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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과 되 어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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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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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석 사 학 위 청 구 논 문

간 과 되 어 진

미 물 微 物 에

대 한 조 형 적 고 찰

(2)

석 사 학 위 청 구 논 문

간 과 (看 過 )되 어 진 미 물 (微 物 )에 대 한 조 형 적 고 찰

국 민 대 학 교 대 학 원 공 에 미 술 학 과 도 자 공 예 전 공

김 상 만

2000

(3)

석 사 학 위 청 구 논 문

간 과 (看 過 )되 어 진 미 물 (微 物 )에 대 한 조 형 적 고 찰

국 민 대 학 교 대 학 원 공 에 미 술 학 과 도 자 공 예 전 공

김 상 만

2 0 0 0

(4)

간 과 (看 過 )되 어 진 미 물 (微 物 )에 대 한 조 형 적 고 찰

지 도 교 수 노 경 조

이 논 문 을 석 사 학 위 청 구 논 문 으 로 제 출 함

2000년 7월

국 민 대 학 교 대 학 원 공 에 미 술 학 과 도 자 공 예 전 공

김 상 만

2000

(5)

김 상 만 의 석 사 학 위 청 구 논 문 을 인 증 함

2000년 7월

심 사 위 원 장 (인 )

심 사 위 원 장 (인 )

심 사 위 원 장 (인 )

국 민 대 학 교 대 학 원

(6)

논 문 개 요

만물은 그 개개의 고유성과 나름대로의 소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러 나 한 사회가 가지고 있는 규범이나 가치기준에 의해, 혹은 복잡하여진 우 리의 일상 때문에 우리는 우리 주변에서 존재하는 사람들이나 사물들의 소중함을 잊어버리고 살아갈 때가 빈번하다.

물질의 많고 적음이 모든 가치의 척도가 되는 지금 우리가 속한 사회는 과거에 비해 더욱 심한 소외현상을 발생시키고, 사람들은 이러한 소외계층 에서 벗어나기 위해 경쟁적으로 발버둥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쟁적인 발버둥은 자기 아닌 또 다른 소외계층을 양산하는 일의 다름이 아니며, 우 리가 애써 외면하려고 하여도 늘 존재하는 소외의 순환 속에 내가 걸려들 것이라는 두려움은 어찌할 수 없을 것이다.

본인은 작고 하찮은 것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우리 속에 내재된 편견과 고정관념을 없애고 소외에 대한 문제를 극복하는 출발점이라고 믿는다. 본 논문은 풀 한 포기, 벌레 한 마리, 돌멩이 하나의 고유한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 곧 그늘에 가려진 우리 이웃들에 대한 관심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과 정임을 이야기하고자한다.

잡초와 돌멩이, 흙은 위와 같은 본인의 생각을 전달하는 중요한 은유적 매 개(媒介)이다. 항상 우리 주변에서 숨쉬고 있지만 그 소용가치에 의하여 무시되거나 간과되어지는 것들을 드러냄에 의하여 그 가치와 소중함을 일 깨우려는 것이다.

또한 본인은 깨어진 사금파리 조각에서 발견되어지는 이름 없는 옛 도공 들의 소박하지만 따뜻한 마음들과 운주사 석불 앞에서 가졌던 단상(斷想) 들을 본인의 조형적 언어로 표현하고자 하였다.

(7)

본인은 일련의 조형적 작업들과 논문에 포함된 글들을 통하여 나와 내 주 변의 사람들, 그리고 본인이 몸담고 있는 환경에 대하여 다시 한번 점검하 고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는 데 중요한 계기로 삼고자 한다.

(8)

논문개요

Ⅰ 서 론 1

1. 연구목적 1

2. 연구방법 2

Ⅱ 본 론 3

1. 들꽃들 3

2. 미운 돌멩이 7

3. 사람들 9

4. 강아지 똥 22

Ⅲ 결 론 33

참고문헌 34

영문초록 35

(9)

Ⅰ . 서 론

1. 연구 목적

한 그 루 의 나 무 가 되 라 고 한 다 면 나 는 산 봉 우 리 의 낙 락 장 송 (落 落 長 松 )보 다 수 많 은 나 무 들 이 합 창 하 는 숲 속 에 서 고 싶 습 니 다 . 한 알 의 물 방 울 이 되 라 고 한 다 면 저 는 바 다 를 선 택 하 고 싶 습 니 다 . 그 리 하 여 가 장 많 은 사 람 들 이 모 여 사 는 나 지 막 한 동 네 에 서 비 슷 한 말 투 , 비 슷 한 욕 심 , 비 슷 한 얼 굴 을 가 지 고 싶 습 니 다 . 1 )

우리는 자기자신과 자연, 그리고 같은 인간인 타자(他者)와의 대응(對應)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있다. 예술은 그 대응과 관계를 보다 유연하고 활 기차게 해주는 데 일정 부분 그 역할을 담당한다. 따라서 예술가란 한 개 인과 집단, 집단과 집단, 그리고 인간과 자연과의 원활한 소통과 공존을 끊 임없이 모색(摸索)해 나가는 사람이다.

물질문명이 발달될수록 인간의 가치는 물질에 의하여 결정되어지고 인간은 더 많은 물질을 소유하려는 욕망 속에 매몰되어 버린다. 이러한 욕망은 인 간이 보다 강하고 거대한 것을 추구하게 함으로서 우리의 시각을 한 곳으 로 고정시켜 버렸다. 작은 나락 한 톨에서 우주를 보았던 심성들은 이제 스스로 간직한 우주마저도 버리려 하고 있다.

