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 시장 동향과 북·중, 북·러 경제 관계
신 성 원
경제통상연구부 부장
북한 내 시장 동향
한에서 시장화(marketization)가 공식적으로 착수된 것은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조치’ 때부터였 다. 그 이후로 2003년 시장의 운 영 및 관리에 관한 내각 지시에 따라 전국적으로 3천여 개의 시장이 만들어졌 다. 북한 당국은 시장 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시장 가격을 자유화하고, 유통 분야에서 자유를 확대하였으며, 상품 수입을 보장하고 세금도 부 과하였다. 농민들은 시장에서 자신들의 생산물 을 판매할 수 있었으며, 현금을 사용한 영리(營 利) 활동도 허용되었다. 시장과 관련된 업무는 내각이 담당하였다.
2005년 이후로 북한 당국은 시장 활동을 부 분적으로 규제하려고 했는데, 식량 공공배급제 를 부활시키고, 40세 이하는 시장에서 활동을 제한했으며, 시장에서의 공산품 거래도 금지했 다. 북한의 시장 도입을 주도했던 박봉주 내각 총리는 2007년 4월 숙청되고, 김영일 전 육해 운상이 신임총리로 임명되었다. 김영일 총리는 시장과 영리 활동에 참여했던 주민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조치를 취했다.
2009년 12월 시장을 통제하고 사회주의 계 획경제를 강화하기 위해 화폐 개혁이 전격적으 로 단행되었는데, 지역에 따라 시장이 폐쇄되 고, 시장에서의 활동도 금지되었다. 그러나 소 비재는 물론 생산 제품들이 시장에서 유통돼 왔기 때문에, 만약 시장 활동이 멈추게 된다면, 북한 경제는 작동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북한
인구의 절반 정도가 현재 시장을 통해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북한 내 시장 기능의 활성화로 민간경제 활 동이 증가하고, 사생활 중요성의 가치가 확산되 고 있으며, 사회적 통제가 약화되고, 정보 유통 이 활발해졌으며, ‘부익부(富益富) 빈익빈(貧益 貧)’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김정은 정권의 경제 정책
북한은 2011년 1월 15일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 하기 위해 ‘국가경제개발 10개년 계획’을 발표 했는데, 주요 내용은 ▲농업 발전 ▲라진·선봉, 신의주, 원산, 함흥, 청진 자유무역지대 창설을 포함한 5개 유통 클러스터 구축 ▲석유 에너지 개발 ▲전기 생산 ▲‘국가개발은행’ 창설 ▲고 속도로 건설 등이다.
2012년 김정은 취임 후 북한은 같은 해 6월 28일 ‘우리식의 새로운 경제관리 체계를 확립할 데 대하여’ 제하 정책지침을 발표했는데, 이에 따르면, 협동농장들은 정부에 토지·물 사용료와 비료 비용을 납부한 후, 자체 생산한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으며, 농업 경영에 필요한 물품과 자재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협동농장은 10~25명으로 구성된 여러 개의 작업반으로 나 눠지고, 작업반은 3~5명의 농부로 구성된 ‘분조 (分組)’로 구성되며, 분조 농민들은 파종에서 수 확까지의 전 과정을 책임 관리하며, 결과에 따 른 수확물은 분조원들에게 배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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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문 개혁 중단, 공포정치 지속
2012년 이후로 실시돼온 경제개혁이 2014년 말 돌연 중단되었는데, 경제개혁이 중단된 이유는 북한 당국의 설명이 없어 알기 어렵지만, 농업 개혁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에 우려가 컸던 것 으로 추측된다. 2014년으로 예정되었던 산업부 문 개혁은 시작조차 되지 않았다.
사회 통제가 강화되었으며, 북한에서 사업하 는 외국 기업(주로 중국 기업)들에 대한 압력도 증가했는데, 특히 신 ‘기업법’이 적용되어 해외 로의 송금을 어렵게 하고 있다.
2012년 이후로 숙청과 공포정치가 지속되고 있는데, 70여 명의 군부와 당 고위관리들이 숙 청되었다. 현영철 인민무력부장과 15명의 당·군 부 고위관리들이 최근 숙청되었다. 김정은 국방 위원장의 모스크바 방문은 철회되었으며, 반기 문 유엔 사무총장의 개성공단 방문 허가도 취 소됐다.
이러한 북한 내 상황을 고려하면 김정은 위 원장이 대남 강경파에 둘러싸여 있어서 당분간 강경한 입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이는데, 최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실험과 핵기 폭제 소형화 성공 주장 등이 그 예이다.
