만물의 시(始)가 됨은 그 기운이 순양(純陽)으로 강건하기 때문이고 지(地)가 만물의 생(生)이 되는 것은 그 기운이 순음(純陰)으로 유순하기 때 문이다. 천지(天地)가 감응함에 만물이 화생(化生)한다.17)

천지(天地)가 화해(和解)함에 우뢰와 비가 내려 갖가지 초목이 모두 껍질을 터뜨린다.18)

위의 인용에서 보이듯이 천지(天地)의 서술어인 감응, 화해, 만남은 그 의미상 항 상 짝을 전제하고 있다. 그런데 그 짝이 만나 감응(感應)하고 화해(和解)한 결과 는 만물의 화생(化生)으로 나타난다. 그러기 위해서 두 개념은 서로 이질적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 성질은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화해(和解)적이다. 그래서 천지(天地)를 대대(待對)적 기운의 흐름이라고 한다. 천지(天地)의 위대한 덕(德) 은 생성(生成)에 있다. 이러한 이유로 하늘(乾)을 아버지라 일컫고 땅(坤)을 어머 니라 일컫는다.

16) 彖傳 節卦 天地節而四時成 17) 彖傳 成卦 天地感而萬物化生

18) 彖傳 解卦 天地解而雷雨作 雷雨作而百果草木皆甲析

(13)

나는 여기에서 아득하게 작지만 천지(天地)와 한데 섞여 그 가운데 있다. 천 지(天地)의 가득한 것은 나의 몸이고 천지(天地)를 이끌고 가는 것은 나의 본성이다. 백성은 나의 동포이며 만물은 나의 짝이다.19)

천지(天地)속의 인간과 만물은 바로 천지(天地)의 산물이다. 낳아진 것과 낳은 것 은 분리될 수 없으므로 나의 몸은 천지(天地)이며 나의 본성은 천지(天地)의 본 성인 것이다. 이것은 태극(太極)이 인간 본래적(本來的)으로 내재화된 면을 보여 주는 것이라 하겠다. 또한 나 아닌 다른 인간과 모든 사물은 나와 함께 천지(天 地)를 구성하는 하나의 존재가 된다.

2-1-1-2태극(太極)

태극(太極)은 삼라만상의 본원으로 모든 만물을 함유한다는 공간의 의미와 처음 부터 끝이라는 시간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태극(太極)이 한번 동(動)하여 양 (陽)을 낳고 양(陽)이 극에 이르니 고요해 짐으로 음(陰)을 낳고 다시 양(陽)으로 순환된다. 그러므로 음양(陰陽)은 절대적인 것이 아닌 상대적인 것으로 기(氣)와 형(形)이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태극(太極)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태(太)는 본래 크다는 뜻의 태(泰)와 통용 되는 글자로서 크고 지극함을 가리키며 극(極)은 용마루를 가리키는 동(棟)자와 통용되는 글자로서 매우 높고 요원함, 전하여 최종한계, 근본 등을 의미한다. 태 극(太極)은 곧 만물의 근원 또는 시원, 근본을 나타내는 단어이다. 유학의 우주 발생론적 측면에서 표현하자면 태극은 아직 천지가 나누어지기 전 태초의 본원 을 말한다. 유학과 달리 도가는 태극(太極)이전에 무(無)나 도(道)를 상정하고 있 는데 이를 무극(無極)으로도 표현된다. 이는 무(無)라는 비존재로부터 이질적인 유(有)의 존재가 생성된다는 것인데 유학의 경우에도 동일한 문제를 내포하며 많 은 철학적 논쟁이 있어왔다.

무극지태극(無極之太極)이라하여 무극(無極)과 태극(太極)을 같은 것으로 설명하 기도 하며 무극(無極)이 태극(太極)을 형용하는 것으로 태극의 상태를 표현하는 것이라고도 한다.

19) 張載,張載集, 北京文化事業公事 1984 p

(14)

<그림 - 2> 제일태극도

유학의 경우 자연과 인간이 통합된 존재 구조(天一合一)를 가지며 이에 바탕한 가치를 설정하고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도 태극(太極)의 존재 규정을 어떻게 하 느냐는 중요한 철학적 논쟁이 될 수밖에 없다.

음양(陰陽)은 태극(太極)으로부터 나왔고 이러한 자기분열은 사상(四象)을 낳는다.

주역(周易)이 바라보는 세계는 천지(天 地)의 기운이 서로 감응하고 이에 만물이 생성하는 그런 유기적인 세계이다.20)역 (易)의 이런 세계관은 세계의 실상이기도 하다. 세계는 낳고 낳아지는 것들의 세계 이다. 낳아진 것은 낳아진 채로 있는 것 이 아니라 낳은 것은 사라지고 다시 낳 아진 것이 낳는 것으로 된다. 그래서 태 극의 세계는 생생불식하는 영원을 지향 한다. 태극(太極)이 구현하고자하는 세계 의 모습이 이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理)로서의 태극(太極)은 우주만물의 생생(生生)한 작용을 가능케 하고 질서지워 주는 중심축이며 근원이다. 주자는 태극도설의 ‘무극지태극’ (無極之太 極)에 대한 해석을 통해서, 태극은 형체가 없지만 우주만물의 이(理)로서 만물 하나하나에 내재해 있고 특정한 하나의 사물로 환원되지 않으면서 만물의 생성 변화의 근본이 됨을 보여주고 있다.21) 태극(太極)이 생성변화의 근본이므로 이것 이 없다면 우주(天地) 자체의 존재가 불가능하며 따라서 만물의 존재도 있을 수 없다. 다시 말해 이(理)가 있음으로 해서 기(氣)가 유행하여 만물이 발육될 수 있

20) 彖傳 成卦 天地感應而萬物化生 21) 語類 94-8

(15)

다.

2-1-1-3 이(理)와 기(氣)

주자에게서 이(理)과 기(氣)의 관계는 곧 태극(太極)과 음양(陰陽)의 관계로써 표 현되는데 이(理)와 기(氣)는 우주자체의 모든 현상과 그 본질을 설명하는 궁극적 인 실체 개념이다. 따라서 인간을 비롯한 우주의 만물은 이(理)와 기(氣)의 범주 속에서 그 성격이 규정된다. 이(理)와 기(氣)의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지는 우주는 일종의 유기적 생명체라고 할 수 있으며, 우주의 산물로서의 인간과 만물 역시 이기(理氣)에 근원하는 고유의 생명성을 지니게 된다.