본인은 오랜 세월동안 우리와 함께 하였던, 그러나 이제 우리가 버리려고 하는 작은 것들을 소중히 여겼던 심성들을 들추어 내고자한다. 우선 조선 시대 도자기 위에 그려진 초문(草紋)들과 운주사 석불이 가지고 있는 특징 을 살펴보고 그 속에 내재된 옛 사람들이 주변에 대하여 가졌던 마음가짐 을 추론해 봄으로써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잃어버린 심성을 발견하고자 한다. 작은 미물(微物)이라도 소중히 여겨 그 안에서 자신과 이웃의 모습을 보았고, 자연과 우주를 발견했던 사람들의 사상과 마음가짐을 추적함으로 서 나의 작업을 점검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

1) 신영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서울: 햇빛 출판사, 1990,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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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구 방법

본인은 우리에게 친숙한 매개를 통하여 본인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전달하 고자 한다. 사발이나 물잔, 그리고 대접과 같은 평범하게 여겨지는 기물(器 物)들의 간과되어진 속성을 재해석하여 조형화 하였다. 또한 잡초를 문양 화 하여 기면(器面)에 적극적으로 도입함으로서 쉽게 지나쳐 버리는 것들 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편견 없이 모든 생명체를 끌어안는 흙이 가지고 있는 물성(物性)은 본인의 작업에서 중요한 소재중의 하나이다. 본인은 대부분의 작업 속에서 본인이 표현하고자하는 내용과 흙이 가지고 있는 물성을 일치시키고자 노력하였 다. 작은 사금파리 하나에서 인간 군상에까지 흙이 포용(包容)하는 그 넓은 마음을 흙의 질감을 통해 드러내고자 하였다.

(11)

Ⅱ .본 론

1 . 들 꽃 들

민 지 의 꽃

강 원 도 평 창 군 미 타 면 청 옥 산 기 슭

덜 렁 집 한 채 짓 고 살 러 들 어 간 제 자 를 찾 아 갔 다 . 거 기 서 만 들 고 거 기 서 키 웠 다 는

다 섯 살 배 기 딸 민 지

민 지 가 아 침 일 찍 눈 비 비 고 일 어 나 말 없 이 손 을 잡 아 끄 는 것 이 다 . 저 보 다 큰 물 뿌 리 개 를 나 한 테 들 라 고 질 경 이 나 싱 개 토 끼 풀 억 새 ....

이 런 풀 들 에 게 물 을 주 며 잘 잤 니 , 인 사 를 하 는 것 이 다 . 그 게 뭔 데 거 기 다 물 을 주 니 ? 꽃 이 야 , 하 고 민 지 가 대 답 했 다 .

그 건 잡 초 야 , 라 고 말 하 려 던 내 입 이 다 물 어 졌 다 . 내 말 은 때 가 묻 어 천 지 와 귀 신 을 감 동 시 키 지 못 하 는 데 꽃 이 야 , 하 는 그 애 의 말 한 마 디 가

풀 잎 의 풋 풋 한 잠 을 흔 들 어 깨 우 는 것 이 다 . (정 희 성 ) 2 )

.

금사리에서 발견되어진 청화 백자 위에는 우리의 들과 산에서 흔하게 보여 지는 소박한 들꽃들이 비로소 그려진다. 논둑길가에 나즈막히 피어있는 쑥 부쟁이들, 뒷산 무덤 가에 분홍빛으로 고개 내미는 패랭이꽃들, 그리고 이 름 모를 많은 들꽃들이 조선의 도자기 위에 얌전하게 앉혀지기 시작했다.

푸른 빛의 꽃들은 과장되게 자신들을 뽐낼 줄도 몰랐으며 길가 풀 섶에서

2) 창작과 비평 106호, 서울: 창작과비평사, 1999 겨울,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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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했던 것처럼 부끄럼 타는 계집아이 마냥 수줍게 앉아 있었다. 그 들꽃 들은 다른 사람의 주목을 끌기 위하여 짙은 화장이나 화려한 옷을 걸치지 않았으나 오히려 그 수수하고 가식 없는 모습으로 인하여 주변 사람들을 편안하고 차분하게 만들었다. (도판 1)

조선 도자기의 이러한 특성은 중국이나 일본의 도자기들과 구분되는 우리 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성격이다. 숭고한 위엄과 완벽에 가까운 형태, 기 교적인 문양을 지닌 중국의 도자기에 비하여 조선의 도자기는 사람들이 다 가서기 힘들게 하거나 경외심을 느끼게 만들지 않는다. 3)

이러한 특성은 비단 도자기 분야에서뿐만 아니라 우리 문화 전반에서 쉽게 발견되어 진다. 회화에 있어서도 중국화나 일본화가 지니고 있는 이지적 고전주의나 장식적 기교주의를 추구하지 않고 한국화는 순진무구(純眞無 垢)한 자연주의가 있다. 즉 속이지 않는 마음, 물처럼 담담한 마음, 욕심을 부리지 않는 마음, 자세히 알고자 하지 않는 마음, 더불어 편하고자 하는 마음, 자랑하지 않는 마음 등이 그것이다. 4)

한국화가들은 산도 들판도 아닌 듯한 나즈막한 산이나 몇 그루 나무, 작은 개울 등을 화폭에 담기를 즐겨했다. 지저분한 것을 싫어하고 간결한 것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5) 이러한 개성은 청화 백자 속에서도 고스란히 나타 난다. 이파리를 바람에 날리며 수평으로 그어진 토파선(土坡線) 위에 서있 는 서너 송이의 작은 풀꽃 문양 외에는 다른 어떤 장식도 가지고 있지 않 은 청화백자는 욕심 없이 작은 것들과 교감하였던 옛 도공들의 가난한 마 음을 조용히 우리에게 알려준다.

