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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장기체류 경험 학생의 한국사회 적응에 대한 탐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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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임윤서*․심태은**

목 차 1. 서론

2. 이론적 배경 3. 연구방법 4. 연구결과 5. 결론 및 제언

<국문초록>

본 연구는 청소년 시기 해외 경험이 있는 대학생들의 국내 귀환 과정과 이들이 대학에 입학한 이후 어떤 적응 경험을 하는지를 살펴보고 향후 대학과 한국사회가 어떤 역할과 지원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의미 있는 실마리를 제공하는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총 10명의 연구 참여자를 설정하고 CQR(Consensual Qualitative Research)방법론을 통해 3개의 영역, 10개의 범주, 30개의 하위범주로 분류하였 다. 그 결과 연구에 참여한 학생들은 부모님의 해외근무로 인하여 출국하는 경우가 많으며, 해외체류 기간 동안 관계 적응의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또한 한국인의 대한 평가도 뚜렷해지면서 해외 교육시스템에 대한 평가도 높게 나타났다. 귀국 동기는 부모님의 해외 업무 종료 및 경제력 상실로 분류 되었고, 귀국 후 정체성에 대한 혼란과 고민을 하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자신의 인식확 장이 커지면서 자신의 역량이 높아졌다고 생각하며 타문화에 대한 유연성을 포함한 적응능력의 성장과 주도성의 확보에 영향을 미쳤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주제어 : 해외장기체류 학생, 적응경험, CQR

* 제1저자 : 동국대학교

** 교신저자 : 동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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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급속한 산업의 발달은 세계를 하나의 공동체로 만들었으며, 오늘날 우리 는 모든 국가나 민족의 경계가 사라진 글로벌 네트워크에 연계되어 있다.

글로벌 시대는 국가 간의 유무형의 경계가 사라지는 시대를 말한다. 이는 한 국가에 국한되었던 시장, 자본, 자원, 인력, 기술 등을 세계로 자유롭게 확대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필연적으로 동반되는 빈번한 인적 교류는 보편 적인 가치를 창출하게 되고 세계는 하나의 공동체라는 인식을 자연스럽게 공유하게 되었다.

기존에 굳건했던 국가 단위의 사고방식과 생활양식이 점차 세계단위로 확대되었으며 일상의 모든 영역이 지역사회나 국가의 수준을 넘어선 글로 벌한 삶의 무대로 변화하였다. 이러한 국제사회의 급속한 변화는 어떤 곳에 서든 적응할 수 있는 글로벌 인재를 필요로 하게 되었다. 글로벌 인재는 다 양한 문화를 이해하고 이를 열린 자세로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다양 한 국적을 가진 사람들과 협력적으로 일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무한 경쟁 의 글로벌 시대를 선도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낼 수 있는 글로벌 경 쟁력과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한국 사회도 이와 같은 시대적 요구에 발맞추어 정치, 경제, 문화 등의 여러 분야에서 상호 교류가 활발해졌고 많은 인력이 해외로 진출하여 장기 또는 단기간에 걸쳐 외국에서 다양한 국적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는 경향이 보편화되었다.1)정부의 해외 이민 정책이 시작된 이후 우리 국민의 해외 거주는 1960년대 초반의 남미 농업 이민,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까지 고조되었던 미국 이민 붐, 서독의 광부와 간호사 진출 등의 형태로 이 루어졌다.2)이후 외환경제위기와 중국, 베트남과의 수교를 계기로 주로 서

1) 김혜순, 「해외 귀국 청소년과 해외 유학 청소년의 학교생활 적응 및 부적응에 대한 비교분석」, 건국대학교, 2007.

2) 한권식, 「코리안 디아스포라를 통한 선교전략 연구」, 한세대학교,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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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권으로 한정되었던 해외 거주는 동남아시아 개발도상국을 포함한 제 3세 계로 점차 확대되어가고 있다.

처음에 주로 군인, 외교관, 선교사 등 특정 직무와 관련하여 해외에 주재 하게 된 사람의 자녀들이 대다수였으나 최근 국가 간 교류가 더욱 활성화 되면서 다양한 직업군의 자녀들에게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또한 이른바 한때 열풍 같았던 ‘기러기 가족’의 증가 추세도 둔화되고, 부모의 직업요인 때문이 아닌 자녀 유학만을 목적으로 해외 거주를 선택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들 중 글로벌화 현상에 편승해서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 이 부모를 따라 외국에서 생활하다 학업 등의 이유로 다시 돌아오는 학생 들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해외에 장기간 체류함으로써 독특하고 다양한 갈등을 경험할 가능성이 있어 특별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 들을 흔히 ‘리터니’(returnee)라고 부른다.

전문가들은 이를 세계적으로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서 외국 대학을 나와 도 좋은 일자리를 잡기 힘들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말한 다. 여전히 ‘유학’이라는 단어는 꽤 괜찮은 스펙으로 활용되는 것이 사실이 지만 ‘되돌아온 이들’이 감수해야 할 개인적 성공의 부담감만큼 사회적 빈 틈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의 남재량 박사는 “리터니들이 늘면서 일종의 사회현상이 됐는데 그동안 우리 사회는 이들에 대한 관심 자체가 없었다”며 “리터니 규모가 급증하면서 이들의 상황에 대한 연구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3)

이러한 현황에 근거해서 2012년부터 재외국민에게도 선거권이 주어지는 등 재외국민의 복지, 권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다양한 해외경 험을 가진 이들이 국내에 돌아왔을 경우의 사회통합 또한 중요한 정책이슈 로 관리되고 있다.4) 한국의 대학사회에서도 이러한 학생들이 자신의 장점5)

3) 한겨레신문, 「외국서도 한국와도 백수 … ‘슬픈 리터니’」, 2012. 10. 31일자.

4) 이주원, 「귀국 대학생의 민족적 정체감과 정서적 소외감이 대학생활 적응에 미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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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살려 입학 할 수 있는 다양한 입시전형을 마련해 놓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에 대한 국내 연구는 주로 이들의 귀국 후 문화6)와 심리사회적 적응7), 언 어습득과 학업, 대인관계 등 학업 적응측면에서의 어려움에 초점을 두고 있 다.8) 최근 서구의 연구에서도 이들이 귀국 후 재적응과정에서 상당한 어려 움을 겪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고9)국제적 이동과 접촉 과정에서 발생하는 적응 문제가 중요한 사회적 관심사로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본 연구는 해외장기체류 경험이 있는 학생들이 귀국 이후 한국의 대학에 진학하고 적응하며 한국 사회를 어떻게 인식하게 되었고 자신의 성장을 어떻 게 평가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고자 시도되었다. 이들은 대부분 아동청소년기 에 장기간 해외 거주 후 귀국하여 국내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이다. 이들의 귀국과 이후 대학 진학 및 한국 사회에 대한 적응 경험이 어떤 의미로 정립되 고 있는 지를 살펴보는 것은 향후 대학과 한국사회가 어떤 역할과 지원을

영향」, 이화여자대학교, 2013.

5) 이들은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뛰어나고 자신의 정체성이 가변적일 수 있음을 인식하는 등 개방적 사고를 가지고 있고, 다양한 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통하여 국제간의 이해를 증진시키는 글로벌 인재가 될 수 있다고 주목 받아 왔다(Adler, 1975; Goodman, 1990).

6) 정안숙․오경자․오서진․박규리, 「해외거주 귀국 대학생들의 ‘모국’ 문화재적응」, 뺷한 국심리학회지뺸 21(1), 2015, 1~20면.

7) 오경자․박규리․오서진, 「해외거주 후 국내대학에 진학한 귀국 대학생의 문화적응양 상과 심리사회적 적응」, 뺷한국심리학회지뺸 16(2), 2010, 125~146면.