주자는 ‘이(理)와 기(氣)가 서로 떨어져 있으면서도 동시에 서로 섞이지도 않는 다’(理氣不相離不相雜)는 입장을 가지고 우주의 역동적인 생생(生生)의 과정을 설 명한다. 이것은 만물생성변화의 근원이며 중심축으로서의 이(理)의 고유한 의미 영역을 분명히 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논리와 관련해서 주자의 ‘이선기후’(理先氣 後) 관점은, 마치 오늘 이(理)가 있고 내일 기(氣)가 있다는 식으로 이(理)가 기 (氣)에 대해서 시간적 시초가 됨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22) 주자는 시간적 출발점 으로서의 태초란 있을 수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우주는 음(陰)과 양(陽), 동(動) 과 정(情)의 영원한 순환이므로23) 창조의 기점이란 존재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理)는 기(氣)를 떠나서는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주자의 지론(持論)이다. 역으로 기(氣)가 있으면 거기에는 반드시 이(理)가 있다는 것이 다. 이(理,太極)는 형체와 방위, 지위가 없으니 별개의 사물이 될 수는 없고, 또 한 정의(情意),계도(計度),조작(造作)이 없으니 그 자체만으로는 어떠한 기능도 할 수가 없다. 오직 기를 통해서만 리(理)는 스스로 위치지우고 드러낼 수 있을 뿐 이다.24) 이(理,太極)는 작용성을 지닌 특정한 실체가 아니라 오직 음양오행(陰陽 五行) 만물 속에 내재한 원리로서 존재할 뿐이다. 주자가 의미하는 ‘리선기후(理

22) 語類 1-14, 要之 也先有理 只不可設是今日有是理 明日却有是氣 也須有先後 且如萬一山河大地 부...

23) 語類 (주자의 공부론연구-P70) 24) 주자공부론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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先氣後)’란, 이(理)는 기(氣)라는 원초적 실체를 낳게 하는 근원이라는 의미에서 의 리선기후가 아닌 기(氣)의 세계가 유행함에 있어 그 유행의 질서를 가능케 하 는 원리가 이미 존재한다는 의미이다. 즉 기(氣)는 시작과 끝없이 존재하는데 그 것이 다만 그냥 아무렇게나 있는 혼돈의 상태를 넘어서서 특정한 질서를 갖추고 서 작동하기 위해서는 그 질서를 가능케 하는 원리가 먼저 있다고 보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특히 기(氣) 자체에서 이루어지는 가장 기본적인 질서는 음양(陰 陽)의 질서인데 이것이 가능한 것은 음양(陰陽)의 이(理)가 먼서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理)가 있은 뒤에 기(氣)가 생겨났다는 것은 ‘한번의 음(陰)의 기(氣)가되 고 한번 양(陽)의 기(氣)가 되는 것을 일러서 도(道)라고 한다’에서 미루어 말하는 것이다.25)

주자는 ‘일음일양지위도’(一陰一陽之謂道)의 도(道)에 대해서 ‘일음일양(一陰一 陽)’ 하는 변화의 양상이 아닌, 그것을 가능케 하는 근거로서의 이(理)로 이해한 다. 주자는 천지(天地)가 있기 전에 필경 이 이(理)가 먼저 있고, 움직여서 양(陽) 을 낳는 것도, 멈추어서 음(陰)을 낳는 것도 이(理)라고 하여26) 우주의 기본질서 로서의 음양(陰陽)의 변화질서는 이(理)에 의해서 촉발되는 것임을 분명히 한다.

이(理)가 음양(陰陽)을 낳는다는 것은 이(理)가 기(氣)라는 실제 자체를 낳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이(理)가 무시무종(無始無終)으로 존재하는 기(氣)에 일음일양(一 陰一陽)으로 상징되는 질서를 부여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27) 주자는 ‘음양 오행(陰陽五行)이 어지럽게 뒤섞여 있으면서도 질서를 잃지 않는 것은 곧 이(理) 때문이다.’, ‘단지 이(理)가 있었을 뿐이다. 그래서 아주 오랜 시간동안 우주(天 地)가 만물을 낳았는데도 예나 지금이나 수많은 것을 잃지 않았다.’ 라고 한 다.28)

이 일음일양(一陰一陽)의 질서란 우주가 그 자체의 생명성(生命性)을 유지하는

25) 有是理後生是氣 自‘一陰一陽之謂道’推來, 語類 1-5 26) 語類1-1 주자공부론 72P

27) 어류(語類)1-1~15 주자공부론 72P

28) 야마다 케이지, 김석근 역, 주자의 자연학, 통나무,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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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식이다. 일음일양(一陰一陽)이라는 질서를 갖춘 우주생명성의 발현 현상은 이 (理)가 전제됨으로써 가능하다. 이런 점에서 이(理)는 생명성 발현을 근거 짓는 생명원리(生命原理) 혹은 생리(生理)라고 할 수 있다.

우주(天地)의 특징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생(生)’이다. 우주(天地)는 하나의 일 종의 거대한 유기체적 생명체이며 그 생명체는 ‘생(生)’을 자신의 본질적 속성으 로 삼아 끊임없이 만물을 낳고 낳는다. 그리고 우주로부터 생성된 만물은 우주가 지니는 ‘생(生)’의 본질을 그대로 부여받아 자신의 생명력을 발현해 나간다. 우주 와 우주의 모든 만물은 ‘생(生)’이라는 고리를 매개로 하여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생(生)’이란 생물학적 생명만이 아니라 윤리적, 심 미적, 사회적 생명성까지 포괄한다. 인간의 몸과 마음의 건강한 작용, 사회의 공 동체적 질서, 우주의 생동감은 모두 ‘생(生)’의 양상들이다. 이(理)는 이와 같은

‘생(生)’이 언제나 가능하도록 근거짓는 생명원리로서, ‘만물이 생(生)을 위해 마 땅히 그러하고 또 그러해야할 것’, 소당연지즉(所當然之則), 혹은 ‘자연스럽고 필 연적인 것으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이(理)가 생명원리라면 기(氣)는 생명력, 혹은 생명에너지 그 자체라고 볼 수 있 다. 생명에너지로서의 기의 유행과 더불어 생겨난 온갖 식물이나 동물, 사람들, 그리고 인간 사회는 각각 독특한 생명력 발현 양상을 드러낸다. 각각의 만물을 통해서 다르게 표현되는 태극(太極)이라고도 할 수 있다. 생명원리로서의 이(理) 와 생명에너지로서의 기(氣)의 상호보완적 기능을 통해서 생명력 발현의 장대한 우주적 드라마를 창출한다.