조선시대 청화 백자의 초화문(草花紋)은 초충화(草蟲畵)로부터 영향을 크게 받은 듯하다. 초충화란 아주 작은 풀벌레의 형상을 통해서 대자연의 아름

3) Gor o Akaboshi and Heiichiro Nakamur a, Fiv e Centuries of Kor ean Cer amics (Pott ery and Por celain of the Yi Dyn asty ), W eather Hill/

T ank osh a, p11

4) 허영찬, 동양미의 탐구, 서울: 학고재, 1999, p 165 5) 허영찬, 동양미의 탐구, 서울: 학고재, 1999, p 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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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움과 오묘함을 표현하는 동양화의 한 형식이다. 옛 사람들은 대자연 뿐 만 아니라 그 안에서 살고 있는 미물까지도 자세히 관찰하고 그 생태를 그 리면서 인생의 멋과 맛을 음미하기도 하였다. 6) 우리가 쉽게 지나쳐 버리 고 간과하는 것들 속에도 창조주의 깊은 애정이 숨어 있다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었다. 조선시대 도공들은 이러한 진리를 지식이 아닌 마음으로써, 삶으로써 체득한 듯 싶다. 일상 속에서 많은 풀꽃들과의 만남을 과장없이 도자기 위에 그려나갔을 것이다. 이파리들이 조금은 못생겼어도, 꽃들이 정 교하게 그 형태를 드러내지 않아도 도공들은 개의치 않았다. 도공들의 이 러한 태도가 이름 없는 들꽃들의 생명력과 품성을 더욱 분명하게 표현할 수 있었다는 것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도공들과 들꽃들은 둘이 아닌 하나의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일 자 무 식 (一 字 無 識 )이 면 서 시 의 (詩 意 )를 가 진 사 람 이 면 시 가 (詩 家 ) 의 진 취 (眞 趣 )를 알 았 다 할 수 있 고 일 게 (一 偈 )를 불 참 (不 參 )하 고 도 선 미 (禪 味 )를 가 진 사 람 이 라 면 선 교 (禪 敎 )의 현 기 (玄 機 )를 깨 달 았 다 할 수 있 다 . (채 근 담 ) 7 )

조선의 도공들은 사물을 마음으로 볼 줄 알았다. 단순히 눈과 머리로써 사 물을 헤아렸다면 그 묘사의 완벽함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 로부터 그들의 기교의 완벽함에 대한 찬사를 얻어 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마음으로 사물을 받아들여 그들과 같은 소박한 아름다움을 지닌 생명을 탄생시켰다. 위대한 작품을 만들겠다는 욕심 없는 마음, 주어 진 자신의 삶에 만족할 줄 아는 여유, 가진 만큼 나눌 줄 아는 넉넉함, 주 변에 있는 작은 미물이라도 편견 없이 바라볼 줄 아는 맑음이 도공들의 애 써 의도하지 않은 풀 포기 하나의 묘사에 의해서도 우리의 마음을 충분히 넉넉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도판 2)

부드럽고 따뜻한 백자의 발색과 짙푸른 청화의 어울림과 편안하고 풍만한 형태의 안정감들은 단지 오랜 숙련이나 치열한 장인정신에서 나왔다고는

6) 허영찬, 동양미의 탐구, 서울: 학고재, 1999, p327~328 7) 김용준, 근원수필, 서울: 을서 문화사, 1947,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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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지 않는다. 청화백자를 비롯한 조선시대 대부분의 공예품들은 조선 인의 심성을 대변해 주고 있다.

(15)

2 .미 운 돌 멩 이

산도 아니요 들도 아닌 곳에, 돌도 아니요 부처도 아닌 것들이 계곡을 따 라 흩어져 있다. 그들은 때로는 누워서, 때로는 산비탈에 기대어 삼삼오오 짝지어져 오랜 세월 비바람 속에서 그 곳을 지켜왔다. 운주사, 이 곳 만산 계곡의 석탑(石塔)과 석불(石佛)이 누구에 의해서 무엇 때문에 언제 만들어 졌는지에 대하여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 단지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나라를 빼앗긴 백제 사람들이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려는 희망으로 천 구의 미륵석불을 하룻밤 사이에 세우고자 하였다고 한다.

이 운주사의 미륵불은 석굴암에서 보여지듯이 정확한 비례와 균형을 지닌 불상이 아니다. 오히려 언뜻 보기에는 돌무더기가 줄서있는 것 같다. 불상 임을 나타내주는 것은 비뚤한 몇 개의 선에 의한 옷 주름과 표정뿐이다.

이 불상들은 아마도 석불 제작에 거의 경험이 없는 사람들의 손에 의해 만 들어졌을 것이다. 마치 분청사기에서 보여지는 어린 아이 손에 의해 그려 졌을 투박하고 거친 문양들처럼 운주사의 석불들도 되어지는 데로 대충 만 들어진 석불들이다. 그 석불들을 제작함으로 인해서 물질적인 커다란 보상 을 받는다거나 기술적인 역량을 뽐내기 위함이 아님을 우리는 너무도 분명 히 알 수 있다. 운주사 석불을 제작한 사람들은 거친 돌을 정복함으로써 자신을 드러낼 아무런 이유가 없었다. 누구나가 저것이 석불이구나 인지할 수 있으면 그것으로써 그들의 임무는 완성된 것이다.

산길 옆, 이름 모를 사람들이 쌓아놓은 돌들에 어떤 정교한 인위적인 장식 이 곁들여지지 않았음에도 지나는 사람들은 함부로 돌탑을 부순다거나 해 하지 않는다. 우리의 일상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밟히고 채이는 돌들과 매 한가지임에도 불구하고 그 돌탑을 이룬 돌들은 이미 특별한 의미가 부여되 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우리가 간과하고 애써 보아주지 않는 작은 사물일 지라도 우리의 마음가짐에 따라 부처가 되고 우리의 희망도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아름다움이란 바로 애정을 가진 눈에서부터 시작 되어진다. 이러한 무언(無言)의 약속, 돌멩이라는 물질성을 넘어 그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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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재되어진 우주의 가치를 공유하고자하는 이 약속을 우리는 운주사 석불 에서 발견할 수 있다. (도판 3)

이현주 목사는 그의 동화 미운 돌맹이 에서 하늬바람의 입을 통해 미운 돌 맹이의 가치를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그 러 나 슬 퍼 하 지 말 아 라 . 이 못 생 긴 돌 맹 이 들 아 . 사 람 들 이 가 지 고 간 돌 맹 이 는 겨 우 한 칸 방 을 꾸 미 고 있 지 만 너 희 는 이 지 구 를 아 름 답 게 꾸 미 고 있 지 않 느 냐 ? 하 하 하 ... 하 나 님 이 지 으 신 이 세 상 은 너 희 같 이 못 생 긴 것 들 이 있 어 서 아 름 다 운 법 이 란 다 !

