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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평화적으로 공존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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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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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반도의 상황은 아주 위험하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에 이어 북한은 마침내 핵무기를 사용하겠다고 위협했다. 실제로 지금 상황은 월남전을 이용해서 북한이 공격적 태도를 보인 1960년대 말 이후 가장 위험하다. 이런 사정은 북한에 대한 우리의 정책이 효과적이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자주 지적되는 것처럼 그런 실 패의 큰 부분은 좌파 정권이 펴온 유화정책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유화정책이 궁 극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은 잘 알려졌다. 위협할 때마다 상대가 물러나면 공 격적 태도를 보이는 자는 개인이든 집단이든, 자신의 태도를 바꿀 이유가 없다. 오 히려 점점 무리한 요구를 하게 된다. 결국 상대가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를 하게 되고, 전쟁이 일어나게 된다. 나치 독일의 위협에 대해 프랑스와 영국이 편 유화정 책이 끝내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진 과정은 이 교훈을 잘 보여준다.

햇볕정책 성공가능성 처음부터 없어

우리와 북한처럼 이념과 체제가 다른 경우 유화정책은 특히 어리석다. 전체주의 정권에겐 자유주의 사회의 존재 자체가 자신의 존속에 항상적인 위험이기 때문이 다. 시민들이 자유롭고 풍요롭게 사는 자유주의 사회는 전체주의자들과 그들이 통 치하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이념이 그르고 그들의 통치에 도덕적 권위가 없다는 사 실을 늘 일깨워준다. 자유롭고 잘사는 우리는 더할 나위 없이 사악하고 압제적인 북한 정권에 대한 근본적이고 항상적인 위험이다. 북한이 우리를 그리도 증오하고 침입의 기회를 노리는 것은 우리가 북한에 대해 무슨 적대적 행위를 해서가 아니 다. 우리의 존재 자체가 그들의 생존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북한 정권은 우 리와 공존할 수 없고 공존할 의도도 처음부터 없었다. 자연히 ‘햇볕정책’은 성공할 가능성이 처음부터 없었다.

그러면 우리의 대북한 정책은 실제로 어떤 모습을 했는가? 무슨 허점을 품었나?

여기서 큰 도움이 되는 것은 게임이론(game theory)이다. 1970년대 말 미국 정치 학자 로버트 액셀로드(Robert Axelord)는 컴퓨터 프로그램들을 이용해서 ‘죄수의

북한과 평화적으로 공존하는 길

복거일 소설가/문화미래포럼 대표

2011-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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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레마(prisoner’s dilemma)’를 푸는 실험을 했다. 죄수의 딜레마는 게임 참가자에 게 곤혹스러운 선택을 요구한다. 그에게 합리적 선택은 비협력적 전략이기 때문이 다. 그런 곤혹스러움에서 벗어나는 길은, 상황을 바꾸어 반복게임(iterated game)으 로 만드는 것이다. 단 한 번의 대면에선 비협력적 전략이 합리적이지만, 여러 차례 만나는 경우엔 협력이 합리적이고 쉽다. 그래서 액설로드는 각 프로그램들이 서로 200회 만나도록 실험을 설계했다.

널리 알려진 이 개척적 연구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것은 ‘되갚기(Tit for Tat)’라고 불린 아주 단순한 프로그램이었다. 겨우 다섯 줄짜리 이 프로그램은 그 이름이 뜻하는 것처럼 행동했다. 다른 프로그램과의 첫 대면에서, 그것은 협력했다.

그 뒤엔 상대가 한 대로 했다. 상대가 협력했으면, 그것도 협력했고, 상대가 비협력 적이었으면, 그것도 같은 비협력적 태도를 보여서 상대를 응징했다. 이 단순한 행동 양식보다 더 나은 결과를 보인 것은 없었다.

착취하려 드는데 계속 협력하는 것은 어리석어

‘되갚기’의 행동양식은 상호적 이타주의(reciprocal altruism)의 전형이다. 남과 협 력함으로써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는 상호적 이타주의는 인류사회의 구성원리일 뿐 아니라 지구 생태계의 기본원리이기도 하다. ‘되갚기’가 분명히 보여준 것처럼, 상호 적 이타주의의 요체는 응징이다. 상대가 착취하려 드는데 계속 협력하는 것은 어리 석을 뿐 아니라, 비협력적 태도를 보상해 줌으로써 궁극적으로 사회에 해롭다.

‘되갚기’의 성공은 우리의 대북한 정책이 실패한 까닭을 짚어준다. 지금까지 우리 는 북한의 도발(Tat)에 대해 한 번도 제대로 응징(Tit)하지 못했다. 그저 북한의 도발이 전쟁으로 치닫지 않도록 하는 데 마음을 썼다. 유화정책을 북한과의 교섭의 기본으로 함은 좌파 정권들은 말할 것도 없지만, 이명박 정권도 본질적으로 유화정 책을 기본으로 삼았다. 실은 미국의 대북한 정책도 이런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 았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대해 미국은 여러 차례 제재 조치들을 취했고 북한은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북한이 협상에 나서면, 미국은 제재조치를 소급해 서 풀었다. 이런 전략은 북한의 반복적 도발을 부추길 수밖에 없다. 비협력적 태도 를 제때에서 응징하지 못하면 결과는 필연적으로 나쁘다.

심지어 상대에게 기회를 한 번 더 주는 ‘Tit for 2 Tat’ 전략도 나쁜 상대에게 이 용당한다. 그런 전략을 간파한 상대는 먼저 비협력적으로 이익을 챙기고 다음 대면 에서 협력한다. 실은 이 ‘Tit for 2 Tat’이 우리가 북한을 상대할 때 고른 전략이다.

북한이 공격하면, 우리는 정색하고 선언한다. “북한이 또 도발하면, 단호히 응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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겠다.” 그러면 북한은 이내 화해하자고 나서고 우리 사회의 친북 세력이 북한과 대 화해야 한다고 거든다. 이어 우리 정부는 여러 이유들을 들어 북한의 대화 제의를 받아들인다. 그러나 그런 협력적 분위기는 오래 가지 못한다. 북한은 다시 공격하고 우리는 이내 응징하는 대신 다시 엄숙하게 선언한다. “북한이 또 도발하면, 단호히 응징하겠다.”

컴퓨터 프로그램들을 이용한 실험들에선 ‘Tit for 3 Tat’이 가장 합리적인 전략인 것으로 드러났다. ‘Tit for Tat’을 고른 프로그램들이 만났을 때, 한쪽이 실수나 다 른 이유로 본의 아니게 비협력적 태도를 고르면, 보복의 순환이 나온다. 이런 상황 을 막으려면, 가끔 너그럽게 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험 결과는 세 번에 한 번 꼴 로 상대의 비협력에 대해 눈감아주는 것이 적절함을 보여준다.

단순하고 효과적인‘되갚기’전략 선택할 때

의식이 없는 컴퓨터 프로그램들의 경우와는 달리, 사람들 사이의 교섭에선 해명 의 기회가 있으므로, ‘Tit for 3 Tat’이 가장 나은 전략이라고 단언하기 어렵다. 남 북한 사이엔 정보를 교환하는 경로들이 있으므로, 실수나 오해의 여지는 작다. 어쨌 든 이런 사정은 응징이 상호적 이타주의의 요체임을 보여준다. 이제 우리는 어리석 은 유화정책을 버리고 단순하고 효과적인 ‘되갚기’ 전략을 골라서 북한의 공격을 즉 시 응징해야 한다. 실은 그렇게 상호적 이타주의를 추구하는 것이 북한과의 평화적 공존을 기대할 수 있는 단 하나의 길이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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