8) 권선미, 「해외 귀국 아동의 초등학교 적응에 관한 문화기술적 연구」, 한국교원대학교, 1997.; 김미경, 「해외 귀국 아동의 학교생활 적응에 관한 연구」, 숙명여자대학교, 1999.;

김충희, 「해외 귀국 청소년의 적응과 자아존중감에 관한 연구」, 숙명여자대학교, 1996.

9) Fail, H., Thompson, J., & Walker, G, “Belonging, identity and Third Culture Kids : Life histories of former international school students”. Journal of Research in International Education. 3(3), 2014, pp.319~338; Fry, R., “Perspective shifts and a theoretical model relating to kaigaishijo and kikokushijo, or third culture kids in a Japanese context”, Journal of Research in International Education, 6(2), 2014, pp.131

~150; Pollock, D. C. & Van Reken, R. E, “The thirds culture kids : The experience

of growing up among the worlds”. Nicholas Brealey International,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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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의미 있는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라 판단된다. 기존의 연구가 양적 연구를 통해 효과성 측정이나 글로벌 역량이나 성과 측면 등을 살펴보았다면 본 연구에서는 이들의 개인적 적응 경험이 어떠한 기억과 의미 로 다가오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러한 개인적 의미가 추후 이들의 삶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역경을 극복하게 하고 중요한 성찰의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에 본 논문은 질적 연구인 CQR(Consensual Qualitative Research) 방법론을 통해 해외장기체류 대학생들이 해외에서 어떤 경험을 했고, 귀국 이후 국내대학에 어떤 과정을 통해 진학하며, 어떤 형태의 다양한 경험을 겪고 있는지를 체계적으로 탐색하여 향후 대학과 우리 사회가 이들에 게 어떤 적합한 지원을 해 줄 수 있을 것인지 성찰해 보고자 하였다.

이에 본 논문의 연구문제는 아래와 같다.

첫째, 해외장기 체류 경험이 있는 학생들이 귀국하는 동기와 과정은 어떠 한 공통점이 있는가?

둘째, 한국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대학생활에서는 어떤 경험을 하게 되며 이 과정을 통해 어떤 인식의 변화가 있는가?

셋째, 한국사회 적응 과정에서 우리 사회에 대한 인식은 어떻게 변화하였 는가?

넷째, 한국사회에 적응 과정을 성찰하면서 이들은 자신의 정체성과 미래 계획은 어떻게 설정하고 있으며 스스로가 성장했다고 자각하는 역 량요소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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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론적 배경

1) 해외장기체류 현황 및 적응경험

최근 몇 년 사이에 대학생들을 보면 국제 학교 및 외국에서 학교를 졸업 한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또한 이른 조기 유학이 아니더라도 외고 혹 은 일반고를 다니다가 도중에 외국행을 선택하는 일도 많아지고 있다. 2014 년 부모 및 학생들이 외국교육을 선호하는 이유를 분석한 결과 “국제적 안 목을 지닌 인재로 키우기 위해”가 63.7%, “자녀의 능력과 재능에 적합한 교 육을 시키기 위해”가 47%, “외국어 습득에 용이”가 26%, “한국의 학교제도 가 싫어서”가 21.9%, “외국의 학력을 더 인정하는 풍토 때문” 10.8%로 복수 응답결과가 나타났다. 이러한 답변을 보면 부모 및 학생들은 한국의 공교육 을 무시하는 경향이 강하여 사교육을 통해 자녀들에게 선행학습을 시키면 서 외국으로 보내는 것에 치중하게 되는 것을 볼 수 있다10).

이렇게 해외로 떠났다가 돌아오는 학생들이 많은데 이런 학생들을 ‘귀국 유학생’이라 표현한다.11) 이들은 국적과 상관없이 유학이나 파견동행으로 인해 해외에서 2년 이상 체류하였다가 귀국한 학생을 의미한다. 여성가족부 에서는 귀국유학생들을 중심으로 해외체류 기간별 어떤 차이가 발생하는지 다문화수용조사를 실시하였다.12)그 결과 남학생(44.6%)보다는 여학생(55.4%) 이, 중학생(48.3%) 보다는 고등학생(51.7%)이 해외체류 경험을 오래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규모별로는 대도시 (36.1%), 중소도시(32.5%), 읍/면부 (31.3%)로 큰 차이가 없었고, 권역별로는 서울/경기(47.7%), 영남권 (26.9%), 충천/강원(12.8%)으로 서울경기 지역일수록 해외체류 경험이 더 많은 것으 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경제수준에 따라 중(64.6%), 중상 이상 (21.7%), 중하 이하(13.8%)로 경제수준에 따라 많은 영향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10) 통계청, 「사회조사 : 자녀유학을 원하는 이유」, 온라인간행물, 2014.

11) 교육인적자원부, 「2005학년도 초중고 유학생 출국 및 귀국통계」, 2006.

12) 여성가족부, 「국민다문화수용성조사 : 해외체류기간 문14-3」, 온라인간행물,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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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귀국적응에서 문화차이에서 생긴 언어, 습관, 교육제도, 생활환경의 변 화를 학교생활, 또래 및 가족관계에서 긍정적으로 대처하는 능력을 체크하는 데 이는 다른 사회 간의 문화 차이에 대한 체험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표 1> 그룹별 해외체류 경험 수

구분 사례수 비율

성별 남학생 1,624 44.6

여학생 2,016 55.4

학교급 중학교 1,758 48.3

고등학교 1,882 51.7

지역규모 대도시 1,315 36.1

중소도시 1,185 32.5

읍/면 1,141 31.3

권역 서울/경기 1,737 47.7

충천/강원 465 12.8

호남/제주 978 12.6

영남권 788 26.9

경제수준 중상이상 788 21.7

2,350 64.6

중하이하 502 13.8

【출처 : 여성가족부 국민다문화수용서 조사 결과 재인용, 2016】

그리고 통계를 통해 귀국 유학생들은 그 대상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분 류해서 볼 수 있다. 첫 번째 그룹은 부모의 해외근무나 유학, 사업, 어학연 수 등의 이유로 부모와 함께 유학을 다녀온 학생들이며, 해외를 가기 전 학 교 및 현지생활 적응을 위해 많은 준비를 하는 편이어서 귀국 후에 문화 전환기(transition) 갈등이나 문화적 이질감으로 학교문화, 교사 학생간의 관계문제, 또래관계 등의 스트레스를 경험하지만 비교적 귀국 후 한국생활 및 학교에 잘 적응하며 진로에 대한 자기계획을 가지고 있는 편이다.13)

13) 오경자․박규리․오서진, 앞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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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그룹은 유학생들은 한국의 교육시스템이나, 지나치게 경쟁적인 학업분위기, 대학입시 등에 대한 스트레스 등으로 해외유학을 결정한 학생 들이다. 이 학생들은 거주할 국가에 대한 적응준비가 상당히 낮았을 뿐만 아니라 귀국 또한 부모의 경제적 문제, 현지학교에서의 문제 등으로 돌아오 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높은 언어장벽과 학업결손, 정서적 결손, 현지 보호 자와의 갈등, 외국생활의 스트레스나 외로움으로 인한 우울과 불안 등을 경 험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14)

이는 학생들이 낯선 환경에서 삶의 주거지가 바뀜으로 인해 적응하는 과 정에서 나타나는 반응과 연결된다. 이때 적응(adaptation)을 개인이 성장하 는 동안 환경조건에 영향을 받아 그 환경에 적합한 상태로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변화와 조절을 하는 전 과정이라 설명하였다. 즉 적응이란 개인이 환경과의 관계 속에서 겪는 갈등과 이해 대처하는 능력을 동시에 포함하고 있다.15)그 중 이주자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 하여 편안함을 느끼는 것을 적응이라 하였다.16)이 모든 것을 종합해 볼 때 개인과 사회적 환경과의 관계에서 개인이 자신의 욕망과 충동을 사회가 허 용한 범위 내에서 적절히 제한하고 목표를 수정하면서 살아갈 때 ‘잘 적응 한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킴으로써 행복 감에 젖어 능률적으로 행동할 때 잠재되어 있던 자발적, 창조적인 역량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

최근 ‘적응’과 관련된 연구에 따르면 심리․사회적 적응 외에 문화적응에 많은 초점을 두고 있다. 문화적응이란 서로 상이한 문화를 가진 개인들이

14) 이영선․이동훈, 「귀국 청소년의 국내 생활적응에 관한 질적 연구」, 뺷상담학연구뺸 10(4), 2009, 1793~1804면.