. . . .

여 기 서 는 몰 라 . 높 은 데 올 라 가 면 다 볼 수 있 지 . 높 은 데 서 는 알 수 있 어 . 너 희 들 못 난 돌 맹 이 들 이 굽 이 치 는 개 울 을 따 라 큰 강 을 따 라 바 다 에 이 르 기 까 지 얼 마 나 아 름 다 운 비 단 폭 처 럼 눈 부 시 게 빛 나 고 있 는 지 를 ... 8 )

새로운 세상이 못생긴 돌멩이 천 개가 모여짐으로 인해 이루어지리라고 믿 었던 소망 속에는 아마도 돌멩이처럼 이리저리채이며 살아온 사람들이 자 신의 가치를 발견하고자 하는 단단한 의지가 숨어 있을 것이다.

8) 이현주, 한 송이 이름 없는 들꽃으로, 서울: 종로서적, 1984,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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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사 람 들

우리가 무심코 지나쳐버리거나 애써 관심을 두지 않으려는 사람들에게 애 정을 가지고 그들의 삶과 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예술가들은 끊임없이 존 재해 왔다. 그 에술가들은 비록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줄 방도를 제시해 주 지 못할지라도 그들의 고통을 함께 아파해 주고 그들의 기쁨을 함께 기뻐 해 줌으로써 그들과 위로를 나누고, 그늘 속에 가리워진 그들의 존재가치 를 이끌어낸다. 또한 그들도 우리와 다르지 않은 우리의 이웃이라는 것을 가르쳐 주고있다.

(1) 케테 콜비츠 (Kath e Kollwitz)

케테 콜비츠는 인간의 고통과 불평등에 관해 깊은 통찰력을 지닌 여성작 가이다. 그녀의 작품 속에 나타난 인물들은 중노동과 가난, 사회적인 억압 에 힘겨워 하는 노동 계층의 사람들이다. 그녀는 비교적 안락한 중산층 가 정 안에서 성장했지만 인간의 고통에 관한 그녀의 관심은 강한 사회주의 적 성향의 가정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을 듯 싶다. 더욱이 그녀는 노동자 계급을 돌보는 외과 의사와 혼인하였고,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나 베를린의 공장지대에서 온 그녀의 모델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가난한 이들 에 대한 그녀의 관심을 키워나갔다. 9)(도판 4)

내 가 프 롤 레 타 리 아 계 층 의 사 람 들 의 삶 에 놓 여 진 비 극 이 나 어 려 움 을 알 게 되 었 을 때 , 또 는 나 의 남 편 에 게 도 움 을 청 하 러 온 여 성 들 을 만 났 을 때 나 는 프 롤 레 타 리 아 사 람 들 의 강 한 운 명 의 힘 에 사 로 잡 히 게 되 었 다 . 매 춘 이 나 실 업 과 같 은 해 결 되 지 않 는 문 제 는 나 를 괴 롭 히 고 슬 프 게 하 였 다 . 그 리 고 낮 은 계 층 의 사 람 들 에 대 한 나 의 공 부 를 계 속 하 게 끔 만 들 었 다 . 그 들 에 대 한 초 상 을 반 복 해 서 그 려 나 감 으 로 써 나 는 산 다 는 것 의 가 치 를 발 견 했 고 삶 은 견 뎌 낼

9) T om Dr afer , Kathe Kollwitz Rev ealed in Sculptur e, Sculputre Review , 4th Quart er , Vol. x xx i, No.4, 1992,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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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한 것 이 라 는 것 을 느 꼈 다 . 10 )

콜비츠는 결코 가난한 이들의 삶의 고단함이나 슬픔 같은 것들을 동정하 기 위하여 그들을 소재로 삼지 않았다. 그 보다는 그들이 차별과 가난으로 부터 고통받는 이유는 무엇일까를 생각하였다. 콜비츠는 예술 자체를 위해 서 작업하는 예술가가 아니다. 오히려 그녀는 사람들에게 도전하고 경고하 기 위해 예술을 사용한다. : 물론 나의 예술은 순수 예술이 아니다. 그러 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이라고 나는 믿는다. 나는 나의 작품들이 목적 을 가지고 있음에 만족하고 있다. 사람들이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할 때 나는 나의 작품이 우리의 현재 속에서 기능을 발휘하기를 원한다. 11) 이 때문에 콜비츠는 대중과 예술가 사이의 의사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일 반 관 중 을 위 한 예 술 이 깊 이 가 없 을 필 요 는 없 다 . 물 론 관 중 들 은 진 부 한 예 술 에 대 해 별 다 른 거 부 감 을 보 이 진 않 는 다 . 그 러 나 이 해 하 기 에 충 분 히 단 순 하 다 면 대 중 들 은 진 정 한 예 술 을 받 아 들 일 것 이 다 . 나 는 예 술 가 와 사 람 들 사 이 에 이 해 (理 解 )가 있 어 야 된 다 는 것 에 대 하 여 전 적 으 로 동 의 한 다 . 예 술 이 가 장 활 발 했 던 시 기 가 바 로 그 와 같 은 경 우 였 다 . 12 )

더 나은 사회를 만든다는 것은 현재 존재하고 있는 모순이나 비이성적인 문제들을 지적함 없이는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때문에 콜비츠의 작품들은 어두운 부분을 보여줌으로써 좀더 긍정적인 곳을 지향했다. 절망적인 상황 을 묘사하면 할수록 평등함과 자유에 대한 그녀의 강한 열망은 더욱 거세 게 표출되어졌다.

