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 국토시론 ㅣ
과거 국가 주도의 경제개발을 추진하면서 관치금융의 관행에 젖어 있던 우리나라는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 지의 부실화로 인한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금융제도와 관행에 서 엄청난 개혁을 이루었다. 최근까지 진행된 주택금융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네 가지로 요약한다면 공금융(규제)에서 민간금융(자율) 중심으 로, 대출자에서 차입자 중심으로, 스톡(총액)에서 플로우(상환흐름) 중 심으로, 그리고 폐쇄(자본시장과 부동산시장의 단절)에서 개방(양 시장 의 통합과 국제화)으로의 변화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주택금융의 패러다임 변화는 저출산·고령화로 대변되는 인 구 및 가구구조의 변화와 그에 따른 주택시장의 수요구조 변화에 따른 주택가격의 상승기조 중단 및 전세의 월세전환이라는 주택시장의 환경 변화와 함께 새로운 주택금융정책의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고 하겠다.
첫째, 주택금융 공급시스템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제까지 주택금융의 주요한 재원은 비공식금융인 선분양과 전세금에 크게 의존해 왔다. 즉, 개인투자자로부터 동원한 자금이 주택공급의 주요한 재원으로 활용된 것이다. 그것이 가능했던 가장 큰 이유는 그동안 주택가격이 꾸준히 상 승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주택의 양적 부족 문제가 크게 완화 됨으로써 과거와 같은 주택가격의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워 선분양에 의 한 주택자금의 공급은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전세를 활용한 주택투자 도 공금융의 확대와 전세의 월세전환 가속화로 더 이상 자금동원의 수단 으로 활용하기가 어렵게 되었다. 그러므로 향후의 주택자금 공급은 주 택구입자의 개인적 자금보다는 자본시장의 공식적인 투자기구를 통한 자금의 조달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된다. 이미 오피스빌딩 등 월 조주현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email protected])
주택금융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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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 201506 통권 제404호
세가 보편화된 상업용부동산 시장에서는 이러한 형 태의 투자가 흔한 바, 주택시장에서도 월세 비중이 높아진다면 제도화된 투자기구를 통한 자본시장으로 부터의 주택시장 참여는 더욱 증가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임대주택 리츠나 펀드 등 다양한 투자기구를 세제 측면에서 적극 지원하고 전문적인 주택관리 산 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둘째, 금리변동과 같은 금융시장의 변화 리스크 를 절감하여 주택금융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현 재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저금리 추세로 초기부담이 적은 변동금리대출의 비중이 상당히 높아서 금리변 동 위험에 매우 취약한 대출구조를 보이고 있다. 최 근 안심전환대출 등으로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전 환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있었지만 아직도 주택담보 대출 중에서 고정금리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미만이다. 더구나 이러한 주택금융의 대부분은 소구 금융(recourse financing)으로서 차입자는 무한책임 을 지는 반면 대출기관은 살아남는 일방적인 금리위 험 전가구조로 되어 있어 가계부채가 현실적인 문제 로 대두될 경우 모든 위험은 가계가 떠안게 되어 있 다. 사실 변동금리대출은 대출자와 차입자가 금리변 동의 위험을 분담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지만 현재 는 오히려 위험대출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동하
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대출자인 투자자도 대출위험 의 일부를 나누어 부담하는 비소구금융, 참여저당 등 의 도입을 확대해야 하며 전문적인 투자은행의 설립 도 고려해볼 만하다. 현재도 수(손)익공유형 모기지 가 도입되어 있지만 대출자금의 한계와 대출조건의 다양성이 미흡하여 상당히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 는 것이 문제다.
셋째, 정교하게 조준된 정책대상 계층만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정책금융과 일반금융을 엄격히 구분 하여 운용하여야 하며, 금융지원의 유형과 지원수준 도 주택금융 수요자의 능력에 따라 차등화해야 한다.
최근 실시한 안심전환대출에서 차입자의 5%가 억대 연봉자라는 보도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정책금융 은 정확히 대상계층을 조준하고 있지 못하다. 정책금 융의 지원형태도 차입자의 경제적 조건과 상환능력 에 맞도록 다양화되어야 한다. 현재 획일적·경직적 으로 운영되고 있는 LTV, DTI 규제도 자산을 포함한 심사기준을 도입하고, 은행의 자율과 책임을 강조하 는 형태로 개선되어야 하며, 상환방식도 금융소비자 의 형편에 맞게 훨씬 다양화해야 한다.
넷째, 신규 주택의 건설뿐만 아니라 재고주택의 유지관리와 개선, 그리고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재 생사업에의 공적 주택자금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주
주택금융의 패러다임 변화는 저출산·고령화로 대변되는 인구 및 가구구조의 변화와 그에 따른 주택시장의 수요구조 변화에
따른 주택가격의 상승기조 중단 및 전세의 월세전환이라는 주택시장의 환경변화와 함께 새로운 주택금융정책의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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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보급률이 100%를 상회하는 현 시점에서 재고주택 의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특히, 주택의 수요가 질적 으로 다양하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외곽의 신규 주택 보다는 입지가 양호한 기성 시가지의 주택재고를 수 요에 맞게 개선하는 것이 주택수급의 질적 부조화를 극복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그런데 현재 대부분의 재 개발·재건축 사업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인구의 고 령화와 주택가격의 획기적인 상승을 기대할 수 없 는 상황에서 고령의 주택소유자들이 부담금까지 떠 안으며 귀찮게 주택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 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적절한 금융지 원을 통해서 가능하면 개별적인 개선보다는 블록 단 위로 도시재생사업을 촉진하는 방안이 가장 효과적 이라고 할 수 있다.
다섯째, 주택금융 소비자를 보호하는 제도가 적 극 도입되어야 한다. 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주택 대출을 광고할 때 이자율에 각종 수수료를 포함한 APR(Annual Percentage Rate)을 고시하도록 의무 화함으로써 주택금융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대출비용 을 알리도록 하고 있다. 주택금융에 있어 대출기관은 개인 차입자들보다는 금융에 관한 노하우와 정보를 훨씬 많이 가지고 있어서 근본적으로 대출기관과 차 입자 간에 정보의 비대칭성이 존재한다. 이러한 정보 를 소비자들에게도 정확히 알리고 스스로 대출의 위 험성을 판단하는 데 도움을 주도록 관련 제도가 정비 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주택금융과 관련한 다양한 보증제도 의 도입과 활성화가 필요하다. 현재 주택 관련 보증 제도는 준공공기관인 대한주택보증(주)이 거의 전담 하고 있으며, 다양한 보증상품을 내놓고 있지만 근본 적으로 다양한 리스크가 존재하는 주택금융시장의 수요를 모두 충족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또한 개별적
으로 존재하는 보증 리스크를 요율이나 상품에 제대 로 반영하지 못함으로써 궁극적인 부담을 정부가 대 부분 떠안는 구조로 되어 있다. 미국에서는 공공 혹 은 민간이 운영하는 다양한 모기지 보험(보증)제도가 운영되고 있으므로 이러한 경험을 우리나라에서도 활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월세가 보편화되는 시점에 서 월세지급보증을 확대하는 것은 전월세전환율을 낮추어 서민주거안정에 획기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보증료가 부담이 된다면 정부가 일부를 수 요자의 형편에 따라 차등을 두어 지원하는 방안도 고 려되어야 한다. 이자를 보전하든, 보증료를 부담하든 다양한 형태로 서민금융을 지원하는 것은 중요한 과 제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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