15) 구차순, 「결혼이주여성의 적응에 관한 근거이론 연구」, 부산대학교, 2007.

16) Stevens, G. W. J. M.․Pels, T. V. M.․Vollebergh, W. A. M. & Crijnen, A. A. M.

“Patterns of psychological acculturation in adult and adolescent Moroccan immigrants living in the Netherlands”, Journal of Cross-Cultural Psychology, 35, 2004, pp.689~

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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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촉하게 되면서 발생하는 문화에 대한 태도 변화와 적응 과정을 의미한다.17) 문화적응 태도에는 새로운 사회를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비판과 수용 을 통한 통합(integration)과 새로운 주류사회와의 관계를 무조건적으로 받아 들이고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순응하며 살아가는 동화(assimilation),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고자 하나 새로운 문화를 거부하는 분리(separation)가 있으 며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고 두 문화권에 맴돌며 문화의 정체성을 찾지 못하는 주변화(materialization)로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적응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나타난 특징은 아래와 같다.18)

성격적인 측면에서는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비교적 자신감이 있으며 넓은 세계로 나가 공부하고 활동할 것이라는 의식이 강하다는 것이다. 또한 장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얽매이는 것을 싫어하고, 권위 적인 것을 거부하였다. 언어적인 측면에서는 체류했던 나라의 언어와 한국어, 즉 이중 언어를 구사하고 있었다. 그리고 교육과정에서는 외국에 비해 한국의 교과과정이 어려워 따라가기 힘들어 하며, 한국의 정규수업에 빨리 적응하지 못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계적 측면에서는 외국에서 생활하고 온 학생들은 비교적 친구관계에서 매너가 좋고, 솔직하나, 고지식한 면이 있으며, 타인이 자신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과 자신을 무시하는 것에 대해 민감하며 용납하지 않는다는 답변들이 많았다.19)

2) 선행연구

해외장기체류 경험이 있는 청소년들은 선진국의 교육제도를 직접 관찰하 면서 한국공교육에 대한 불신으로 역행유학을 실시하거나, 한국에 돌아와

17) Castro, A. S. “Acculturatin and psychological adaptation”, Westport, CT : Greenwood Press, 2003.

18) Berry, J. W., “Immigration, acculturation, and adaptation. Applied Psychology”, An

International Review, 46 (1), 1997, pp.5~68.

19) 이영선, 이동훈, 앞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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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어려워하는 언어상의 문제를 지적하였다. 해외 체류 기간이 길었거나 한국의 학교에 다녀 본적이 없는 상태에서 귀국한 학생들은 학교 적응이 힘들므로 미리 귀국 관련 준비를 많이 해야지만 학교사회에 적응하는데 도움 이 된다는 것이다.20)또한 교수 학습 방법의 차이로 인한 어려움도 귀국 학생 들에게는 장애물이 되며, 다른 연구에서 밝혀진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21), 부모의 공부에 대한 압박22)등이 나타나 공부 그 자체가 심리적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한국에 돌아오기 전 스트레스 요인으로 나타난다고 하였다.

한국사회로 돌아온 학생들의 해외장기체류 경험 후 적응하는 과정 중 학 업스트레스와 문화진입스트레스를 많이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 구들에서는 주관적 안정감, 사람의 만족과는 부적상관을 가지고 우울 불안 과는 정적 상관관계를 가지기도 하며, 교사 및 급우와의 관계 및 수업방식 측면에서도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하였다. 외국인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아시아계 미국인 이주자들이 경험하는 지각된 차별감은 우울, 절망, 좌절, 낮은 삶의 만족감과 낮은 자존감을 야기하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한 다고 하였다.23)

학교생활 적응상의 문제점과 특성을 파악하는 연구에서는 어릴 적부터 언어적, 문화적 부적응으로 정서적 어려움을 경험함으로써 교과학습활동에 대한 부적응을 강조하고, 교사와 교우와의 관계에서 부적응 관계를 제시하 였다. 또한 한국문화에 노출된 정도 및 부모의 귀국을 대비한 교육과 귀국

20) 권선미, 「해외 귀국 아동의 초등학교 적응에 관한 문화기술적 연구」, 한국교원대학교, 1997.

21) 정재옥․주은선, 「해외 귀국 청소년들의 학교생활적응 특성에 관한 연구」, 뺷한국심리 학회지 : 상담 및 심리치료뺸 15(2), 2003, 329~351면.

22) 이영선, 이동훈, 앞의 책.

23) 김경숙․김민희, 「학업스트레스와 문화진입스트레스가 한국인 해외유학생의 심리적 적응에 미치는 영향」, 뺷한국심리학회지뺸 20(2), 2014, 67~88면; Berry, J. W., “Acculturation : Living successfully in two cultures.” International Journal of Intercultural Relations, 29(6), 2005, pp.697~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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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자녀에 대한 보호와 감독 기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강조하 였으며, 일반청소년들에 비해 해외경험을 한 학생들이 자아정체감, 주체성, 미래 확신성, 목표지향성이 높게 나타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24)

귀국 학생들이 문화적 차원에서 겪는 갈등에서 적응 방법을 모색한 결과 를 다룬 연구에서는 문화차이에서 오는 문화충격, 한국교육현실 부적응, 의 사표현 자유에 따른 어려움, 이질적인 문화차이로 인한 인간관계가 발생하 여 이질적인 문화차이를 겪는다고 하였으며, 해외유학생들의 경우도 차별 감은 우울, 절망, 좌절, 낮은 삶의 만족감과 낮은 자존감을 야기하고 개인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며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기도 한다.25)

마지막으로 연구 참여자들의 이중정체성을 기반으로 한 학습경험 및 미 래를 위한 성찰에 관한 연구들을 살펴 본 결과 해외체류경험이 있는 학생 들은 연령에 상관없이 한국에서 나고 자란 일반 아이들과는 상당히 다르다 는 자기 인식을 강하게 갖는다는 사실을 강조하였다. 또한 일반 학생들과 자신들 사이에 근본적으로 다른 생각과 문화가 존재한다고 느끼는 것으로 서로를 잘 이해하고 사이좋게 친구로 지낼 수는 있지만 정체성을 공유하는 단계로 나아가는 것은 큰 어려움을 보인다고 하였다.26)

24) 정안숙․오경자․오서진․박규리, 앞의 책; 김선주, 「국내 외국인학교에 재학 중인 귀국 청소년의 학교적응에 관한 연구」, 아주대학교, 2013; 문경숙․임재훈․윤철경․이아영,

「조기유학 청소년의 심리사회적 발달과 정책방안연구」, 뺷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보고 뺸, 한국청년정책연구원. 2009; 손인순․최영옥․천성문, 「해외 귀국 초등학생의 학교생 활 적응에 관한 질적 분석」, 뺷한국 동서 정신과학회지뺸 13(1), 2010, 37~52면; 이현주,

「청소년의 해외 유학 경험과 자아정체감 및 학교생활 적응의 관계」,이화여자대학교, 2009.

25) 김민, 「유아기 해외거주 경험자의 귀국 후 한국문화 적응에 대한 내러티브 탐구」, 평택대 학교, 2015; 김지영, 「해외귀국 초등학생들의 학교생활 적응에 관한 사례연구」, 경인교육대 학교, 2013; Adriana J. U. & Kimberly, A. U., “Latino adolescents’ mental health : Exploring the interrelations among discrimination, ethnic identity, cultural orientation, self- esteem, and depressive symptoms”, Journal of Adolescence. 30(4), 2007, pp.549~567;

전형일, 「해외 귀국청소년의 고등학교 적응에 관한 문화 기술적 연구」, 전북대학교, 2003.