어 느 날 엔 가 새 로 운 이 상 (理 想 )이 생 겨 날 것 이 며 모 든 전 쟁 은 끝 날 것 이 다 . 사 람 들 은 새 로 운 미 래 를 위 하 여 열 심 히 일 해 야 할 것 이 고 그 들 은 새 로 운 이 상 을 이 루 어 내 고 말 것 이 다 . 13 )

10) Martha Kearn s, Kathe Kollwitz W om an and Artist s , T he F eminist Press, 1976, p107

11) Rach el Bern es, Dr awn to Grief, Art Rev iew , Nov ember 1994, p54 12) Marth a Kearn s , Op cit , p141

(19)

케테 콜비츠는 편견없이 힘없고 가난한 이들에게 관심을 가졌다. 콜비츠는 도덕적인 판단 없이 매춘부들이나 주로 노동계층인 그들의 단골손님들에 게 깊은 애정을 가졌다. 오히려 콜비츠의 그림 속에서는 매춘부를 양산해 내는 사회에 대한 비난이 보여진다. 14) 더욱이 콜비츠는 다른 소수 집단 의 권리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것은 그 당시 여성에게 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콜비츠는 동성애자 권리 운동에도 그녀 의 지지를 보냈다. 대다수가 교수나 의사들인 6천명의 다른 지지자들과 함 께 콜비츠는 동성애적 행동이 유죄가 되지 않도록 요청하는 과학적 인도 주의 위원회 에 의해 후원되는 탄원서에 서명을 하였다. 15)(도판 5)

(2)크리스티앙 볼탕스키 (Christian Bolt an ski)

모든 콜비츠의 작품들은 억압받는 자의 관점을 가지고 있다. 그녀의 그림 속에서는 억압하는 자들은 결코 묘사된 적이 없다. 콜비츠와 마찬가지로 크리스티앙 볼탕스키의 작업 속에서도 누가 박해자이고 희생자인지는 중 요치않다. 그는 희생자와 박해자의 차이가 개개인의 인간성의 결과가 아닌 사회 속에서의 조건임을 알기 때문이다. 볼탕스키는 한 인터뷰에서 그의 생각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도판 6)

예 를 들 어 , 낙 천 가 (S an s - S ou ci )와 같 은 책 은 꽤 절 망 적 이 다 . 그 책 은 선 과 악 이 혼 합 되 어 져 있 다 . (볼 탕 스 키 는 휴 식 을 취 하 는 독 일 장 교 들 과 그 들 가 족 의 사 진 들 을 재 인 화 한 책 의 페 이 지 를 넘 기 고 있 었 다 . 그 책 은 제 복 과 나 치 독 일 의 표 시 , 히 틀 러 의 초 상 들 을 제 외 하 고 는 4 0년 대 여 느 가 족 사 진 앨 범 과 별 다 르 지 않 다 . ) 보 이 시 죠 ? 그 들 은 참 매 력 적 인 사 람 들 입 니 다 . 우 리 모 두 가 죄 인 이 라 는 사 실 을 인 식 한 다 는 것 은 건 강 한 일 입 니 다 . 우 리 는 우 리 내 부 에 살 인 할 수 있 는 잠 재 력 을 모 두 가 지 고 있 습 니 다 . 동 시 에 그 것 은 아 주 긍 정 적 인 통 찰 력 은 아 닙 니 다 만 ... 제 생 각 엔 모 든 사 람 들 은 자

13) Ibid, p224 14) Ibid, p108

15) T om Dr afer , Op cit , p12

(20)

신 들 내 부 에 그 들 의 이 웃 을 살 해 하 고 자 하 는 욕 망 을 품 고 있 습 니 다 . 적 어 도 그 렇 게 하 고 자 하 는 잠 재 력 을 말 입 니 다 . 매 일 저 는 인 심 좋 은 주 인 이 운 영 하 는 옆 집 에 있 는 카 페 에 서 커 피 를 마 십 니 다 . 그 러 나 그 주 인 이 내 일 나 를 죽 일 지 누 가 압 니 까 ? 16)(도판 7)

볼탕스키는 인간의 본성이 어떻게 사회 내부에 존재하는 고정관념에 의해 왜곡되어지는지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있다. 그리고 작가 자신, 유태인 대학 살에서의 생존자임에도 불구하고 결코 독일인을 범죄자로 규정짓지 않는 다. 범죄자는 독일이라는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라 그 사람들을 이용 한 편견과 고정관념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정관념은 집단마다 가지고 있 는 각각의 다양성에 대한 적절한 이해 없이 집단들의 개성을 한 방향으로 몰고 간다. 볼탕스키는 그의 작업들을 통해 우리가 일상 속에서 흔히 보아 오는 익명의 한 개인의 삶을 되돌아보게 함으로써 어떠한 작은 삶도 존중 받을 가치가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준다.

(3) 세바스티오 살가도 (Sebastiao Salgado)

세바스티오 살가도 또한 인간의 가치를 찾아 나선 또 한 명의 작가이다.

살가도는 아프리카 사헬사막에서 수개월동안 머물며 기아(飢餓)에 대한 사 진을 찍어왔다. 그곳에서 그는 기근(饑饉)뿐만이 아니라 굶주리는 이들의 인간으로서의 아름다움과 존엄성을 보았다. 이러한 면들이 그의 사진을 단 순히 기근에 대한 보도 사진이 아닌 보는 이들에게 오랜 동안 감동을 주 는 사진으로 발전시켰다. (도판 8)

살 가 도 의 인 간 의 고 통 에 대 한 다 양 한 사 진 들 은 우 리 에 게 인 류 의 위 엄 을 찬 미 하 도 록 권 하 고 있 다 .. 잔 인 하 지 만 솔 직 히 말 하 자 면 굶 주 리 는 이 들 의 모 습 과 고 난 속 에 서 우 리 는 아 직 인 간 으 로 서 의 존 경 과 품 위 를 발 견 할 수 있 다 . 때 때 로 살 가 도 는 해 골 들 이 나 거 의 시 체 나 다 름 없 는 사 람 들 에 게 남 아 있 는 모 든 것 인 인 간 으 로 서 의

16) Leslie Camhi, Christian Bolt an ski; a Conv er sation , T he Print Collect er ' s New slett er , Vol. 23, January/ F ebru ary 1993, p204

(21)

존 엄 을 보 여 준 다 . 그 들 에 게 는 위 엄 외 에 는 아 무 것 도 남 은 게 없 다 . 그 것 은 말 로 표 현 할 수 없 을 만 큼 신 성 한 아 름 다 움 이 다 . 17 )

