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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말이 가슴을 찌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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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NEWS & INFORMATION FOR CHEMICAL ENGINEERS, Vol. 37, No. 1, 2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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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가슴을 찌른다.

오 장 수 LG하우시스 고문 jsohb@lghausys.com

갑질의 종말을 갈구하면서, 을의 입장에서 이해, 배려, 존중하고 甲의 乙 化를 갈구하면서 이 글을 씁 니다.

갑질이 사회적 이슈가 여러 번 되어도 내심 저도 대기업의 사장으로서 갑질편이었음을 고백합니다.

뭔가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그런 상황이었을 것이 다. 약자들의 자격지심이나 열등감의 잘못된 표현일 것이다 라고 잘못 생각하고 있었음을 반성합니다.

말 한마디는 천냥 빚도 갚지만 상대의 가슴을 찔러 깊은 상처를 남기고, 나쁜 상황들을 초래하기도 합 니다. 저는 늘 말이 거칠고 날카로워서 주변의 많은 분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는 것을 잘 압니다. 알면 서도 이놈의 말투는 정말로 고치기가 힘드네요. 언 젠가 미국 공부 출발 전 전 임직원에게 보낸 편지에 서 저의 이런 반성을 언급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특 히 저의 비서와 기사들이 많은 상처를 받은 것에 대 해 이 자리를 빌어 깊이 사과 드립니다.

퇴임하고 많은 반성을 하면서 말투와 단어, 문장 과 표정과 태도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러 나 최근의 3번의 실수를 또 소개합니다.

첫째는 용평 드래곤밸리호텔 1층 커피숍이었습니 다. 이 얘기는 몇 분께 이미 말씀 드렸는데, 꼭 제가 잘한 것처럼 했으나 가만 생각해보니 제 잘못이었습 니다.

호텔 1층에서 사우나를 하고 이른 아침 혼자서 커 피를 한잔 했습니다. 영수증을 받아서 확인하는 것 은 최근에 시작한 것입니다. 남한산성 주차장 바로 옆 식당에서 식사값을 올려서 끊고 실수인척, 영월 서부시장 과일가게에서도 감 값을 올려서 끊고 실수 라고 변명하는 것을 들은 이후부터 입니다.

여직원은 대답이 없이 카드기 작동을 하고 있었 습니다. 다시 ‘영수증 주세요’했습니다. 이 여직원이 눈을 똑바로 뜨고 빤히 2~3초 쳐다보더니, “지금 뽑 고 있잖아요!”라고 비정상 톤으로 얘기했습니다. 순 간 버럭 화가 나서, 혼을 낼까? 여기 용평 리조트 대 표이사를 잘 아는데, 불러서 따져볼까? 저도 2~3초 생각하다 돌아섰습니다. 정말로 불쾌했습니다.

이것은 저의 입장에서 서술한 것입니다.

그 여직원의 입장에서 보면 아마도 제가 두번째 영 수증을 달라고 한 것이 못내 짜증스럽고 불쾌했을 것입니다. 다 알아듣고 지금 뽑고 있는데 말입니다.

이른 새벽부터 어린 처녀가 얼마나 고생이 많겠습니 까. 남들처럼 대학 다니고 놀러 다니지도 못하고 말 입니다.

둘째 이야기는 제가 사는 아파트 1층 커피숍 Beans Bins에서의 일입니다.

주말 오후 골프이면 아침에 아파트 2층 헬스 클럽에 서 운동하고, 커피를 사러 갑니다. 집사람이 라떼를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집사람을 위해서 뭔가를 한다 는 것은 저에게는 큰 변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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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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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ICE, 제37권 제1호, 2019

일전에 아침에 가니 키 큰 총각이 주문을 받고 있었 습니다. ‘라떼 한잔, 아메리카노 한잔, 둘 다 뜨거운 것, 테이크 아웃으로 캐리어에.’

그런데 잘못 알아듣고 2번 얘기하게 했습니다. 표정 이 어둡고 불친절했습니다. 비오는 아침이었습니다.

참고 받아서 왔습니다. 얼마 후 아침에 커피를 사러 또 갔습니다. 지난번과 똑같은 상황이 재현되었습니 다. 그럴 것 같아서 가까이 서서 천천히 또박또박 똑 같이 주문했는데도요.

‘내 말 못 알아 먹겠어? 태도가 그게 뭐야? 좀 친절하 게 손님을 맞으면 안돼?’

언성을 높였습니다. 한마디 죄송하다는 말도 없이 눈을 내리깔고 하는 일을 했습니다. 이것도 또 저 의 입장에서 일방적 해석일 것입니다. 이 비쩍 마른 청년은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제대로 먹지도 못하 고 힘든 아르바이트를 새벽 이른 시간부터 하고 있 을 지도 모릅니다. 노모가 병들어 누워계시거나 늙 은 홀아버지가 많이 편찮으실지도 모릅니다. 고아일 지도 모릅니다. 어린 동생들을 양육하는 가장일지도 모릅니다. 앞으로는 제가 먼저 인사하고 따뜻한 말 로 얘기하고 정감 있게 주문해야겠습니다.

마지막 얘기입니다. 어느 명품관에서 집사람과 있었던 일입니다.

스카프인지 머플러인지? 어떻게 구분하는지 모르지 만 어떻든 집사람이 스카프를 하나 골라서 목에 두 르고 어떠냐고 물었습니다. 닥스 디자인 풍의 제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네이비와 블랙, 그레이 등이 섞 인 것이었습니다. ‘군고구마 장사 같다.’ 이것도 모자 라서, ‘연탄 장사 같다’고 했습니다.