김정은의 권력 공고화가 진행 중인 지난 3년 간 북한 군부 엘리트의 힘은 약화된 반면, 국가 안전보위부와 정책총국 등 노동당 관련 기관의 힘은 상대적으로 강화되었다. 김정은은 외화 조 달뿐만 아니라 군사, 안보, 외교 및 남북관계에 대한 주요 결정들을 직접 통제하고 있는 것으 로 보인다.
북·중 경제 관계와 북·러 경제 관계
2013년 제3차 핵실험과 장성택 처형 이후, 전체 교역 규모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북한·중국 관계가 악화되었다. 북한이 2006년, 2009년, 2013년 세 번에 걸쳐 핵실험을 했음에도 불구하 고 2005년부터 2013년까지 북·중 간 쌍방향 무 역량은 두 배로 늘어났다. 2014년 들어 북·중
간 무역 규모는 64억 달러에 달했지만, 전년도 에 비해서는 2.4% 감소하였다. 또한, 2015년 1/4 분기의 북·중 무역량도 12.9% 감소했는데, 중국 의 대(對)북한 비료 수출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2015년 9월 초 베이징에서 개최될 제 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김정 은 위원장을 초청하였다. 김정은의 참석 여부가 관심인데,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개발 계획에 대한 북한의 입장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동 행 사에 참석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북한 내 경화(硬貨) 부족 상황도 지속되고 있다. 그간 북한은 중국에 석탄, 철강, 수산물을 팔아 경화를 획득해왔는데, 세계 경제 쇠퇴와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등으로 인해 석탄 등 국 제 원자재 가격이 하락했다. 석탄과 철강은 중 국에 대한 북한 전체 교역량의 38%를 차지하는 주요 수출 품목이다.
북한은 외국, 특히 러시아에 많은 근로자를 보내 경화를 벌어들이고 있으며, 또한 개성공단 으로부터, 그리고 라진·선봉 자유무역지대 내 부두를 중국과 러시아에 각각 장기 임대하고, 수산물을 수출하며, 해외 관광객 유치 등을 통 해서 경화를 획득해왔다.
북한은 중국, 러시아와 등거리 외교를 통해 양쪽 모두로부터 이익을 얻으려 하고 있으나, 규모의 측면에서 북·러 경제 관계가 북·중 경제 관계를 대체하기 어렵고, 북한 핵 문제와 북한 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과 관련한 대응에 있어 중국과 러시아가 긴밀 협의하고 있기 때문에 등거리 외교가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년 5월 김정은의 모스크바 방문 취소는 러·북 관계에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북한의 주 요 수출 품목들인 석탄, 철강, 수산물 등은 러 시아도 모두 수출 품목이어서 서로 겹친다. 러 시아와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2015년 9월 초 러시아 극동지역 하바 롭스크에서 개최 예정인 ‘소련군 항일 출병’ 70 주년 기념식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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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 론
북한 내부의 현 정치, 경제 상황을 정확하게 알 기는 어렵다. 지속해서 이루어지고 있는 권력 엘리트들에 대한 일련의 숙청은 김정은 권력 공고화 조치의 일환으로 보인다. 따라서 필요할 때는 언제라도 군부와 당 핵심인사들에 대한 숙청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여전히 북 한 내부에 많은 불확실성과 불안정 요인들이 있음을 의미한다.
북한이 시장을 도입한 후, 북한 주민들의 생 활 여건은 다소 안정화되었으나 최근 북한 내 가뭄으로 향후 식량 사정은 악화될 것으로 보 인다. 경험이 부족하고 나이 어린 지도자가 이 끄는 북한이 3대 권력세습을 완성하기 위해서 는 대내외적으로 많은 도전과 어려움에 계속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2015년 10월 10일은 북한 노동당 창립 70주 년으로, 이를 기념하는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
는 것이 금년도 북한 당국의 최대 과제이다. 김 정은 정권의 권력 승계가 성공했음을 전 세계 에 입증해 보이기 위해 북한은 10월 10일 행사 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북한은 핵무기 개발과 경제 발전을 병진(竝 進)하겠다는 전략을 포기해야 한다. 경제 발전 을 위해 핵무기를 포기하는 전략적 결단을 내 려야 하며, 이 길만이 정상적인 국가로서 북한 정권이 지속되고 발전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다.
이 문건은 집필자의 견해를 바탕으로
‘열린 외교’의 구현과 외교정책수립을 위한 참고자료로 작성된 것으로서 외교부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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