2-1-1-4 음양(陰陽) 오행

음양(陰陽)은 한쪽을 여의고는 존재 할 수 없다. 때문에 우리가 어떤 사물을 음 (陰)이라고 한다면 이미 그에 대립하는 양(陽)의 사물을 상정하고 있으며 더 나 아가서는 두 사물사이에 어떤 형태로든 교섭이 전제되고 있다. 따라서 음양(陰 陽)은 분별적 인식을 위한 기호이지만 그 배경에는 언제나 변화의 관념을 전제하

(18)

고 있다.

시간과 공간의 성격을 밝히는데 있어서도 음양(陰陽)의 개념과 성격을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때문에 주자의 음양(陰陽)론에서 그 개념을 파악해 보고자 한다. 음양(陰陽)은 기(氣)의 양의(兩義)이며 기(氣)는 이(理)와 짝을 하고 그 기 (氣)는 태극(太極)으로부터 나온다.

‘천지(天地)가 존재하기 이전에는 이(理)만이 존재 하였으며 이(理)가 존재하므로 기(氣)가 있어 기(氣)가 유행하여 만물을 발육케 한다’ 라고 말하고 있다. 이(理) 는 인식의 대상이 아닌 존재이며, 이(理)의 자의를 알기 어려우나 만물의 이(理) 를 궁구하고 철저히 깨닫는데 이르면 이 사물이 완전히 비어있으면서도 완전히 차있고 전혀 없으면서도 다 있음을 통찰하게 될 것이다. 기(氣)로서만이 이(理)의 살아있음을 알 수 있다.

기(氣)는 만물의 현상을 만드는 재료로서 사물이 지니는 모든 현상이 기(氣)의 작용으로 존재와 삶, 감정, 인식, 시공(時空)의 제약을 받게 된다. 그러나 기(氣) 로서 형체를 이룬 뒤에는 도리어 기(氣)가 바탕이 되기 때문에 이(理)의 모든 발 현과 작용을 대부분 기(氣)가 주도하는 것으로 순환적 체계를 가지고 있다

주자가 음양(陰陽)을 주로 동정의 관점에서 파악하고 있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 가 없다. 그러나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말은 거기에만 머물 수 없다는 것을 포 함하고 있다.

“음양(陰陽)은 하나라고 보아도 좋으며 두 개라고 보아도 좋다 두 개라고 본다면 음(陰)으로 나뉘고 양(陽)으로 나뉘어 양의(兩義)가 서는 것이다.

하나라고 본다면 단순히 하나의 사라짐과 자라남에 지나지 않는다. 음양 (陰陽) 건곤(乾坤)이 아닌 사물은 하나도 없다. 지극히 미미하고 지극히 세 세한 나무와 풀, 날짐승과 길짐승에 이르기까지 역시 암컷과 수컷 음양(陰 陽)이 있다. 그 모든 것이 음양(陰陽)이다. 음양(陰陽)이 아닌 사물은 존재 하지 않는다.”

(19)

이 말은 매우 중요하다. 지각되는 유형의 존재가 있다는 것과 그것을 인식하는 사람이 음양(陰陽)으로 파악한다는 것, 이 두 가지는 서로 떼어 놓을 수 없는 관 계에 서있다. 그것은 사물이 존재하여 비로서 음양(陰陽)의 존재를 사람이 인식 한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미 음양(陰陽)의 개념은 이미 동정(動靜) 의 관점에서만은 파악하기 어려운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동정(動靜)과 함께 사물로서의 관점이 도입되지 않으면 안된다. 문제는 두개의 관점이 통합하는 시 각이 어디에 있는 가, 동정(動靜)으로서의 음양(陰陽)과 사물에 있어서의 음양(陰 陽)을 서로 이어주는 논리는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떠돌아다니는 기가 마구 움직이다 서로 합하여 형질을 이룬 것은 사람과 사물 의 서로 다름을 낳는다. 음양(陰陽)이라는 두 가지 단이 순환하여 쉬지 않는 것 이 하늘과 땅의 대의를 세운다.”라는 말에 대해 내린 장헝취의 해석속에서 그 실 마리를 찾아낸다. 떠돌아다니는 기(氣)란 사물을 생성시키고 있는 상태에 존재하 는 것이다.

기(氣)는 하나로 혼합된 상태에 있을 때 그것을 떠돌아다니는 기(氣)라하고 두개 로 나뉘어져 있을 때 음양(陰陽)이라 부른다. 사물이 생겨나는 것은 분리된 상태 서가 아니라 혼합되어있는 상태에서이다 그 경우 사물이 단순히 거기에 있는, 단순히 공간적으로 장소를 차지하는 존재에 지나지 않는 다고 한다면 그것을 두 개로 대립하는 측면에서 파악할 필요는 없다. 사물을 대립하는 측면에서 파악하 는 것은 이미 대립하는 사물사이의 상호작용을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사물을 주체와 작용이라는 두개의 측면에서 파악하는 이른바 체용(體用) 이라는 논리를 떠올린다. 떠돌아다니는 기(氣)는 움직인다. 그것은 혼합되어 있어 아직 나뉘지 않음을 말한 것이 아니라 음양(陰陽)이 서로 엉키고 혼합하여 서로 에게 작용을 하게 되어 사물을 낳는 것을 말한다. “하늘과 땅이 서로 합하여 어 린 것”(天地氤氳)29)과도 같은 것이다. 그 아래에 “음양(陰陽)이란 두 단”이라고 한 것은 분리된 것을 말한 것이다. 위 구절은 체(體)이며 아래 구절은 용(用)이 다.30)

29) 易, 繫辭傳下

(20)

사물을 생성하고 있는 상태에 존재하는 기(氣)는 체(體)이지만 작용, 그 자체는 용(用)으로 인식된다. 용(用)이라고 하는 한 대립하는 것이 예상되지만, 그것이 대립하는 것으로서 인식되는 것은 이미 말한 유형의 존재로서 되는데 이르러서 이다. 이것이 음양(陰陽)이 두개의 기(氣)면서 그대로 일기(一氣)로 불리는 까닭 이다.