26) 문경숙 외, 앞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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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선행연구들을 살펴본 결과 연구대상자들은 대부분 초․중․고 또는 학부모 중심으로 연구되었으며, 자신의 진로를 최종 선택해야 하는 대 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연구들은 미비하였다. 또한 해외체류경험을 통해 학 교적응 및 문화적응, 스트레스와 관련 연구들은 많았지만 한국사회 적응경 험을 통해 자기 성찰을 통해 정체성 확립 및 미래를 위한 진로설계, 그에 따른 변화된 역량을 파악한 연구들은 부족하였다.

3. 연구방법

1) 표본선정

본 연구는 해외체류 경험을 가진 학생들이 한국 사회로 다시 돌아와서 적응한 경험이 미래탐색과 개인 역량의 발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연구이므로, D대학 재학생 250명에게 무작위로 해외체류 경 험 여부를 질문하였다. 그 결과 185명이 응답하였고 그 중 3년 이상 체류한 경험이 있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무작위 표본을 실시하였다. 그리고 CQR 연 구가 가능하며, 한국사회 적응 및 대학생활 적응연구에 관심이 많은 학생 10명을 선정하여 표본 집단으로 선정하였다.

<표 2> 연구 참여 대학생 기본정보

사례 성별 연령 3체류국가 체류기간 체류국가에서 학년 학교 입학전형

1 23 중국 8년 초등 6 국제학교 재외국민

2 23 멕시코, 미국 9년 초등 4 공립학교 영어특기자

3 24 인도 5년 중등 1 국제학교 재외국민

4 22 중국 3년6개월 초등 5 국제학교 영어특기자

5 26 호주 3년6개월 고등 1 공립학교 영어특기자

6 22 중국 8년 초등 6 국제학교 재외국민

7 22 미국 5년 중등 1 공립학교 영어특기자

8 20 말레이시아 5년6개월 초등 3 국제학교 기회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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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27 중국 5년 고등 1 국제학교 중국어특기자

10 26 미국 8년 중등 2 공립학교 영어특기자

선정의 기준은 청소년 시기 해외체류의 경험이 있고 앞서 언급했듯이 3년 이상27)장기 체류자를 중심으로 선발하였다. 10명은 남녀를 고르게 선발하 기로 하여 성별은 남자 5명, 여자 5명이며, 연령은 20세에서 27세까지이다.

체류국가로는 가장 많은 이동을 보이고 있는 중국 4명, 미국 3명, 인도, 호주, 말레이시아 등 다양한 국가에 체류한 학생들을 중심으로 실시하였다. 체류 국가로 떠난 학년으로는 초등 5명, 중등 3명, 고등 2명 순으로 저학년일 때 해외로 나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공립학교보다는 국제학교에서 교 육을 받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며, 귀국 후 대학 입학전형으로는 외국어 특기 자 전형으로 선발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2) 자료수집과 분석

본 연구 방법으로는 합의적 질적 연구(Consensual Qualitative Research) 를 사용하기로 하였다. 양적 연구방법보다 질적 연구방법은 특정 현상에 대한 이해와 해석을 가능하게 해주고 연구 대상자와의 밀접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어 한국사회 적응경험에 대한 내용을 보다 심층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질적 연구방법은 연구자의 주관적 개입 등으로 객관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문제점 등을 가지고 있어,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Hill28)은 Thomson 그리고 Williams가 개발한 연구방법으로써 현상학적 이론, 근거이 론, 종합적 과정분석 등의 내용을 결합한 합의적 질적 연구(CQR)방법을 사용

27) 3년 이상의 해외체류 기간을 기준으로 한 것은 학생들이 청소년 시기에 타국으로 이동 하여 문화적, 심리적, 교육적, 생활적 적응과 경험 등이 적절하게 구성될 수 있는 시간으 로 판단하여 적용한 것이다.

28) Hill. C. E, 주은선(역), 뺷합의적 질적 연구: 사회과학 현상 탐구의 실질적 접근뺸, 학지 사, 2016.

(14)

하였다.

CQR은 연구자들이 해당 주제와 대상에 대해 어떤 편견을 가지고 있는지 분명히 드러냄으로써 분석 과정을 왜곡 시킬 수 있는 연구자의 편견을 확 연히 드러냄으로써 분석과정에서 잘못 해석될 가능성을 최소화 시키는 과 정이 중요하다. 또한 연구자 서로가 자신이 갖고 있는 편견의 위험성을 인 정하고 이를 상호 대화와 합의 과정에서 보다 나은 의미로 풍부하게 설명 해 내는 것이 필요하다.29)본 연구에 참여한 두 연구자도 학생들이 가진 해 외 체류 경험에 대한 다양한 인식을 공유하고, 각 연구자의 편견이나 비합 리적인 신념 등을 목록화하여 분석과정에서 텍스트를 과잉해석하거나 의 미를 축소하지 않도록 서로 주의하며 분석에 임했다.

연구자들은 공유한 전체 성찰 인터뷰 내용을 우선 자유롭게 읽고 그 소감과 생각들을 나누는 과정을 거쳤다. 논의하는 과정에서 질문응답별 합의되는 키워드를 우선 정리해 보았고, 분류된 키워드에 근거해서 연구자들이 다시 나누어 전사된 인터뷰 내용을 검토하였다. 이 과정에서 의미의 유사성에 기초 하여 자료를 유목화하고 단위별 핵심개념을 메모하였다. 이후 CQR 연구에 경험이 많은 연구자에게 감수를 부탁하였고 개별적인 검토를 거친 후 범주와 영역을 나누면서 서로 합의가 이루어진 부분은 정리하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다시 원자료를 토대로 여러 번 합의하는 과정을 거쳐 결정하였다.

29) 임윤서․안윤정, 「여대생의 자기성찰에서 드러난 ‘여성으로서 일’의 의미 탐색에 관한 질적 연구」, 뺷한국심리학회지: 여성뺸 21(2), 2016, 199~20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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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역분류

․원자료를 바탕으로 유사 한 주제들에 대해 자료 를 분석

중심개념 구성

․개별적으로 각 축어록의 영 역을 중심개념으로 요약하 는 작업, 명료화 작업

교차분석

․언어적 자료의 유사성을 비교 분석하고 빈도 표시

<그림 1> CQR 자료 분석 과정

CQR을 활용한 자료수집 및 분석방법으로 첫째, 참여자의 반응을 제한하 지 않기 위해 개방형 질문지를 사용해 자료를 모았으며, 둘째, 숫자를 사용 하기보다 말을 사용해 현상을 기술하였다. 셋째, 적은 수의 사례이지만 집 중 연구하며 넷째, 경험의 세부적인 부분을 이해하는데 전체 사례의 맥락이 사용된다. 다섯째, 자료를 통해 결론을 내는 과정은 귀납적이며 모든 판단 은 기본적으로 합의를 통해 이루어졌다. 이때 사용된 개방형 질문지로는 다 음과 같이 구성되었다.

<표 3> 질문지 목록

주제 질문목록

일반적 질문 성별, 체류기간, 체류국가, 가족관계, 해외경험 시 나이

해외경험성찰

․외국인으로서 편견이나 차별을 받았던 경험이나 내용은 있는가?

․체류국가에서 가장 크게 얻은 것은 무엇이었나?

․한국에 있을 때의 자신과 비교해서 어떤 변화가 있었나?

․개인적으로 성격이 성숙 또는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는가? 그 이유는?

․자신의 정체성에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하는가?

․경험 중에 한국에서 하지 못했던 대외(과외)활동을 꼽는다면 무엇이며 적응을 위한 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외국문화의 체험)

․학교나 학습활동에서 자신의 역량에 도움을 주었던 것이 있다면?