살가도는 값 싼 동정심과 나눔의 차이에 대하여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작가이다. 그는 사람들에게 굶주림에 대해서 호소하거나 한 조각의 빵을 달라고 소리치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은 극단의 고통 속에서 힘겨워 하고 있지만 그들은 아직 인간으로서의 자존(自尊)을 지키고 있는 우리의 형제 라는 것을 잘 말해주고 있다. (도판 9)

위에서 살펴본 세 명의 작가들은 모두 다른 피부색과 언어를 사용한다. 그 리고 그들이 표현하는 매체나 작업 방식도 다양하다. 그러나 그들이 가지 고 있는 공통된 관심사는 우리가 의식적이거나 무의식적으로 간과하는 이 들에 대한 배려나 관심이다. 물질문명이 놀랄 정도로 발달되어졌음에도 불 구하고 삶이 즐겁고 행복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 것은 더불어 살기를 포기한 우리에게 주어진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나와 내 주변에 있는 사람과 사물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관심이 결국 우리가 살아있음에 감사하게 되는 올바른 방향이리라.

17) Seb astiao, Salgado, au Un cert ain Gr ace ( Salg ado, 17T im es ' Writt en by Edu ar do Galean o), San Fr an cisco Mu seum of Modern Art , 1990, p4

(22)

청 화 백 자 초 충 문 항 아 리 , 17세 기 후 반 (도 판 1 )

백 자 철 화 초 문 항 아 리 , 17세 기 (도 판 2 )

(23)

파 불 (破 佛 ) , 운 주 사 (도 판 3 )

(24)

K at h e K o ll w it z , 짓 밟 힌 사 람 들 , 판 화 (도 판 4 )

K at h e K o ll w it z , 간 이 숙 박 소 (F lo ph ou s e ) , 판 화 , (도 판 5 )

(25)

Ch ri s ti an B o lt a n s k i , 탐 정 .N o .6 3 , 사 진 , 19 8 8 (도 판 6 )

Ch ri s ti an B o lt a n s k i , 낙 천 가 , 사 진 , 19 9 1 (도 판 7 )

(26)

S e b a s ti a o S al g a d o , 사 진 (도 판 8 )

S e b a s ti a o S al g a d o , 사 진 (도 판 9 )

(27)

임 옥 상 , 제 비 꽃 , 아 크 릴 릭 , 199 1 (도 판 10 )

신 학 철 , 소 똥 , 유 화 , 1988 (도 판 1 1 )

(28)

잡 초 (도 판 12 )

돌 부 처 , 운 주 사 (도 판 13 )

(29)

4 . 강 아 지 똥

(1) 흙

흙은 모든 생명의 근원이다. 흙은 온갖 식물들을 키워 내고 그 식물들은 모든 생명체의 기본적인 식량이 된다.

흙은 또한 모든 부패물이 기거하는 곳이다. 부패물은 궁극적으로 어떤 것 이든, 우리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든, 자연에 환원되어 다음 생명을 위한 거름이 된다.

흙은 상수리나무나 느티나무와 같이 오랜 세월을 견디어 내는 커다란 나무 들도 길러내지만, 제비꽃이나 엉겅퀴처럼 한 계절을 살다 사라지는 꽃들도 그 품에 안는다.

흙은 커다란 무덤 속에 묻힌 사람이나 차에 치어 죽은 작은 새 한 마리나 똑같이 한줌의 흙으로 되돌려 놓는다. (도판 10)

권정생은 그의 아름다운 동화 강아지 똥 에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찾는 강 아지 똥에게 이 세상에서 없어서는 안될 귀중한 존재임을 가르쳐 주고 있 다. 그 가치란 썩어 한 줌의 흙이 됨으로서 찬란하게 꽃피는 것이다.

강 아 지 똥 은 온 몸 에 비 를 맞 아 자 디 잘 게 부 서 졌 습 니 다 . 땅 속 으 로 모 두 스 며 들 어 가 민 들 레 의 뿌 리 로 모 여 들 었 습 니 다 . 줄 기 를 타 고 올 라 와 꽃 봉 오 리 를 맺 었 습 니 다 .

봄 이 한 창 인 어 느 날 , 민 들 레 는 한 송 이 아 름 다 운 꽃 을 피 웠 습 니 다 . 샛 노 랗 게 햇 빛 을 받 고 별 처 럼 반 짝 이 었 습 니 다 . 향 긋 한 내 음 이 바 람 을 타 고 퍼 져 나 갔 습 니 다 .

방 긋 방 긋 웃 는 꽃 송 이 엔 귀 여 운 강 아 지 똥 의 눈 물 겨 운 사 랑 이 가 득 어 려 있 었 습 니 다 . 18 )(도판 11)

한 포기의 민들레도 또 다른 생명체의 썩음 없이는 생존할 수 없다. 자연 은 타자인 동시에 우리의 골육(骨肉)인 것이다. 우리가 가치 없다고 생각하

18) 권정생, 오물덩이처럼 뒹굴면서, 서울: 종로서적, 1991, p25

(30)

고 무익하다고 여기는 것들도 결국 우리의 피와 살이 되는 귀중한 존재인 것이다.

본인의 작업 속에서 보여지는 그릇들의 깨어짐과 그리고 그 깨어진 곳에서 자라나는 잡초들은 소멸(消滅)과 생성(生成), 그 순환에 관한 은유이다. 결 국 작은 벌레 한 마리, 잡초 한 포기도 다른 형상을 한 나 라는 것을 본인 의 작품 속에서 이야기하고자 하였다.(작품 1,2,3,4)

(2) 잡초

잡 초 , 인 간 이 원 치 않 는 곳 에 서 자 라 는 모 든 식 물 . 인 류 는 작 물 을 재 배 하 기 시 작 한 이 래 로 그 들 이 선 택 한 곡 식 이 자 라 는 지 역 안 으 로 잡 초 가 침 입 하 는 것 과 싸 워 왔 다 . 원 하 지 않 았 던 어 떤 종 류 의 식 물 들 은 처 음 에 는 생 각 하 지 못 한 가 치 를 지 녔 음 을 나 중 에 서 야 발 견 되 어 지 고 , 비 로 소 경 작 되 어 진 다 . 반 면 에 어 떤 종 류 의 경 작 되 어 졌 던 식 물 은 새 로 운 기 후 조 건 속 으 로 옮 겨 심 어 졌 을 때 더 이 상 경 작 되 어 지 지 못 하 고 잡 초 가 된 다 . 그 러 므 로 잡 초 의 범 주 는 항 상 변 화 되 어 지 고 , 잡 초 라 는 용 어 는 상 대 적 인 것 이 다 . 19 )(도판 12)