체용(體用)의 논리를 기(氣)와 사물에 적용시키면 이렇게 된다.체(體)는 하늘과 땅이 생긴 후에 존재하고 용(用)은 하늘과 땅에 앞서 발생한다. 대립하는 것은 체(體)이며 유행하는 것은 용(用)이다. 체(體)는 정(靜)이며 용(用)은 동(動)이 다.31) 바로 앞의 인용문에서 체(體)는 하나이고 용(用)은 둘이었다. 그런데 여기 서는 체(體)는 대립하는 둘이고 용(用)은 운동하는 것, 즉 하나이다. 그러나 전자 가 떠돌아다니는 기(氣)와 음양(陰陽)의 두 기(氣)와의 관계에서 적용된 것인데 대하여 후자는 기(氣)와 만물의 관계에 적용되고 있는 점에 주의하여야 한다.

체(體)로서의 만물은 하늘과 땅이 생성된 후에 비로소 존재하지만 기(氣)가 만물 을 생성하는 작용, 즉 용(用)은 하늘과 땅의 생성에 앞서 발생한다. 기(氣)는 사 물을 생성하는 유행의 상태에 있는 한 하나이며 사물이 형성되는데 이르러 둘로 인식된다. 생성된 사물은 단순히 거기에 위치하는 존재로서는 하나이지만 작용의 결과 형성된 것으로서 인식되고 동시에 그 사물을 생성, 현상하는 작용을 갖는 것으로서는 둘이다. 사물은 이중의 의미에서 대립물로서 파악된다.32)

하늘과 땅은 단순히 일기(一氣)에 지나지 않으며, 그것이 스스로 음양(陰 陽)으로 나뉘어 진다. 음양(陰陽)의 두 기(氣)가 서로 작용을 가해 만물을 생성하므로 대립물을 갖지 않는 사물은 결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하늘 에는 땅이 대립되고, 삶에는 죽음이 대립된다. 말하는 것과 침묵을 지키 는 것, 움직이는 것과 정지함 등 모든 것이 다 그렇다. 그 씨앗이 그렇기 때문이다.33)

30) 야마다 케이지, 김석근 역, 주자의 자연학, 통나무, 1998, 105p각주 75 31) 語類, 六十五, 體在天地後,用起天地先. 對待底是體, 流行底是用. 體靜而用動.

32) 야마다 케이지, 김석근 역, 주자의 자연학, 통나무, 1998, 106P

(21)

음(陰) -- 양(陽) -

사라짐 자라남

탁함 맑음

편벽됨 바름

정(情) 동(動)

응집(凝集) 수렴(收斂)

공간화 시간화

<표-3>용(用)로서의 음양개념비교

음양(陰陽)의 두 기(氣) 개념은 사물의 형성이라는 작용에 관련된 개념으로 비로 소 인식자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것으로 떠오르는 것이다. 확실히 동정(動靜)과 사물을 음양(陰陽)으로 연결시키는 관점은 생성이외의 영역에서는 없을 것이다.

체(體)의 개념은 공간적 개념이며 용(用), 즉 작용의 개념의 시간적 개념이다.

곧 체(體)의 작용은 생성적 영역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음(陰) 양(陽)

달(月) 해(日)

땅(地) 하늘(天)

여(女) 남(男)

모(母) 부(父)

신(臣) 군(君)

공간 시간

<표-2> 체(體)로서의 음양(陰陽)개념비교

33) 야마다 케이지, 김석근 역, 주자의 자연학, 통나무, 1998, 106P 주 77

(22)

그렇다면 기(氣)의 운동형태에 대해서도 단순한 동정(動靜)이 아니라 사물의 생 성이라는 관점에서본 기(氣)의 운동형태야 말로 더 구체적으로 따져보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기(氣)가 사물을 생성 시키는 운동형태를 분명하게 한 사람은 장 헝취였다. 주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장헝취가 “음은 모이고 양은 반드시 흩어진다” 고 말하고 있는 구절에서 음 양(陰陽)의 정(情)을 알 수 있다.34)

정(情)이란 존재의 능동적인 존재양식이다. 모이고 흩어짐이라는 운동형태에 음 양의 능동적인 존재양식이 있다. 장헝취 자신의 말을 빌면 이러했다.

음(陰)의 성질은 응집, 양(陽)의 성질은 발산이다. 음(陰)은 모으고 양(陽) 은 반드시 흩어지게 한다. 그 기세는 음도 똑같이 흩어지게 한다.35)

장헝취에게 있어서 모이고 흩어짐이란 짙어지는 것과 옅어지는 것을 의미했다.

유형의 존재생성과 소멸은 그 운동형태를 통해서 이루어졌다. 주자가 그 관념을 계승했다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무릇 모이고 흩어지는 것은 기(氣)이다”36)

“기(氣)는 능히 기르고 모여서 사물을 낳는다”37)

주자는 응집보다는 응결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기(氣)가 응결한 것을, 즉 짙어져서 지각할 수 있는 유형의 존재가 된 것을 그는 침전물이라 부른다.

이것은 기(氣)가 이 단계에 이르게 되면 이미 거칠고 탁한 찌끼가 되어 사람이나 사물을 낳는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즉 기(氣)의 작용인 것이다.38)

일기(一氣)속에도 다양한 존재형태의 차이가 있고 또 응결하기 이전에는 기(氣) 의 짙음과 옅음에 다양한 정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준다.

