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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신해철 의료사고로 돌아보는 장유착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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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화학 전망, 제18권 제1호, 2015

권 윤 정 원장 (신세계 외과의원)

2014년 연말에 터진 의료사고 중에 신해철 사망 관련 사고의 원인은 기본적으로 장유착입니다. 신해철 씨는 사고 5년 전에 고도 비만 때문에 위밴드 수술을 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오늘은 잘 들어보지 못했지만 치명적인 장유착이라는 병에 대하여 설명하고자 합니다. 인간의 모든 조직 은 상처가 나면 회복하기 위해서 재생 물질을 내게 되고 그리하여 상처가 나으면 흉터를 형성하게 됩니다.

신체 표면의 흉터는 그대로 자유롭게 방치되지만 신체 내부의 흉터들은 서로 다른 조직과 스치게 됩니다.

손등의 흉터는 다른 것과 부딪힐 일이 없지만 인대 혹은 뼈 그리고 배 속의 창자들은 수술후에 흉터들이 옆에 조직과 계속 마찰하게 됩니다.

특히나 배 속 즉 복강이라고 부르는 곳은 식도 하부부터 위 소장(십이지장 회장 공장) 대장 등의 창자들 이 이 거의 2∼3 m 이상 구불 구불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실타래처럼 서로 엉켜 있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위암이나 대장암 등으로 수술을 하게 되면 태어나서 한 번도 공기와 접촉이 없었던 복강 내 창자들의 표면 이 공기 그리고 기타 혈액, 물, 수술 기구 등에 접촉하게 되면 흥분 상태가 되고 자체적으로 방어 기전에 의해 흉터가 생깁니다. 마치 일본 낫토의 점액질처럼 회복물질이 나와서 서로 끈적하게 붙어 있다가 세월 이 지나가면 굳어서 딱딱한 밴드를 형성하게 됩니다. 위암이나 대장암 등은 비록 암이지만 그나마 복강이 깨끗하지만 위장 천공, 대장 천공, 복막염 등으로 수술하게 되면 일단 복강 내에 더러운 이물질들이 한번 노출되었기 때문에 화학적 흥분 상태가 심하게 되고 점액질도 많아지고 밴드도 더 많아집니다.

대부분은 잘 지내지만 일부에서는 그런 밴드들 때문에 다시 장폐색이 오게 됩니다. 이럴 때 재수술하게 되면 대부분의 의사들은 난감하게 됩니다. 재수술을 위해서 개복을 하면 즉 배를 열고 복강 내로 들어가면 모든 장들은 점액질로 실처럼 덮여 있고 상당수는 딱딱한 밴드를 형성하고 심하면 마치 팬케이크처럼, 즉 오래된 떡처럼 모든 창자들이 한 덩어리로 뭉쳐있게 됩니다. 이런 상태를 보면 복강수술하는 의사들은 한 숨부터 나오게 됩니다. 협착 부분을 찾기 위해서는 점액 밴드를 다 분리해야 하는데 이게 서로 붙어 있을 경우에는 가까운 창자의 벽에 상처를 주게 되어 또 다시 의인성(즉 수술하다가 의사로 인한) 천공을 유발 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수술은 항상 조심스럽게 하고 수술 중 천공이 생기면 다시 복원하기 때문에 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장유착이 심할 경우에 지금은 천공이 되지 않았다고 해도 창자의 벽이 약해져서 며칠 후에 다시 천공이 될 수도 있게 됩니다.

천공이 문제되는 이유는 만약에 위장 천공이 되면 위에서 분비되는 위산이 아주 강산성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위 부분을 지나서 창자 쪽으로 가면 십이지장이 있는데 여기에는 간의 담도에서 내려오는 담즙과 췌 장에서 내려오는 췌장 소화액이 나오게 됩니다. 이들은 아주 강 알칼리성이죠! 이런 것들이 한 두 방울이 라도 창자 속에 있지 않고 복강 내로 흘러 들어 가면 화학적 화상이 일어나게 되고 그래서 복막염이 생기 게 되고 복강 전체가 염증이 생기고 나서 굳으면 딱딱하게 됩니다.

이번 신해철 장유착 사고의 문제점은 장유착을 의사가 수술하고 치료 하는 것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데 수술하면 합병증은 생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항상 수술 후에도 환자 상태를 잘 살펴야 합니다. 그런데

건강칼럼: 신해철 의료사고로 돌아보는 장유착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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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C News, Volume 18, No. 1, 2015

KIC News, Volume 18, No. 1,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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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된 내용을 보면 수술 후에 복막염 증세와 패혈증 증세가 나타나는 사인이 많은데 전문가인 의사가 알 아채지 못하고 방치하게 되어 패혈증 및 심장 부종 등으로 인하여 심정지 사태가 오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즉 수술 후의 부작용은 생길 수 있지만 생긴 부작용을 특히나 치명적인 부작용을 의사가 제때 인지하지 못 해서 환자의 생명이 위험하게 된 경우라고 하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법원에서 공방이 있겠지만 환자의 복막염과 패혈증 증세를 미리 파악하지 못한 점 은 아마도 의사의 실수로 판단될 듯 합니다. 자동차를 몰면 누구나 자동차 사고를 낼 수 있듯이 의사도 수 술하거나 할 때 사고가 생길 수 있습니다. 자동차 사고를 내고 다친 사람을 그냥 두고 도망가면 뺑소니가 되듯, 의사로서 즉 질병 치료의 전문가로서 수술의 사고로 인한 합병증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은 역시 나 책임을 피하기는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장유착으로 인한 재수술은 일반외과 의사들도 참 하기 어려운 수술 중에 하나입니다. 요새는 장 윤활제 라고 해서 수술 후에 창자들 사이에 발라주는 윤활제도 있기는 하지만 이것 역시 이물질이라서 약간의 딜 레마가 있기도 합니다! 결론적으로 복강 내의 수술은 어렵지는 않지만 만약에 합병증이 오고 그것이 장유 착이 와 장폐색이 되어 재수술을 하게 되면 아주 어렵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상으로 신해철씨 사 망과 관련하여 장유착으로 인한 장폐색의 수술 후 합병증으로 사망하게 된 것에 대한 외과 의사적인 의견 을 간단하게나마 요약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의료제도나 의료체계가 잘 정착되어서 일반외과 의사들이 좋은 환경에서 수술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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