가게 밖으로 나와서 집사람이 반문했습니다. “그렇 게 밖에 얘기를 못하느냐?”

“그러면 저기 shop은 고구마, 연탄 파는 집이고 여직 원들은 뭐가 되느냐?”

“늘 이기적이다.”

20여분 이상 혼쭐이 났습니다. 이건 정말 제가 잘못 했습니다.

‘내가 보기에는 별로인데 자기 좋으면 사줄게!’라고

얘기했으면 존경 받는 남편일 수 있는데 말입니다.

그러나 저는 사랑과 존경 받는 남편 포기한지 오래 입니다.

「신뢰」 「존경」 「충성」 뭐 이런 것은 강요로 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마음에서 우러나는 것이잖습니까? 이 런 것 못 받는다고 상대를 나무라면 더 병신!

스스로 반성해야 됩니다. 정호승 시인의 TV특강이 생각납니다.

“성공했다는 것은(행복하다는 것인지 기억이 잘 안 납니다. 저는 늘 성공과 행복이 서로 헷갈립니다.) 가장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는 것 입니다.”

가장 가까운 사람이 누구지요? 집사람과 자녀들? 여 러분은 이분들로부터 과연 사랑과 존경을 받고 계십 니까?

어찌 저에게 반성할 이 세가지 예만 있었겠습니 까. 이 편지를 쓰는 도중에도 두 세번 이상 남의 가슴 을 찌르는 말로 상처를 입히고 있습니다.

제 스스로 이렇게 인정하고 반성하는 것만 해도 퇴 임하고 많은 변화를 하고 있고 노력한다는 느낌이라 한편으로는 좋습니다.

집사람이나 아들과 딸은 제가 봐도 말투나 태도 가 공손하고 항상 남을 배려합니다. 저로서는 참으 로 다행이고 또 애들이 이 부분 지들 엄마를 닮아서 천만 다행입니다.

“인간이 0.5초만 미리 알아도….” 골프 중 누가 이 얘 기를 했습니다. 그런데요, 인간은요 다 지난 뒤에, 그 때가 되어야 안답니다.

“석양의 멋진 저녁 노을은 꼭 해가 질 때가 되어야 아름답습니다. 우리는 꼭 그때가 되어야 압니다.”(최 불암씨 진행 TV프로 「한국인의 밥상」에서 변산반도 석양을 바라보면서)

자식들은 자기의 자식들을 낳고 키워 보고서야 부모 님의 은혜를 늦게 서야 깨닫습니다. 저는 늘 저의 이 남의 가슴을 찌르는 말들을 하고 난 뒤에야 반성합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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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NEWS & INFORMATION FOR CHEMICAL ENGINEERS, Vol. 37, No. 1, 2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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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룡CC에 차를 몰고 가는데 앞에 초보운전을 붙

인 차가 천천히 가고 있었습니다. 바싹 붙여서 가속 하기를 종용하려다 생각을 바꾸고 100여 미터 이상 거리를 두고 천천히 차를 몰았습니다. 저의 초보시 절을 생각하고 뒤에 붙는 차가 불안하게 했던 기억 을 되살렸습니다. 이렇게 생각의 여유를 가지니 또 앞일이 여유롭게 예견되기 시작했습니다. 천룡CC의 황룡코스를 좋아해서 도착하면, ‘황룡으로 해주세요’

라고 늘 말하던 것을 오늘은 ‘황룡으로 출발 가능할 까요?’라고 웃으면서 공손히 말해야지. 천룡은 좀 멀 어서 늘 일찍 도착해서, ‘빠른 시간 되나 알아봐 주세 요’라고 하던 것을 오늘은 ‘좀 더 빠른 시간 출발 가 능할까요?’라고 정중히 물어 봐야지. 기분도 덩달아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최진석 교수(서강大, 건명원)가 「탁월한 사유의 시선」 p19. P20에서 얘기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체 제는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고, 정치적으로는 민주 주의다. 자본주의의 주도권은 자본가에게 있고, 민 주주의의 그것은 시민에게 있다.”

누구나 알고있는 이 얘기를 읽으면서 저는 두가 지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떠올렸습니다.

첫째는 우리 국민들은 큰 혼돈을 하고 있습니다.

경제의 주도권이 자본가에게 있지않고 시민에 있는 것으로 알고, 정치의 주도권은 시민에게 있지않고

정치가에게 있는 것으로 크나큰 착각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착각과 혼동에서 조속히 탈피하여 자 본주의와 민족주의의 시들어가는 꽃을 피워야겠습 니다.

둘째는 우리 자본가들은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또 착각을 하고 있습니다.

자본가는 사회와 민족의 장래를 위하여 올바른 정신 으로 자본을 사용함으로서 존경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자본가는 어떻습니까? 돈이 많은 부자라서 주로 갑질의 주인공으로 늘 등장합니다.

백성의 지탄을 받습니다. 제가 시민(People)이라고 하지 않고 백성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나라는 민주주 의의 주도권을 가진 시민이 없고 백성만 있기 때문 입니다. 최진석 교수에 의하면 국민과 백성은 구성 원의 개념이며 시민은 민주주의의 주도권을 제대로 발휘하는 개념입니다. 민주주의의 백년대계를 걱정 하고 준비하는 시민이 없습니다. 착각에 빠진 백성 들이 몰려다니고 있습니다.

자본가의 갑질 논란과 자질 얘기를 하다가 약간 빗나갔네요.

갑질의 종말을 갈구하면서, 甲의 乙 化를!

을이든 갑이든 상대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배려하 고, 존중하기로 또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이상-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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