잡초는 본인의 작업 속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잡초 자신이 가 지고 있는 강인한 생명력뿐만 아니라 잡초 주변에 형성되어진 편견이나 고정관념들이 본인이 잡초에 관심을 가지게 된 동기이다. 우리는 그 소 용가치를 모른다는 이유만으로 우리 주변에 있는 많은 것들을 잊거나 무시하고 살아간다.

본인은 이름도 없는 풀들이 모이고 모여 밭을 이루고, 밟힌 잡초들이 서로 몸 비비며 살아가는 그 조용한 아우성 을 여러 종류의 그릇들을 이용하여 표현하였다. 다른 모양의 그릇들이 모여 서로 하나가 되는 풍경과 그 그릇

19) T h e New Ency clopadia Brit annica, En cy clopadia Britannica In c, Vol.12, 1991, p553

(31)

들을 모으고 분산시키는 작업을 통해 비록 하찮게 보이지만 서로 기대어 세상을 아름답게 가꾸는 낮은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었다. (작풍 5,6,7,8)

(3) 벅수

눈 비 가 내 리 거 나 바 람 부 는 날 에 도 나 는 길 가 , 동 구 밖 , 서 낭 당 , 사 찰 문 전 에 서 서 큰 눈 을 부 라 리 며 길 목 을 지 키 는 소 박 한 임 무 를 다 하 며 살 아 왔 다 . 이 름 도 성 도 확 실 히 모 르 는 충 직 한 나 를 사 람 들 은 바 보 라 부 르 며 벅 수 같 이 멍 청 하 게 서 있 다 고 나 를 빗 대 멍 청 하 게 서 있 는 사 람 에 게 핀 잔 을 준 다 . 마 을 로 들 어 오 는 재 앙 과 액 을 막 아 주 고 풍 년 을 빌 어 주 며 , 마 을 사 이 의 거 리 를 알 려 주 어 생 활 의 감 로 수 같 은 역 할 을 하 는 나 에 게 인 간 들 은 고 맙 다 는 얘 기 대 신 나 를 이 렇 듯 이 깔 보 고 있 다 . 그 러 나 나 는 개 의 치 않 고 언 제 까 지 라 도 이 렇 게 조 용 히 그 들 을 지 키 고 돌 보 아 줄 것 이 다 . 양 반 이 나 관 리 들 을 정 성 껏 돌 보 고 도 오 히 려 그 들 로 부 터 짓 밟 히 던 힘 없 는 농 부 처 럼 , 나 역 시 끝 없 는 봉 사 를 하 고 서 도 대 접 못 받 는 슬 픈 목 신 의 후 예 이 기 를 서 러 워 않 는 다 는 말 이 다 . 20 )

벅수는 여러 가지 형태로 전국 각지에서 만들어 졌다. 그 생김새나 모양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모든 벅수는 공통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선한 시골 노인이나 정겨운 주변이웃의 모습을 모든 벅수의 얼굴 속에서 발견할 수 있다. (도판13)

어떠한 형식미나 가식을 배제한 벅수의 겸손하고 소박한 이미지는 본인에 게 항상 커다란 위안을 준다. 그리고 벅수를 만든 이들의 욕심 없는 마음 속에서 궁극적인 평화를 얻는다.

본인은 벅수의 형태를 흙의 자연스러운 질감을 통해 드러내고자 노력하였 다. 벅수의 따뜻한 모습과 모든 생명을 편견 없이 포용하는 흙과의 상관성 에 대하여 이야기하고자 하였다. 또한 벅수 형상을 한 사람들과 잡초, 돌멩

20) 이종철, 장승, 한국 기충 문화의 탐구2, 열화당, 1988, p124

(32)

이, 작은 그릇들은 본인의 작업 속에서 별개의 것들이 아니다. 작은 그릇이 나 돌멩이는 잡초를 품고 있고, 잡초는 썩어 흙이 되고, 흙은 인간을 만들 고, 인간은 다시 그릇들을 빚어낸다. 본인은 이러한 일상 속에서의 순환을 통해 미물 하나라도 우리가 소홀히 해서는 안될 귀중한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 (작품 9,10,11)

(33)

(작 품 1 )

잡 초 Ⅰ 조 합 토 , 재 유 , 소 금 물

(작 품 2 )

잡 초 Ⅱ 조 합 토 , 재 유 , 소 금 물

(34)

(작 품 3 )

잡 초 Ⅲ 조 합 토 , 재 유 , 소 금 물

(작 품 4 )

잡 초 Ⅳ 조 합 토 , 재 유 , 소 금 물

(35)

(작 품 5 )

군 상 (群 像 )Ⅰ 조 합 토 , 재 유

(작 품 6 )

군 상 (群 像 )Ⅱ 조 합 토 , 재 유

(36)

(작 품 7 )

군 상 (群 像 )Ⅲ 조 합 토 , 재 유

(작 품 8 )

군 상 (群 像 )Ⅳ 조 합 토 , 재 유

(37)

(작 품 9 )

사 람 Ⅰ 조 합 토 , 소 금 물

(38)

(작 품 10 )

사 람 Ⅱ 조 합 토 , 재 유 , 소 금 물

(39)

(작 품 1 1 )

사 람 들 Ⅰ 조 합 토 , 재 유 , 소 금 물

(40)