․해외 체류기간에 심리적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소 혹은 극복하게 되었는지?

․해외경험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넓어졌다고 생각하는가? 그 이유는?

․해외경험으로 인하여 혹시 입시에 도움을 받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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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서적응

․왜 돌아오게 되었는가?(귀국 동기)

․일시적 귀국이었는지, 아니면 영구 귀국이었는지?

․귀국하기 전 마음은 어떠했는지?

․귀국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것이 있는지?(학습 등)

․귀국과 관련하여 전문적으로 의논하거나 상담했던 경험이나 대상은?

․귀국 이후 심리적 스트레스나 신체적 변동이 있었는지?

․가장 크게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무엇?(학교, 거주, 관계, 문화 등)

․국내 적응에서 실패라고 생각되는 것은 있는지?

․한국사회를 떠나기 전과 귀국 후로 비교했을 때 어떻게 변화한 것 같은지?

국내적응성찰

․귀국 초기에 가장 힘들었던 기억, 가장 좋았던 기억은?

․다시 떠나고 싶었다면 어떤 상황이나 이유였는지?

․수업이나 학점관리 등 학업 적응에 문제는 없었는지?

․교우관계나 선후배관계 등 대인관계에 문제는 없었는지?

․지금의 대학생활을 만족하고 있는지? 공유할 수 없는 어려움은 없는지?

․대학생활에서 본인의 해외경험이 충분히 발휘되고 있는지?

․대학생활에서 동아리나 대외활동 등을 하고 있는지, 있다면 어떤 선택기준인지?

․학내외에서 해외체류 경험자들과의 모임이나 소통이 있는지?

․해외에서 다녔던 학교와 한국의 대학을 비교해 본다면 어떤 차이들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국내 적응과정에서 본인은 특별한 존재로 자각되거나 이질적인 존재로 느꼈다면 그 내용은?

․귀국 이후 적응과정에서 이전보다 삶의 목표는 뚜렷해 졌는가?

․국내 적응에 관하여 전문적인 지원을 받은 적이 있는지?

․문화적 정체성으로 볼 때 한국과 해외 중 어느 쪽이 더 본인에게 맞는다고 판단되는지?

․미래의 직업을 고민하고 있다면 해외 경험과 연관이 깊은지?

․취업준비과정에서 다른 학생들과 차별화되는 본인만의 역량이나 전략이 무엇인지?

․본인의 인생을 해외체류, 귀국, 귀국이후로 종합적으로 평가해 본다면?

․가장 크게 변화한 개인의 인식과 행동은 무엇인지?

․앞으로의 계획을 말해 본다면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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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연구결과

본 연구에 참여한 해외장기체류 경험을 가진 10명의 귀국 청소년들이 대학 에 입학하여 한국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을 확인해 본 인터뷰 자료에서는 다양 한 인식과 의미 있는 경험들이 확인되었다. Hill 외30)의 연구에 따라 9∼10개 의 사례에서 나타난 범주는 일반적(General)으로, 5∼8개의 사례에서 나타나 는 것은 전형적(Typical)으로, 2∼4개의 사례에서 나타나는 것은 변동적 (Variant)으로 명명하였고 1개 사례에만 나타나는 경우는 기타 사례로 보고 제외하였다. 분류된 영역과 범주의 핵심적 내용을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다.

<표 4> 한국사회 적응경험과 자기성찰

영역 범주 하위범주 빈도

한국으로 돌아오기

1. 한국 귀국의 이유 1) 부모님의 결정 7(전형)

2) 경제적 어려움 4(변동)

2. 한국에 돌아왔을 때 첫 느낌 1) 귀국 기대 있음 3(변동) 2) 귀국 걱정 있음 5(전형) 3. 귀국관련 준비 1) 아무 준비 없이 귀국 2(변동) 2) 개인적 준비하고 귀국 7(전형) 한국사회

적응하기

4. 한국 대학 선택과 기대 1) 학과 선택의 기준 있음 9(일반) 2) 한국 대학에 대한 기대 3(변동) 5. 한국대학에서의 적응경험 1) 학업적응하기 어려움 7(전형) 2) 관계적응하기 곤란 7(전형) 3) 학교 시스템 고충 6(전형) 4) 입시전형에 따른 차별인식 2(변동) 6. 한국교육과 해외 교육의 차이에 대

한 자각

1) 토론의 유무 9(일반)

2) 수업 외 활동 활성화 6(전형) 3) 다양한 문화 이해 4(변동)

30) Hill. C. E., Knox, S., Thompson, B. J., Williams, E. N., Hess, S. A., & Ladany, N.

“Consensual qualitative research : An update”, Journal of Counseling Psychology, 52(2), 2005, pp.196~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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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한국 사회에 대한 인식 1) 집단주의적 배타성 8(전형)

2) 폐쇄적 문화들 8(전형)

3) 경쟁의식 심화 4(변동)

4) 미래희망 부재 4(변동)

5) 학벌주의의 그늘 3(변동) 한국사회

속에서 자신을 성찰하기

8.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에 대한 고민 1) 나는 확실히 한국인 4(변동) 2) 한국인이자 모호한 제 3자 6(전형) 9. 미래를 위한 성찰 1) 한국에서 장점 살리기 2(변동)

2) 해외로 나가기 7(전형)

10. 변화된 역량들 1) 자기신뢰/자신감 5(전형)

2) 주도성 7(전형)

3) 책임감 2(변동)

4) 실행력 6(전형)

5) 적응력 7(전형)

6) 인식확장 9(일반)

한국으로 귀국

한국사회 적응

한국사회 속 자기성찰 한국사회 적응경험과 자기성찰

<그림 2> CQR로 분석된 3개의 영역

1) 한국으로 돌아오기

이 영역은 학생들이 해외체류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 이유, 한국 에 도착하고 첫 느낌, 한국으로 돌아오기 위해 귀국을 준비하는 과정까지의 성찰이다. 3개의 범주와 6개의 하위범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각의 내용 연 관성이 있어 함께 정리하도록 한다. 학생들의 귀국 이유는 두 가지 하위 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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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구분되었는데 부모님의 결정(7, 전형적), 경제적 어려움(4, 변동적)이 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아버지의 직장 업무가 완료된 시점과 자신의 대학 진학이 맞물려 자연스럽게 귀국한 경우이거나, 아버지의 사업이 경제적 곤 란을 겪게 되어 더 이상 해외 체류가 여의치 않아 귀국한 경우로 나뉘었다.

아버지의 업무 종료와 함께 귀국한 경우는 준비 과정에서도 관련된 사설 학원을 활용하여 대학진학을 준비하는 과정이 일반적이었다.

반면 집안의 경제적 문제 등으로 귀국한 사례자들의 경우 자발적이지 않 다보니 준비의 지연이나 심리적 적응의 곤란을 겪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

귀국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과반수의 사례자들이 한국의 교육과정과 수 학에 대한 적응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분석되었다. 귀국초기에는 이방인이 아닌 한국인으로 다시 생활하는 것에 대한 기대도 일부 확인되었 고, 해외체류 적응 경험이 또 다시 한국으로 투영되어 새로운 적응을 준비 해야 한다는 두려움이 컸다. 남학생들의 경우는 입시, 군 입대, 생활 유지 등의 문제로 적응 준비가 좀 더 복잡한 양상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대학진 학을 위해 사례자들이 가장 의존한 대상은 가정 내 어머니의 역할이 가장 컸으며 외적으로는 강남 중심의 사설 학원을 활용한 경우가 많았다.

“학생1 : 강남 가서 상담 받고 엄마가 안 그러면 입학 자체가 무리라고 하셔서 상담은 중국에서 한번, 한국에 와서 받고 했어요. 종합적으로 모아서 알려줘서 도움이 됐죠.”