34) 야마다 케이지, 김석근 역, 주자의 자연학, 통나무, 1998, 107P 35) 上同

36) 上同 37) 上同 38) 上同, 108p

(23)

-- -- -- --

목(木) 화(火) 금(金) 수(水) 토(土) 시의성

춘(春) 하(夏) 추(秋) 동(冬) 시간

동(東) 남(南) 서(西) 북(北) 중(中) 공간성

8,3 7,2, 9,4 6,1 5

원(元) 형(亨) 이(利) 정(貞) 천지의

심덕(心德)

인(仁) 의(義) 예(禮) 지(知) 사람의

심덕(心德)

<표-4>오행의 개념

음양(陰陽)에는 각각 맑고 탁함, 편벽되고 바름이 있다.39)

여기서 두 짝의 개념이 주어지고 있다.

맑고 탁함이란 존재 양상인데 비하여 편벽되고 바르다 함은 도덕개념이다.

이처럼 음양의 속성은 두 가지 양상을 함께 가지고 설명되고 있다.

음양(陰陽)은 기(氣)이며 오행(五行)의 바탕을 낳는다. 하늘과 땅이 사물을 낳을 경우 오행(五行)만이 사물에 선행한다. 땅은 곧 토(土)이며 토(土)에는 많은 금 (金) 목(木) 이 포함되어있다, 하늘과 땅 사이에 오행(五行)이 아닌 것은 없다, 음 양오행 일곱 가지가 곤합된 것, 그것이 바로 사물을 낳는 재료인 것이다.

유기가 어지럽게 움직이다 모여서 형질을 가진 존재가 되어서 서로 다른 다양한

39) 야마다 케이지, 김석근 역, 주자의 자연학, 통나무, 1998

(24)

사람이나 사물을 생성하게 된다. 그 음양(陰陽)의 양극이 끊임없이 순환하여 하 늘과 땅의 대의를 세우게 된다.

2-1-2 우주생성변화의 원리

이 세상의 모든 존재는 생성변화(生成變化)한다. 역(易)이라는 말자체가 변화를 의미하듯, 역학(易學)은 변화의 원리를 드러내고 있다. 역학은 진퇴소장(進退消 長)이라는 일관된 맥락에서 이해한다. 역학적 관점에서 보면 생사(生死)도 동일 한 이치에서 빚어지는 것이며, 서로 시종(始終)이 된다. 그러므로 멸(滅)이 무화 (無化)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새로운 것이 태어남’의 계기가 된다. 그리 하여 주역(周易)에서는 ‘생멸(生滅)’이라 하지 않고, ‘생생(生生)’이라 한다.

주역(周易)에서는 낳고 또 낳는 것을 역(易)이라40)하여 생생(生生)의 관점에서 역(易)을 이해한다. 또한 생생(生生)이란 날로 새로워짐을 의미한다. 모든 존재는 나날이 새로워짐으로서 무궁하게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날로 새로워짐 을 풍성한 덕(德)이라 한다’41)고 말한다. 요컨대 천지(天地)의 대덕(大德)을 일러 생(生)이라 한다42)‘고 하여, 변화에 의한 새로운 생(生)이 큰 덕(德)임을 말하고 있다.

주역(周易)의 수괘(首卦)는 건괘(乾卦)이고, 그 다음 괘는 곤괘(坤卦)이다.

위대하다 건괘여 만물이 이에 바탕하여 시작되는 구나 위대하다 곤괘여 만물이 이에 바탕하여 생겨나는 구나

건괘(乾卦)와 곤괘(坤卦)는 순양(純陽) 순음(純陰)괘로서 양(陽)과 음(陰)을 대표 한다. 주역에서는 건(乾)의 성능을 ‘시(始)’로 곤(坤)의 성능을 ‘생(生)’으로 파악 하고 있는데, 이는 양(陽)이 시간을 음(陰)이 공간을 나타내고 있다고 볼 수 있 다. 주역(周易)은 건곤(乾坤)과 음양(陰陽)이 상호작용하여 만물을 생생하는 것으

40) 周易 繫辭上傳 第 5章 : 生生之謂易 41) 周易 繫辭上傳 第 5章 : 日新之謂德 42) 周易 繫辭上傳 第 5章 : 天地之大德曰生

(25)

로 시작된다. 또한 공자의 소작(所以)으로 전해지는 문언(文言)에서는 건괘(乾卦) 의 괘사인 원형이정(元亨利貞)에서 원(元)에 대하여 선(善)의 우두머리라 해석하 였다. 천도(天道)의 원(元)은 인도(人道)의 인(仁)에 해당하는바, 역학에서의 원 (元)과 인(仁)은 모두 ‘생생(生生)의 덕(德)’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생생(生生)의 원리를 계승하는 것이 선(善)한 것이다.

낳고 또 낳는 것을 역(易)이라 하니, 이것이 하늘의 도(道)가 되는 까닭이다.

하늘은 다만 생(生)으로써 도를 삶는다.

만물은 모두 봄과 같은 생의(生意)(春意)를 지니고 있다. 이것이 바로 계지자선 (繼之者善), 성지자성(成之者性)이다.

만물은 이와같이 생의(生意)를 지니고 있어서 천도를 계승할 수 있는바, 이것이 선(善)인 것이다. 역학에서는 도(道), 생(生), 이(理), 선(善), 성(性),등이 모두 일 관된 맥락에서 이해된다.

주역의 생생변화는 음양(陰陽)이 감응하는 상호작용을 통하여 이루어지며 이 음 양(陰陽)의 작용이 시간과 공간을 드러낼 실마리인 것이다.

2-1-2-1 변화의 네가지 개념 : 역사의(易四義)

유자(儒者)들이 역(易)을 말하는 것에는 네 가지의 뜻이 있으니 불역(不易), 교역 (交易), 변역(變易), 이간(易簡)이 그것이다. 일반적으로 이간(易簡), 변역(變易), 불역(不易)을 역(易)의 세가지 뜻이라고 한다. 그런데 주자는 주역본의에서 변역 (變易)을 다시 교역(交易)과 변역(變易)으로 설명하고 있어, 이 네 가지를 역사의 (易四義)라고 한다.

불역(不易)이란 바로 늘 변화가 멈추지 않는 성질, 즉 항구성(恒久性)을 말한다.

현상의 세계는 끊임없이 변화하지만 그 가운데에는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원리 가 있다는 것이다.