Ⅲ . 결 론

일 체 의 존 재 는 하 늘 과 땅 , 우 주 와 분 리 해 서 이 야 기 할 수 없 다 고 . 그 럼 그 런 자 격 으 로 봤 을 때 일 체 의 중 생 , 풀 이 라 든 가 벌 레 라 든 가 돌 이 라 든 가 그 거 와 나 와 의 관 계 는 어 떤 가 ? 동 격 (同 格 )이 지 요 . 동 가 (同 價 )다 말 이 야 . 그 런 데 이 건 더 아 름 다 운 거 , 이 건 고 귀 한 거 , 이 건 나 쁜 거 , 이 건 누 가 정 하 는 거 냐 ? 사 람 의 오 만 , 사 람 의 횡 포 가 정 하 는 거 지 . 그 런 데 사 람 이 오 늘 이 시 점 에 와 서 자 기 횡 포 를 포 기 하 지 않 으 면 이 우 주 는 , 인 간 의 미 래 는 끝 나 는 거 야 . 21)

본 논문은 본인에게 영향을 주었던 여러 사람들의 글들에 대한 고찰을 통 하여 우리의 역사 속에서 면면히 흐르던, 그리고 지금도 흐르고 있는 작고 하찮은 것에 대한 애정을 발견하고자 한 과정에 다름 아니다.

아직도 우리는 사회에 온기를 주는 많은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다. 평생 장터를 찾아다니며 쓰레기를 주어온 할아버지, 강원도 산골에 당장 소득 없는 나무 심는 일에 일생을 바쳐온 어느 산지기, 자신이 불편한 몸을 지 녔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장애인들을 돌보는 아주머니. 이렇듯 세상에 빛이 되는 사람들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본다. 모든 생명체에 깃든 존엄성 을 보고 그 존엄성을 가꾸는 일에 그들의 평생을 바치는 것이다.

본인은 본인의 작업들 속에서 부족하나마 우리 주변에 항상 존재하나 우리 가 그 의미를 잊고 사는 것들의 가치를 보여 주고자하였다. 그리고 그 가 치를 발견해 가는 작업이야말로 바로 본인 자신의 가치를 발견해 나가는 과정의 다름 아님을 알게되었다.

21) 장일순, 나락 한 알속의 우주, 녹색평론사, 1997, p25

(41)

참 고 문 헌

(단행본)

1. 신영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서울: 햇빛출판사, 1990 2, 허영환, 동양미의 탐구, 서울: 학고재, 1999

3. 김용준, 근원수필, 서울: 을서문화사,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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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Gor o Akaboshi and Heiichiro Nakamur a, Fiv e Centuries of Kor ean Ceramics (Pott ery and Por celain of the Yi Dynasty ), W eather Hill/

T ankosha

9. Sebastiao Salgado, an Un certain Gr ace (' Salg ado, 17T im es ' writt en by Edu ar do Galeano), SanFr an cisco Mu seum of Modern Art , 1990

10.T he New Ency clopadia Brit annica, Ency clopadia Britannica In c., Vol.12, 1991

11.오상조, 운주사, 서울: 눈빛, 1998

12.요헨 힐트만, 미륵 ( 운주사 천불천탑의 용화세계), 서울: 학고재, 1997

(계월간)

1. 창작과 비평 106호, 서울: 창작과 비평사, 1999 겨울

2, Martha Kearn s, ' Kathe Kollwit z, W om an and Artist ' , T he F eminist Press, 1976

3. Rach el Bearnes , ' Dr awn t o Grief ' , Art Review , Nov ember 1994 4, T om Dr afer , ' Kath e Kollwit z Rev ealed in Sculptur e ' , Sculpture

Review , 4th Quart er , Vol.x xx i, No.4 1992

5. Leslie Camhi, ' Christian Bolt an ski; a Conv er sation ' , T h e Print Collect or ' s New sletter , Vol.23, Janu ary/ F ebruary 1993

(42)

A BST RA CT

T h e s tu dy o f s m a ll an d h u m b le t h in g s

by Kim , San g - Man Departm ent of Cer amic Art s Gr aduat ed School. Kookmin Univ er sity

Seoul, Kor ea Directed by Pr ofes sor

Ro, Kyun g - Jo

W eed, any plant gr owing wh er e it is not w anted. Ev er since hum an b ein g s fir st att empt ed the cultiv ation of plant s , they hav e h ad to fight the inv asion by w eeds int o ar eas chosen for cr ops. Som e unw ant ed plant s lat er w ere found to hav e virtu es not of w eeds an d t aken un der cultiv ation . Other cultiv at ed plant s , wh en tr an splant ed t o new clim ates, escaped cultiv ation an d becam e w eeds . T h e category of w eeds thu s is ev er changin g , an d th e t erm is a r elated one.

Ev ery wher e in the w orld, ther e ar e liv es like w eeds that ar e not w elcom ed by people in th at society , som etimes they ar e ignor ed, som etim es condemned. only thing th ey can do is t o su st ain their shabby and humble liv es , and ex ist silently at the edg e of the w orld.

Although th e suppr es sion , a r esult of the ideology or v alu e sy st em of the society , sh atter s th e liv es like w eeds , th ey do n ot g et br oken off, but driv e their r oot s int o the earth . In my w ork I w ant t o pay hom age t o this pow er of life bearing up under adv er sity . I believ e th at our liv es are a r esult of their blood, sw eat , sufferin g , pain , delight an d j oy . Ev er aft er death , th e lifetime of an in dividu al does not disappear , but ju st decay s an d tr an sform s int o soil, which feeds creatur es of all kinds.

T he idea of r oughly t ex tur ed surface in my w ork s indicat es th e n atur e of soil. In my opinion , soil m ean s th e accept an ce of all kin ds of hum an b ein g s , what ev er their class, position , sexu ality , r eligion or ideology . And sm all thin g s , su ch a s w eeds an d br oken ceramic pieces, ar e put on the rough surfaces of my w ork s. I im agine th at soil embr ace all kind of thing s, what ev er they ar e.

(43)

Any trivialities th at look u seless are cr eat ed a s m eanin gful ex ist en ce.

W ithout acknowledging the v alue of those wh o ar e deem ed w orthless , w e can not build an egalit arian . I think that my r ole as artist r ev eal ov erlooked or ignored thing s.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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