“학생 2 : 그곳에서 이미 적응을 꽤 잘한 편이라 걱정이 많이 되었어요. 귀국이 라기보다 또 다른 새로운 곳에 오는 기분, 그리고 입시, 군 입대 등의 이유로 걱 정이 많았죠.”

“학생 3 : 아버지 업무 파견 기간이 끝나셔서 자연스럽게 같이 귀국했고요. 제 가 대학에 가야하는 문제도 있어서 들어왔어요. 한국학교를 다니며 대입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게 한 마디로 부담스러웠고 걱정되었어요. 한국의 교과과정을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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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갈 수 있을지 정말 걱정했어요.”

“학생 8 : 저는 좀 더 그곳에 있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아버지께서 힘들어 하셨죠. 상황 상 그럴 수 없어서 처음엔 좀 속상했죠. 하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돌아와선 수학을 따라가기 너무 힘들어서 수학학원을 다녔어요. 다른 학생들은 이미 선행학습을 해서 저는 따라가기엔 수준차이가 너무 났어요.”

2) 한국사회 적응하기

한국사회 적응하기 영역에서는 4개의 범주와 13개의 하위범주로 분석되 었다. 여기서는 학생들이 대학을 선택하는 과정과 입시에 성공한 이후 대학 에서의 적응경험을 통해 얻게 된 성찰을 위주로 정리하였다. ‘한국 대학 선 택과 기대’ 범주에서는 두 가지 하위 범주가 분류되었는데 학과 선택의 기 준 있음(9, 일반적), 한국 대학에 대한 기대(3, 변동적)로 나뉘었다. 빈도로 보면 사례자들은 한국 대학을 선택하는 기준이 뚜렷하고 단순하였다. 주로 해외 체류에 긍정적인 입시전형을 선택하고 언어적 장점을 활용할 수 있는 학과, 수학이나 과학의 변별이 적은 전공을 기준으로 선택하였다. 한국 대 학에 대한 높은 기대는 소수에게 발견되었고 이러한 기대도 대학생활 적응 과정에서 점차 낮아지거나 회의적으로 변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학생 3 : 재외 국민 특별전형에 응시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고 지원할 때 학 과를 정할 수 있어서 언어나 해외 경험을 토대로 전공은 결정했던 것 같아요.”

“학생 6 : 한국에 대한 로망이 있어서 한국에서 대학생활을 하고 싶었던 것 같 아요. 근데 생각보다 한국에서 대학생활 하는 것도 별거 아닌 거 같아요.”

한국 대학의 적응 경험은 네 가지 하위 범주로 도출되었는데 첫째, 학업 적응 곤란(7, 전형적), 둘째, 관계적응 어려움(7, 전형적), 셋째, 학교 지원시 스템 고충(6, 전형적), 넷째, 입시전형에 따른 차별인식(2, 변동적)이다. 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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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 적응과 관계 적응의 고충이 유사하게 나타났는데 먼저 학업 적응이 어 려웠던 대부분의 이유는 과도한 공부를 해야 하는 것, 활동보다 암기위주의 내신, 수직적 교사와 학생의 관계 등으로 인한 것이었다. 관계 적응의 어려 움에서는 서열을 강요하는 선후배 문화, 끼리끼리 문화 등의 집단주의 등을 힘겨워 하였다. 이와 같은 관계에 대처하는 방법은 주로 깊이 있는 관계는 맺지 않고 드러나지 않게 거리를 두고 결코 가까워지지 않는 혼자만의 시 간에 만족하는 측면이 강했다.

학교 시스템에 대한 고충은 과반수의 사례자들이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 냈다. 대표적으로 토론이 부재한 강의 위주의 수업방식, 과밀한 인원으로 교수와 긴밀한 관계 맺기 부재, 학교 행정 시스템의 무책임함에 대한 실망 등이 확인되었다. 또한 해외 체류의 특성을 살려 진학하게 된 입시 전형을 특혜라고 보는 한국 학생들의 시각으로 인해 사례자들은 자신들이 해외 장 기체류의 경험이 있음을 밝히는 것은 유리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반면 사회적으로 경제력이 있는 부모들이 자녀를 대학에 편하게 보내기 위 해 일정기간 해외체류를 경험하게 한다는 것이 현실이며, 부정적인 시선을 받을 수 있다고 스스로 깨닫는 경우도 있었다.

“학생 8 : 학교의 계급사회 문화에 대해서 조금 어려웠어요. 선배한테 존댓말 을 쓴다거나, 선생님들이 반론을 제기하면 싫어하시는 경향이 있어요. 외국에서 는 제 의견을 존중해주시고 다른 친구들과 토론을 하게 되는데 한국에서는 그게 없었어요.”

“학생 10 : 애초에 대학에서 인간관계를 가지질 않았어요. 선배들이라 해도 어 리고 후배도 전혀 몰라요. 적당히 거리를 두고 보는 게 익숙해졌어요. 제가 굳이 학교 사람들을 찾지 않아요.”

“학생 1 : 수업 방식 적응이 어려웠어요. 이론 수업도 충분히 능동적일 수 있는 데 특히 전공 수업에서 일방적 지식 전달 수업은 너무 질이 낮아요. 교수님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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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따라 토론 수업이 진행되니까 너무 답답하죠. 수업 인원도 60명이 토론을 하 려니 의아하죠.”

“학생 9 : 저는 학교 행정에 실망을 너무 해서요. 교환학생 다녀왔는데 학점 인 정을 제대로 안 해주는 거예요. 자기 재량이 아니라고 여기 저기 책임 회피하고.

저는 바뀔게 없다고 생각해서 입을 닫았죠.”

“학생 2 : 재외국민이라는 특혜를 받고 들어왔다고 해서 무시하는 그런 게 있 어요. 특혜를 받고 들어왔다고 해서. 외국에 살다오면 그냥 들여보내준다고 생각 하는 것 같아요. 사실 그 친구들이 잘 모르니까.”

한국의 대학 교육에 적응하면서 학생들은 의도하지 않더라도 자신들이 체류했던 해외 국가의 교육과정과 내용을 한국 대학의 교육과 자주 비교하 게 되었다고 서술하였다. 해외 체류 국가에서 받던 교육과 한국의 교육에서 가장 큰 차이가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한 응답을 분석해 보았다. 그 결 과 이 범주에서는 총 세 개의 하위 범주가 도출되었는데 첫째, 토론의 유무 (9, 일반적), 둘째, 수업 외 활동 활성화(6, 전형적), 셋째, 다양한 문화이해 (4, 변동적)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한국의 교육과 가장 큰 차이를 느낀 것 은 ‘토론’ 수업의 적용 유무였다. 거의 모든 학생들이 해외 체류 국가의 교 육 방법 중 적극적인 참여형 토론 수업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고 한국의 일 방적인 강의식 수업 방식에 불편함을 드러내었다. 사례자들이 해외에서 경 험했던 교육 방식들은 체류 국가의 경제적 수준이나 국가 인지도와 무관하 게 대부분의 수업방식들이 다양한 참여를 유도하는 토론이 필수적이었다.

교과 이외에도 어린 시절부터 수업 외 프로젝트 체험이 진행되어 수업에서 펼치지 못한 잠재력을 파악해 나가는 프로그램에 대한 긍정적 경험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러한 경험 속에서 획일적인 수업 위주의 한국 교육방식은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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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5 : 외국에선 개방적이라서 선생과 학생의 관계도 수평적이고 의견 개 진이 자유로웠습니다. 저는 그런 부분이 처음엔 적응이 힘들었어요. 토론식으로 수업이 진행되다 보니까, 한국은 제 생각을 편하게 말할 수 없는 분위기여서 그 런 게 많이 다르죠.”

“학생 7 : 거기서 저는 밴드에서 플롯을 했어요. 밴드를 하면서 필드에서 하는 풋볼 시작 전 구성에 따라 응원을 하는 밴드도 같이 하게 됐어요. 자신의 재능을 찾아주도록 모든 활동을 해 보는 것을 장려하는 것 같아요. 근데 한국은 달라요.