(26)

이간(易簡)은 건(乾)의 쉬움(易)과 곤(坤)의 간단함(簡)의 성질을 말하는 것으로 쉽고 간단한 이치를 터득함으로서 천지(天地)와 더불어 삼재(三才)가 되고 천지 (天地)의 화육(化育)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다.

교역(交易)은 역(易)의 생성변화를 공간적인 구조 속에서 파악하는 것이고 변역 (變易)은 생성변화를 시간적인 흐름 속에서 파악하는 것이다. 현상계의 생성변화 는 일음일양(一陰一陽)으로 이루어진다고 할 때, 여기에는 공간적인 정위(定位)와 시간적인 유행(流行)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사실적으로 정위(定位)와 유행(流行) 은 분리될 수 없는 존재양상이다.

2-1-2-2 교역(交易)과 변역(變易)

교역(交易)이란 변화를 공간적인 구조 속에서 파악하는 것이며, 변역(變易)이란 변화를 시간적인 흐름 속에서 파악하는 것이라고 했다. 즉 교역(交易)이란 음양 (剛柔)의 정위(定位)에 의한 교감(交感)을 말하는 것이며, 변역(變易)이란 음양의 유행(流行)에 의한 변화를 말한다. 그러므로 정위(定位)의 관점에서 볼 때 음양은 두 개의 것이지만(陰陽爲二) 유행(流行)의 관점에서 볼 때는 하나의 것이다.(陰陽 爲一)

음양에는 유행(流行)과 정위(定位)가 있다. 일동일정(一動一靜)이 서로 근본 이 되는 것은 유행(有行)이니 추위가가면 더위가 오고 더위가 가면 추위가 오는 것이 이것이다. 음(陰)과 양(陽)으로 나뉘어져 양의가 정립되는 것은 정 위(定位)이니 천지(天地)와 사방(四方)이 이것이다. 역(易)에는 두 가지의 뜻 이 있다. 하나는 변역(變易)으로서 바로 유행(流行)을 말하고 하나는 교역 (交易)으로서 이는 바로 대대(待對)를 말한다.43)

음양(陰陽)은 하나로 볼 수도 있고 둘로 볼 수도 있다. 만일 유행(流行)을 말

43) 朱子語類, 券 65-頁1

(27)

한다면 하나의 소장(消長)일뿐으로서, 일동일정(一動一靜)이 서로의 근원이 되는 것이 이것이다. 만일 대대(待對)를 말하면 두개의 것으로서, 음(陰)과 양(陽)이 나뉘어져 양의를 정립하는 것이 이것이다.44)

음양(陰陽)은 상대의 관점에서 말하는 경우가 있고 동(東)을 양(陽)이라 하고 서(西)를 음(陰)이라 하며 남(南)을 양(陽)이라 하고 북(北)을 음(陰)이라 함 과 같은 것이 이것이다. 또한 착종(錯綜)의 관점에서 말하는 경우가 있으니 밤낮, 추위와 더위가 교차되는 것과 같은 것이 이것이다. 역(易)을 변역이라 고 한 것은 다만 상대적인 음양(陰陽)이 유전(流轉)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역(易)을 말함에 있어서는 모름지기 이 두 가지 뜻을 겸해야 한다.45)

실체의 관점에서 음양을 말하는 것은 공간적 구조 속에서 정태(靜態)적으로 음양 (陰陽)을 인식하는 것이며, 소장(消長)의 관점에서 음양(陰陽)을 말하는 것은 시 간적 흐름 속에서 동태(動態)적으로 음양(陰陽)을 인식하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역학에서의 음양(陰陽)개념은 시간과 공간의 이중적인 맥락 속에서 전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체의 관점에서 말하는 음양(陰陽)과 소장(消長)의 관점에서 말하는 음양(陰陽)은 다른 차원의 것으로 역학(易學)에서는 천지만물과 천지만물의 소장(消長)을 모두 음양(陰陽)의 두 범주로 유형화한 것이다. 이러한 음양(陰陽)의 상호작용에 의해 생성변화가 생기는 것이며 생성변화에 의해 다시 음양(陰陽)이 정립되는 것이다.

2-1-2-3 음양(陰陽)의 대대(待對) 원리: 공간구조

교역(交易)이란 음(陰)과 양(陽)이 서로 교감(交感)하는 것을 말하는데 음양(陰陽) 을 공간적인 구조 속에서 실체의 관점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이는 음양(陰陽)을 대립적 이원의 관계이다. 그러므로 공간적인 구조 속에서는 하나의 음(陰), 하나 의 양(陽)이 된다. 이 일음(一陰)과 일양(一陽)의 대대(待對) 바로 교역(交易)으로 서의 체(體)가 된다.

44) 性理大全 券1 太極圖 頁20 45) 朱子語類, 券 65-頁1

(28)

<그림-3>복희팔괘도

교역(交易)은 양(陽)이 음(陰)에 교감하고 음(陰)이 양(陽)에 교감하는 것이 다. 이것을 괘도상(掛圖上)으로 말하면 하늘과 땅이 자리를 잡고, 산과 못이 기운을 통하며 우뢰와 바람이 서로 어울리며, 물과 불이 서로 건져주는 것 으로서, 팔괘가 서로 교착(交錯)하는 것이 이것이다.46)

위의 글은 교역(交易)을 주역 설괘전(說卦傳) 제 3장에 근거하여 설명한 것으로 설괘전은 복희팔괘도를 설명하는 것이다.

복희팔괘도는 천지정위(天地定 位), 산택통기(山澤通氣), 뢰풍상 전(雷風相전), 수화불상사(水火不 相射)의 구조로 되어있으며 우주 의 공간적 구조를 표현한 것이 다.

이렇게 마주보는 것들이 자리를 잡고 기운을 통하고 어울리고 상 하지 않게 함은 짝을 이루어 감 응하는바, 이것을 교역(交易)이 라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천지만물은 각각 정해진 자리와 정해진 짝이 있는 바 음(陰)은 음(陰)의 자리를지 키고 양(陽)과 짝을 이루며 양 (陽)은 양(陽)의 자리를 지키고 음(陰)과 짝을 이루어, 음양(陰陽)이 서로 감응하 는 것을 음양(陰陽)의 대대(待對)요, 교역(交易)이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생생변 화의 근본인 것이다.