모든 게 대학입시 준비용이랄까. 뭘 하기도 눈치 보이고요.”

“학생 8 : 프랑스 가정에 초대되어 갔는데 그 아버지께서 한국인들이 성적에 집착해서 부모님 의존이 많은 거 같고 생활력이 부족하다는 말을 들었을 때 굉 장히 와 닿았어요. 뭐라고 반박할 수 없었어요.”

한국사회 적응하기 영역에서 가장 많이 도출된 범주는 ‘한국사회에 대한 인식’의 변화였다. 한국으로 귀국하고 대학에 진학하는 적응 과정에서 학생들 은 자신의 고국인 한국 사회에 대한 인식이 보다 뚜렷하게 형성된 것이 확인 되었다. 다섯 가지의 하위 범주가 분석되었는데 대부분이 부정적인 인식이었 다. 첫째는 집단주의적 배타성(8, 전형적), 둘째는 폐쇄적 문화들(8, 전형적), 셋째는 경쟁의식 심화(4, 변동적), 넷째는 미래희망 부재(4, 변동적), 다섯째는 학벌주의의 그늘(3, 변동적) 이었다.

이들이 가진 한국사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해외 체류 국가에서 만난 한국인 공동체나 한국인과의 관계에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파악되었다. 비록 해외였지만 한국에서만 찾을 수 있는 특수한 경험이나 상황들이 자주 거론 되었다. 해외 체류 국가에서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경험한 한국인들의 부정 적인 사례는 ‘끼리끼리 문화’를 앞세우는 집단주의적 배타성이었다. 이러한 집단주의적 배타성은 다시 돌아온 한국 사회에서 더욱 광범위하고 구체적으 로 일상에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동년배인 학생들 간에 경쟁의식도 여전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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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이러한 경쟁의식은 부모의 경제적 배경과 연계되어 학생들 간의 위화감 을 부추기고 이에 따른 인간관계에서의 스트레스도 심화되었다. 해외 체류 국가의 현지 학생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미래를 탐색하고 즐기는 모습을 보 았던 상황에서 한국 사회 전반이 경쟁 중심의 학벌주의에 노출되어 있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하였다. 특히 한국 사회에 미래 희망이 부재하다는 평가도 많았다. 한국인들은 과도하게 ‘안 돼’와 ‘절대’라는 부정적 단어를 쓰면서 가 능성과 잠재력 자체를 무시해 버리고, 획일적으로 모든 것을 사회적 시선에 맞게 강요하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하였다. 가상으로 자신의 미래 자녀들을 한국에서 키우게 싶으냐는 연구자의 질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이 한국이 아닌 외국에서 자녀를 키우고 싶다고 답변하였다. 이러한 답변의 이유는 한국사 회의 안전 불감증, 주입식 교육 등을 반대하기 때문이었다.

“학생 8 : 아마 한국인들은 끼리끼리 모이는 습성이 강해서 어울리지 않는 경 우가 많습니다. 제가 외국인 친구들이랑 놀 때 심지어 너는 왜 한국인인데 한국 인들이랑 안 놀고 외국인 친구들이랑 놀고 있냐 라는 소리를 들은 적도 있습니 다. 아무래도 좀 타지에 있다 보니깐 한국인들이 위기감을 느낀다고 해야 되나?

생존 본능이라고 느끼는 것 같아요. 근데 한국인들은 적응 이라기보다는 거기서 또 다른 작은 한국을 만들려고 하는 것 같아요.”

“학생 1 : 한국 친구들이랑 얘기하다보면 절대 안 된다, ‘절대’라는 말을 많이 써요. 딱히 나한테 피해가 되는 것도 아닌데 사회적으로 뭐 하면 안 된다, 그런게 너무 많아요. 타인에게도 강요하고 스스로 기회를 차단하는 것 같아요.”

“학생 6 : 제가 하고 싶은 게 기자인데 한국은 어느 대학출신인지가 너무 중요 하단 걸 알았어요. 그래서 이왕 대학 갈 거라면 좋은 대학 가자 뭐 이런 목표가 처음엔 있었죠.”

“학생 9 : 저는 만약 부모가 되어도 자식을 한국에서 키우지 않을 거예요. 지금 한국의 상황이 너무 불안하고 안전 불감증도 심하고, 암기식, 주입식 교육을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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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서 지금의 다양성이 결여된 한국의 정형성은 희망이 없어요.”

3) 한국사회 속에서 자신 성찰하기

이런 현실에 대한 인식 속에서 학생들의 다양한 성찰도 확인되었다. 자신 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미래를 위한 성찰, 자신을 변화시키는 역량이 어 떤 것인지에 대해 분석하였다. 학생들은 자신이 확실히 한국인이라는 점을 강조하는(4, 변동적) 경우와, 자신이 선호하는 문화가 한국이 아니기 때문 에 제 3영역에 속해 있다는(6, 전형적) 입장이 확인되었다. 정체성에 대해 모호한 제 3자적 입장을 언급한 사례자들은 과반수 이상 이었으며 대부분 대학생활과 인간관계, 타인의 시선에 얽매여 있는 한국 사회에 대한 불만족 등 복합적인 문제로 부정적이었다. 또한 정체성에 대한 대안으로 자신을 한 국인도 그 어느 나라 사람도 아닌 ‘세계인’으로서의 정체성과 개방성을 지 향하고 싶다는 견해도 확인되었다.

“학생 3 : 문화적 정체성은 한국이 더 맞는 것 같아요. 사춘기에 유학생활 했지 만 결국 다시 돌아왔고 다른 한국 학생들처럼 입시를 했고 군대를 다녀오면서 한국의 정체성이 자연스럽게 강화된 것 같아요.”

“학생 2 : 저는 해외요. 일단은 문화적 정체성으로 볼 때 해외가 조금 더 오픈 된 것 같아요. 그리고 가장 크게 생각하는 건 한국 사람들은 눈치를 너무 많이 봐요. 오히려 외국에 있을 때 제 삶은 훨씬 자유로웠어요.”

“학생 8 : 한국인들은 부정적인 게 너무 많아요. 경제적 성장에 비해 의식 발전 은 더딘 것 같아요. 외국에서 살면 두 가지 경우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 한국 인의 정체성이 강해지는 경우, 반대로 세계인으로 정체성이 강해지는 경우가 있 다고 생각해요. 저는 약간 중간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한국적 문화는 유지하되, 세계인으로서의 정체성과 개방성을 지향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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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인식과 관련하여 미래를 위한 성찰 질문에 있어서도 한국보다는 해외로 나가는 진로를 선택하겠다(7, 전형적)는 의견이 다수였다. 해외로 진로를 정하고 싶다는 견해를 확인해보니 한국 기업의 자율성이 없는 조직 문화, 큰 시장에 대한 동경, 자유로운 해외의 교육 문화에 대한 선호 등으로 나타났다. 국내 취업을 지향하는 학생(2, 변동적)의 경우는 자신의 장점인 언어역량을 극대화시켜 안정적으로 국내에 취업하겠다는 의견이었다. 그러 나 이 경우에도 한국에 있는 외국계 기업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학생 4 : 회식과 같은 강요 문화가 저는 안 맞아요. 외국은 자유롭게 퇴근하고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서 가급적이면 해외 취업을 선호해요.”

“학생 5 : 미국이 시장이 크고 합리적인 삶의 방식이고 최첨단을 달리는 곳이 라 생각해서 그쪽으로 가고 싶습니다. 언어가 되니까 일단 유리할 것 같아요.”

“학생 6 : 외국을 나가면 쭉 살아야 할 것 같아요. 교육과정과 문화도 그쪽이 적응이 돼서 더 나은 것도 있고요. 그쪽이 훨씬 자유롭고 한국은 그렇지 않아서요.”

학생들에게 자기 성찰을 통해 다양한 적응 과정을 겪으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크게 변화된 역량이 무엇인지 질문해 보았다. 이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자신이 변화했거나 성장시켰다고 판단되는 역량 요소에 대해 사례자들이 가장 많은 응답빈도를 보인 것은 인식의 확장(9, 일반적), 주도성(7, 전형적) 과 적응력(7), 실행력(6, 전형적), 자기신뢰/자신감(5, 전형적), 책임감(2, 변 동적) 등으로 나타났고 인내는 1개의 빈도가 나와 제외하였다. ‘인식확장’은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에게서 나타난 가장 긍정적인 자기 평가였으며 이를 통해 어떤 일이든지 할 수 있는 유연성이 확보되었다고 평가하였다.

두 번째 빈도인 ‘주도성’과 ‘적응력’은 상호 연관되는 역량으로 체류와 한국 적응과정에 집중적으로 성장한 역량으로 언급되었다. 자신의 삶을 스스로 관리하고 어떤 상황에서든 주도적으로 문제에 대처해 나가는 경험들이 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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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역량을 성장시킨 것으로 판단된다. 세 번째, ‘실행력’은 한국에 적응하는 기간 보다는 해외 체류기간 동안 성장한 역량으로 이문화에서 적극적인 활동 과 체험을 통해 길러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실행력은 한국 사회의 폐쇄적 분위기에 다소 위축되는 듯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해외체류와 한국 사회 적응 까지 잘 이루어낸 사례자들은 무엇보다 ‘자신에 대한 신뢰와 자신감’이 높아 졌는데 대부분 한국 보다는 해외체류기간 동안에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잠재 되어있던 자신의 역량을 발견하고 작은 성취가 축적되면서 느끼게 된 성장 요소였다. 마지막으로 ‘책임감’은 해외와 국내 생활을 적응해 가는 과정에서 스스로 절제된 생활을 하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문제의 심각성을 자각하는 과정에서 성장한 역량이다. 이러한 자각을 통해 사례자들은 자신의 생활에 대한 계획성을 가지게 되고 신중해져 가는 모습이 확인되었다.

“학생 7 : 세상을 보는 눈이 무엇보다 넓어지고 유연해졌다고 생각해요. 다른 나라에서 생활 하다 보면 아무래도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고 생각하는 틀 자 체가 커지는 것 같아요.”

“학생 4 : 가기 전엔 외국인들에게 다가가려 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어떤 일이 든 스스로 잘 나서고 적극적으로 이끌려는 게 느껴져요.”

“학생 3 : 여러 문화에 적극 적응하며 타인과의 다름도 인정하게 된 마인드를 갖게 된 것이 좋아요.”

“학생 6 : 제가 성격이 많이 바뀌었어요. 되게 내성적이었는데 외국에서 살다 보니 활발하게 외향적으로 변했고요. 이제는 뭐든 해보려고 해요. 도전 안하고 후회하는 것 보다는 해보고 후회하는 것이 더 나아요.”

“학생 10 : 자신감이요. 한국에서 저는 빛도 못 보는 애였는데 밖에 나가서 리 더십을 발휘했죠. 긴장되는 발표도 하고성과도 얻고 모임도 구성해보면서 자신 감, 믿음이 확실해졌어요. 스스로를 엄청 사랑하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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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결론

본 연구는 해외 장기체류 경험을 가진 학생들이 한국으로 다시 귀국하여 대학에 진학하고 적응하며 한국 사회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그 과정에서 본인들의 성장은 어떤 면에서 이루어졌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시도되었다. 또한 한국의 대학 적응과정을 거친 이들이 어떤 적응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향후 이 경험에 근거한 새로운 미래의 모색 양태는 무엇인 지를 분석하고자 하였다. 전체적 흐름에서 분류된 영역은 세 가지로 ‘한국 으로 돌아오기’, ‘한국사회 적응하기’, ‘한국사회 속에서 자신을 성찰하기’이 다. 이 과정을 통해 대학과 한국 사회의 책임과 사회적 역할이 어떠해야 할 것인지 성찰해 보고자 한다. 본 연구를 통해 도출한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으로 돌아오기’ 영역에서 연구 참여 학생들이 한국 귀국을 하 게 된 이유는 개인적 독립의지나 자신의 고국에 대한 자연스러운 이끌림과 는 무관하였다. 해외체류과정에서 자신의 잠재력이나 새로운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갖고 한국으로 돌아온 학생은 드물었다. 부모의 해외 업무종료와 자 신의 대학 진학이 맞물리면서 귀국을 결정 하게 된 경우와 부모의 경제력 상실로 귀국하게 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와 같이 부모의 상황과 주도에 의해 귀국한 학생들은 다시 돌아오게 된 한국에 대한 기대가 높지 않았다.

또한 기존 연구31)에서 해외 거주 후 귀국한 청소년들이 국내의 교육환경에 적응하는 데 있어서 다양한 어려움이 있다고 파악한 것과 매우 다른 연구 결과를 보여 주었다. 이들은 부모의 경제력 상실로 급작스럽게 귀국한 경우 가 아닌 이상 대부분 안정적인 교육 환경의 적응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 주어 귀국 초기의 적응 스트레스는 다소 완화된 것으로 파악되었다.

둘째, ‘한국사회 적응하기’에서 이들의 첫 번째 공통 단계는 대학 진학과 관련된 학업 적응이었다. 선행연구32)에 따르면 해외 귀국 학생들은 학업

31) 김충희, 앞의 책; 정재옥․주은선, 앞의 책.

32) 이장영․최화순, 「해외 귀국 학생의 적응」, 뺷한국 사회학회 사회학대회 논문집뺸,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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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응에 대한 스트레스가 크지 않았다. 한국의 교육제도에 적응하기 위해 외 국에서 받은 교육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는 것을 순응하고 단기적으로 특별 지도를 받아서라도 한국 교육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분석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이와 달리 학생들이 한국 대학을 진학하기 위한 준비 과정에서 두려움과 열등의식을 크게 느꼈으며 선택하는 학과도 매우 제한적이었다.

이들이 대학과 학과를 결정할 때 가장 큰 기준은 언어역량이었고 수학과 과학 실력이 요구되는 이공계에 대한 지원은 전무 하였다.

셋째, 대학 진학 이후에는 한국 학생과 격차가 큰 학업 능력의 차이, 서열 이 강한 선 후배 관계에 대한 불신, 지원이 전무한 학교 시스템에 대한 불만 등이 종합적으로 드러났다. 특히 관계 적응의 곤란함을 서술한 학생들의 사 례를 보면 기존의 선행연구와 사뭇 다른 내용을 보여 준다. 오경자 외33)의 연구에 따르면 해외 귀국 학생들은 한국 학생들에 비해 외로움을 더욱 깊 이 느낀다고 분석 하였으나 본 연구에서 보여 준 사례자들은 한국 학생들 의 집단주의 문화에 불만을 표하며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는 개인주의적 양 상을 보여주었다. 즉, 자신들이 스스로 선택한 의도적 고립의 경우도 빈번 하게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관계를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던 해외 체류 기간의 적응 경험과 달리 한국 학생들과의 관계는 적당한 수준에서 거리를 두는 전략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들 대부분은 한국의 대학 교육 에 대한 만족도와 기대가 매우 낮았다. 한국의 교육 방법과 교육자에 대한 불신도 높았고 행정지원 시스템에 대한 평가는 극도로 부정적이었다. 이 과 정에서 외국에서 받은 교육의 이점만을 상기하며 한국의 사회 체제 전반에 대한 과도한 비판의식도 대부분의 학생들에게서 확인된 공통점이었다.

넷째, ‘한국사회 속에서 자신을 성찰하기’에서 학생들의 견해를 분석해 보 면 해외 체류 시기보다 귀국 이후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과 고민이 더욱

61~66면.

33) 오경자․박규리․오서진, 앞의 책.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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