천지만물의 이치는 홀로인 것이 없고 반드시 짝이 있다. 이것은 모두 저절로 그러한 것이요, 인위적으로 안배한 것이 아니다. 매번 깊은 밤에 이러한 이

46) 周易傳義大全 券1頁1 朱子小註,

(29)

치를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손발이 춤추곤 하였다. ... 중용의 이치는 지극 하다. 음(陰)이 홀로 사물을 생(生)할 수 없으며, 양(陽)도 홀로는 사물을 생 (生)할 수 없다.47)

이치는 반드시 짝을 기다리는 것(待對)이니, 이것이 생생(生生)의 근본이다.

위가 있으면 아래가 있고,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고, 바탕이 있으면 무늬 가 있는 것으로서, 하나만으로는 홀로 설수 없으며 둘이 있어야만 문채(文 采)를 이룰 수 있다. 도(道)를 터득한 사람이 아니면 누가 이러한 이치를 알 겠는가.48)

이러한 대대(待對)는 인위적으로 그렇게 만든 것이 아니라 자연적인 것이다. 반 드시 음양(陰陽)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어야만 만물을 생생(生生)할 수 있는 것이 다. 이들에게 도를 깨닫는 것은 곧 음양대대(陰陽待對)의 원리를 깨닫는 것을 의 미하는 것이다.

항괘(恒卦)에 대한 주석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주역의 64괘는 대개 둘씩 짝을 이루어 상종(相從)하며 둘은 하나로 합일된 다. 음양(陰陽)이 서로 균등하면 그 작용이 오래가고 크게 되어 그치치 아 니하는데 이를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음(陰)에 치우치거나 양(陽)에 치우치 면 조화가 장차 그 작용을 기탁할 곳이 없게 된다.49)

위 인용문에 따르면 음양(陰陽)이 균형을 이루면 그 작용이 구대(久大)하여 무궁 한 조화(造化)를 산출하지만, 음양(陰陽)의 균형이 무너지면 조화가 불가능하게 된다. 천지의 항구성은 변화가 전혀 없는 항구성이 아니라, 끊임없는 변화 속에 서의 항구성이다. 역학(易學)에서 말하는 항상성은 정태적 항상성이 아닌 역동적 항상성인 것이다.

따라서 인간이 추구해야 할 항상성이란 역동적인 항상성인바 변화에 의하여 항 47) 二程全書 券11 頁4-5 明道語錄

48) 周易傳義大全 券9頁3 賁卦 程傳 49) 周易傳義大全 券12 頁20 隆山李氏 小住

(30)

<그림-4>문왕팔괘도

구성을 유지하려면 음양(陰陽)의 균형이 필요한 것이다.

이상에서 고찰한 바와 같이 음양대대(陰陽待對)로서의 교역(交易)은 대립물의 균 형, 조화에 의한 교감(交感)의 논리이다.

2-1-2-4 음양(陰陽)의 질운(迭運)원리 : 시간구조

변역(變易)이란 음(陰)과 양(陽)이 서로 번갈아 가며 유행(流行)하는 것(迭運)이 다.

음양(陰陽)을 시간적 흐름 속에 서 파악하는 것은 음양(陰陽)을 소장(消長)의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이며, 이때 음양(陰陽)은 한 기운의 유행(流行)으로서 일원적 인 것이다. 그러므로 시간적인 흐름 속에서 일음일양(一陰一陽) 을 파악하면 이것은 한번 음(陰) 하고 한번 양(陽)하는 것이 된 다. 이 한번 음(陰)하고 한번 양 (陽)하는 음양(一氣)의 유행이 변 역(變易)으로서의 용(用)이 된 다.50)

변역(變易)이란 양(陽)이 음 (陰)으로 변하고 음(陰)이 양(陽)으로 변하는 것으로서 노양(老陽)이 변해 서 소음(少陰)이 되고 노음(老陰)이 변해서 소양(少陽)이 되는 것이다. 점 을 치는 법에 있어서 주야동서(冬晝夜暑)가 서로 굴신왕래(屈伸往來)함과 같은 것이 이것이다.51)

50) 周易傳義大全 券22 頁6 建安丘氏 小住 : 流行之陰陽 變易之用也 51) 周易傳義大全 券1頁1 朱子小註,

(31)

위 글은 시간적 유행(流行) 속에서 음양(陰陽)이 진퇴소장(進退消長)함을 밝힌 것 이다. 진퇴소장(進退消長)은 하나의 기운이 유행하는 것이지만 진(進)과 장(長)을 양(陽)이라 하고 퇴(退)와 소(消)를 음(陰)이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유행의 관 점에서 파악한 음양(陰陽)은 근원적으로 두개의 것이 아니다. 따라서 양(陽)이 완 전히 물러선 다음에 음(陰)이 오는 것이 아니라 양(陽)의 퇴자체가 바로 음(陰)의 생(生)인 것이다.52)

여기서 노양(老陽)은 양(陽)이 극에 달한 것을 의미하고 노음(老陰)은 음(陰)이 극에 달한 것을 의미한다. 양(陽)이 음(陰)으로 변한다고 할 때 태양(太陽)이 소

음(少陰)으로 변하는 것으로 무엇이든 극에 달하면 그와 반대되는 것으 로 전환되는 것, 물극필반(物極必反)이다. 그리하여 음양(陰陽)은 서로 번갈아가

면서 유행하는 것(迭運)이다. 이러한 음양(陰陽)의 질운은 생장성쇠(生長盛衰)의 과정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음양(陰陽)의 상호 소장(消長)에 의한 유행은 끊임없이 순환, 반복된다.

모든 생물은 태어나서 자라고 쇠멸하는 것이지만 이 쇠멸은 완전한 무화(無化)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생을 말하는 것이다. 이러한 시간적 흐름을 표현하 고 있는 것이 문왕팔괘이다

복희팔괘를 선천(先天)이라하면, 시간적 흐름을 나타내는 문왕팔괘는 후천(後天) 이며 복희팔괘를 체(體)라 하면 문왕팔괘는 용(用)이다.

문왕팔괘도에서는 간(艮)이 바로 종만물(終萬物) 시만물(始萬物)의 괘로서 여기서 생명의 주기가 교차되는 것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일음일양(一陰一陽) 을 시간적 흐름 속에서 파악하면 음양(陰陽)이 서로 소장(消長)하면서 순환하는 바, 이것을 변역(變易)이라 하는 것이다. 이러한 변역(變易)은 교역(交易)을 체 (體)로 해서 이루어진다. 즉 변역(變易)은 교역(交易)의 용(用)인 셈이고 교역(交 易)은 변역(變易)의 체(體)인 것이다.

2-1-2-5 음양(陰陽)의 합일(合一)원리 : 중화(中和)

52) 朱子語類 券65 頁1 : 陰陽只一氣 陽之退便是陰之生 不是陽退了 又別有?陰生

(32)

복희팔괘의 방위는 조화(造化)의 대대지체(待對之體)를 주로 말한 것이며, 문왕팔 괘의 방위는 조화(造化)의 유행지용(流行之用)에 대해 말한 것이다. 그런데 대대 (待對)는 유행이 아니면 변화할 수 없는 것이고 유행은 대대(待對)가 아니면 스 스로 행해질 수 없는 것이다.53) 때문에 이 양자를 종합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즉 선천(先天)의 체(體)로서의 교역(交易)의 공간적 구조를 나타낸 것임에 비하여 후 천(後天)의 용(用)으로서의 문왕팔괘는 변역(變易)의 시간적인 순서를 나타낸 것 이다. 이는 체용(體用)관계를 강조한 것으로 모든 현상계의 변화작용은 교역지체 로서 연유하며, 변역(變易)으로 드러나는 ‘조물지적(造物之迹)’임에 비하여 교역 (交易)은 눈에 보이지 않는 생물지심(生物之心)‘이다. 즉 천지정위(天地定位), 산 택통기(山澤通氣), 뢰풍상전(雷風相전), 수화불상사(水火不相射)라는 음양대대의 원리에 의해서 변화가 가능한 것이고, 그 변화는 동(東) ==>요(橈)==>설(設)==>

윤(潤)==>성(盛)의 순서로 진행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변화는 또한 대대(待對)를 정립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

역(易)은 궁(窮)하면 변(變)하고 변(變)하면 통(通)하고 통(通)하면 오래간 다54)

윗 글에서 궁(窮)은 극(極)에 달함 또는 가득 참을 의미하며, 변(變)은 상대적인 것이 다시 생김을 의미하고 통(通)은 서로의 기운이 통(通)함을 의미한다. 그러므 로 궁즉변(窮則變)은 양(陽)이 극(極)에 달해 음(陰)으로 변하고 음(陰)이 극(極) 에 달하면 양(陽)으로 변하며, 변(變)에 의해 음양(陰陽)이 다시 정립된다. 변즉통 (變則通)은 이렇게 정립된 음양(陰陽)의 기운이 通한다는 것이고 ,이렇게 해서 새 로운 존재가 생성되어 새로운 존재는 오래 갈수 있는바. 이것이 통즉구(通則久) 이다.

이렇듯이 인간의 육체적 생명을 포함한 자연의 영역에서는 이 모든 대대(待對)와 유행(流行)이 글자 그대로 자연적으로 이루어진다. 역학(易學)은 시즉유종(始則有 終)이요, 종즉유시(終則有始)라 하여 생멸(生滅)의 순환을 필연으로 인식하며, 사 53) 周易傳義大全 券24 頁17 進제?氏 小注 : 伏羲八卦方位 主造化待對之體而言 文王八卦方位 主造

化流行之用而言 待對非流行則不能變化 流行非對待則不自變化 54) 繫辭下傳 第2章 : 易 窮則變 變則通 通則久

(33)

(死)를 종말(終末), 또는 무화(無化)로 인식하지 않고 다시 새로운 것이 태어나는 계기로 인식한다. 이러한 생(生)의 방식이 음양대대(陰痒待對)이고 음양(陰陽)의 균형과 조화를 추구한다.

역학(易學)의 음양론(陰陽論)은 이중적인 맥락에서 전개된다. 실체의 관점에서 음 양(陰陽)은 이원적으로 대립하는 두 존재를 의미하며 소장(消長)의 관점에서는 음양(陰陽)이 한 기운의 성장쇠멸을 의미한다. 음양(陰陽)의 교감에 의하여 생성 변화가 이루어지며, 이 생성변화에 의해 다시 음양(陰陽)이 정립된다.

이렇게 균형있게 정립된 음양(陰陽)의 교감에 의해 만물이 화생(化生)한다. 화생 (化生)한 것은 또 다시 유행(流行)하게 될 것이고 이러한 현상은 끊임없이 순환, 반복되는 것이다.

이러한 시(時)와 위(位)를 합일시킨 것이 바로 중(中)이다. 따라서 일음일양(一陰 一陽)의 도(道)란 중용(中庸)의 도(道)요 중용(中庸)의 도(道)란 바로 일음일양(一 陰一陽)의 도(道)인 것이다.

일음일양(一陰一陽)이란 때에 따라 변통하여 치우치거나 기댐이 없는 것을 말한다. 음(陰)이 극(極)에 달했는데도 변통하지 않으면 음(陰)에 막히고 양 (陽)이 극(極)에 달했는데도 변통하지 않으면 양(陽)에 막힌다. 이것은 사물 에 고착해서 기(器)에 빠진 것이다. 오직 변통을 하여 막히지 않아야만 ...

강유(剛柔)가 중(中)을 얻어 너무 지나치거나 미치치 못함이 없을 것이니 그래야만 도(道)가 된다.55)

현상적으로 보면 음양(陰陽)의 대대(待對)와 순환을 통하여 중(中)이 성립하는 것 이지만 근원적으로 보면 현상계의 정위(定位)와 유행(流行)은 현상적으로 드러나 지 아니한 중(中)에 의해 지탱된다. 그러므로 중(中)은 곧 현상계의 음양대대(陰 陽待對)적, 순환(循環)적 변화를 지탱시키는 지도리(樞)인 것이다.56)

55) 역사철학과 역학사상, 이상익, 성대출판부,160p 1996.

56) 崔英?, 전게논문, p90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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